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카드보드 앱 15선 - 와우! EVA 카드보드 포함
제이앤씨 커뮤니티 편집부 엮음 / 제이앤씨커뮤니티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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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상현실이란 말은 더 이상 전문용어가 아니다. 우리는 쉽게 가상현실이라고 이름붙여진 것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게임의 세계에서, 현실과 게임 속 세상이 구분되지 않을만큼 정교한 시뮬레이션된 대상들을 만나,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세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많은 필드에서 가상현실의 기술들이 접목되고 응용되고 있으므로 정의 역시 많지만 일반적으로 현실과 유사한 현실을 창조하는 활동이라고 하면 어디에서건 통할 것 같다. 


내가 흥미롭게 본 영화 중에서는 매트릭스나, 아바타, 소스코드, 인셉션 같은 것들의 무대가 가상현실을 잘 묘사한 것 같다. 특히 소스코드에서는 신체의 모든 부위가 없이 달랑 뇌 하나만 어떤 용액 속에 담겨진 채로 완벽하게 두뇌로서만 현실을 대한다. 그런데 그가 대하는 자꾸만 똑 같은 일이 반복되는 현실은 사실은 현실이 아니라 그의 뇌와 최신 기술들이 만들어 내는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가상현실이다. 아바타 역시 기계속에 들어가야만 자신의 아바타가 어떤 가상의 현실 속으로 들어간다. 그것이 가상인지 실제인지, 혼란스럽기는 매트릭스가 캡인듯. 


하지만 이 기술들은 아직은 상상 속의 세계들이다. 가상의 세계가 우리 앞에 여러 종류의 매체를 통해 드넓게 펼쳐져 있지만, 분명 현실과는 구분된다. 3D 영화를 보면서 뭔가가 내 앞으로 날아오는 것 같은 느낌을 일시적으로 가질 수는 있지만 매트릭스나 소스코드처럼 현실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는 아니다. 나는 미래의 어떤 날에, 오염된 현실이 시궁창 같지만 모두다 신체는 밀실에 유폐된 채 가상공간 속에서 천국같은(미래의 세계에 천국이란 오늘날처럼 푸른 초목이 노출된 시대를 말하는 걸지도 모르므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시간에 펼쳐지는 여러가지 공상들을 자주 한다. 


서두가 길었는데, 이 제품은 책이라기 보다는 구글 카드보드라는 제품이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컨셉을 말하려다가 길어져 버렸다. 2014년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나누어준 구글의 카드보드는 가상현실 앱을 보여주기 위한 HMD(Head Mounted Display)의 일종인 ‘오큘리스 리프트를 쓰고 있는 것과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는’, 3D 안경이다. HMD는 종종 영화에서 보면 가상현실에 들어갈 때 등장인물들이 쓰는 멋지게 생긴 안경인데, 그것과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만원짜리 종이 조립품품인 것이다. 구글에서 처음 발표한 것은 카드보드지로 만들어졌지만, 이 제품은 스티로폼 비슷한 폭신폭신한 재질로 만들어졌다. 종이보다 내구성도 좋고, 눈에 대기도 편할 듯하다. 그렇다면 이 요상한 물건으로 무엇을 하느냐, 3D VR 앱을 볼 수 있다. 3D VR 앱은 구글 플레이 들어가면 얼마든지 다운받을 수 있고, 이 제품의 매뉴얼에 소개되어 있는 15개의 앱만으로도 안드로이드 VR의 세계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구글은 이 카드보드 도면을 공개하고 누구나 만들어 볼 수 있게 했는데, 사실 어안렌즈 두 개를  이용해 바로 앞의 스마트 폰을 몰입해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잰 매우 기본적인 장치이다. ‘세상이 바뀔 아이디어’라고 하는데, 화면을 따라 보고 싶은 곳을 보기 위해 계속 돌다보면 앉은 자리에서 사방팔방으로 360 도 돌게 되고,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 멀미가 난다. 먼저 VR의 세계를 맛보기 위해 카드보드 공식앱을 설치해보면 구글어스 데모, 윈디 데이, 투어가이드, 유투브와 포노스피어 앱 등을 볼 수 있는데, 데모라서 이 기기(?)를 이용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 정도만을 얻을 수 있다. 


