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주토피아'로 공부시작! 

 


 다시 영어공부를 재밌게 하고 싶어서 고른 영어교재가 <스크린 영어회화 주토피아>입니다. 친근하게 애니메이션 주인공들과 함께 할 생각을 하니 힘이 더 나네요. 이미 스크린으로 봤던 책으로 할까, 아니면 보고 싶었던 애니메이션으로 공부를 할까 많이 망설였는데 귀여운 동물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 '주토피아'를 골랐어요.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아서 스크린 영어회화 속에 든 영어 대본을 잘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지만 3개월동안 공부하다 보면 핵심 문장도, 영어 단어도 많이 습득이 될 것 같아 기대 중입니다. 


 


책을 펼치면 제일 먼저 CD 1장이 나옵니다. 컴퓨터나 mp3 플레이어에서 가능하고요, mp3 파일 다운로드는 이지톡 홈페이지(www.eztok.co.kr)에서 회원 가입 후 오디오 파일 밑 관련 자료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주토피아'를 선택하게 한 동기 중 하나가 주인공인 주디 때문인데요, 최초의 토끼 경찰관이 되어 의문의 실종 사건을 파헤친다는 이야기와 함께 닉과 펼치는 활약상을 보고 싶어서지요. 예고편을 보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평소 재밌게 봤던 '겨울왕국'의 유혹을 이겨내고 단번에 이 책을 펼쳐들게 만든 장본인 주디의 이야기가 많이 궁금하네요.

@ 스크린 영어회화 주토피아, 스크립트북


책은 총 전체 대본과 해설을 실은 스크립트북과 30장면 집중훈련인 워크북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실제 책을 받아보면 두 권이 분권되어 있어 편하게 가지고 다니면서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책이에요.


 

@ 스크린 영어회화 주토피아,워크북


위의 스크립트북과 워크북의 차이가 틀리죠? 저의 공부 계획은 일주일에 3과씩 공부하려고 해요. 실제 스크립트북에서도 3과씩 나뉘어져 있고, 3과가 끝나면 애니애니션 장면이 그에 맞게 수록되어 있어서 단어와 문장을 적으면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 같아요. 하루는 듣고, 외우고, 쓰는 작업이 필요 할 것 같아 3개월간 매일 매일 주디와 닉을 만날 것 같네요.


책은 총 1일부터 시작해서 30일까지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3과씩 공부를 하면 딱 맞아 떨어지네요. 책 제목도 30장면으로 끝내는 스크린 영어회화다 보니 꾸준하게 공부를 하면 자막을 보지 않아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문장을 외우지 않을까 싶네요. 주디와 닉을 시작으로 많은 동물친구들이 나와서 어딘가 모르게 시끌벅적하면서도 사건이 끊이질 않을 것 같아요.


실용적인 문장과 상황에 맞는 문장들, 모르는 단어들을 외우다 보면 절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주디와 맞짱 뜨는 날도 있겠죠?^^ 토끼, 여우, 물소, 사자, 양, 치타, 돼지, 늘보등 다양한 이들의 동물군상들과 함께 할 수 있어요.


내일부터 첫 스타트라 기대가 되면서도 재밌게 공부 할 생각을 하니 들뜨네요. 부디 3개월간 귀여운 동물친구들과 진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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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자답 : 나의 일 년 - 질문에 답하며 기록하는 지난 일 년, 다가올 일 년
홍성향 지음 / 인디고(글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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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공간에 나를 채워가는 책


 하나의 책 만큼이나 빈 공간에 나를 채워가는 책이 있다. 많은 활자를 담은 책도 좋지만 더 이상 넘길 페이지가 없는 달력을 보는 시간 만큼은 여백의 긴 페이지를 오롯하게 나만을 생각하며 채워나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어떤 예쁘고 튼튼한 다이어리 보다 일 년에 한 번, 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고 있는지 KT&G 상상마당 아카데미 대표의 가이드 대로 질문을 살펴보고 답을 채워가는 시간이었다. 무조건 한 해를 돌아보며 토닥토닥, 힘을 내요! 하는 질문들이 아니라 나의 감정, 생각, 순간의 마음을 돌아보게 한다.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의 일 년 중에 내가 가장 시간을 많이 들인 일은 무엇인지 물어본다.


