Ⅵ. (자본주의 시장의 형성 동학과 사회적 분업)

 

 

이상의 도식으로부터 도출되는 결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시된 분석 표로부터 도출되는 첫 번째 결론은 ‘시장’ 개념이 마르크스의 규정대로 “모든 상품 생산의 보편적 기초”를 이루는 사회적 분업 체계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다는 사실이다. ‘시장’은 사회적 분업 및 상품 생산이 출현하는 지점에서 그 필연적 결과로서 형성된다. 따라서 시장의 규모는 사회적 노동의 전문화 정도와 구조적으로 연동되어 있다.

 

“상품은 화폐로 전환되지 않고서는 보편적 등가물이라는 사회적 속성을 획득할 수 없다. 그러나 화폐는 타인의 소유 하에 존재하므로, 해당 상품이 화폐 소유자에게 실질적인 사용 가치로 수용되어야만 화폐로의 전환이 성립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품 생산에 투입된 노동력이 사회적 유효성을 가져야 하며, 사회적 분업 체계의 일환으로 기능해야 한다.

 

그러나 분업은 생산자들의 통제를 벗어나 독자적으로 전개하는 자연 발생적 생산 체계이다. 이에 따라 교환되는 상품은 새로이 출현한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거나 스스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노동의 산물일 수 있다. 나아가 과거에는 단일 생산자가 수행하던 다각화된 활동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던 특정 작업이, 분업의 진전에 따라 독립된 노동 부문으로 분리되어 그 불완전한 생산물을 하나의 독립된 상품으로서 시장에 유통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강조는 저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 발전의 한계는 사회적 노동의 전문화 성격과 범위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전문화는 그 본질상 기술 발전과 마찬가지로 제약 없는 확장 잠재력을 지닌다. 전체 생산물의 특정 부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인간 노동의 생산성을 제고하려면 해당 부품 생산의 전문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는 대량 생산 체계 구축 및 기계 활용 등을 실현하게 하는 특수 생산물 형태로 정립되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기술 발전은 노동의 사회화를 거쳐 이루어지며, 이러한 사회화는 생산 과정 내 개별 기능의 전문화를 필수로 요구한다. 즉 개별 생산 시설에서 고립·분산적으로 반복되던 기능들이 사회 전체의 수요를 충족하도록 정밀하게 설계된 새로운 시설로 집중·재편되는 전환 과정이 수반된다.

 

“미국의 목공 공장들은 갈수록 전문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도끼 자루, 빗자루, 펼침 탁자 등 단일 품목만을 전담하여 생산하는 신규 공장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기계 제작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은 생산 과정을 단순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신형 기계의 고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구 제작 전반 또한 특수 기계와 전문 노동력을 요하는 독립적 사업 부문으로 정립되었다. 일례로 마차 제작의 경우, 바퀴 테두리는 특수 공장들 (미주리, 아칸소, 테네시)에서, 바퀴살은 특정 지역 (인디애나, 오하이오)에서, 중심축은 또 다른 특수 공장들 (켄터키, 일리노이)에서 각각 분산 제조된다. 이 부품들은 바퀴 완제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공장으로 집약되어 구매되며, 결과적으로 단일 탈것을 생산하는 데 수십 개에 달하는 공장들의 분업적 참여가 수반된다.’” (트베르스코이, 「미국의 10년」, 『유럽 통신 (베스트니크 예브로피)』, 1893년, 니콜라이 온 저서 91쪽 각주 1에서 인용).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적 노동의 전문화에 따른 시장 성장이 모든 자연적 생산자가 상품 생산자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정체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의 오류를 입증한다. 러시아의 마차 제조가 상품 생산의 형태를 갖춘 지는 이미 오래되었으나, 바퀴 테두리는 여전히 개별 마차 제조업자 (또는 수레바퀴 제조 목수)의 작업장에서 생산된다. 이는 낮은 기술 수준과 수많은 생산자에게 분산된 생산 구조를 기인한다. 따라서 기술적 고도화는 여타 생산 부품의 전문화와 사회화, 그리고 이에 따른 지속적인 시장 확대를 필수적으로 수반한다.

 

이 대목에서 다음과 같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전술한 논의가 자본주의 국가의 존재 조건으로서 해외 시장의 필연성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자본주의 생산에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은 오직 일련의 파동을 매개로 달성된다. 생산 규모가 확장되고 대상 소비자층이 넓어질수록 이러한 파동은 한층 격렬해진다. 따라서 부르주아 생산이 고도의 발전 단계에 도달할 때 단일 민족 국가의 국경을 초과하게 됨은 필연적이다. 경쟁은 자본가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생산을 확대하고 대량의 생산품을 매각할 해외 시장을 개척하도록 강제한다.

 

자본주의 국가가 해외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실은, 상품 경제하에서 시장이 사회적 분업의 단순한 표현에 지나지 않으며 따라서 분업의 진전에 비례하여 제약 없이 확장할 수 있다는 법칙을 위배하지 않는다. 이는 위기의 존재가 가치 법칙을 부정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나 국내 자본주의 생산의 특정 부문 (예: 면방직업)이 고도의 발전에 도달하여 국내 시장 전체를 포괄하고 극소수 거대 기업으로 집중되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러시아 문헌에서 시장 부족에 대한 비탄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시장에 관한 무의미한 논의와 ‘물음’의 물질적 토대가 국내 대규모 자본주의 산업의 이해관계와 정확히 부합한다는 사실은 수공업 생산의 사례에서 명백히 입증된다. 수공업 생산품은 총가치 10억 루블을 초과하며 빈곤한 ‘인민’에게 일용품을 공급함에도, 문헌상에서 ‘시장’의 실종으로 인해 수공업이 몰락할 것이라 예견하는 분석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시장 부족으로 인해 국내 산업이 몰락하고 있다는 비탄은 자본가들의 의도가 적나라하게 표명된 기만적 수식에 불과하다.

 

자본가들은 그러한 방식으로 정책에 압력을 가하고, 사적 이익을 ‘국가’의 이익과 동일시하며 (이는 자신들의 ‘무능’에 대한 겸손한 고백이다), 정부로 하여금 식민지 정복에 나서도록 유도하고, 나아가 ‘국가’ 이익 수호를 명분으로 전쟁에 개입하게 만든다. 인민주의자들의 공상적 이상주의와 단순함은, 이미 입지를 확고히 다진 채 자만에 빠진 부르주아의 악어의 눈물에 불과한 이러한 시장 관련 통곡을 러시아 자본주의의 ‘무능’을 나타내는 증거로 수용하는 한계를 드러낸다!

