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머치와의 대화 - 영화 편집의 예술과 기술
마이클 온다치 지음, 이태선 옮김 / 비즈앤비즈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소설을 쓰면서는 평생 제일 많이, 오래 해오던 일을 놓게 될 줄 알았다.

편집.


기사편집

잡지편집


편집일이다.


그런데 소설을 쓰면서 내가 평생 제일 많이, 오래 해오던 일이

아주 적절하게 요긴함을 본다.


내친 김에 영화 편집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그 첫 책이 [월터 머치와의 대화]여서 아주 운이 좋았다.


별 말도 아닌데, 소름끼친 문장.


이 팔다리를 잘라냄으로써 영화는 몸통을 얻었습니다.


소설을 쓰면서, 잘라내기를 그렇게 못하고 있다.

적어넣은 문장이 아까워 죽겠다.

어떻게든 살리려 몸부림을 친다.


그렇게 몸부림을 치는 것을, 소설이 알아본다.

소설이 물 먹은 종이처럼 오그라지고

두더지처럼 여기저기 지면을 들쑤셔 댄다.


잘라냄


잘라냄으로써 오히려 얻어지는 몸통.

신의 한 수를 배웠다.


제가 인생에서 깨달은 점 한 가지는, 9~11세 무렵에 가장 좋아하던 것과

관련 있는 일을 직업으로 택하면 행복하게 살 확률이 높다는 겁니다.


나는 이 나이에 뭐했드라?


계몽사 소년소녀 명작소설을 열 번쯤 반복해서 읽고 있었다.

엄마가 다른 책을 책 바로 들일 여유가 없어서.


계몽사 소년소녀 명작소설을 열 두쯤 반복해서 읽어야 할 즈음

계림사의 노란 표지, 다른 명작 소설이 들어왔다.


그래서 지금, 나는 소설을 쓰는 일을 직업으로 택하고 그런대로 행복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9~11세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이 한 문장을 꼭 추천하고 싶다.

육아책 아니고, '영화 편집' 책이라 대단히 맥락없어 보이지만. 


지금 앞쪽을 읽는 중이라 더 긴 이야기는 나중에.

이 팔다리를 잘라냄으로써 영화는 몸통을 얻었습니다. - P29

제가 인생에서 깨달은 점 한 가지는, 9~11세 무렵에 가장 좋아하던 것과

관련 있는 일을 직업으로 택하면 행복하게 살 확률이 높다는 겁니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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