정성을 다한 일, 자주 했던 말, 부러움을 받았던 일, 어려움에 처한 일, 내가 사랑한 것, 나에게 주어진 기회, 기억에 남는 영화, 맛있었던 음식, 함께해서 좋았던 순간, 간절히 바랬던 일, 가장 신나게 놀았던 기억 등 그야말로 한해에 일어난 일을 머릿속에 스캔하며 들여다 봐야 할 소소하고 중요한 질문들이 많다. 나에게 집중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때때로 너무 바빠서 한해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다 하는 이들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이따금씩 설문지로 했던 질문이지었만 어른이 되면서 이제는 더이상 누가 물어주지도 않는 질문이기도 하다.


질문에 따라 경중은 다르지만 소소해서 더 반가운 질문도 있었고, 묵직해서 대답하기 힘든 질문도 있었다. 생각하기 싫은 질문도 있고, 오잉? 하며 눈을 휘둥그레 뜬 질문도 있어 답을 하는 내내 아, 한 해 이런 일이 있었지, 하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한다. 즐거웠던 일, 불쾌했던 일, 짜증나는 일, 황당했던 경험, 다시는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일들을 스치며 한해가 지나가고 있다. 매년 조용한 한 해를 꿈꾸며 연말의 들뜸도, 새해의 요란함도 경계를 하는 터라 생각을 정리하고 새해의 계획을 세워보는 <자문자답_ 나의 일년>을 받아들고 채워가는 시간들이 좋았다.


하나하나 섬세하게 나를 드러내는 과정이 나를 알아가는 과정 같아서 더 긴밀하게 리스트를 작성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섬세하고, 깊은 질문이었지만 책의 말미에 '질문 리스트'가 첨부된 것이 가장 흡족하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빈 공간에 글을 채워나갔지만 그럼에도 모아놓고 다시 질문들을 보고 싶었는데 저자는이런 마음을 알았는지 체크리스트를 꼼꼼하게 챙겨 주었다. 올해와 내년이라는 경계 속에서 시간은 다르지만 매해 적어보고 싶은 기록이자 질문들이어서 꼭 연말이 아니더라도 매해, 매 순간 책을 펼쳐놓고 순간의 기록을 더 면밀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론 섬세해서 더 예민하게 느껴지는 부분과, 털털하게 지나가는 부분이 있는데 내년에는 예민한 부분을 좀 더 느슨하게, 털털하게 지나간 부분을 더 견고하게 채워나가야겠다.


지난 일 년과, 다가올 일 년의 시간을 차곡차곡 채워나가면서도 채우지 못한 질문에 대해서는 편하게 넘어가도 된다며 이야기하는 책이라 더 마음편히 나를 채워나가는 시간이 되었다. 나 뿐만 아니라 지인에게도 선물해주고 싶을 정도로 나의 시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어서 그 어떤 책보다 더 충만한 시간을 보냈다. 활자를, 문장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일 년에 한 번은 비워진 책을 바라보는 시간도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채워나가고 싶은 만큼 채워나가고, 다시 나를 뺄 수 있는 시간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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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취향 -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특별한 책 읽기
고나희 지음 / 더블:엔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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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감성으로  


 몇 년전까지만 해도 한 해 한 해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독서 계획을 짰다. 이것도 읽고 싶고, 저것도 읽어야지 싶은 책들의 목록을 짜다 보니 당연히 그 계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올해에는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마음 내키는 대로 읽고, 눈이 가면 눈이 가는 대로, 손이 가면 손이 가는 대로 읽는 방식을 취했다. 더 이상 넘길 달력이 없는 12월의 첫날, 한 해 내가 잘 읽었나 깊이 고민하게 되지만 계획하는 것은 계획한 대로 중구난방으로 읽는 책은 읽는 책 대로 아쉬움이 남는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미로와 같아서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어도 여러번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을 좋아할까? 이 것 때문에 싫어하면 어쩌지? 하는 물음표 가득한 고민으로 여러 날을 고민하다 보면 절로 마음을 접을 때가 있다. 책이야 말로 취향이 가장 큰 물성인 동시에 누군가에 표현 못할 내밀한 것이 담겨져 있다. 