 

두 번째 결론은 (시장에 관한 인민주의자들의 논리에서 핵심을 이루는) ‘인민 대중의 빈곤화’가 자본주의 발전을 저해하기는커녕 정반대로 자본주의 발전의 직접적 표현이자 그것을 성립하게 하고 강화하는 전제 조건이라는 사실이다. 자본주의는 생산 수단으로부터 분리된 ‘자유로운 노동자’를 필요로 하며, 대중의 빈곤화는 소생산자가 임금 노동자로 전환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소규모 사업체의 몰락과 대중의 빈곤화는 소수 착취자로의 부의 축적 및 대규모 사업체의 강화와 발전을 동반하며, 이 두 가지 과정은 모두 시장의 성장을 촉진한다.

 

과거 자급자족하던 농민이 ‘빈곤화’되어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한 ‘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하게 됨은, 필수 소비품의 (수량과 품질을 불문하고) 이를 시장에서 직접 구매하여 소비해야 하는 상황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반면 농민의 소유에서 이탈한 생산 수단은 소수에게 집중되어 자본으로 전환되고, 그 생산물은 시장에 유통되는 상품으로 출현한다. 이것이 개혁 이후 농민이 겪은 대규모 재산 강탈이 사회적 총생산력의 감소가 아닌 증가와 국내 시장의 확대를 수반한 구조적 원인이다. 대규모 공장의 생산량 및 가동률 급증, 주로 국내 시장을 겨냥한 수공업의 확대, 그리고 국내 곡물 유통량의 동반 상승 등은 이러한 시장 확장 경향을 명백히 입증한다.

 

* 유럽 러시아 50개 주 작물 수확 및 인구 통계

 

연평균

파종 (1,000체트베르티, 씨앗은 제외)

 

수확 (1,000체트베르티, 씨앗은 제외)

 

산출량 (배)

인구 (천 명)

 

 

수량

비율

수량

비율

 

수량

비율

1864~6 (3)

71,696

100

151,840

100

3.12

61,421 (1867)

100

1871~8 (8)

71,378

99.5

195,024

128.4

3.73

76,594 (1876)

124.7

1883~7 (5)

80,293

111.9

254,941

167.8

4.71

85,395 (1886)

139.0

 

 

(곡물 생산력 추이를 평가할 때는 단기적인 통계 수치에 의존하기보다 장기적인 시계열 통계를 분석해야 한다. 니콜라이 온이 인용한 1871년부터 1878년까지의 8개년 통계는 기간이 지나치게 단기적이어서 “곡물 생산의 완전한 정체”를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1860년대의 『군사 통계 초록』 (1871년), 1870년대의 통계, 그리고 1880년대의 『러시아 보고서』 (1890년)를 아우르는 연차별 통계 자료를 비교해야 한다. 해당 통계는 유럽 러시아 50개 주의 감자를 포함한 전반적인 작물 생산 현상을 포괄하고 있다.)

 

생산 수단 생산의 중요성에 관한 세 번째 결론은 제시된 표의 재검토가 요구되는 지점이다. 본 표는 자본주의 발전의 전 과정을 다루기보다는, 자연 경제가 상품 경제로 전환되고 상품 경제가 다시 자본주의 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데 목적을 둔다. 표에서 자본 축적이 고려되지 않은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그러나 현실의 자본주의 사회는 축적 없이 존재할 수 없으며, 자본가는 경쟁 과정에서 몰락을 면하기 위해 생산 확대를 강제받는다. 해당 표는 이러한 생산 확대의 동학을 포착한다. 일례로 세 번째와 네 번째 시기 사이에서 생산자 I은 c의 생산량을 2c에서 6c로 세 배 증대시켰다. 그는 과거 자신의 단독 작업 방식에서 벗어나 두 명의 임금 노동자를 고용하는 생산 관계로 전환되었다.

 

분명 그러한 생산의 확대는 축적 없이는 성립할 수 없다. 다수의 인원을 수용할 특수한 생산 시설의 건립, 대규모 생산 도구의 확보, 다량의 원자재 매입이 필수적으로 수반되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재 생산 (b의 생산)을 확대한 개별 생산자 (생산자 IV)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처럼 개별 사업체의 확장과 생산의 집중은 필연적으로 자본가를 위한 기계, 철, 석탄 등 생산 수단 생산의 증대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생산의 집중은 노동 생산성을 제고하여 인력을 기계로 대체하고 일정 수의 노동자를 해고하는 결과를 낳는다.

 

다른 한편으로, 자본가의 주도로 불변 자본으로 전환되어 가변 자본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한 기계 및 여타 생산 수단 생산 부문에서도 발전이 이루어졌다. 일례로 네 번째 시기와 여섯 번째 시기를 비교하면, 생산 수단의 생산이 50%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네 번째 시기에는 불변 자본의 증가를 필요로 하는 자본가 기업이 두 개였던 반면, 여섯 번째 시기에는 세 개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증가율을 소비품 생산의 증가율과 비교해보면, 생산 수단을 생산하는 부문이 소비재 생산 부문보다 한층 급속하게 성장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생산 수단 생산의 급속한 증대를 명하는 법칙의 본질적 의의는, 인력을 기계 노동으로 대체하는 과정이 생산 수단의 핵심인 석탄과 철 생산의 비약적 발전을 필연적으로 요구한다는 사실에 존재한다. 저자가 이러한 법칙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해당 과정을 표현하는 공식이 사태의 본질을 가리도록 방치했음은 다음 진술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생산 수단을 위한 생산 수단의 생산은 외견상 지극히 모순되어 보이지만, 플류시킨이 화폐 그 자체를 위해 화폐를 축적하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로 비합리적이다. 두 경우 모두 자신이 수행하는 행위의 실질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인민주의자들이 러시아 자본주의가 인민을 몰락시키면서도 보다 고도화된 생산 구조를 제시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그 부조리함을 입증하려 골몰하는 지점 역시 바로 이 대목이다. 그러나 이는 허구적 담론에 불과하다. 기계 노동이 인력을 대체하는 현상은 결코 “부조리하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 기술의 혁신적 역할은 정확히 그 지점에서 발현된다. 기술 수준이 제고될수록 육체노동은 고도화된 기계로 지속적으로 대체되며, 이에 따라 사회적 총생산에서 기계 및 그 제조에 필요한 생산 수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필연적으로 증대한다.

 

제시된 세 가지 결론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보완적 설명이 추가되어야 한다.

 

첫째, 전술한 논의가 마르크스가 지적한 “자본주의 생산 양식에서의 모순”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마르크스는 “노동자는 상품 구매자로서 시장에서 중요한 존재이지만, 자본주의 사회는 자신의 상품인 노동력을 판매하는 노동자를 최소 가격에 고착시키려는 경향을 가진다”고 명시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재를 생산하는 사회적 생산 부문의 성장은 필수적이다. 생산 수단 생산의 발전은 이러한 구조적 모순을 유예시킬 뿐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하며, 이는 자본주의 생산 양식 자체의 변혁을 거쳐서만 타개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순을 인민주의자들의 주장처럼 러시아 자본주의 발전의 결정적인 장애물로 간주하는 것은 왜곡이다. 해당 문제는 제시된 도식에서 충분히 설명된다.

