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거든 가거라
- 우리 진영 안에 있는 소부르주아지에게 주는 노래 -
권환
소부르주아지들아
못나고 비겁한 소부르주아지들아
어서 가거라 너희들 나라로
환멸의 나라로 타락의 나라로
소부르주아지들아
부르주아의 서자식(庶子息) 프롤레타리아의 적인 소부르주아지들아
어서 가거라 네 갈 데로 가거라
홍등이 달린 카페로
따뜻한 너의 집 안방 구석에로
부드러운 보금자리 여편네 무릎 위로!
그래서 환멸의 나라 속에서
달고 단 낮잠이나 자거라
가거라 가 가 어서!
작은 새앙쥐 같은 소부르주아지들아
늙은 여우 같은 소부르주아지들아
너의 가면 너의 야욕 너의 모든 지식의 껍질을 짊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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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1933년 권환이라는 카프 시인이 쓴 詩이다. 「카프 시인집」에 수록되었다.
아직도 '대한민국'에서는 '소박한' 카프 시인의 행적이 전혀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는다.
과연 '의지의 한국인'이란 얼마나 '속물근성'인 놈이던가.
그들만의 노동 수단으로 노동자를 살해할 때조차, 이 세계에 '부르주아지'라는 존재 자체를 추방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자신의 위치에서 도저히 보이지 않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