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상인 자본의 역사적 고찰

 

상업 자본과 화폐 거래 자본에 따라 화폐가 축적되는 특수한 형태는 차후 별도로 고찰될 것이다.

 

이미 전개된 논의로부터 명백해진 사실은, 상품 거래 자본이나 화폐 거래 자본의 형태를 띠는 상인 자본을 광업, 농업, 축산업, 제조업, 운수업 등과 같은 산업 자본의 한 종류로 간주하는 것만큼 부당한 것은 없다는 점이다. 언급된 분야들은 사회적 분업의 산물로 산업 자본이 투하되는 특수한 영역들이며, 그 자체로 산업 자본의 분과를 형성한다.

 

반면, 상인 자본은 생산 과정 외부에서 유통 영역의 특수한 기능을 담당하며 독립화된 자본 형태이다. 따라서 이를 산업 자본의 병렬적 구성 요소로 파악하는 것은 자본의 순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각 형태의 기능적 차이와 역사적 특수성을 간과하는 논리적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산업 자본이 재생산 과정의 유통 국면에서 상품 자본 및 화폐 자본으로의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상인 자본을 산업 자본의 일종으로 파악하는 조잡한 견해는 지양되어야 마땅하다. 오히려 상품 거래 자본과 화폐 거래 자본의 실체는 산업 자본의 생산적 형태와 유통적 형태 사이의 구별이 자립성을 회득한 결과로 이해되어야 한다.

 

, 산업 자본이 유통 영역에서 일시적으로 취하는 특수한 형태와 기능이 본체로부터 분리되어 유통 영역에 고착되면서, 자본의 특정 부분에 귀속된 독립적인 형태와 기능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산업 자본의 유통적 전환 형태인 상인 자본과, 생산 분야의 소재적 성격에 따른 산업 자본 내의 부문별 구별 (광업, 농업, 제조업 등)은 근본적으로 층위를 달리하는 별개의 범주이다.

 

경제학자들이 통상적으로 형태의 구별을 경시하며 실천적 측면에만 천착한다는 점 외에도, 속류 경제학자들이 범하는 혼동에는 두 가지 결정적인 사유가 존재한다.

 

첫째, 그들은 상업 이윤의 본질과 그 특수성을 체계적으로 해명할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둘째,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이라는 특수한 역사적 토대 위에서 발생하는 상품 자본 및 화폐 자본, 그리고 나아가 상품 거래 자본과 화폐 거래 자본이라는 형태를 보편적인 생산 과정 자체에서 도출하려는 변호론적 의도 때문이다.

 

상업 자본 및 화폐 거래 자본과 곡물 재배업 사이의 구별이 곡물 재배와 축산업, 제조업 사이의 소재적 구별과 하등 다를 바 없다면, 생산 일반과 자본주의적 생산은 완전히 동일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축산업이 쇠고기 소비를, 제조업이 의류 소비를 매개하는 것이 항구적인 필연성을 갖듯, 사회적 생산물의 분배 또한 상인과 은행가의 주도하에 영구히 매개되어야 한다는 논리적 귀결에 도달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혼동은 자본주의적 형태의 특수성을 영원불변한 자연적 현상으로 고착시키려는 시도에 불과하다.

 

스미스와 리카도 같은 고전파 경제학자들 또한 산업 자본을 자본의 기본 형태로 규정하고, 유통 자본 (화폐 자본과 상품 자본)을 자본 재생산 과정의 일시적 국면으로만 파악했기에 상인 자본의 독자적 성격에 대해서는 혼란을 겪었다. 산업 자본 분석을 토대로 도출된 가치 형성 및 이윤에 관한 명제들은 상인 자본에 직접적으로 적용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그들은 상인 자본을 별도의 범주로 다루기보다 산업 자본의 특수한 일종으로만 간주하며 그 본질을 간과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리카도가 대외 무역론에서 시도했듯이 (CW 32: 70-72), 그들은 상인 자본을 구체적으로 다룰 때조차 그것이 어떠한 가치나 잉여 가치도 창출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대외 무역에 적용되는 이러한 논리는 국내 상업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타당하다.

 

 

 지금까지 상인 자본에 대한 고찰은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이라는 구체적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상업과 상인 자본은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보다 선행하며, 사실상 자본이 독립적 실체로 존재하게 된 가장 오래된 역사적 형태를 취한다.