 

둘째, 자본주의의 성장과 “시장”의 확장 사이의 관계를 논할 때, 자본주의 발전이 필연적으로 산업 프롤레타리아를 포함한 전체 인구의 욕구 수준을 제고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욕구 수준의 상승은 상품 교환의 빈번화에 기인하며, 이는 지리적으로 격리된 도시와 농촌 주민 간의 교류를 증대시킨다. 나아가 산업 프롤레타리아가 집중되는 현상에 힘입어 촉진되는 바, 이는 계급 의식과 자존감을 강화하여 자본주의 체제의 수탈적 경향에 맞선 조직적 투쟁을 담보한다. 욕구 수준 상승의 법칙은 유럽 역사에서 보편적으로 확인된다. 일례로 18세기 말과 19세기 말의 프랑스 프롤레타리아, 또는 1840년대와 현재의 영국 노동자를 비교할 때 이를 확인할 수 있으며, 동일한 법칙이 러시아에서도 작용한다. 개혁 이후 상품 경제와 자본주의의 급속한 발달은 “농민층”의 욕구 수준 역시 끌어올려 의복 및 주택 등 생활 양식의 “물질적 제고”를 가져왔다. 이러한 역사적 현상이 러시아 자본주의에 기인한다는 사실은, 자본주의적 침투가 활발한 공업 지대 농민이 비자본주의적 자급농에 비해 “고도화된” 생활 양식을 영위한다는 통상적 사실에서 입증된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순전히 표면적이고 과시적인 “문명화”의 양상으로 손쉽게 발현되는 측면이 존재한다. 그러나 V. V. 선생과 같은 반동적 논객들은 이를 비탄하며 단순한 “퇴보”로 치부하는 한계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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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상품 생산의 발전 단계와 자본주의적 시장 확장 도식의 논리적 검토)

 

 

앞서 제시된 도형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다루는 개념의 명확히 확립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상품 생산이란, 특정 제품 생산에 특화된 독립적인 생산자가 생산물을 생산하고,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고자 시장에서 제품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사회적 경제를 의미한다. 자본주의는 인간 노동의 생산물뿐만 아니라 인간의 노동력 자체가 상품으로 전환되는 상품 생산의 발전 단계를 뜻한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역사적 발전 과정에서는 두 가지 핵심적 특징이 대두한다.

 

첫째는, 직접 생산자들의 자연 경제가 상품 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이다.

 

둘째는, 상품 경제가 자본주의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첫 번째 이행은 산업의 특정 분야에 전념하는 고립·분리된 생산자들의 전문화, 즉 사회적 분업의 등장에서 비롯한다. (주의: 이는 상품 경제의 본질적 조건이다.) 두 번째 전환은 시장을 위해 각자 상품을 생산하는 독립된 생산자들이 상호 경쟁에 돌입한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최적의 조건으로 매매하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강자는 강화되고 약자는 파산하며, 소수가 부를 축적하는 동안 다수는 물락하게 된다. 그 결과 독립된 생산자들은 임금 노동자로 전락하고, 다수의 소기업은 소수의 대기업으로 재편된다. 따라서 해당 도형은 자본주의 발전의 이러한 내적 특징과, 그 발전이 시장의 규모 및 상품화되는 생산물의 양에 가져오는 구조적 변화를 온전히 포착하는 방식으로 재정립되어야 한다.

 

다음 표는 이러한 방침에 따라 작성된 것이다. 제시된 자본주의 발전의 고유한 특징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인구 규모, 노동 생산성 등 외부 변수는 모두 상수로 간주하여 배제한다.

 

6명의 생산자로 구성된 공동체의 경제 체제에서 나타나는 연속적인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표를 분석한다. 해당 표는 자연 경제가 자본주의 경제로 이행하는 6단계의 시기별 과정을 나타낸다.

 

첫 번째 시기: 6명의 생산자로 구성되며, 각자는 3개 산업 분야 (a, b, c)에 자신의 노동을 투입한다. 그렇게 생산된 생산물 (생산자당 9: a+b+c=9)은 각 생산자의 가계 내에서 소비된다. 따라서 이는 생산물이 시장에 전혀 유통되지 않는 순수한 형태의 자연 경제다.

 

두 번째 시기: 생산자 I은 자신의 노동 생산성을 변화시킨다. 그는 b 산업을 떠나 해당 시간을 c 산업에 할애함에 따라, 한 생산자의 전문화 결과로 다른 생산자들은 c의 생산을 축소한다. 생산자 I이 자가 소비량을 초과하여 생산하고, 타 생산자들은 생산자 I에게 공급할 제품을 마련하고자 b의 생산을 늘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업의 등장은 필연적으로 상품 생산으로 귀결한다. 즉 생산자 I은 Ic를 매각하고 Ib를 매입하며, 여타 생산자들은 Ib를 매각하고 Ic를 매입한다 (5명이 각각 5분의 1b씩 매각하고 5분의 1c씩 매입한다). 그 결과 총 6의 가치에 해당하는 생산물이 시장에 유통된다. 시장의 규모는 사회적 노동의 전문화 정도와 정확히 일치한다. 즉 전체 사회적 생산의 9분의 1에 해당하는 하나의 c(1c=3)와 하나의 b(1b=3) 생산에서 전문화가 발생함에 따라, 전체 사회적 생산물의 9분의 1이 시장에 진출하는 구조다.

 

세 번째 시기: 분업의 심화에 따라 b 산업과 c 산업 분야 전체로 확대된다. 생산자 중 3명은 b 산업에, 나머지 3명은 c 산업에 전념한다. 각 생산자는 Ic (또는 Ib)에 해당하는 3의 가치를 매각하고, 3의 Ib (또는 Ic)를 매입한다. 이러한 분업의 진전은 시장의 확대로 이어져 총 18의 가치가 시장에 유통된다.

 

이 역시 시장의 규모가 사회적 노동의 전문화 (= 분업) 정도와 정확히 일치함을 보여준다. 사회적 총생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b와 3c의 생산 영역에서 전문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전체 사회적 생산물의 3분의 1이 시장으로 진출하는 구조다.

 

네 번째 시기: 자본주의 생산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상품 생산이 자본주의적 생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상기 도식에서 다루어지고 있지 않으므로 별도의 논의가 요구된다.

 

이전 시기에 각 생산자는 이미 상품 생산자의 위상을 지닌다 (논의 대상인 b와 c 산업 영역에 한함). 각 생산자는 타 생산자와 분리된 채 독립적으로 시장을 향한 생산을 진행하며, 상호 간의 생산 규모를 파악하지 못한다. 이처럼 동일한 시장을 무대로 노동하는 고립된 생산자 사이의 관계를 경쟁이라 규정한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변동과 파동의 과정을 거쳐서만 생산과 소비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달성됨은 분명하다. 숙련되고 진취적이며 강력한 생산자는 이러한 변동을 거치며 세력을 더욱 확장하는 반면, 미숙하고 취약한 생산자는 몰락한다. 소수의 부유화와 다수의 빈곤화는 경쟁 법칙이 초래하는 필연적 귀결이다. 결과적으로 몰락한 생산자들은 경제적 독립성을 상실하고, 성장을 이룬 우세한 경쟁자의 기업에 흡수되어 임금 노동자로 전락한다. 이는 표가 보여주는 실질적 상황과 일치한다. 그 결과 과거 6명의 생산자에게 분산되어 있던 b와 c 산업 영역은 최종적으로 2명의 생산자에게 집중된다.

