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만세 매일과 영원 6
정용준 지음 / 민음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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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를 봤는데...

어째서 이리도 뭉클한가.


p87-88

고통을 느꼈다.
슬픔을 느꼈다.
죽고 싶었다.
이렇게 소설은 끝나지만 인물에게는 소설이 끝난 이후에도 삶이 있다. 그런데 그 삶을 고려하지 않고 한순간의 감정과 감각에만 몰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끝내면 안 될 것 같다. 아픈데, 어떻게, 얼마나 아프냐면 말이야, 묘사하고 보여 주는 것보다는, 어찌하여 이렇게 됐는지를 생각하게 됐다고 할까. 인과, 고통의 전후, 슬픔의 전후에 대해 생각했고 소설이 끝난 이후 계속 살아 낼 그의 삶을 고민했다.


독자로 소설을 읽고 책장을 덮을 때는 인물의 미래가 있었다.

소설은 끝났지만 소설 속 인물들의 미래는 내것이었다.

내 마음대로 상상해도 되었으니까.


소설을 쓰는 사람이 되고부터는 정작, 

원고 마지막에 제목과 더불어 '끝'이라고 단어를 박으면서

인물의 미래에 미처 닿지 못했던 것 같다.


'끝'에 집중했다.

드디어 끝났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소설이 끝난 이후 계속 살아 낼 그의 삶을 고민했다.



오늘부로, 나의 소설은 달라질 것 같다.

조금은 소설다워질 것 같다.


아, 독자가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계속 살아내는 인물이라...


소설가가 '끝'을 적어 넣고 나서도 계속 살아내는 인물이라...


그들은 급기야 소설 밖으로 걸어 나오고 말리라. 

몸을 얻어,

우리와 함께 걸어가리라. 


한때 소설 속에서 살았음을 자신도 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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