 책을 읽으면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특별함을 갖고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읽는 이의 취향, 여행하는 이의 취향, 쓰는 이의 취향, 품은 이의 취향으로 나뉘어진 이야기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시작으로 프랑수아즈 사강, 제인 오스틴, 조지 오웰, 샬롯 브론테, 아멜리 노통브, 하인리히 뵐, 장 그르니에, 헤르만 헤세, 알랭 드 보통, 박태원, 알베르 카뮈, 김화영, 오르한 파묵, 아르토 파실린나, 발터 뫼르스, 보후밀 흐라발, 어니스트 헤밍웨이, 카롤린 봉그랑, 알베르 카뮈, 에단 호크, 루시 모드 몽고메리, 제레미 머서, 댄 카비키오, 오노레 드 발자크,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작가들의 작품을 이야기 하는 것 만으로도 책에 관한 책은 언제나 즐겁게 느껴진다.


책에 관한 책을 만날 때면 읽었던 책들을 만날 수 있어 확인하는 편이고, 아직 만나보지 못한 책들은 나중을 기약하며 위시 리스트를 작성한다. 만났지만 도저히 주파수가 맞지 않아 접었던 책들은 저자의 느낌과 해석을 읽으며 다시 읽어보기도 하고 하지만 <독서의 취향>은 함께 책을 읽어보자며 정답게 말을 걸어주는 책은 아니었다. 눈으로 책을 읽다가 몇 번이나 입말로 문장을 읽었지만 그려진 문장들이 이해가 되지 않아 다시 되돌아 가곤 했다. 단문으로 쓰여진 글이 아니라 긴 문장으로 이어지다 보니 문장의 결을 따라 가는 것이 숨이 찼다. 내가 놓친 보석 같은 책이 있나, 하며 책을 읽었지만 저자의 취향과 나의 취향이 다른 음을 내는지 독서의 취향으로 말미암아 느껴지는 풍요로움과 평온함이 느껴지지 않는 책이었다. 

 

 

 

그녀가 읽은 느낌, 비평 혹은 서평이라 할 수 있는 글이 담겨져 있다보니 나에게는 책을 소개하고 느끼는 이야기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책 속에 들어있는 함의, 의미들을 느낄 수 있는 책이지만 책을 처음 펼쳤을 때는 이것을 기대하고 읽은 책은 아니었다. 모르는 책을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 읽은 책을 정답게 느낄 수 있는 달큰한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지만 그녀의 독서의 취향은 다른 색채를 띄고 있었다. 


축제라는 게 본래 그런 것을 함의하고 있다. 즐거움이라는 이름 아래 복합적인 문제나 풀기 어려운 덩어리들을 슬쩍 밀어 넣어 모호하고 애매하게 만들어버리고, 살육을 위시한 부정적인 행동들이 용인되어버린다. 로마 시대에도 히틀러의 독재 아래서도 축제와 같은 즐거움은 장려되지 않았나. 한바탕 놀아주며 그간의 불만과 문제를 무마시켜버리는 것.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에서 축제는 또 다른 폭력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 p.64


이처럼 독서의 취향은 같으면서도 다른 색깔을 드러낸다. 어떤 것을 알고 싶고, 느끼고 싶어 하는지. 어떤 인물과 사건의 배경에 호기심을 느끼고 바라보는지 하는 것들. 세상을 만나는 또 하나의 방식이지만 그녀의 독서 에세이는 말랑말하거나 깊은 마음을 전달해 주기 보다는 개인의 느낌과 사유들이 점철된 책이다. 그래서 더 개인의 주파수가 맞아야만 더 깊은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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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의 선
앨런 홀링허스트 지음, 전승희 옮김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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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의 이면.