투어가이드에서 보여주는 베르사이유 궁이 실사라 현실감 넘쳤다. 데모 말고 첫번째로 깔아본 앱은 Roller Coaster VR로 열대 지방을 배경으로 운영되는 롤러코스트를 타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한판에 5분 정도 걸리는 것 같은데 끝나고 나면 완전 어지러워 누워있어야 했다, 용량이 매우 커서, 앱을 여러 개 지워야 했고, 받아놓은 팟캐스트도 몽땅 지워야 했지만, 신기한 경험을 했다. DebrisDefrag for Cardboard는 3차원 게임으로, 운석이 사방팔방에서 쏟아지는 우주에서 운석을 향해 레이저건을 쏘아 운석을 파괴하는 것인데, 수평방향 뿐만 아니라 모든 방향에서 운석이 날라오므로 한쪽으로 돌다가는 반대쪽에서 날아노는 운석을 피하지 못해 얻어맞으며, 명중할 때의 짜릿한 손맛을 싸운드로 느낄 수 있다. 



조립식이어서 일일히 뜯어서 조립했는데, 어렵지는 않지만 성인이 하기에는 좀 귀찮고, 아이들이 있으면 좋아할 것 같다. 한 가지 렌즈 붙이는 방향에 대한 설명이 매뉴얼에 조금 모호하게 되어 있어서, 붙였다 떼었다 하느라 렌즈에 온갖 찐득거리는 접합부가 붙어서 닦아내느라 생고생. 게다가 렌즈 접합 부위의 접합면이딱 들어맞지 않아서 자꾸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건 내가 잘못한 것 같기도 하고.. 게다가 마그네틱으로 된 부분은 자기 센서가 있는데도 어떻게 작동되는지 아직도 파악이 안된다.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감. 어른들에게는 조금 어지러운 놀이감. 다른 앱도 하나씩 해봐야겠다. 특히 게임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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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세부터 헬로라이프 스토리콜렉터 29
무라카미 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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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기 실린 5편의 중편은 일본에서 은퇴에 접어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일본의 쇠퇴는 먼 땅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곧 닥칠 혹은 이미 겪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난 한세기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만 했지, 쇠퇴에 익숙하지 않다. 저 앞에 멀찌감치 앞선 길을 걷고 있는 일본을 따라 잡기 위해 한 때, 버리고, 따라 하고, 급하게 내달았던 그리 오래지 않은 우리의 과거가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의 오랜 침체와 쇠퇴라는 선례를 따라 미래를 예고하는 듯 두려운 길을 따라 걷는 것 같다. 


나이가 들어 은퇴할 시기가 되었을 때 그것을 겪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시간과 노력을 알뜰하게 모아서 가치로 환산하는 일에는 익숙하지만, 쓰고 남은 시간을 위해 준비하는 일은 막막하다. 언제나 그렇듯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꿈과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투자해온 시간과,  그 꿈을 이루었건 못 이루었건 이제 모두 끝나 내려놓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과의 질적 차이에 대해서는 교육받지 못했다. 준비되었다 하더라도, 조금씩 남겨 축적해온 가치를 소모해야 하는 일이란 게 어떤 것인지 상상해보지 못했다.  상상했다 하더라도 실제 경험 사이의 간극에 대해서도 무지하다. 

한 때 기세 등등 세계 무대의 주역이 되어 선두에서 횃불을 선 채 전진하던 일본이지만 결국은 길고 긴 불황의 긴 잠에서 깨어날 것 같지 않은 시대를 만난다.  이 침체기를 지나면서 은퇴를 함께 겪는 세대들이 있다. 성장만 하던 시기에 젊은 시절을 보내고, 구조조정과 혁신의 자리에서 갈 곳 잃은 장년층은 사회의 이슈로 주목받지도 못한 채 낙오자가 된다. 젊은 한 때 잘나가던 나라에서 잘나가던 일꾼이었던 시간을 기억하는 이들은 밀려나는 자리에 익숙하지 못하다. 불안과 두려움이 동행하는 초라한 노년의 길… 그렇다고 언제까지고 희망 없이 주저 앉아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불행에 익숙해지는 것이 불행이냐 행복이냐를 물을 수는 없다. 불행이 왔다면, 그것이 내가 처한 환경임을 자각하고 그 환경에 익숙해지면 된다. 극복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늙는 것의 당면한 수순처럼 경제적인 어려움이 찾아왔다면, 이제까지 누리던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먹거리에서 얻어온 행복 말고 다른 것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힘들 꺼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살아있음을 느끼는 건 자신이 이 세상에서 쓸모 없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게 아니다.  이제껏 알지 못했던 소중한 무언가를 받아들이게 되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무라카미 류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어하는 메시지는 같다. 이 책의 모든 작품 들 속에 들어있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주인공들이 좋은 물, 신선한 커피, 하늘을 나는 꿈, 얼그레이 향의 홍차와 같은 사소한 어떤 것들을 소중히 하고 의미를 둔다는 점이다.  맑고 시원하고 깨끗한 물, 아무리 가난해도, 아무리 삶이 고달파도 그 물 한 컵을 마시면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다. 힘겹고 고단한 노후가 덩그마니 남아있지만 남편과 재혼하지 않아도 혼자서 살 수 있을 용기를 얻었기에 공원의 반대쪽에서 절망에 가득찬 아기 엄마에게 따스한 얼그레이티를 권할 수 있다. 