 

화폐 거래업 및 이에 투하된 자본의 발달은 대규모 상업과 상품 거래 자본의 존재를 전제로 하므로, 본 논의에서는 상품 거래 자본에 집중하기로 한다.

 

상업 자본은 전적으로 유통 영역 내에 존재하며 그 기능 또한 상품 교환의 매개에 국한된다. 따라서 상업 자본은 원시적 물물 교환을 제외하면 상품 및 화폐의 단순 유통이라는 조건만으로도 성립한다. , 단순 유통 그 자체가 상업 자본의 존립 기반이 된다. 유통되는 생산물이 어떠한 생산 양식 (원시 공동체, 노예제, 소농민 및 소부르주아적 생산, 자본주의적 생산)에 기반하든, 그 생산물의 상품적 성격은 변하지 않으며 유통 과정 및 그에 따른 형태 변화를 필연적으로 거치게 된다.

 

상업 자본을 매개로 하는 양단 (상품들)은 화폐 운동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상업 자본에 기여된 전제로 작용한다. 필수적인 조건은 이 양단이 상품으로 실재해야 한다는 점이며, 생산 체계가 전면적인 상품 생산인지 또는 자급자족 후의 잉여분 출하인지의 여부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상업 자본은 단지 기여된 전제 조건으로의 상품 운동을 매개할 뿐이다.

 

생산물이 상업적 체계에 포섭되어 상인의 수중에 머무는 범위는 생산 양식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며, 그 범위는 생산물이 직접적 생활 수단이 아닌 오로지 상품으로만 생산되는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 하에서 최대치에 도달한다.

 

반면, 모든 생산 양식에서 상업은 교환에 투입될 잉여 생산물의 생산을 촉진하는데, 이는 생산물 소유자의 향락을 증대시키거나 화폐 축적을 추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업은 생산활동에 점진적으로 교환 가치를 지향하는 생산이라는 성격을 부여한다. (CW 29: 233-234, 480-481)

 

상품의 형태 변화와 그 운동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측면을 지닌다.

 

첫째, 소재적 측면에서 상품은 다른 상품들과 상호 교환된다.

 

둘째, 형태적 측면에서 상품은 화폐로 전환 (판매)되고, 다시 화폐는 상품으로 전환 (구매)된다.

 

상업 자본의 본질적 기능은 바로 이러한 판매와 구매를 수단으로 한 상품 교환의 매개로 수렴된다. 이때의 교환은 단순히 직접 생산자들 사이의 거래에 국한되지 않는다. 노예제, 농노제, 또는 아시아적 생산 양식 (아시아적 공동체)의 공납 관계에서 생산물의 소유자이자 판매자는 노예주, 봉건 영주, 또는 국가 (417, ‘동양의 전제 군주)가 된다.

 

상인은 유통을 매개하는 주체로 상품 소유자들을 대리하여 대규모 매매를 수행하며, 이로부터 판매와 구매는 상인의 수중에 집중된다. 결과적으로 매매 행위는 구매자로 상인이 갖는 직접적인 필요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독립적인 유통 기능을 수행하기에 이른다.

 

상인이 매개하는 상품 교환의 사회적 조직 형태와 무관하게, 상인의 자산은 항시 화폐 자산의 형태로 존재하며 그 화폐는 자본으로 기능한다.

 

이 자본의 취하는 운동 형식은 언제나 M-C-M´이며, 교환 가치의 자립적 형태인 화폐가 출발점이자 증식 그 자체가 독자적 목적이 된다. 생산 과정에서 분리되어 비생산자를 거쳐 수행되는 상품 교환 및 그 매개 활동은 부의 일반적 사회적 형태인 교환 가치를 증대시키는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여기서 추진 동기와 규정적 목적은 화폐 MM+ΔM으로 전환하는 데 있으며, 이를 매개하는 M-C (구매)C-M´ (판매)M으로 변환시키기 위한 과도적 계기로만 나타난다. 따라서 상업 자본의 특징적 운동인 M-C-M´은 사용 가치의 교환을 궁극적 목적으로 하는 생산자 간의 상품 거래 형식인 C-M-C와 근본적으로 구별된다.