 

생산 및 소비 구조: 기본 및 단순 재생산

 

구분

생산

 

 

 

자연소비

생산

산업 분야

 

 

합계

 

 

a

b

c

 

 

1.

 

 

 

 

 

I

a

b

c

9

9

II

a

b

c

9

9

III

a

b

c

9

9

IV

a

b

c

9

9

V

a

b

c

9

9

VI

a

b

c

9

9

합계

6a

6b

6c

54

54

3.

 

 

 

 

 

I

a

-

2c

9

6

II

a

2b

-

9

6

III

a

-

2c

9

6

IV

a

2b

-

9

6

V

a

-

2c

9

6

VI

a

2b

-

9

6

합계

6a

6b

6c

54

36

5.

 

 

 

 

 

I

2a

-

6c ▲

24

11

II

1/2a ■

-

-

1 1/2

1 1/2

III

1/2a ■

-

-

1 1/2

1 1/2

IV

2a

6b ▲

-

24

11

V

1/2a ■

-

-

1 1/2

1 1/2

VI

1/2a ■

-

-

1 1/2

1 1/2

합계

6a

6b

6c

54

28

 

시장 교환 및 자급·유통 관계

 

시장

 

생산

산업 분야

 

 

합계

자연소비

시장

 

 

판매

구매

 

a

b

c

 

 

판매

구매

 

-

-

I

a

-

2c

9

6

3

3

2.

-

-

II

a

6/5b

4/5c

9

8 2/5

3/5

3/5

 

-

-

III

a

6/5b

4/5c

9

8 2/5

3/5

3/5

 

-

-

IV

a

6/5b

4/5c

9

8 2/5

3/5

3/5

 

-

-

V

a

6/5b

4/5c

9

8 2/5

3/5

3/5

 

-

-

VI

a

6/5b

4/5c

9

8 2/5

3/5

3/5

 

-

-

합계

6a

6b

6c

54

48

6

6

 

3

3

I

a

-

6c ▲

21

10

11

3 (+8l.p.)

4.

3

3

II

a ■

-

-

3

3

(4l.p.)

4

 

3

3

III

a ■

-

-

3

3

4l.p.)

4

 

3

3

IV

a

6b ▲

-

21

10

11

3 (+8l.p.)

 

3

3

V

a ■

-

-

3

3

(4l.p.)

4

 

3

3

VI

a ■

-

-

3

3

(4l.p.)

4

 

18

18

합계

6a

6b

6c

54

32

22 (+16l.p.)

22 (+16l.p.)

 

13

3 (+10l.p.)

I

6a ▲

-

-

18

6

12

6 (+6l.p.)

6.

(5l.p.)

5

II

-

-

-

-

-

(6l.p.)

6

 

(5l.p.)

5

III

-

6b ▲

-

18

6

12

6 (+6l.p.)

 

13

3 (+10l.p.)

IV

-

-

-

-

-

(6l.p.)

6

 

(5l.p.)

5

V

-

-

6c ▲

18

6

12

6 (+6l.p.)

 

(5l.p.)

5

VI

-

-

-

-

-

(6l.p.)

6

 

26 (+20l.p.)

26 (+20l.p.)

합계

6a

6b

6c

54

18

36 (+18l.p.)

36 (+18l.p.)

 

 

 

· I, II …… VI는 개별 생산자 군을, a, b, c는 주요 산업 부문 (농업, 제조업, 광업 등)을 나타냄.

 

· a=b=c=3의 관계가 성립함. 생산물 a, b, c의 가치 규모는 각각 3이며, 이 가운데 1은 잉여 가치를 구성함.

 

· ‘시장’ 열은 거래된 생산물 가치의 규모를 표시함. 괄호 안의 수치는 매매된 노동력 가치 (l.p.) 규모를 명시함.

 

· 생산자 간 결합을 나타내는 화살표 (■ → ▲)는 전자가 후자에게 임금 노동자를 제공하는 관계를 표기함.

 

· 자본가가 잉여 가치 총액을 비생산적으로 소비하는 단순 재생산을 전제함.

 

* 불변 자본의 가치 보상 부분은 고정 요소로 간주하여 분석에서 제외함.

 

 

나머지 생산자들은 생산물 전체를 점유하지 못하고, 고용주에게 잉여 가치를 착취당한 채 잔여분만을 지급받는 임금노동자로 전락한다. (잉여 가치가 총생산물의 3분의 1에 해당한다고 전제하면, 2b(=6)를 생산하는 생산자는 고용주로부터 3분의 2인 4만을 지급받음을 유의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분업이 확대되고 다수”가 빈곤화됨에도, 시장은 팽창을 거듭하여 총 22에 달하는 가치가 시장에 유통된다.

 

(부분적) 임금 노동자로 전환된 생산자들은 더 이상 총 9의 생산물 전체를 취득하지 못하며, 독자적 생산 활동 (농업 영역인 a 산업)에서 얻은 3과 임금 노동 (2b 또는 2c 생산)으로 획득한 4를 합산한 7만을 수취한다. 독립적 생산자로서의 위상을 상실하고 임금 노동자로 귀속되어 가는 이들 생산자들은 자발적 노동 생산물을 시장에 유통할 기회 자체를 박탈당한다. 경제적 몰락 과정에서 생산에 필수적인 생산 수단을 몰수당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은 “외부의 고용 관계”에 전적으로 종속된다. 즉 자신의 노동력을 하나의 상품으로서 시장에 매각하고, 해당 상품의 판매 대금을 매개로 필요한 생활 수단을 매입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표는 생산자 Ⅱ, Ⅲ, Ⅴ, Ⅵ가 각각 4의 가치에 해당하는 노동력을 매각하여 동일한 규모의 소비품을 매입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반면 자본주의적 생산자인 Ⅰ과 Ⅳ의 경우, 각자 21의 가치에 해당하는 생산물을 생산하여 그중 10을 직접 소비하고 [3(=a)+3(=c 또는 b)+4(2c 또는 2b로부터 착취한 잉여 가치)], 나머지 11을 시장에 유통하여 3(c 또는 b)과 8(노동력)에 해당하는 상품을 매입하는 구조를 취한다.

