체호프에 관하여 - 먼 곳의 자유
자크 랑시에르 지음, 유재홍 옮김 / 글항아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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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도 않고 바로 별 다섯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 체호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철학자 랑시에르. ‘무지한 스승‘ 읽고 반했다. 어찌 안 반할쏘냐. 랑시에르가 체호프를!! 책이 도착할 때까지 잠은 다 잤다. 설렘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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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5-01-24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이 책 발견하고 오! 했었기에 댓글 남깁니다 나중에 후기 남겨 주시면 잘 읽어 보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젤소민아 2025-01-24 11:39   좋아요 0 | URL
오!오!오! 서곡님과 함께 읽습니다~~^^

서곡 2025-01-24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책 주문은 안 했답니다 ㅎㅎㅎ 님의 리뷰 또는 페이퍼 기다리겠습니다!

전야제 2025-01-24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여기에 또 저랑 공통점이^^ 저도 자크 랑시에르 좋아해요.
아직 알게 된 지 얼마 안 돼서 많이 파고 들어가야 하지만, 그의 책 단 몇 줄에 반해서 더 알고 싶어지더라구요.
언제 기회가 되면 자크 랑시에르 책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젤소민아 2025-01-24 22:09   좋아요 1 | URL
<무지한 스승> 안 읽으셨다면 꼭 읽어보세요~~랑시에르는 사람 자체가 참 좋은 사람일 것 같다는~~

그레이스 2025-01-26 2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다리는 중!
1월 31일 도착이예요 ㅠ

젤소민아 2025-01-26 23:23   좋아요 2 | URL
앗, 그레이스님, 저도 그 무렵 도착이요~~~그레이스님과 다른 댓글주신 분들과 함께 읽는다는 특별한 기분으로 읽고 또 리뷰 쓸게요~~그때 이야기 더 나눠요 그레이스님~
 
에디톨로지 (스페셜 에디션, 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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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용으로 이미 두권 있다. 하나는 밑줄 벅벅 긋기용. 하나는 깨끗 보관용. 그런데 또 나왔네. 뭐가 다른지 모르지만 일단 사고 보기. 창조는 편집이다. 하모요, 하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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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서 쓴 수기 창비세계문학 10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근식 옮김 / 창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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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다. 


1865년에 쓰인 소설이,

160년 후를 내다보고 있을 줄 알았다.


'걸작'은 그럴 줄 알았다.

'거장'은 그럴 줄 알았다. 


그릇된 구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상식과 과학이 인간을 완전히 재교육해

인간의 본성을 정상적으로 통제하는 날이 오면 "인간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반드시 터득하게 되고, 자발적으로 오류를 범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이며,

정상적 이익을 고의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여러분은 여전히 확신하고 있다.


더욱이 그때가 되면 여러분은 "과학이 직접 인간을 가르치기 때문에 인간은

의지라든가 변덕 따위와 같은 감정을 실질적으로 모를 뿐 아니라 앞으로도 모르게 될 것이며, 인간 자신은 피아노 건반이나 오르간의 음전에 불과할 따름이다.

더 나아가서는 이 세상에 자연 법칙이 있는 관계로 인간이 하는 모든 것은 인간의 소망이 아니라 자연 법칙에 의해서 저절로 행해지게 된다" 라고 말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간이 해야 할 일은 자연법칙들만 발견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질 일도 없어져 앞으로는 살아가기가 무척

용이해질 것이다. 이러한 자연 법칙에 의거해 수학적으로는 마치 로그 표에 의거하듯 모든 인간의 행동은 십만 팔천 가지로 분류되어 인간의 행동 목록으로 등록될 것이다. 그보다 더 좋은 경우로는, 요즘의 백과사전 용어를 정리해 놓은 것과 같은 교화 서적이 출판된다는 것이다. 


그 서적에는 

모든 것이 자세하게 계산되어 있고 설명되어 있어서, 

이 세상에 사건이나 모험 따위는 더는 있을 수 없게 된다.