 

생산력이 저발달 상태에 머물수록 화폐 재산은 상인의 수중에 더욱 집중되며, 이는 상인 재산이라는 특수한 역사적 형태로 드러난다.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하에서 자본이 생산 과정 자체를 지배하고 생산에 전면적으로 변형된 특수한 형태를 부여하게 되면, 상업 자본은 단지 체계 내에서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분화된 자본으로 나타날 뿐이다. 그러나 이전의 모든 생산 양식에서는 상업 자본이 자본의 기능을 가장 전형적으로 대표한다. 이러한 경향은 생산이 직접적인 생산자의 생활 수단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자급자족적 성격을 띨수록 더욱 뚜렷하게 발현된다.

 

따라서 자본이 생산 과정을 실질적으로 포섭하기 이전, 상업 자본이 자본의 선구적 역사 형태로 등장하는 현상은 필연적이다. 상업 자본의 존립과 일정 수준의 발달은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 성립을 위한 역사적 전제 조건으로 작용한다.

 

첫째, 상업 자본은 화폐 재산의 집적을 이루는 토대이다.

 

둘째,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은 개별 수요자가 아닌 불특성 다수를 위한 대량 판매를 전제하며, 이에 따라 개인적 필요가 아닌 사회적 수요를 자신의 구매 행위로 집중시키는 상인의 존재를 필연적으로 요구한다. 나아가 상업 자본의 팽창은 생산 활동에 교환 가치 창출이라는 성격을 점진적으로 부여하며, 생산물을 상품으로 전환시킨다. 다만 상업 자본의 발달 그 자체만으로는 특정 생산 양식에서 다른 생산 양식으로의 이행을 완결적으로 설명하기에 불충분하며, 이에 관한 구체적인 분석은 후술될 것이다.

 

자본주의적 생산 체계 내부에서 상업 자본은 이전의 독립적 지위에서 격하되어 자본 투하 일반의 특수한 계기로 포섭되며, 이윤율의 균등화 과정에서 그 이윤율 또한 일반적 평균 수준으로 수렴한다. 이 단계에서 상업 자본은 생산 자본인 산업 자본의 보조적 대리인으로 기능하는 데 머문다.

 

따라서 상업 자본의 발달과 함께 형성되었던 특수한 사회적 지배력은 더 이상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며, 오히려 상업 자본이 여전히 우세를 점하는 지역은 전근대적이고 낙후된 사회 상태가 지배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일국 내에서도 명확히 드러나는데, 예컨대 순수 상업 도시는 공업 도시에 비해 이전의 경제적 구조와 훨씬 더 비슷하다.

 

자본이 상업 자본의 형태로 독립적·우세하게 발달한다는 것은 생산 과정이 아직 자본에 포섭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며, 이는 자본과 무관한 사회적 생산 형태 위에서 자본이 발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상업 자본의 독립적 발달 정도는 사회의 일반적인 경제적 발전 수준과 반비례 관계를 형성한다.

 

독립적인 상업적 부가 자본의 지배적 형태로 군림할 때, 유통 과정은 교환의 주체인 생산자들로부터 분리되어 독자적인 독립성을 획득한다. 이때 생산물은 상업이라는 매개를 거치면서 비로소 상품으로 전환되며, 상품의 운동이 상업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업이 생산물을 상품으로 규정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 자본은 유통 과정 내에서 비로소 자본으로 등장하며, 화폐가 자본으로 발전하고 생산물이 교환 가치와 상품, 화폐로 전회하는 공간 역시 유통 영역에 국한된다. 자본은 유통을 매개로 다양한 생산 분야를 직접 지배하기 이전에, 유통 과정 내에서 먼저 형성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화폐 및 상품 유통은 여전히 사용 가치 생산에 치중하는 다양한 조직의 생산 영역들을 매개할 수 있다. 이처럼 유통 과정이 독립성을 유지하며 제3자를 매개로 생산 영역들이 연결되는 현상은 두 가지 사실을 증명한다.

