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산책 말들의 흐름 4
한정원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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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은 익히 들었다.


시와 산책

한정원


왜 미뤘는지는 모르나 사 두고 읽지 못했다.

아마 아꼈던 것이리라. 


이번에 한번도 안 가본 나라로 떠나는 길에 주저없이 가방에 넣은 책.


외양이 일단 이쁘다.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판형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폰트.

낡은 듯 누런 끼가 있어서 더 편안한 종이.

적당한 행간, 여백

별색처리된 푸른빛


글을 읽기 앞서 두 손안에 책을 보듬어 안는데

비행기가 떴다.


그러니까, 하늘에서 이 책을 읽었다.

다 읽고 고개를 드니,

식사 나눠주는 시간.


밥을 먹고, 다시 펴들었다.

처음부터 다시 읽으면서 또다른 느낌을 받는다.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새롭다.


한정원 작가는 글도 좋지만, 일단, 좋은 사람 같다.

소록도에서 몇년 봉사했다는 대목을 제일 오래 쳐다보게 되었다.


내가 하지 못하고, 내가 할 수 없다고 느끼는 일을

주저없이 해내는 사람...사람들.


그런 시인의 글이 어찌 메마를 수 있으랴.


아침이 어두워지고 있다....


이런 말을 쓸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 같다.


한정원은 그런 사람인 것 같다.

흔한 이야기를 흔치 않은 말로 할 줄 아는 사람.


흔한 이야기.

우리네 삶 이야기.


그의 손끝에 흔치 않게 제련된 내 삶이 걸려있는 것 같아,

이말을 꼭 하고 싶다.


작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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