2009년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싱글맨>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책을 읽고 나서도 한동안 이야기의 맛을 느끼지 못했다. 어딘가 비어져 나오는 그들의 이야기를 어디에 주파수를 맞춰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 몇 번이나 허둥대며 책을 덮었다. 시간이 더해져 독서모임으로 인해 한 번더 이 작품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읽었을 때에도 여전히 그의 작품이 어렵게 느껴졌었다. 그렇게 시간은 다시 흐르고 작년 여름 안드레 애치먼의 <그해, 여름 손님>(2017,잔)을 만났다. 이전에 느낄 수 없는 섬세한 결들이 손안에 느껴졌다. 남자와 여자의 사랑과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간의 사랑을 우리는 색다른 안경을 끼고 다르게 바라볼 필요가 있을까? 이전에도 동성애에 관해서는 싫지도 좋지도 않는 중간의 입장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이 좋다면 이 선택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앨런 홀링허스트의 <아름다움의 선>은 안드레 애치먼의 소설 보다 더 섬세하고 감각적이다. 그래서 600페이지가 넘는 이 두꺼운 책을 한 눈에 성큼 읽어 낼 수 없다. 천천히 한 입씩 베어무는 호두파이처럼 천천히 음미해야 한다. 그렇게 천천히 책을 읽어나가면 앨런 홀링허스트가 그려낸 문장들이 눈앞에 일렁이며 철썩같이 나가온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졸업한 닉은 함께 공부했던 토미 페든의 집에 머물게 된다. 그는 연신 은밀한 시선으로 토미를 지켜보면서 노팅힐에 위치한 아름다운 저택 안에서의 시간을 즐긴다.젊은 나이의 보수당 초선의원인 제럴드와 부유한 은행가 출신의 레이철 사이에서 토미는 상류사회의 일원으로서 탄탄하게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부러운듯 쳐다본다. 


손님으로서 그들과 함께 있는 시간 속에서도 제럴드와 레이철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부르는 애칭마저도 부럽다. 그러면 그럴수록 상류사회로 발돋움 하고 싶어 하는 닉의 탐욕과 거머쥐지 못한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을 향해 그는 리오 찰스와 알게 되면서 점점 더 그의 몸짓을 그에게 향한다. 선과 악을 가지고 있는 닉의 모습은 정교하면서도 꿈틀거리는 젊은 남자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냈다. 그가 보기에는 모든 것이 두려울 것도 없는 화려한 일상과 부와 존재할 것 같은 이 세계를 움켜잡고 싶다는 욕망을 드러낸다. 그는 그야말로 머리만 비상할 뿐 아무것도 내세울 수 없는 사람이라서 더 그의 부러운 시선들이 부각되며 저택에서의 시간들을 길게 장황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페든가의 승승장구했던 시간들이 지나고 스캔들이 일어나면서 화려하고 먹기 좋았던 떡은 누구도 들춰보지 않는 비릿한 냄새를 가진 쓰레기로 전락한다. 닉이 그토록 추구했던 상류사회는 그가 보지 못한 면들을 부각시켜 보여준다. 그들의 웃는 얼굴 뒤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민얼굴의 면모가 수면위로 드러나고 그들의 위선이 얼마나 역겹고 타락한 것인지를 너무나 기막히게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와 닮아있지만 이보다 더 견고하고 평범한 한 남자의 가슴에 여러번 생채기를 그을 만큼 더 명징하게 기억에 남는 소설이다. 맨부커상을 받은 최초의 퀴어소설이라고 띠지에 붙어있지만 그 어떤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정교하게 그린 작품이라 더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작품을 계기로 그의 많은 작품을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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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티드 캔들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1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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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한 추리소설


 책이 화수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깊은 우물의 물을 끌어다 써도 끝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책을 좀 알았다 싶으면 어김없이 이름도 듣도보도 못한 작가가 툭 하고 튀어나온다. 어? 이 책 뭐지? 하며 살펴보면 아주 오래 전에 쓴 작품이 시간을 거슬러 겨우 작품이 나왔거나, 시간이 지나 어딘가에 뭍혀 있다가 누군가의 손에 끌려 나오거나, 인용문이나 생각치 못한 곳에서 거론되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이런 보석같은 책을 왜 이제야 읽었지 할 때도 있고 그래서 사람들의 손을 덜 탔구나 느낄 때도 있다.