(44p)



자연 법칙에 의거해 수학적으로는 마치 로그 표에 의거하듯 모든 인간의 행동은

십만 팔천 가지로 분류되어 인간의 행동 목록으로 등록될 것이다. 


160년이 지나 인간은 인간의 성격 유형을 십만 팔천 가지도 아닌,

딱 16개로 분류했다.


2025년을 사는 인간은 이름 바로 뒤에 네 개의 영어 알파벳 대문자로 조합된

성격 유형을 달고 다닌다. 그리고 그것의 중요성은 점차 이름의 중요성을 앞지르고 있다. 이미 앞질렀는지도. 그 사람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INTP(논리적인 사색가형)'이었던 건 또렷이 기억나니까.


모든 것이 자세하게 계산되어 있고 설명되어 있어서, 

이 세상에 사건이나 모험 따위는 더는 있을 수 없게 된다.


전화기가 있는 집을 떠나면 연락할 길이 없어 

사전 약속 없이 길거리에서 아는 이를 만난다는 건 '사건'이었다.

아는 이가, 마침 이쪽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만한 인물이라면 사건은 커졌다.


택시 기사들은 그 지역의 곳곳에 통달해서 택시를 타면 

뒷좌석의 손님은 안심한 나머지 잠들곤 했다.


지금의 택시는 나 만큼이나 지리를 모른다.

뒷좌석에서 잠들었다간 집에 못 갈 수도 있다.


모든 건 '목록'으로 등록된 기계가 해치운다.

우리는 그저 기계를 믿고 기대면 된다.

물론, 기계 오작동이 발생하는 경우, '사건' 아닌 '참사'를 각오해야 하지만,

뭐 그 정도야. 어쩌다가, 정말, 아주 어쩌다가 생기는 일인걸.


모든 것이 자세하게 '계산'되고 '설명'되어

모험이 필요 없어진 세상.


이 말은

어떤 일이 펼쳐질지 다 알 수 있는 세상,과 같은 문장이다.


앞으로 펼쳐질 어떤 일은 이미 모든 게 데이터화 되어 있다.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다 알 수 있게 되면서

우리는 '기대감'을 잃었다.


설렘을 잃었다.


모든 게 계산되고 설명되지 않았던 

160년 전의 소설을 읽다가 나는,

오늘을 본다.


오늘 속에 떨어진 설렘을 한 조각 줍는다.


내가 소설을 읽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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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야제 2025-01-23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에서 쓴 수기 얼마 전에 장바구니 담아놨었는데, 나중에 꼭 읽어볼게요!
160년 전의 통찰이 이렇게나 정확하다니. 놀랐습니다.
모든 원인과 결과를 이어서 필연으로 묶어내려는 법칙들과, 소설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정말 대비가 되는 것 같아요.
젤소민아님께서 들어주신 예에서 저도 어릴 때 생각이 났어요ㅎㅎ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올라오면서 친구들이 핸드폰을 다 장만하던 시절이었는데,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핸드폰을 샀거든요.
그래서 그전까지는 정말 말씀하신대로 약속 없이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친구들이 그렇게 반갑더라구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바로 바로 전할 수 있는 건 지금 시대에서는 너무 쉬운 일이지만,
그것이 가능하지 않았던 옛날에는 어쩌면 언어를 전하려는 마음이 더 애틋하고 설레어서 손편지나 이메일 같은 수단이 너무 아름다운 추억으로 여겨지나봐요.
최근에 저도 긴 편지를 써 보았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계산되지 않는 마음을 살려내서 끝까지 간직하고 소중히 여기려구요!
역시 젤소민아님의 통찰과 이야기는 저에게 많은 배움을 선물해줍니다.
이번주에 서울 3일동안 여행하다가 내려왔는데, 이제 또 틈틈이 책을 읽으려구요.ㅎㅎ

젤소민아 2025-01-23 23:00   좋아요 1 | URL
요즘은 전야제님 생각하며 리뷰를 쓰게 된답니다~ㅎㅎ
소설에서도 ‘수용자‘가 아주 중요하잖아요. ‘독자‘와 또다른 존재, 수용자.
독자보다 더 화자의 말을 가까이서 듣는 사람, 화자나 내포작가가 독자 이전에 앞서 말하는 사람...