 

사회적 노동의 전문화 정도 (30의 가치에 해당하는 5b와 5c 생산의 전문화)와 시장 규모 사이의 완전한 일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현상이 포착된다. 다만 이러한 오류는 축적이 배제된 단순 재생산을 전제한 데서 기인한다. 노동자로부터 수탈한 잉여 가치 (자본가 1인당 4)가 전량 현물로 소비되는 것 또한 동일한 이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축적의 부재는 성립할 수 없으므로, 향후 이에 대한 적절한 이론적 보완이 수반되어야 한다.

 

다섯 번째 시기: 상품 생산자의 분화가 a 산업 (농업) 영역으로 확산된다. 타인의 기업에 종속된 임금 노동자는 자영 농업을 유지하지 못하고 몰락한다. 그들은 유지하는 농업 기반은 기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해당 생산량이 가계의 최소 요구 조건을 충족한다고 전제함), 이는 다수 “농업 종사자”의 실제 경작 토지가 독립적 농업 경영 기준에 턱없이 미달하는 사실과 부합한다. 이에 따라 a 산업이 극소수 대규모 기업으로 집중되는 과정 역시 동일한 작동 기제로 전개된다.

 

임금 노동자의 자가 재배 곡물이 자급 수준에 미달함에 따라, 기존의 자영 농업을 매개로 낮게 유지되던 임금 수준은 상승하고 노동자에게는 곡물 매입을 위한 화폐 임금이 지급된다 (비록 이는 독립 생산자 시절의 소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노동자는 1과 2분의 1(=1.5a)를 자가 생산하고 1을 시장에서 매입하여, 과거의 3(=a)이 아닌 2와 2분의 1 (=2.5)의 취득량을 확보한다.

 

자본가는 기존 사업 영역에 확장된 농업을 포섭하여 각자 2a(=6)의 가치를 생산하며, 그중 2를 임금으로 지급하고 1(1/3a)을 잉여 가치로 수탈한다. 이처럼 도식화된 자본주의 발전은 ‘인민’의 ‘빈곤화’와 함께 총 26 규모로 팽창한 시장의 성장을 동반한다. 즉 다수 생산자에게 포착되는 ‘농업의 퇴조’는 농산물 시장의 축소가 아닌 자본주의적 시장의 확대로 귀결된다.

 

여섯 번째 시기: 직업의 전문화, 즉 사회적 분업이 완결된다. 산업의 전 분야가 분리되고 개별 생산자의 전문화가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임금 노동자는 자영 농지를 완전히 상실하고 전적으로 임금 노동에 의존하여 생계를 유지하게 된다. 그 결과 자본주의 발전 (독립적 농업의 완전한 배제)과 “인민의 빈곤화” (노동자의 임금 수준은 상승했으나 소비 규모는 6a에서 6으로 감소함. 노동자는 각자 9(3a, 3b, 3c)를 생산하여 3분의 1을 잉여 가치로 자본가에게 수탈당함), 그리고 사회적 총생산물의 3분의 2가 유통되는 자본주의적 시장이 한층 높은 확장이 포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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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자본주의 발전의 폭과 깊이에 대한 이론적 분석과 인민주의적 도식의 한계)

 

 

이론적 논의의 전개 과정에서 제기되는 핵심 쟁점은 러시아 사회에서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보편적이고 배타적인 지배”와 관련이 있다. 해당 이론이 자본주의 발전에 대한 기존의 통상적 개념을 비판적으로 갱신하는 데 기여한 것은 사실이나, 자본주의가 광범위한 구조 속에서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대한 해명은 러시아 내 자본주의 발전의 “발전성” (과 필요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직접적인 실마리를 제공하지 못한다.

 

자본주의 노선을 따르는 사회적 총생산 과정에 관한 마르크스 이론은 단순히 그 구조를 설명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저자는 “자본 축적의 본질적 특징으로 다음 두 가지를 지적하며 이들의 구분 필요성을 강조한다.

 

첫째는 자연 경제를 축출하고 그 희생을 발판 삼아 이미 존재하는 노동 영역으로 팽창하는 자본주의 생산 발전의 폭이다.

 

둘째는 자연 경제와는 독립된 상태에서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배타적 지배를 바탕으로 확대되는 자본주의 생산 발전의 깊이”다.

 

비록 이러한 구분에 대한 비판은 유보하더라도, 저자가 규정하는 자본주의 발전의 폭이 지니는 의미를 파악하는 작업은 필수적이다. 자연 경제를 대체해 나가는 자본주의적 발전 과정의 해명은 러시아 내에서 자본주의가 “국가 전반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본주의 발전의 폭을 도형의 논리적 구조에 기반하여 설명하고 있다.

 

주체별 교환 관계 및 상품 이동 표

 

구분

자본가 집단 (A) / 기업

교환 관계 및 가치 이동 방향

직접 생산자 집단 (W)

1차 교환

기업 a

II(c+v+m) →

생산자 집단 W

 

기업 a

Ic+IIv ←

생산자 집단 W

2차 교환

기업 a1

m(Ic1+IIv1) ←

생산자 집단 W

 

기업 a1

II(c1+v1+m1) →

생산자 집단 W

3차 교환

기업 a11

Ic1+IIv1 ←

생산자 집단 W

 

기업 a11

m(Ic1+IIv1) ←

생산자 집단 W

 

기업 a11

um∂ →

생산자 집단 W

 


A: 자본가, W: 직접 생산자

{a, a1, a11}: 자본주의 기업

화살표는 교환되는 상품의 이동 경로를 표시함.

 

*m은 잉여가치 (a)를, um∂는 ‘기타 교환 대상 항목’을 나타냄.

 

 

“자본가 계급 (A)과 직접 생산자 계급 (W) 사이의 본질적 차이는, 전자의 생산자들이 잉여 가치를 생산적으로 소비하는 자본가인 반면, 후자의 생산자들은 잉여 가치를 비생산적으로 소비하는 직접 생산자라는 데 있다. (이때 생산물의 가치는 생산 수단과 필수 생계 수단의 가치를 상정하는 한에서 이를 능가한다).”

 

“자본가 계급 (A)과 직접 생산자 계급 (W)의 관계를 다루는 도식은, 자본주의적 생산이 직접 생산자의 소비를 흡수하며 발전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자본주의 기업의 제품은 소비품 형태로 “직접 생산자에게” 유입되며, “직접 생산자”는 그 대가로 불변 자본 (c), 가변 자본 (v), 잉여 가치 (s)를 반환한다. 이는 새로운 자본주의 기업의 토대가 되어 끊임없이 반복된다. “이 도식은 전체 생산이 대중 소비에 밀접하게 의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발전은 모든 직접 생산자가 상품 생산자로 전환되는 순간 한계에 직면하게 되는데, 확장되는 모든 기업은 새로운 소비자 집단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자본주의 축적 개념은 이러한 관점에 국한되며, 발전의 깊이 측면에서는 타국의 직접 생산자, 즉 해외 시장으로부터 독립된 상태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전반적인 설명에서 유일하게 동의할 수 있는 대목은, 자본주의 발전의 폭이라는 개념과 이를 실증하는 도식이 해당 쟁점에 관한 인민주의자들의 기존 견해와 완전히 부합한다는 점뿐이다.

