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에 대한 정리 작업
아무래도『러시아 자본주의 발전』을 마치고 나면, 『자본』정리로 곧바로 들어가고자 한다. 미숙한 언어 사용의 관계로, 처음에는 번역기를 참고해서 정리했기 때문에 문장이 어색하거나 전달에 있어 체계적이지 못한 부분도 보였기 때문이다. 아래부터 차근차근 글을 다듬어 가고 있지만, 『자본』정리로 본격적으로 들어갈 것 같다. 그동안 '장'(章)으로 늘려진 분류를 한 '부'(部)로 잘 묶어내어 되도록 내용에도 손상이 없게 만들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는 도표 통계나, 주석 등 부수적인 내용들은 될 수 있는 한 제외한다.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관련 기술의 도움도 받고자 한다.『자본』을 먼저 정리했을 때는 과연 어떻게 나타날지도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서문에 관한 인용은 수 차례 여러 자료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으므로, 크게 다루지는 않겠다. 다음에는『자본』에서 강연을 듣거나, 간접적인 지식으로 단편적인 시각을 제공하여 국내『자본』의 번역은 충분히 이뤄졌음에도 몇 가지 이론화에 대한 작업이 매우 미흡했다는 점이 다시금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파가 현재에도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자본』의 해석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자본』의 요구
이론에 대한 해석을 늘릴 수 있지만, 정리를 시도하지 않고는 본래 말하고자 하는 바도 적절한 논리를 파악할 수 없게 되며 이내 맥락과 갈피를 놓쳐버릴 수 있다. 『자본』을 남용하거나, 잘못 해석할 여지도 충분히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준비 과정에 있어서는 최대한 '수정'을 줄이고, 올바르게 개념을 정의하고, 관련 용어를 사용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 미리 밝히지만, 본래 작은 계획이 하나 있었다. 바로 한국 경제에 대한 준비된 마르크스주의 비판을 행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더 나아갈 수 있다면, 이론적 계획에 힘입어, 연구 수행에 있어 관련된 정치적 저작들도 정리해서, 정치적·경제적 투쟁, 그리고 사회적 투쟁까지 다뤄보고 싶기 때문이다. 더불어 자료 수행 과정에서도 먼저 그동안의 이전 저작 자료들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연구 풍토가 이뤄질 수 있는 노력도 선행되어야만 한다. 아무리 많은 전문적인 투쟁의 요구라도 걸맞은 정확하고 체계적인 이론이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는,『자본』은 먼지만 쌓여 잠깐 소비되고 마는 고전 서적 취급만 받을 뿐이다.
잘 알려진 대로,『자본』의Ⅰ권은 마르크스, 당신께서 직접 수기로 작성했다. 이후로 그의 자녀들과 엥겔스의 도움으로 소위 Ⅱ,Ⅲ권이 나올 수 있었다. 물론 『잉여 가치 학설사』라고 불리는 Ⅳ권의 여부도 따로 있지만, 먼저『자본』은 가장 중요한 저작이기 때문에 여러 번역서 가운데 김수행 본을 기준으로 참고했다. 그렇다고 해당 본만 전적으로 의존해서 번역하는 일도 아니며 다만 정리 작업이 목적이기 때문에 따로 흥미가 생긴다면 직접 해당 자료를 찾아보시기를 추천한다. 번역 자료들이 충분히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이면서 이 작업을 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보람을 더 느끼고 있기 때문에 잔여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이 작업은 꾸준하게 이어가겠다. 국내에서도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잘 세우고 이러한 뜻을 올바로 실천할 수 있는 날까지,
『자본』의 중요성
전에는 늘 새로운 주장을 모색하거나, 자료를 읽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 과정에서 자료 조사가 아닌 독서의 한계를 알 수 있었다. 특히 무료 열람이 가능한 전문 도서관을 자주 방문한다. 그곳에서는 많은 자료들이 모아져 있지만, 가까운 동네 도서관에서는 비록 최신 자료들이지만 전문적인 자료 하나 없이 흩어져 있다. 새로운 주장을 하려면, 많은 근거 자료와 통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어떤 연구자들은 전문적인 영역을 다룰 수 있는 시설과 관련 인물들에게 기대어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본인은 그럴 수 없었다. 더군다나 그런 연구자들은 이미 자신들의 한정된 시각에만 머물고 말았기 때문에 더 이상 연구의 진척을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들은 손쉬운 출판의 요구에 더 손을 들어주고 만다. 자본의 공격이 더욱 거세지고 있음에도, 그것을 실감하고 있는 연구자가 드물다는 점은 단순히 인구가 줄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라 문제를 올바로 파악할 줄 아는 연구자들이 드물다는 말이다. 특히 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진단이나 분석에서는 이론적 기반이 없기 때문에 자본주의의 본질을 놓치고 만다. 더군다나 무산자들이 더욱 중요해짐에도, 사회적 인식이 더욱 계급적인 시각을 기르는 걸 막고 있다. 전부 권리 · 차별적인 논쟁이나 권력 논의로만 일소하고 만다면, 실제로 계급에 대한 논쟁을 다뤄볼 기회가 살면서 얼마나 있을까. 그리고 앞으로의 현실은 계급에 대한 시각이 직업 선택에 있어 중요해지고 있음에도 말이다.
하지만 자료 정리 작업을 다시 하면서 배운 점은 기존에 있는 자료를 잘 활용해서도 충분히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교수들이나 연구진들은 늘 새로운 주장에 목을 맨다. 최신 연구와 유행을 좇는 현상은 지금도 많은 대학가에서 일어나는 중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러한 주장들이 아무리 비과학적이더라도, 몇 년 동안이나 오래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이론적 기반이 비교적 명료한 혁명 저작을 읽으면서 보람을 얻게 된 강력한 동기가 하나 있다. 바로 말을 올바로 배우고 글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수 많은 선배 연구자들이 있겠지만, 그들이 모두 전문적이거나, 직책을 맡고 있기 때문에 따른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기존의 선배 연구자들을 충분한 근거로 비판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한계를 진단하는 기준에 있어 혁명에 기울인 노력을 연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앞선 연구자들의 지식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가 생겨난다. 따라서 여기서 다루고 있는 저작들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앞으로도 이러한 이론들은 더 많은 교훈과 시사하는 바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전 생애를 걸쳐 연구의 길에 매진하고, 혁명을 실천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학습을 게을리 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내 연구에 있어 자료의 정리와 올바른 번역은 필수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필요한 자료로부터 그것을 비판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일은 본인에게 있어 꼭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사명감을 저절로 가지게 된다. 더 많이 가진 자들이 소수의 발언권을 얻는 세상보다는, 오히려 자본주의 앞에서 벌어지는 온갖 문제를 제기하고 진정한 길을 제시하는 일이 더 큰 보람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음가짐이 없이는 아무리 재미 삼은 지식이더라도 무용지물이다. 한 현상에 있어 단편적인 시각은 분명 지식인들만이 아니라 연구자들의 그 수준을 드러낸다. 이는 국내에서도 연구의 선행에 있어 앞으로는 단순한 흥미보다 깊은 시각을 체계적으로 기를 필요가 더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자본』연구와 그 적용은 자본주의의 문제를 깊게 분석하고, 그 한계를 전반적으로 내다보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