에드거 월리스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고, 너무도 사랑하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뽑히는 코난 도일과 애거서 크리스티와 동시대에 사랑받은 작가다. 코난 도일의 작품인 <셜록 홈즈>는 이미 수 많은 판본과 영화, 드라마로 제작되어 사랑받은 캐릭터라 두말 할 나위 없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애거서 크리스티 역시 그의 수 많은 작품이 전집으로 나와있고 여전히 새로운 판본으로 재탄생 되어 나올 때마다 호응이 짙은 작가 중 한명이다. 그런 그의 작품이 최근에서야 번역되어 나왔다. 익숙한 이름이 아니어서 자칫 지나칠 뿐 했지만 띠지에 소개된 수식어로 겨우 그의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그는 활동 당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킹콩'의 원작자로서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다. 영국추리작가협회 선정 '100대 추리소설'에 이름을 올린 작가라고 하니 앞으로 계속해서 그의 이름을 눈여겨 볼만하다. 무엇보다 초기 작품이라면 으레 너무 클래식한 건 아닐까 하는 우려를 앞세워 책을 펼치게 만든다. 더욱이 이번 같은 경우는 모르는 작가여서 모험을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전에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2018,황금가지)를 읽었을 때처럼 시간의 손때가 묻어있는 장면 장면이 많지만 그 마저도 재밌게 읽힌다.


마치 본인이 작품 속에 들어 있는 것처럼 에드거 월리스는 주인공 존 렉스맨을 자신과 같은 유명 추리소설가로 전면에 내세운다. 영국을 대표하는 추리 소설가로 이름이 높은 그는 갑작스럽게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수감자로 감옥에 가는 신세가 된다. 그의 곁에는 친한 친구인 런던 경시청 경찰국장 티엑스가 있고, 그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며 적절하게 첨언을 해주는 카라와 자신의 아내 그레이스가 있다. 사건의 시작은 언제나 사소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불을 붙이는 시발점이 있다.


 존 렉스맨은 모르지만 결혼 이전에 카라와 그레이스간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외모와 재산, 여자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카라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가져야만 직성이 풀리는 남자였다. 그는 첫눈에 그레이스에게 반했고 여러번 그녀에게 구애했다. 처음에는 그레이스도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남자인 카라에게 호감이 갔으나 과하게 들이대는 그의 모습에 점점 그를 피하게 된다. 그는 단념하지 않았고, 납치를 해서라도 그녀의 마음을 빼았고 싶었다. 실행에 옮기던 날 다행히 그녀는 납치를 당하려는 순간에 누군가의 도움으로 그의 손에서 가까스로 빠져 나간다. 그 사건 후로 시간이 지나 그레이스는 존 렉스맨과 결혼한다.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카라는 존 렉스맨의 지인으로 다시 등장한다. 남편 곁에서 친한 척을 하며 적절한 시기에 그의 고민을 들어주며 적절하게 첨언을 보태는 남자. 그레이스는 그와의 과거를 남편에게 털어놓아야 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고민한다. 불안에 떨며 남편을 바라보지만 카라는 조금씩 존 렉스맨의 마음을 사로잡고 자신만의 계획을 세운다. 그의 마수에서 존 렉스맨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줄을 팽팽하게 끌어당기며 점점 조여온다.

존 렉스맨에 무죄를 힘쓰며 동분서주한 티엑스의 활약 속에서 겨우 탈출할까 싶었던 그의 계획은 카라에 의해 무너지고, 그의 자취도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다. 그러던 어느 날 카라 마저도 죽임을 당한다. 과연 그는 누가 죽였을까? 시공간을 떠나 꽤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인간의 탐욕은 줄어들지 않나보다. 읽는 내내 시간가는 줄 몰랐고, 고전적이지만 그들의 이야기에 홀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재밌게 읽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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