 

실제로 제시된 도식만큼 오늘날 그들이 지닌 견해의 모순과 한계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

 

“기존의” “관점”은 해당 국가의 자본주의를 “인민의 체계”와 무관한 내생적·외생적 체계로 간주하여 “그들” 간의 내적 연관성을 배제해왔으며, 이는 자본가 영역과 인민의 영역이 단절된 것으로 파악하는 도식의 한계와 정황을 같이한다. 자본가 영역 (A)에서 창출된 상품이 인민의 영역 (W)에서 시장을 확보하고 자연 경제를 상품 경제로 전환시키는 추동력은 무엇인가에 대해, 기존 견해는 교환을 내재적 구조가 아닌 우연적 현상으로 치부하여 적절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러시아 내 자본주의의 원천과 전개 과정에 대한 기존의 설명은 그 발생 원인을 체계적으로 해명하지 못한 채 여전히 난제로 남겨두고 있다. 자본가들이 마치 “직접 생산자들” 내부가 아닌 외부의 제3지대에서 돌연 출현한 것처럼 문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업 운영에 필요한 “자유로운 노동력”이 현실에서는 다름 아닌 “직접 생산자들”로부터 공급된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임에도, 앞서 제시된 도식은 상품 생산 영역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다수의 임금 노동자가 창출되는 경로를 전혀 포착해내지 못한다.

 

간단히 말해, 도식은 현재의 견해와 정확히 일치하는 만큼 이 나라 자본주의 체제의 현상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제공하지 못하므로 유효성이 없다. 자본주의가 자연 경제를 희생시키며 발전하여 국가 전반을 포괄하게 된 과정을 해명하려는 목적 역시 달성할 수 없다. “검토 중인 견해를 고수할 경우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보편적 발전이 불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태동기의 자본주의가 기존의 노동 영역을 포괄하면서 자연 경제의 잔류물과 인구 증가라는 조건 속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일정 부분 발전해 왔다”는 사실에 토대하여, 저자가 이러한 견해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는 자본주의가 “평탄한” 방식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발전 과정을 지각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단순”했던 것뿐이다. 그 이해의 수준이 얼마나 “획일적”이었는지, 차라리 지각이 거의 부재했다고 평가하는 편이 타당할 정도다. 각양각색의 러시아 인민주의자들은 오늘날까지도 이러한 “형식적인” 도식들로 현실의 모순을 무마하고 있다. 그들은 러시아 사회에서 자본주의가 발현하고 작동하는 실질적인 경로를 규명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채, 자본주의라는 체제적 “취약점”을 “인민”이라는 외형적 범주와 도식적으로 대비시키는 데 머물러 있다. 자본주의를 도식의 한편에 배치하고 인민을 다른 한편에 놓은 다음, “인간 사회”에 대한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수사로 분석을 매듭짓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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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부문 간 재생산의 비대칭성과 자본주의의 운동 법칙)

 

 

마르크스가 행한 이러한 연구들로부터 저자가 도출하는 결론은 불명확하게 전개된다. 저자는 결론을 명확하게 규정하기보다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특정 진술들을 나열하고 있어, 독자의 판단이 요구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생산 수단으로서의 생산 수단을 생산하는 부문 Ⅰ에서의 축적은, 소비품 생산의 발달이나 생산물의 개별적 소비 여부와 관계없이 독자적인 경로를 따라 진행된다. 이는 생산물 분배와 축적 과정이 부문 Ⅰ의 내부 재생산 구조에서 독립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15/3쪽).

 

분명 생산의 확대가 새로운 가변 자본을 요구하고 그 결과 소비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축적이 소비품 생산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하는 것은 오류이다. 저자는 이러한 표현을 매개로 Ⅰ부문의 불변 자본 (Ⅰc) 재생산이 Ⅱ부문과의 직접적인 교환 없이도 발생한다는, 즉 특정 생산 수단이 해당 부문의 재생산을 위해 반복적으로 투입되는 공식의 구체적 특징을 강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생산 과정이 후속적인 교환을 거쳐 소비품 생산과 필연적으로 결합한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해당 부문의 노동자와 자본가 모두 재생산 자체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다른 대목에서 저자의 목소리는 한층 더 무기력하게 들린다. 그는 “자본주의 체제의 자본 축적은 아주 초기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직접 생산자나 인구 계급의 개인적 소비와도 독립적으로 발생해왔다” (8쪽)고 주장한다. 이는 자본주의적 발전 과정에서 생산 수단 생산이 소비품 생산보다 우위를 점해왔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서술이 저자의 여러 논의에서 반복된다. “그는 축적을 위한 축적, 즉 개인적 소비가 아닌 생산적 소비를 자본주의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보면서, 동시에 생산 수단으로서의 생산 수단 생산이야말로 자본주의의 핵심적인 지표라고 강조한다.” (21/2쪽). 이러한 서술이 기계 발달과 그를 뒷받침하는 생산재 (석탄, 철 등)를 매개로 자본주의가 이전의 경제 체제와 구별된다는 점을 지적하려는 의도라면, 저자의 주장은 타당하다. 실제로 자본주의 사회는 기술가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기술적 고도화를 거쳐 이전 사회보다 높은 생산력 수준에 도달해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마르크스의 이론적 논의에서 부문 Ⅰ이 부문 Ⅱ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은,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이 고도로 발달함에 따라 생산 수단 생산 부문이 사회적 총생산의 구조를 주도하고 확대 재생산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는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이러한 우위는 단순한 양적 규모만이 아니라, 기술적 고도화와 생산적 소비가 자본 축적의 중심이 되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특수성을 드러낸다. 따라서 저자의 불명확한 서술에 매몰되기보다는, 생산 수단의 생산이 기술 발달을 가속화하고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자본주의의 역사적 운동 법칙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해당 개념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편이 타당하다.

 

마르크스가 제시한 단순 재생산 공식으로부터 부문 Ⅰ이 부문 Ⅱ보다 우위에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두 부문은 상호 의존적이며 평행한 구조 속에서 발전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당 공식은 자본주의의 핵심 동력인 기술적 고도화를 배제하고 있다. 마르크스가 『자본』 제Ⅰ권에서 규명한 바와 같이 기술적 고도화는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 즉 불변 자본에 대한 가변 자본의 비율이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표현되는 반면, 재생산 도식에서는 이러한 비율이 고정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공식에서 이러한 변화를 함축한다면, 소비품 생산보다 생산 수단 생산에서 상대적으로 더 급격한 증가가 이루어질 것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명확성을 확보하고 해당 전제로부터 그릇된 결론을 도출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를 수치화하여 검토할 가치는 충분하다.

 

축적률이 불변한다는 전제하에, 잉여가치의 절반은 축적되고 절반은 개인적으로 소비되는 재생산 공식은 다음과 같다.