 

첫째, 유통이 생산을 지배하지 못한 채 생산을 기여된 전제로만 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생산 과정이 아직 유통을 자신의 유기적 요소로 흡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반면,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하에서는 양태가 근본적으로 변화한다. 생산 과정은 전적으로 유통에 기반하며, 유통은 생산의 단순한 계기이자 통과 국면으로 전락한다. , 유통은 상품으로 생산된 생산물의 가치 실현과, 마찬가지로 상품으로 확보되는 생산 요소들의 보충 과정에 불과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유통에서 직접 발생했던 자본 형태인 상업 자본은 이제 전체 재생산 운동 과정 속에서 순환하는 자본의 특수한 형태 중 하나로 포섭된다. (CW 33: 14-15)

 

상업 자본의 독립적 발달이 자본주의적 생산의 발전 수준과 반비례 관계에 있다는 법칙은 베네치아, 제노바, 네덜란드 등이 수행한 중개 무역의 역사에서 극명하게 입증된다. 이들 국가가 점유한 거대한 이윤은 자국 생산물의 수출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미발달한 공동체들 사이의 생산물 교환을 매개하며 양측 생산국을 동시에 수탈하면서 획득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상업 자본이 매개 대상인 양단의 생산 영역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독자적으로 외재하는, 상업 자본의 가장 순수한 형태를 목격하게 된다.

 

중개 무역은 상업 자본 형성의 중추적 원천 중 하나이나, 이러한 독점적 지배력은 수탈 대상이었던 국민들의 경제적 발전에 따라 필연적으로 쇠퇴한다. 중개 무역의 기반인 타국의 미발달 상태가 해소됨에 따라, 중개 무역의 쇠퇴는 단순히 특정 상업 분야의 위축만이 아니라, 순수 상업 국민의 지배력 상실과 그들의 상업적 부 일반의 몰락으로 이어진다. 이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점진적 발전에 따라 상업 자본이 산업 자본에 종속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특수한 형태에 불과하다. 한편, 상업 자본이 생산을 직접적으로 지배하는 국면에서 나타나는 활동 양식과 형태에 관해서는 식민지 무역 일반 (이른바 식민 제도), 특히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운영 방식이 전형적인 실례를 제공한다.

 

상업 자본의 운동 형식은 M-C-M´이므로, 상인의 이윤은 우선적으로 유통 과정 내부의 행위인 구매와 판매를 거쳐 획득되며, 최종 행위인 판매 단계에서 실현된다. 따라서 상인의 이윤은 전형적인 양도 이윤의 성격을 띤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생산물이 그 가치대로 판매되는 등가 교환의 원칙이 지켜지는 한, 순수하고 독립적인 상업 이윤의 존립은 언뜻 성립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상업의 원칙은 근본적으로 등가물 간의 교환을 부정한다. 이 과정에서 가치 개념이 개입되는 지점은 오직 모든 상품이 가치이자 화폐로, 질적으로 사회적 노동을 체현하고 있다는 사실에 국한된다. 그러나 개별 상품의 가치량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생산물 간의 양적 교환 비율은 초기에는 전적으로 우연적이다. 생산물이 상품의 형태를 획득하는 근거는 그것이 교환된다는 점, 곧 공통된 제3의 요소인 가치를 표현한다는 점에 있다. 지속적인 교환과 교환을 목적으로 하는 규칙적인 재생산은 이러한 초기 우연성을 점차 제거해 나간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소거되는 이득은 우선적으로 생산자나 소비자가 아닌 매개자인 상인에게 귀속된다. 상인은 화폐 가격을 비교하고 그 차액을 취득하는 독자적인 운동을 거쳐, 파편화된 교환들 사이에서 실질적인 등가 관계를 확립하는 주체로 기능한다.

 

초기 단계의 상업 자본은 자신이 직접 지배하지 않는 양 끝단 사이에서, 그리고 자신이 창출하지 않은 전제 조건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매개 운동에 불과하다.

 

단순 상품 유통 형태인 C-M-C에서 화폐가 가치 척도와 유통 수단만이 아니라 상품 및 부의 절대적 형태인 퇴장 화폐로 고착되고, 그 결과 화폐의 유지와 증식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상업 자본의 유통 형태인 M-C-M´에서 화폐와 퇴장 화폐는 단순한 양도 행위로부터 유지되고 증식되는 자본으로 발달한다. , 생산 과정과 무관하게 유통 영역 내에서의 가치 증식이 상업 자본의 본질적 운동 법칙으로 확립되는 것이다. (CW 33: 9-10)

 

고대의 상업 민족들은 세계들 사이의 틈새에 존재하는 에피쿠로스의 신들처럼, 또는 폴란드 사회의 균열 지점에 거주하던 유태인들처럼 외부적 존재로 존립하였다. 초기 독립을 구가하며 고도의 번영을 누린 상업 도시와 상업 민족들의 교환 활동은 순수한 중개 무역의 형태를 띠었으며, 이는 그들이 매개한 생산 민족들의 경제적 미발달 상태를 물적 토대로 삼고 있다.

