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과 애도 - 가까운 사람의 자살 이후
크리스토프 포레 지음, 김유빈 옮김 / 달을긷는우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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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중에 자살한 경우가 딱 한 사람 있다. 그 사람에 관해 잘 알지는 못한다. 

그이가 대학 다니던 당시, 그러니까 나는 어렸을 때,

우리 집에서 1년 정도 기거한 적이 있다는 것 외에는. 

명문대생이었고 대기업 여러 곳에 합격에 골라서 간 사람이다. 

엄청난 미인과 결혼했는데 세 딸을 남겨 놓고 스스로 떠난 이유를 나는 결코 알지 못한다. 

이런 책을 읽으면 알 수 있을 지도,라고 생각하는 걸까.


알아서 뭐하려고.


이런 마음이 무섭다.

죽음인데.

하물며, 스스로 택한 죽음인데.


알아서 뭐하려고?


알아야지.

죽음의 이유는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난, 알아야겠고 알고 싶다.

스스로 죽는다는 것의 의미를.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로 마음 먹는 것을 넘어 실행할 때의 또 다른 마음을.

그 마음의 모양을.


내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하면 너무 얄팍한가.


남은 이들의 마음 모양은 탄성 좋은 큰 원이길.

그래서 어떤 모양이든 다 품을 수 있길.


이 책 읽고

감히, 내가 애도란 걸 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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