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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음과 싫음 사이 - 서효인의 6월 ㅣ 시의적절 6
서효인 지음 / 난다 / 2024년 6월
평점 :
어지간하면 책을 읽으면서 잘 울지는 않는다.
티브이 보고도 잘 안 울기는 마찬가지다.
영화는 좀 운다.
'파이란' 같은 거.
애국가 들으면 운다.
거참, 희한한 일이다.
아리랑,이라면 또 몰라도, 애국가라니.
(잘 들어보면 우리 애국가가 무지 구슬프거덩)
그런데 얼마 전에 읽으면서 운 적이 있다.
이 책이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딸을 키우는 시인 아빠가 쓴 책이다.
그때 시인 아빠의 이름을 기억했다.
서효인.
'잘 왔어 우리 딸'을 읽고 울었던 이유가 있다.
누가 시인 아니랄까봐...
시인의 단어가 파고들었다.
문장이 파고들었다.
뭔가 비밀이 숨어있나 싶어 다시 읽고 또 읽었다.
특별한 단어가 아니다.
평범하달 수도 있는, 일상적인 단어다.
그런데 그 평범하고 일상적인 단어가 어우러져 또 다른 단어를 만들고
또다른 문장을 만들고 또다른 맥락을 만들더라...
그게 '단어'의 사명 아닐까.
어차피 세상에 태어난 단어.
그 사명을 다하고 가는 길은 이런 '쓰는 이'를 만났을 때 열린다.
그래서 단어들이 좋아할 사람,
서효인.
시는 어차피 읽어도 잘 모르지만 그래도 읽긴 한다.
그의 시도, 어차피 잘 모르지만 읽었다.
어차피 잘 모르지만 시도 좋다.
그리고 산문집.
좋음과 싫음 사이.
각오부터 한다.
또 울면 어쩌나.
실은 울고 싶어 읽는 지도 모르겠다.
좋은 의미의 욺.
서효인 시인에게서 또 배운다.
이쯤에서 운명처럼 또 파고드는 또다른 시인의 산문집 제목.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그니까...
운다고 달라지는 일이 있다,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