 

(독자는 본 공식의 세부 내용을 생략하고 바로 다음 장의 결론으로 넘어가도 무방하다. 글자 부호 ‘a’는 생산 확대를 위해 사용된 추가 자본, 즉 축적된 잉여 가치의 일부를 의미한다.)

 

연차별 확대재생산 공식 표

 

1년차

 

I 4,000c + 1,000v + 1,000s = 6,000 v : (c+v) = 20.0%

II 1,500c + 750v + 750s = 3,000 〃 33.3%

I(1,000v + 500s) = II 1,500c

a. 1500s = 450c + 50v 〃 1/10

a. II 60s = 50c + 10v 〃 1/6

I 4,450c + 1,050v + (500s) = 6,000

II 1,550c + 760v + (690s) = 3,000

 

2년차

 

I 4,450c + 1,050v + 1,050s = 6,550 〃 19.2%

II 1,550c + 760v + 760s = 3,070 〃 32.9%

I(1,050v + 525s) = II 1,575c

II(1,550c + 25s)

a. II 28s = 25c + 3v 〃 ab. 1/9

a. I 525s = 500c + 25v 〃 ab. 1/21

a. II 28s = 25c + 3v 〃 ab. 1/9

I 4,950c + 1,075v + (525s) = 6,550

II 1,602c + 766v + (702s) = 3,070

 

3년차

 

I 4,950c + 1,075v + 1,075s = 7,100 〃 17.8%

II 1,602c + 766v + 766s = 3,134 〃 32.3%

I(1,075v + 537 1/2s) = II 1,612 1/2c

II(1,602c + 10\ 1/2s)

a. II 11 1/2s = 10 1/2c + 1v 〃 ab. 1/12

a. I 537 1/2s = 517 1/2c + 20v 〃 ab. 1/26

a. II 22s = 20c + 2v 〃 1/11

I 5,467 1/2c + 1,095v + (527 1/2s) = 7,100

II 1,634 1/2c + 769v + (730 1/2s) = 3,134

 

4년차

 

I 5,467 1/2c + 1,095v + 1,095s = 7,657 1/2 〃 16.7%

II 1,634 1/2c + 769v + 769s = 3,172 1/2 〃 32.0%

 

 

이상의 공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생산물 각 부문의 성장 양상을 비교 분석한다.

 

생산 부문별 성장률 및 총생산물 변화 표

 

 

생산수단으로서의 생산수단

 

소비수단으로서의 생산수단

 

소비수단

 

사회적 총생산물

 

1년차

4,000

100

2,000

100

3,000

100

9,000

100

2년차

4,450

111.25

2,100

105

3,070

102

9,620

107

3년차

4,950

123.75

2,150

107.5

3,134

104

10,234

114

4년차

5,467 1/2

136.7

2,190

109.5

3,172

106

10,828 1/2

120

 

 

생산 수단으로서의 생산 수단을 생산하는 부문의 생산이 가장 급격하게 증가하고, 그 뒤를 이어 소비 수단으로서의 생산 수단을 생산하는 부문이 따르며, 소비 수단 생산 부문은 가장 완만한 증가율을 보인다. 이러한 결론은 『자본』 제Ⅱ권의 재생산 도식을 검토하지 않더라도, 불변 자본이 가변 자본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법칙을 사회적 생산 전반에 적용하여 도출할 수 있다. 즉, 생산 수단 생산이 더 빠르게 증가한다는 명제는 이 법칙을 사회적 재생산 구조에 구현한 결과이다.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 즉 c+v 대비 v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는 전제를 수용한다면, 노동 인구가 고정되어 있더라도 노동자가 감당해야 할 생산 수단의 양은 비약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하에서는 축적된 잉여 가치의 일부가 부문 I의 불변 자본으로 직접 투입되면서, 사회적 생산은 주로 생산 수단의 생산 부문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게 된다. 결과적으로 부문 I은 자본 축적을 독점적으로 견인하는 반면, 소비 수단을 생산하는 부문 II는 상대적인 위축과 불황 국면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

 

잘못된 전제에 기초한 결론을 공식에 적용하는 것은 해당 이론의 오용이다.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가 부문 I에서만 국한되어 나타나고 부문 II는 완전한 불황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가설은 비현실적이다. 자본주의적 축적 과정에서 모든 자본가는 사업 확대를 도모하며, 부문 II의 축적을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의 지배적인 운동 법칙과도 모순된다.

 

마르크스의 연구에서 도출할 수 있는 유일하게 타당한 결론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생산 수단의 생산이 소비 수단의 생산보다 더 빠르게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이 이전 시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기술적 수준에 도달한다는 명제로부터 직접적으로 귀결된다. 특히 마르크스는 관련 저술에서 이러한 생산 구조의 특징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제시된 재생산 공식이 자본주의의 운동 법칙을 정확히 재현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이 경우 자본주의 체제를 전근대 사회와 구분하는 기준은 시니어 (Senior)가 상정하는 것처럼, 자신의 노동력을 쏟아부어 즉각적으로 소비 가용 교환물을 획득하지 못하는 전근대 사회의 결핍과는 무관하다. 자본주의와 여타 사회의 결정적인 차별성은 다음과 같은 지점에 존재한다.”

 

“알파) 자본주의 체제는 연간 가용 노동력 중 생산 수단 (따라서 불변 자본)의 생산에 더 많은 노동력을 할당한다. 이때 고용된 노동력은 임금이나 잉여 가치의 형태로 분배되어 수익으로 전용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본으로 축적되어 재생산 과정에서 자본으로서만 기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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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사회적 총자본의 재생산 도식과 자본 축적 분석)

 

 

「시장 문제」의 저자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보편적이고 배타적인 지배”를 주된 전제로 삼는다. 그는 이 전제를 바탕으로 『자본』 제Ⅱ권 제21장 (3편 ‘사회적 총자본의 재생산과 유통’)에 서술된 논리들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마르크스는 사회적 생산이 어떻게 노동자와 자본가의 개인적 욕구를 충족하는 생산의 일부를 대체하고, 그 일부가 어떻게 생산 자본의 요소들을 형성하는지 검토한다. 『자본』 제Ⅰ권에서 개별 자본의 생산과 재생산에 관한 분석은 생산물의 가치가 불변 자본 (c), 가변 자본 (v), 잉여 가치 (s)의 합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밝히는 수준으로 제한될 수 있었다. 그러나 사회적 총생산의 관점에서는 생산물을 그 물질적 구성 요소에 따라 분할해야 한다. 자본의 성분으로 기능하는 생산물은 개인적 소비로 전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마르크스는 사회적 총생산을

 

(I) 생산적 소비를 위한 상품인 ‘생산 수단 (부문 Ⅰ)’

 

(II) 노동 계급 및 자본가 계급의 개인적 소비를 위한 상품인 ‘소비 수단 (부문 Ⅱ)’

 

으로 구분한다.