<결혼상담소>의 나카고메 시즈코는 퇴직한 남편과 이혼한 후,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재혼을 생각하고, 알선 업체에 등록을 하지만, 선을 볼 때마다 상처와 모멸감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자각한다. 이 때 그녀를 위로해주는 것이 얼그레이 차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청춘에도 맘에 쏙 드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데, 경제적 기반도 없는 이혼녀에게 좋은 사람이 나타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세상은 반이 남자, 반이 여자지만 이 세상 어디를 둘러봐도, 내 필요만을 충족시켜주는 사람은 없을 거다. 이혼을 통해 그녀는 삼십 평생을 함께 살아온 남편과의 사이에 그리 즐거운 일도 사무치게 그리운 일도 없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그녀는 우연히 호텔 로비에서 만나, 하루밤을 함께 한 후, 1년동안 무시했던 헤어진 남편의 만나자는 제안을 수락한다. 외로움도 재혼을 고려한 이유 중 하나였기에, 그녀는 진심을 다해 보겠다는 것이다. 그녀에게 진심을 다한다는 것이란, 어렴풋이 남아 있던 미련을 토해내는 것이다. 그녀에게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서 생을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은, 혼자 지내는 것이 외롭기는 하지만, 아무리 외로워도 이 남자와는 두 번 다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남편을 만나는 것이다.  절망이나 실의가 지나간 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은 무엇을 의미할까. ‘다른 삶의 방식을 발견했다고 해서 단순히 제자리로 돌아(p76)’갈 수 있을까. 그녀는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없다고 믿는 사람이 순간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돈과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살지만,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것은 후회이지 고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늘을 나는 꿈을 다시 한 번>은 출판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후 일용직을 전전하는 쉰네살의 남자와 우연히 만난 초등학교 동창의 이야기를 다루었고, <캠핑카>는 퇴직 후, 캠핑카를 하나 구입해서 아내와 함께 여행을 하며 살기를 꿈꾼 남자가 막상 캠핑카를 사려고 했을 때, 아내의 반응에 실망한 후, 재취업을 하려고 방향을 바꾸었다가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을 통한 자기인식을 다루었고, <펫로스>는 키우던 개의 죽음으로 발견하게 되는 어떤 오래된 부부의 마음이라고 할 수 있고, <여행도우미>는 트럭 운전사로 한평생을 살아온 한 남자에게 찾아온 순애보 같은 사랑을 다룬다. 

모두 전후 세대 태어나서 은퇴를 맞은 사람들, 어려운 시간들을 겪어냈지만, 남은 것 하나 없는 사람들, 불안과 두려움이 앞길에 놓여있지만, 한 갈래 희망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리 드라마틱하지는 않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을 현실을 자각하고 삶의 진실 같은 걸 발견한다는 내용이다. 완벽하고 훈훈한 결말을 가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허무하게 끝나는 것도 아니다. 삶에는 자신이 선 자리에서, 그 각도에서의 진실들이 있기 마련이다. 돈도 없이, 사랑도 없이, 죽을 날만 기다리는 것이 나이들고 은퇴한다는 것의 전부가 아니다. 돈도 없고, 사랑도 지나갔지만 커다란 가능성을 품었던 그 청춘이 지녔던 자아가 버텨야 할 여전히 변함없이 많은 날들을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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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남는다 - 성의 기원을 밝히는 발칙한 진화 이야기
존 롱 지음, 양병찬 옮김 / 행성B(행성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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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구글어스가 처음 서비스되었을때가 생각난다. 처음에는 별 목적 없이 단지 신기하다는 이유 만으로 이리저리 돌려보고 여기 저기 가보며 가지고 놀았는데 노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나의 위치를 검색해서 위성 사진으로 상세하게 들여디본 다음 점점점점 화면을 축소하여 둥근 지구 전체를 화면에 주고 전체를 보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먼저 커다란 지구에서 시작해서 여기저기 둘러 보다가 내가 어디쯤있는지 찾아가는 구글 어스로 찾아가는 방법이다. 두 방법 모두 지구라는, 우주 속 작은 행성 속의 내 위치를 전체 속에서 파악하게 해주는 그야말로 혁명적 경험을 주었던 걸로 기억한다.