 

자본주의 이전의 역사적 단계들에서는 상업이 산업을 압도하며 지배력을 행사하였으나, 근대 사회에 이르러서는 그 주도권이 역전된다. 공동체 간의 상업 활동은 필연적으로 해당 공동체 내부 구조에 일정 수준 이상의 반작용을 미친다. 상업은 향락과 생활 유지의 수단이 생산물의 직접적인 소비보다 판매 행위에 의존하게 하면서, 생산 과정을 교환 가치 창출에 점진적으로 종속시킨다.

 

이러한 과정에서 상업은 기존의 낡은 사회적 관계를 해체하고 화폐 유통을 촉진한다. 이제 상업은 단순히 생산의 잉여분만을 장악하는 데 머물지 않고, 생산 과정 자체에 침투하여 생산 분야 전반을 상업 자본에 의존적인 상태로 재편한다. 다만, 이러한 상업의 분해 작용이 초래하는 구체적인 결과는 생산을 수행하는 공동체 고유의 성격과 그 내부 조직의 견고함에 따라 결정된다. (CW 33: 20)

 

상업 자본이 저개발 공동체 간의 생산물 교환을 매개하는 국면에서, 상업 이윤은 기만과 사취의 형태를 띨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그로부터 발생한다. 상업 자본은 각국의 생산 가격 차액을 취득하면서 상품 가치의 균등화에 기여하기도 하지만, 미발달한 생산 양식하에서는 잉여 생산물의 대부분을 독점적으로 취득한다. 이는,

 

첫째, 해당 공동체의 생산이 여전히 사용 가치 창출에 집중되어 있어 생산물의 가치에 입각한 판매가 부차적 사안에 머무는 상황에서 상업 자본이 유통 독점권을 장악하기 때문이다.

 

둘째, 상인이 주요 거래 대상인 노예주, 봉건 영주, 전제 국가 (: 동양의 전제 군주)와 같은 향락적 부의 소유자들을 기망하여 그들의 자산을 잠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업 자본은 지배적 위치를 점하는 곳마다 약탈 제도를 대변하게 된다. 실제로 상업 자본의 발달사는 고대와 근대를 막론하고 폭력적 약탈, 해적 행위, 노예 납치 및 인신 매매, 식민 정복 등과 결부되어 있다. 예컨대 카르타고와 로마를 비롯하여 베네치아, 포르투갈, 네덜란드의 역사적 사례는 이러한 상업 자본의 약탈적 본질을 명확히 입증한다.

 

상업 및 상업 자본의 발달은 예외 없이 교환 가치 지향적 생산을 촉진하며, 그 범위를 확장·다양화하면서 생산에 세계적 성격을 부여하고 화폐를 세계 화폐로 진화시킨다. 이에 따라 상업은 사용 가치 생산에 치중하던 기존의 다양한 생산 조직을 해체하는 작용을 수행한다. 그러나 상업이 기존의 생산 양식을 해체하는 심도와 범위는 우선적으로 해당 생산 양식 고유의 견고성과 내부 구조에 규정된다. 또한, 해체 과정의 결과물로 어떠한 새로운 생산 양식이 등장하는가 하는 문제 역시 상업 자본의 역랑이 아니라, 해체되는 기존 생산 양식의 역사적 성격에 따라 결정된다.

 

일례로 고대 세계에서 상업의 팽창과 상업 자본의 발달은 항시 노예 경제를 귀결시켰으며, 때로는 가부장적 노예제를 잉여 가치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노예제로 변모시키기도 하였다. 반면, 근대 세계에서 상업 자본의 발달은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성립으로 이어졌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역사적 결과는 상업 자본의 발달 정도와는 구별되는 별개의 사회 경제적 조건들에 따라 규정되는 것이다.