 

이 연구가 기초로 삼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아라비아 숫자는 가치의 단위인 백만 루블 등을 가리키며, 로마 숫자는 사회적 생산 부문을 의미한다. 잉여 가치율은 100%로 상정한다).

 

축적의 초기 공식

 

I 4,000c + 1,000v + 1,000s = 6,000

 

II 2,000c + 500v + 500s = 3,000

 

(자본 합계 = 7,250, 생산물 합계 = 9,000)

 

단순 재생산, 즉 생산이 확대되지 않고 현재 규모를 영구히 유지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는 자본가가 잉여 가치 전부를 비생산적으로 소비하며 축적이 아닌 개인적 욕구를 위해 사용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부문 II의 500v와 500s는 해당 부문 내 자본가와 노동자가 소비되어야 하는데, 이는 그 생산물이 개인적 욕구 충족을 위한 소비 수단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부문 I 내의 자연적 형태인 4,000c 역시 자본가가 소비해야 한다. 생산 규모가 불변하는 상황에서는 향후 생산 수단의 제조를 위해 동일한 자본 유지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자본 부문을 대체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석탄, 철, 기계 등과 같이 자연적 형태로 존재하는 생산물은 생산 수단을 제조하는 자본가 사이에서 교환되며 종전과 같이 불변 자본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이제 부문 I의 I(v+s)와 부문 II의 IIc만 남게 된다. 여기서 부문 I의 생산물 I(1,000v + 1,000s)은 생산 수단 형태이며, 부문 II의 생산물 II(2,000c)는 소비 수단의 형태이다. 단순 재생산 조건 하에서 부문 I의 노동자와 자본가는 총 2,000의 가치 [1,000(v) + 1,000(s)]를 소비 수단으로 소비해야 한다. 한편, 부문 II의 자본가는 기존 생산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불변 자본(2,000IIc)를 대체할 2,000 규모의 생산 수단을 획득해야 한다. 따라서 I(v+s)와 IIc의 교환은 재생산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된다. 이 교환이 성립하지 않으면 기존 생산 규모의 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순 재생산의 기본 조건인 I(v+s) = IIc가 도출된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총생산에서 새롭게 창출된 가치의 총합은 소비 수단 형태의 생산물 총가치와 동일하다는 법칙이 성립한다: I(v+s) + II(v+s) = II(c + v + s).

 

단순 재생산은 현실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사회 전체의 생산은 매년 이전 규모에 머무를 수 없으며, 축적은 자본주의 체제의 필연적인 법칙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적 생산의 규모가 확대되거나 축적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검토한다. 축적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잉여 가치의 일부만 자본가의 개인적 욕구를 위해 소비되고, 나머지 부분은 생산적 자본의 일부로 전환되어 생산 확대에 기여한다. 이러한 축적 과정에서는 I(v+s)와 IIc가 동일할 수 없다. 부문 I의 잉여 가치 일부가 소비 수단으로 교환되지 않고 생산 확대를 위해 사용되려면 I(v+s)는 IIc보다 커야 한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공식이 도출된다.

 

사회적 생산의 규모가 확대되는 축적 과정은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

 

사회적 축적과 생산의 변화

 

A. 단순 재생산 공식

 

I 4,000c + 1,000v + 1,000s = 6,000

II 2,000c + 500v + 500s = 3,000

I(v+s) = IIc

 

B. 초기 축적 공식

 

I 4,000c + 1,000v + 1,000s = 6,000

II 1,500c + 750v + 750s = 3,000

 

축적이 이루어질 때 사회적 생산의 첫해 상태는 다음과 같다.

 

I 4,000c + 1,000v + 1,000s = 6,000

II 1,500c + 750v + 750s = 3,000

(자본 합계: 7,250, 생산물 합계: 9,000)

 

부문 I의 I(1,000v + 500s)는 단순 재생산과 마찬가지로 부문 II의 II1,500c와 교환된다. 나머지 I500s는 생산 확대를 위한 축적분으로서 자본으로 전환되며, 이를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의 구성으로 분할하면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한다.

 

I500s = 400c + 100v

 

추가 불변 자본 (400c)은 생산물 I (생산 수단의 자연적 형태)에 포함된다. 반면 추가 가변 자본 (100v)은 부문 Ⅱ의 자본가들로부터 확보해야 하므로, 그들은 축적을 수행해야 한다. 즉, 부문 Ⅱ의 자본가는 잉여가치의 일부 (II100s)를 생산 수단(100v)과 교환하여 이를 추가 불변 자본으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부문 Ⅱ의 불변 자본은 1,500c에서 1,600c로 증가한다. 이를 운용하기 위해 추가 노동력 (50v) 역시 부문 Ⅱ 자본가의 잉여 가치로부터 충당된다.

 

최초 자본에 부문 I과 부문 II에서 확보한 추가 자본을 합산하면 다음과 같은 생산물 분배 공식이 도출된다.

 

I 4,400c + 1,100v + (500s) = 6,000

II 1,600c + 800v + (600s) = 3,000

 

괄호 안의 잉여 가치는 축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본가의 개인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소비 자금을 나타낸다. 생산이 동일한 규모로 진행된다면 연말에는 다음과 같은 상태에 도달한다.

 

I 4,400c + 1,100v + 1,100s = 6,600

II 1,600c + 800v + 800s = 3,200

(자본 합계 = 7,900, 생산물 합계 = 9,800)

 

축적 과정이 진행됨에 따라 부문 Ⅰ의 생산물 중 소비 수단과 교환되는 가치는 다음과 같이 재편성된다. I(1,100v + 550s)는 부문 II의 II1,650c와 교환된다. 이때 추가된 50c는 부문 II의 800s로부터 충당되며, 불변 자본 (c)의 50 증가에 따라 가변 자본 (v) 또한 25만큼 증가하게 된다. 아울러 부문 I의 550s는 축적을 위해 다음과 같이 분할된다.

 

I 550s = 440c+110v

↓

II 165s = 110c + 55v

 

기존 자본에 상기 추가 자본을 합산하면 최종적인 생산물 분배 공식은 다음과 같다 (14,400c에 440c 추가, I1,100v에 110v 추가, II1,600c에 50c와 110c 추가, II800v에 25v와 55v 추가).

 

I 4,840c + 1,210v + (550s) = 6,600

II 1,760c + 880v + (560s) = 3,200

 

생산이 진전됨에 따라 최종 상태는 다음과 같이 도출된다.

 

I 4,840c + 1,210v + 1,210s = 7,260

II 1,760c + 880v + 880s = 3,520

(자본 합계: 8,690, 생산물 합계: 10,780)

 

사회적 총자본의 재생산에 관한 마르크스의 연구는 본질적으로 이상과 같다. 다만 저자는 이러한 분석을 매무 간결하게 제시하고 있어 유의해서 검토해야 한다. 화폐 유통이나 고정 자본의 감가상각과 같은 구체적인 분석은 본 연구가 다루는 핵심 질문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으므로 생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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