대개 책의 구성을 보면 전체 속 작은 부분을 기술할 때 후자의 방식,즉 전체를 먼저 개략적으로 얘기하고 특정부분의 디테일을 묘사하는데 이 책은 독특하게도 부분 속으로 깊이 들어간 후 빠져나와 전체를 설명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일단 책 제목과 소개글을 보면 온전히, 동물들의 성행위를 진화적 순서로 포괄적으로 다룰 거하는 기대를 하게 되는데, 그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앞쪽의 절반 정도는 어류 그 중에서도 멸종한 지 오래된 어류인 판피어류니 틱토돈티드니 하는 이름도 생소한 어류들의 화석 탐사와 그 발견이 네이처지에 발표되기 까지의 자세한 학술적 발견과 관련된 연구 경험담이다. 고생물 탐사 및 <네이처>지 와 같은 권위있는 학술지에 논문을 올리기까지의 삽질, 그리고 삽질 끝에 마법처럼 걸려든 등잔 밑의 발견 같은 생생한 이야기들이다. 그것은 최초의 체내수정 어류 화석의 발견에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저자 존롱의 발견은 인류를 비롯한 모든 유악동물의 먼 선조격이라 간주되는 멸종된 고대 어류인 판피어류에 속하는 틱토돈티드에 속하는 물고기의 화석에서 시작된다. 조사중, 표본의 등뼈 뒤에 얼기설기 얽혀있는 미세한 반투명의 뼛조각을 발견했는데, 이것은 치어의 화석임이 확실했고, 그래서 처음에는 죽지 직전에 집어 삼킨 먹이라고 여겼다가, 그 치어가 픽토돈티드라는 사실, 그리고 어미 물고기가 잉태한 배아라는 증거를 치어를 둘러싼 노끈 모양의 구조체가 탯줄이라는 가정속에서 발견한다. 이것은 세계 최고의 배아였다. 이 발견에 대한 비디오는 http://www.nature.com/nature/videoarchive/themotherfish/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발견으로 인한 논문은 어머니 물고기라는 이름으로  여러 상을 받고, 디스커버리 2008의 가장 의미있는 발견 100건 중 고생물학 분야의 3건에 실린다. 


어미의 뱃속에서 배아가 자란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뭘까.  암컷과 수컷 사이의 은밀한 신체접촉을 통한 짝짓기 행위가 있고, 뱃속에 배아를 잉태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동안 수컷에게 보호되고, 치어를 함께 케어하는 가족간의 유대 관계가 필요로 된다. 멀고 먼 진화의 뿌리에는 생명의 잉태와 보전, 유전자 전달을 위한 메카니즘이 오늘날 인류가 행하는 것과 비슷한 행태로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발견에 대한 아주 구체적이고도 사소한 내용이 이 책의 절반 가량 서술되어 있다. 조금 두서없고, 조금은 그 때의 발견에 아직까지 흥분한듯 정리되지 않은 내용이지만, 왜 저자가 그 발견에 대해 그토록 많은 부분을 할애했는지, 가장 오래된 조상의 가장 오래된 배아의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증거라는 그 의의를 생각하면 이해될만하다. 