 

공업이 농업으로부터 분리되어 진정한 도시적 생산의 형태를 갖추게 되면, 그 생산물은 태생적으로 상품의 성격을 띠며 따라서 그 유통과 판매는 필연적으로 상업의 매개를 요구한다. 상업이 도시의 발달에 기반하고, 도시의 존립 또한 상업의 기능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산업적 발전이 상업적 팽창과 반드시 병행되는가 하는 문제는 역사적 조건에 따라 양상을 달리한다.

 

가령 고대 로마 공화정 후기에는 상업 자본이 유례없이 고도로 발달했음에도 수공업적 토대는 정체되어 있었던 반면, 코린트를 비롯한 그리스 도시들에서는 상업의 진흥이 숙련된 수공업의 발달을 직접적으로 견인하였다. 또한 상업 정신과 상업 자본의 발흥은 반드시 도시화의 산물이거나 그 전제 조건인 것만은 아니며, 오히려 정착 생활을 하지 않는 유목 민족의 경제 구조 내에서 독자적으로 발달하는 특수한 사례도 빈번히 확인된다.

 

16세기와 17세기 지리상의 팽창 (신항로 개척 등) 병행하여 발생한 상업의 대혁명이 상업 자본의 비약적 발전을 추동하고, 봉건적 생산 양식에서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으로의 이행을 가속화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는 점은 명백하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자본주의 성립에 관한 일정한 오류와 왜곡된 견해를 야기하기도 하였다. 세계 시장의 급격한 팽창, 유통 상품량의 비약적 증대, 아시아의 산물과 아메리카의 귀금속을 선점하려는 유럽 열강 간의 각축, 그리고 식민 제도 등은 기존 생산 체계를 구속하던 봉건적 굴레를 타파하는 데 근본적으로 기여하였다.

 

근대적 생산 양식의 초기 단계인 공장제 수공업 (매뉴팩처)은 그 성립을 위한 제반 조건이 이미 중세에 형성된 지역에서만 발달하였다. 이는 네덜란드와 포르투갈의 역사적 대비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16세기와 17세기에 걸쳐 단행된 상업의 급격한 팽창과 세계 시장의 창출이 낡은 생산 양식의 몰락과 자본주의로의 이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상업적 성취는 기만적으로 이미 존재하던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토대 위에서 달성된 것이다.

 

(물론) 세계 시장은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존립 기초를 형성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산 규모를 부단히 확장하려는 이 생산 양식의 내재적 필연성은 세계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를 강요한다. 결과적으로 상업이 산업을 변혁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이 상업을 끊임없이 재편하고 변혁하게 된다. 나아가 상업적 패권 또한 이제는 대공업을 수행할 수 있는 물적 조건의 우열에 따라 결정되기에 이른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사례 비교는 상업 자본이 산업 자본에 종속되어 가는 과정을 극명히 보여준다. 지배적 상업국이었던 네덜란드의 몰락사는 곧 상업 자본의 위상이 산업 자본에 밀려나는 역사와 일치한다. 한편, 전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이 지닌 내부적 견고함과 조직력이 상업의 분해 작용에 대항하여 구축한 장벽은 인도와 중국에 대한 영국의 무역사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인도와 중국의 경제 구조는 소규모 농업과 가내 공업의 결합이라는 폭넓은 기초 위에 형성되어 있으며, 인도에서는 토지의 공동 소유에 기반한 촌락 공동체 형식이 그 견고함을 더했다. 영국은 지배자이자 지대 취득자로 직접적인 정치·경제적 권력을 동원하여 이러한 소규모 경제 공동체를 분쇄하고자 기도하였다.

 

영국의 상업이 인도의 생산 양식에 혁명적 영향을 미쳤다면, 이는 저렴한 영국산 면제품을 앞세워 농공 결합의 핵심축이었던 전통 방적업과 직포업을 파멸시키면서 공동체의 물적 토대를 해체시킨 지점에 국한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공동체의 해체 과정은 지극히 점진적으로만 진행되었다.

 

그런데 직접적 정치 권력의 뒷받침이 부재했던 중국에서는 상업에 따른 분해 작용이 더욱 미미하게 나타났다. 농업과 가공업의 직접적 결합에서 달성된 시간의 효율적 운용과 비용 절약은 대공업 생산물에 대해 매우 완강한 저항력을 발휘하였다. 대공업 제품의 가격에는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부대 비용이 포함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영국의 상업 활동과 대조적으로 러시아의 상업은 아시아적 생산 양식의 경제적 기초에 하등의 변화도 주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봉건적 생산 양식으로부터의 이행은 서로 다른 두 가지 경로를 따라 전개된다.