전 소설의 ‘수용자‘ 개념을 정말 좋아해요.

글이 잘 안 써질 때는 수용자를 제대로 초대하지 못한 경우가 많거든요.
그럴 땐 누군가를 떠올립니다. 최근에 쓴 소설을 예로 들면, 유산하고 아이 잃은 상실감을 홀로 견뎌내야 하는 여자들...과거의 저이기도 하고요.

그러고보면, 제가 쓰는 소설도, 이 세상 모든 소설도 작가의 조각들이 분신처럼 배어있을 것 같아요. ‘지하에서 쓴 수기‘는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가 ‘신사여러분‘을 수용자로 삼고 있는데요, 결국 자신은 ‘신사‘가 아니란 거겠죠.

화자가 수용자를 세우는 게 아니라 수용자를 세워 스스로 화자로 입지하는 느낌이었어요. 전야제님께서 읽으시면 후반부 좀 이야기 나눠요. ‘리자‘에게 하는 그 긴 ‘잔소리‘의 의미를 도통 모르겠네요 ㅎㅎ 책의 절반...

왜 그렇게 길어야 했을까...서울여행 좋으셨나요~~‘무진기행‘이 생각났어요. 고향을 찾으면서 ‘기행‘이라고 말하던. ^^ 따스한 댓글 감사합니다~ 제 리뷰의 수용자가 돼 주셔서 감사해요~

2025-01-24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1-24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음악과 연주 - 창조와 재창조에 대하여 음악의 글 12
브루노 발터 지음, 이기숙 옮김 / 포노(PHONO)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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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푸 투안 선생께서 책에 [음악을 ‘집‘으로 생각한 사람의 한 예]로 브루노 발터를 들어서 찾아왔다. 음악을 ‘집‘으로 생각한 사람이라면 음악을 단지 ‘소리‘로만 다루지 않았을 거다, 싶어서. ‘소리‘와 더불어 무엇이 그로 하여금 그런 집을 짓게 했을까. 황홀하잖나. 음악으로 지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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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안데르센의 영화 편집 수업
닐스 파그 안데르센 지음, 조효진 옮김 / 보스토크프레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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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선 장면이 바뀔 때 티를 낸다. 한줄을 띄우거나 ‘전환‘의 접속사를 쓰든가. 영화는 훨씬 더 작은 조각의 연결, 분절의 이음. 수용자가 그걸 적게 느낄수록 명작영화. 감쪽같고 절묘한 이음매를 위해 어쩌면 감독보다 더많이 영화를 볼 사람. 편집자. 하긴, 우리 일상이 분절. 잘 잇기 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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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야제 2025-01-23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편집 책이라니..영화를 넘 사랑해서 한 때 시나리오 작법서라든지 영화 연출 책은 모조리 수집하던 20대 초반이 생각나요.ㅎㅎ
이 책은 몰랐는데 꼭 읽어야겠어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젤소민아님 역시 모든 곳에서 소설에 대한 고민을 하시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요 진짜!!

젤소민아 2025-01-23 23:07   좋아요 1 | URL
ㅎㅎ 전 소설도 ‘편집‘이 관여한다고 생각해요. 아니, ‘편집‘이 관여 안 되는 건 세상에 없지 않을까요. 작가, 창작가는 보이는 사물이나 현상을 편집하게 마련이고 생각도 편집하게 되니까요. 저는 소설에서 작동되는 ‘재현(representation)‘이 ‘편집‘과 밀접하다고 생각해서 편집 관련 책은 될수록 열심히 봅니다~

2025-01-24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