초기 어류의 진화과정에서 교미를 통한 체내 수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보편적인 번식 방법이었다는 가정을 보고한 저자는 수컷 물고기의 페니스와 생식 방법을 연구한다. 고생물학을 연구하는 방법은 화석을 이용하는 방법과 진화학적으로 같은 뿌리를 둔 현생 생물의 구조와 행위 DNA 등을 관찰하는 두 가지 방법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때, 저자가 발견한 어류의 생식방법은 다양하고, 상상 이상의 것들이 많다. 상어류의 교미 방법은 판피어리의 생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p106). 상어와 가오리들은 종류에 따라 태생과 난생 두 가지로 방법으로 다르게 진화했고, 어떤 상어들은 어미 상어의 뱃속에서 태아들끼리 서로 먹고 먹히고, 처녀 생식을 통해 수컷과 스쳐본 적이 없는 암컷이 임신한 상어도 동물원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특이한 성생활을 하는 열대 조기어류 중 구강성교를 하는 물고기가 있다.수컷의 정자를 마시면, 다양한 경로를 거쳐 암컷의 체강으로 들어가 기다리고 있던 미수정란들과 즉시 수정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p114) 심해아귀의 경우, 50배나 큰 암컷에 빌붙어 수정을 하고는 종국에는 껍데기와 길다란 고환주머니만 남게된다. 북유럽 등지에서 사는 빙어와 물고기의 경우 집단 성교를 하는데, 파도에 실려 백사장으로 튀어나온  '두 마리의 암컷이 한 마리의 암컷을 마치 샌드위치처럼 압박하여 알을 짜낸다(117)'고 한다.

심해 아귀의 수컷은 수정을 위해 50배 크기의 암컷에 빌붙어 종국에는 껍데기와 고환 주머니만 남게 되는 헌신적 유전자 전달 방식으로 후세를 남긴다.해마는 며칠동안 나란히 수영하기, 색깔 바꾸기, 해초에 꼬리 휘감기 등의 관능적 댄스를 통해 며칠 동안 구애 후, 무려 8시간동안 서로 몸을 휘감고 격정적인 춤을 추며 전희를 즐기다가 수정한다. 


성이 구별되어 유성생식을 하는 집단은 환경변화에 쉽게 대처할 수 있고, 유해한 돌연변이가 누적될 가능성이 적다는 두가지 잇점을 갖는다(134). 하지만 유전자의 입장에서 볼 때 비용이 많이 든다.  무성생식은 자신의 유전자를 100% 전달하는데, 유성생식은 50%만 전달한다는 뜻 그러므로 두 배 많은 자손을 낳아야 그 유전자가 보존된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런 단점에도 세균을 제외한 모든 생물체중 무성생식을 하는 생물의 비율은 0.1%하는데, 이것은 성이 다양성을 초래하고 그 다양성은 예기치 않은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데 매우 효과적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고생물의 성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어류에서 시작해, 책의 나머지 절반은 절지동물, 물고기와 양서류, 공룡과 조류, 인간과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진화상의 나무 를 타고 올라오며 짝짓기에 대해 다채로운 사실들을 들려준다. 가학적이고 엽기적인 것들도 있고, 상상도 못하는 찰라에 이루어지는 것들도 있고 같은 종 내에서도 각기 다른 방법으로 선택한 짝짓기 방법의 다채로움은 다양한 생물이 진화를 거듭하며 채택해온 다양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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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전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김성재 지음, 백대승 그림 / 현암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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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듣거나 읽거나 보거나 했던 고전 이야기들은 어디서 무엇을 보았느냐에 따라 조금 조금씩 다른 플롯을 가진다. 기억하고 있던 내용이랑 다른 부분을 만날 때, 원래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해하곤 하는데, 사실 알고 보면 그 '원래' 라는 말이 틀리다. 설화가 전승되어 가는 과정 혹은 작자미상의 어떤 창작자에 의해 특정 시점에 쓰여졌다 하더라도, 긴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이동에 따라 구전이나 필사의 과정에서 가감되어 자연스럽게 변형되는 것이 우리의 고전 이야기들이 가진 특징이다. 이야기는 판소리를 통해 소리와 음악으로 융합되어 대를 이어 전승되었다. 


그러니까 토끼전, 심청전, 흥부전 같은 판소리 계열의 소설은 구전을 통해 전달되다가, 판소리 사설로 채택되고, 이 과정에서 판소리 대본을 기록하는 창본의 과정을 거쳐 소설화되는데, 이렇게 마지막에 채택된 대본이라 하더라도 여러사람에게 전해 전해 필사되면서 많은 활자본의 이본이 생기게 된다. 토끼전은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본이 존재하는 소설이라고 한다. 현재 전하는 이본만 70여 종이나 되며 제목도 다양해서, 벌토가, 수궁가 처럼 ~가로 끝나는 판소리 창본에 가까운 이본들이 있고, 별주부전, 토선생전, 토생전 들과 같이 소설화된 작품들도 있고, 한문으로 번역되기도 했다. 