 

첫 번째 경로는 생산자가 직접 상인 겸 자본가로 변모하여 농촌의 자연 경제 및 중세 도시의 길드 체제에 예속된 수공업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의 생산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참으로 혁명적인 길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경로는 상인이 유통 영역만이 아니라, 생산 과정 자체를 직접 장악하는 방식이다. 이 경로는 역사적으로 자본주의로 나아가는 디딤돌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였으나 (예컨대 17세기 영국 직물 상인이 독립적이었던 직포공들을 포섭하여 원료를 공급하고 제품을 독점 구매한 사례), 그 자체만으로는 낡은 생산 양식을 전면적으로 타도하지 못한다. 오히려 낡은 생산 양식을 자신의 존립 전제로 삼아 보존하고 유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례로 19세기 중엽까지 프랑스의 비단 공업이나 영국의 양말·레이스 공업 제조업자들은 명목상 제조자에 불과했을 뿐, 실질적으로는 상인의 지위에 머물러 있었다. 이들은 직포공들로 하여금 전통적인 분산 작업 방식을 지속하게 하면서, 오직 상업적 매개로만 생산자들을 통제하고 수탈하는 데 그쳤다.

 

직포공들은 실질적으로 상인을 위해 노동하는 종속적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이행 방식은 진정한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으로의 발전을 저해하며, 결과적으로 자본주의가 고도화됨에 따라 점차 소멸한다. 이 방식은 생산 양식의 근본적인 변혁을 수반하지 않은 채 직접적 생산자들의 처지만을 악화시킬 뿐이다.

 

이들은 자본에 직접 포섭된 노동자들보다 훨씬 열악한 조건 속에서 단순 임금 노동자이자 프롤레타리아트로 전락하며, 그들의 잉여 노동은 낡은 생산 양식의 토대 위에서 고스란히 상인에게 수탈당한다. 형태는 다소 변형되었으나, 부분적으로 수공업 방식이 잔존하는 런던의 가구 제조업에서도 이와 동일한 착취 관계가 확인된다.

 

이러한 현상은 런던 동부의 타워 함레츠 지구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가구 생산 공정 전반이 매우 세분화되어 있어, 특정 기업은 의자만을, 다른 기업은 식탁이나 옷장만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식이다. 이들 기업은 대개 한 명의 장인과 소수의 직인으로 구성되어 수공업적으로 운영되나, 그 생산 규모는 개별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기에는 너무 비대하다.

 

실질적인 구매자는 가구점의 소유주들이다. 장인은 매주 토요일 가구점들을 돌며 자신의 생산물을 판매하는데, 이때의 가격 협상은 전당포에서 물품을 담보로 대출금을 흥정하는 것과 흡사한 양상을 띤다. 장인들은 다음 주의 원료 구입과 임금 지불을 위해 당장 화폐를 확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이러한 판매의 강제성은 상인의 수탈을 더욱 심화시킨다.

 

이러한 구조하에서 장인은 실질적으로 상인과 노동자 사이를 매개하는 중간자에 불과하며, 잉여 가치의 대부분을 독점하는 상인이 진정한 의미의 자본가로 군림한다. 이와 비슷한 현상은 이전에 수공업이나 농촌의 부업 형태로 영위되던 분야들이 공장제 수공업 (매뉴책처)로 이행하는 과정 전반에서 나타난다.

 

대공업으로의 이행은 소규모 소유자 경영 업체의 기술적 발전 수준에 규정되는데, 특히 수공업적 공정에 기계를 도입하기 시작한 지점에서 가속화된다. 최근 영국의 양말 제조업 사례에서 보이듯, 기계의 동력이 인력에서 증기로 전환되는 과정은 이러한 기술적 변혁의 핵심을 이룬다.

 

자본주의로의 이행은 크게 세 가지 경로를 취한다.

 

첫째, 상인이 직접 산업가로 변모하는 형태다. 이는 상업적 기반 위에 공업이 성립하는 경우로, 특히 상인이 원료와 노동력 모두를 외부에서 확보하는 사치품 공업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15세기 콘스탄티노플 (이스탄불)에서 이탈리아로 도입된 사치품 공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둘째, 상인이 소규모 수공업자 (장인)를 중개자로 삼거나 독립적 생산자로부터 직접 상품을 매입하는 형태다. 이 과정에서 상인은 생산자의 명목상 독립성을 보장하고 기존의 생산 방식을 보존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유통 영역에서 그들을 예속시킨다.