토끼전이 이본이 많은 이유는 아마도 삼국사기의 김유신 열전에 나오는 구토설화(토끼와 거북 이야기)가 그 모티브가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삼국사기에 적혀 있는 설화는 거북이 토끼를 태우고 바다 용궁을 향하는 중에 사실을 털어넣고, 이 때 바로 꾀를 써서 되돌아가는 매우 짧은 내용이다. 이것이 전승되는 과정에서 그 숱한 이야기들이 보태지고 변형되어 오늘날 웃기고 재미있는 컨텐츠로 발전된 걸 보면, 진정 이야기의 주인은 길고 긴 시간과 그 시간을 살아간 사람들의 환경과 생각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여러 이본 중 조선 말기의 판소리 이론가이며 개작자인 신재효(1812~1882)가 정리한 판소리 대본을 거의 활자화한 '완판본' <토별가>를 토대로한 글로, 원문의 내용을 충실히 했다고 한다. 


오래전에 내가 알고 있던 토끼전의 결말은 토끼가 간을 가지러 간다며 후루룩 내빼버리고, 자라 혼자 황망히 그 모습을 지켜보는 거였다고 기억하는데, 완판본을 기준으로 한 이 책은, 두루두루 행복하게 끝난다. 약아빠진 토끼가, 간을 가지러 간다고 온갖 감언이설로 용왕의 모든 신하들과 용왕을 속여먹고 실컷 대접을 받은 후 뭍으로 돌아와서는 간의 진실을 밝히며 큰소리 뻥뻥치고는 똥을 싸서 자라 등껍질위에 올려놓고 돌려보내고 용왕은 토끼 말대로 토끼똥을 먹고 병이 낳았다는 훈훈한 결말이다. 


"... 네 용왕의 안색을 보니 두 눈이 흐릿한 것이 얼굴에 열이 뻗쳤더라. 내 똥을 먹으면 병이 나을 테니 갖다가 먹여라."


말을 마치기 무섭게 탄약 같은 똥을 많이도 싸 댄다. 그것을 칡 이파리에 단단히 싸서 자라 등에 올려놓고 칡넝쿨로 감아 주니 자라가 짊어지고 수궁으로 돌아갔다. - 101


고전 읽기의 참 맛은 옛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옛말에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더니"라는 말을 쓰면서 옛날 사람들은 정말로 개똥을 약으로 썼을까 궁금했는데, 이쯤하면 토끼똥을 민간에서 약으로 썼다고 해도 믿을 수 있겠다. 


용궁이 배경이다 보니, 양반과 지배관료들에 대한 해학과 풍자가 넘쳐난다. 주부라는 매우 낮은 등급의 벼슬을 하는 자라가, 토끼 간을 구해오겠다고 하는 과정에서 높은 벼슬의 신하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잘난척들만 하고, 간을 구하겠다고 자처해서 나선 자라 역시, 토끼를 만나자 서로 앞다투어 되고 말고 문자들을 쓴다. 시대를 막론하고 조금 알게 되면 그 아는 걸 드러내고 싶어하는 인간의 심리가 토끼전의 구석구석에서 발견된다. 


그냥 평범하게 "어디서 오신 분이시오?" 이러면 될 것을 유실한 체하느라고 굳이 어려운 문자를 써서 "객종하처래오"라고 묻는다.

자라가... 자기도 일부러 문자를 섞어서 대답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동역객서역객, 동쪽으로 가도 나그네, 서쪽으로 가도 나그네 신세니 정해진 거처가 없소이다.."



토끼가 신이 나서 눈에 보이는 것마다 불쑥불쑥 물어 대고 자라는 어디서 주워들은 문자를 있는 대로 주워섬긴다. 

"그 옛날 '봉황대에 봉황이 놀더니 봉황 떠나대는 비고 강물만 예같이 흐른다 라고 노래한 봉황대이다.

봉황대는 누대 이름인데.... 그 봉황대가 이 바다 속에 있을 리가 없지만 자라는 아무렇게나 갖다 붙여서 설명하고 토끼도 그런가보다 하고 따지지 않는다. - 95


환경 오염은 개화기 이후 공업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생긴 용어인줄 알았는데, 그 오래된 옛날부터 바닷물이 더러워지는 것에 대한 공론이 있었는지, 자라는 육지에서 만난 동족에게 바다 소식을 전하며 해마다 바닷물이 더러워져 물속의 종족이 아주 씨가 마를 지경이 되었다는 말을 전한다. 물론 이 말은 토끼를 만나기 위해 수궁에 궁전을 새로 지을 터를 물색하기 위한 핑계이긴 하나, 바닷물이 해마다 더러워진다는 생각을 해냈다는 것은, 당시에도 바닷물이 더러워지는 것에 대한 막연한 인식이 있었기에 가능한 전개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요즘과는 조금 다른 코믹적 코드라 어느 정도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면도 없지 않지만, 해학적 요소가 풍부해서 픽픽 웃음이 나오는 부분이 많았고, 특히 용궁의 회의 장면과 토끼를 만나기 위해 참석한 동물들의 회의 장면은 탁상공론에 빠진 지배계급의 어리석은 모습을 그대로 비유하고 있어 당시 글을 읽을 줄 모르는 백성들에게는 매우 통쾌했을 듯싶다. 간을 꺼내 나무에 걸어두고 왔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시침 뚝 떼고 마치 사실처럼 설득시키는 과정은 너무나도 정교해서, 수궁의 물고기들이 안믿을 재간이 없도록 설득력을 가진 것도 주목할만하다. 우리의 전승 소설의 매력을 찾아서 기회되는 대로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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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5-04-22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다물이 더러워진다는 표현이 있어요? 신기하네요. 청계천은 그 당시에도 오염문제가 심각할 때가 있었는데 바다물 오염이라니. 밑줄긋기 부탁합니다 ㅋ

CREBBP 2015-04-23 13:10   좋아요 1 | URL
몇마디 없어요. 토끼를 찾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건데, 내가 토끼를 좀 만나야 된다, 토끼 간을 빼먹어야 하기 땜에 이렇게 말할 수 없으니까, 수궁을 짓는데 토끼눈이 밝다 해서 좀 데려가려고 한다. 왜 수궁을 새로 짓느냐, 바닷물이 날로 더러워져서 다른 데로 옮겨 짓는다 뭐 그런 뜻. 오염에 대해서는 길게 없고, 그냥 바닷물이 날로 더러워져간다. 그소리야요.
 
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 0~2세 편 - 아동발달심리학자가 전하는 융복합 놀이 103 장유경의 아이 놀이 백과
장유경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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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기가 태어났을 때, 어떻게 해야 아기를 즐겁게 해주어야 하는 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아기를 즐겁게 하기 위해, 아기가 보고 깔깔 거리고 웃거나 좋아하는 반응을 하면 그 행동을 반복했다. 0-2세의 영유아는 너무 빨리 자라기 때문에, 뭔가를 해줄 기회가 금방 사라지고 만다. 토끼처럼 작은 몸이 움찔 움찔하다가 눈 한 번 깜짝거리고 나면 엉금엉금 기고, 그다음엔 걷고 말하고.. 그래서 아기가 매일매일 성장하는 것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매일매일 작은 아기는 눈에 띄게 커져 버리기 때문에, 오늘도 소중한 아기지만 어제의 모습이 그립기도 했다. 1달 전과 비슷한 아기를 오늘 다시 볼 수 없는 정말로 간절한 시간들이 휘리릭 하고 지나가 버린다. 


아기가 맨 처음 태어났을 때, 처음으로 엄마가 되었을 때, 엄마는 온 몸으로 생명의 신비를 경험하고 그 작고 무능한 아기는 이세상 그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 자신의 생명보다도 더 소중한 것이 된다. 그러나 아기들은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아기를 기쁘게 하고 행복하게 하고 싶다. 좋은 경험을 만들어주고, 두고두고 평생 살아가야 할 사랑의 에너지를 풍부하게 심어주고 싶다. 대가족 시대의 아기들은 조모들의 경험과, 엄마들의 이전 경험으로 지금보다는 더 풍부한 교감을 경험할 수 있었을 것 같다. 한명, 두명밖에 낳지 않는 핵가족 사회의 초보 엄마들에게 아기와 놀아주는 방법은 많지 않을 것이다. 기껏해야 까꿍까꿍 하거나 뭔말인지 알아먹지도 못할 말들을 아기가 마치 이해하는 것처럼 떠들고 웃고 얘기하는 것, 안고서 흔들고 하는 것들처럼 말이다. 


아기가 0~2세 동안 겪는 변화는 엄청나다. 몸무게는 3~4배 늘고, 키도 30cm 이상 자라고, 가만히 누워 목도 못가누던 아기들은 만2세때가 되면 걷고 뛰고 말하고 똥오줌도 가릴 줄 알게 되고 음식도 멋게 된다. 거의 완전 무능의 상태에서 조금은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것이다. 이 시기 아이들에게 가장 큰 변화는 뇌에서 일어난다. 아기들의 변화는 뇌 시냅스의 개수는 20배가 되고, 경험에 기반하여 시냅스의 부분별 강화와 폐기가 이루어진다. 이 책은 이렇게 뇌의 발달이 가장 크게 일어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아이의 뇌 발달 뿐 아니라 전인적인 심신의 발달을 돕는 엄마와의 놀이 방법을 아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놀이 책이다. 


아기의 연령에 따라 크게 아기의 성장과정 0에서 24개월을 총 5 개의 챕터로 나누어서 각 단계별 놀이 방법을 담는다. 각 단계별로 약 20가지 정도의 놀이 방법을 소개하고, 각 놀이별로 놀이 제목과 해당 놀이가 뇌의 어떤 기능과 관련이 있는지가 나타난다. 그리고 바로 놀이에 대한 개요를 간단하게 설명한 후, 준비물과 놀이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데, 재미있는게  아기와 놀이를 하면서 엄마가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대화 내용까지 나와있다. 간혹 말귀도 못알아먹는 아기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라하는 입이 무거운 엄마들을 위해서 저자가 예시로 제시했다는데, (일방적)대화 내용은 튼튼이 오늘은 마사지 해볼까? 따위의 엄마들의 닭살 멘트다. 놀이 방법은 단계별로 매우 자세하게 적어놓았으며, 놀이의 효과와 팁,응용방법이 뒤따른다. 각 챕터별로, 개월수에 해당하는 체크리스트가 있는데, 날짜별로 아이의 활동과 관찰 내용을 기록할 수 있는 목록이 제시되어 간략한 육아일기 혹은 기록으로도 사용가능하다. 


들고 흔드는 거 말고는 할 게 별로 없는 0~4개월 아이에게도 놀이가 20가지가 된다니 신기하다. 아기마사자지, 아기 체조, 눈 근육과 시각 추적 능력, 그리고다양한 촉각 자극을 제공하는 손수건 흔들기, 듣고 말하는 순서가 있다는 규칙을 알려주고 언어 발달과 정서적 유대강화를 위한 아기와의 대화, 대상영속성 개념의 발달과 작업 기억력을 돕는 까꿍놀이, 학습의 기본이 되는 모방과 사회성 집중능력, 듣기 능력의 발달을 돕는 메롱~ 따라하기 놀이, 목 어깨 등의 근육을 돕고 오른쪽 왼쪽 등의 위치를 나타내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엎드려 목가누기 놀이, 흥미로운 시각자극과 신체 부위에 대한 인식을 돕고, 자기 개념의 발달, 근거리 시력의 발달을 돕는 거울 놀이 외에도 탑 무너뜨리기, 손가락으로 잡았다 펴기, 움직이는 장난감 잡기, 짜짜꿍, 옆드려 데굴데굴 공잡기, 엎드리기 연습,  발차기로 모빌 움직이기, 포대기에서 데굴데굴 구르기,  뒤집기 연습,비행기 태우기 놀이, 자전거 놀이,그네 태우기, 책 읽어주기, 등이 있다. 일부는 많은 엄마들이 자동으로 아기를 키우는 과정에서 터득하게 되는 기술들이지만, 해당 행동들이 어떻게 아이의 발달과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 설명되어 있으므로, 내가 이거 애랑 뭐하는 짓인가 이게 도움이 되기나 할까 라는 부모들의 생각을 불식시킨다. 


아이가 조금 더 연령대가 높아질 수록 엄마와 아이가 할 수 있는 놀이는 우리가 자동으로 터득하고 경험적으로 알아서 하는 것보다 훨씬 많아져서, 아기가 불쑥 커버리기 전의 소중한 시간들을 매우 유익하게 보낼 수 있다. 평생을 좌우하는 뇌의 스냅스의 강화가 일어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니만큼, 이렇게 아이와 풍부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드는 똑똑한 엄마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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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5-04-21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갑자기...유아책...혹시 ㅋㅋㅋㅋㅋ / 제가 집에서 유일하게 잘한다고 칭찬받는게 아이들하고 놀자주는 겁니다. 아이들이 저랑 놀면 기분이 업되고 흥분하는게 흠이지만 말이죠. 이런 책 한번 봤는데 다 제가 잘하고 있더라고요.

2015-04-21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