 

셋째, 산업가가 스스로 상인의 기능을 겸하며 시장을 겨냥해 직접 대규모 생산을 전개하는 형태다.

 

중세의 상인은 폽페 (1807: 70)가 지적한 바와 같이, 길드나 농민이 생산한 상품을 단순히 운송하고 매개하는주체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이행기를 거치며 상인은 직접 산업가로 변모하거나, 최소한 수공업자와 농촌 소생산자들을 자신의 장악하에 두어 노동하게 하는 지배적 위치를 점하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생산자 자체가 상인으로 진화한다. 이전에 직포 장인이 상인으로부터 소량의 양모를 공급받아 단순 가공을 수행하던 종속적 관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스스로 원료인 양모나 면사를 구매하고 완성된 직물을 상업 영역에 유통시킨다. 이 단계에서 생산 요소들은 생산자가 직접 구매한 상품으로 생산 과정에 투입된다.

 

결과적으로 직포 장인은 더 이상 특정 개인이나 한정된 고객을 위해 생산하지 않고, 상업 세계 전체를 교환 대상으로 삼아 생산을 전개한다. 생산자 자신이 상인의 기능을 체화함에 따라, 독립적이었던 상업 자본은 이제 생산 과정에 부속된 유통 영역만을 담당할 뿐이다.

 

초기 단계에서 상업은 길드 공업, 농촌 가내 공업, 봉건적 농업을 자본주의적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필수적 전제 조건으로 작용하였다. 상업은 생산물을 위한 시장을 창출하고 새로운 상품 등가물을 도입하며,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와 보조 재료를 공급하면서 생산물을 상품의 단계로 발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시장을 겨냥할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의 자원에 기반을 둔 새로운 생산 분야들이 개척되었다.

 

그러나 공장제 수공업 (매뉴팩처)이 일정 수준 강화되고 대공업 단계에 이르면, 제조업은 스스로 생산한 상품으로 시장을 정복하며 자생적인 시장을 창출하기에 이른다. 이 시점부터 상업은 산업 생산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며, 시장의 지속적인 확장은 산업 생산의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된다.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하는 대량 생산은 기존 시장의 수용력을 초과하며 끊임없이 그 장벽을 돌파하고 영역을 확장하려 한다. 이때 대량 생산의 한계를 규정하는 것은 현재의 수요만을 대변하는 상업이 아니라, 가동되는 자본의 규모와 노동 생산력의 발전 정도다.

 

산업 자본가는 상시로 세계 시장과 대면하며, 자신의 생산 비용을 국내 시장 가격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시장 가격과 끊임없이 비교하게 된다. 이전에 이러한 비교 분석이 전적으로 상인의 고유 업무였기에 상업 자본이 산업 자본에 대해 우월적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었으나, 대공업의 발달은 이러한 역학 관계를 근본적으로 역전시킨다. (CW 32: 465-466)

 

근대적 생산 양식에 관한 최초의 이론적 연구인 중상주의는 필연적으로 상업 자본의 운동 내에서 자립화된 유통 과정의 피상적 현상들에 매몰되었으며, 그 결과 현상의 외면만을 파악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한계는 선차적으로 상업 자본이 자본 일반의 역사적 형태 중 최초로 독립성을 확보한 존재였다는 점, 후차적으로는 봉건적 생산의 변혁기와 근대적 생산의 태동기에 상업 자본이 행사한 압도적인 영향력에서 기인한다.

 

근대 경제학이 진정한 과학적 토대를 구축하기 시작한 시점은 이론적 고찰의 중심축이 유통 과정에서 생산 과정으로 이전될 때 비로소 도래한다. 한편, 이자 낳는 자본 역시 상업 자본만큼이나 오래된 자본의 형태임에도, 중상주의가 왜 이를 분석의 출발점으로 삼지 않고 오히려 공격적인 태도를 견지했는가에 대해서는 후술될 논의에서 명확히 밝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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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제도의 정의


현대의 경제지에는 '민영화'에 대한 논의가 별도로 이루어질 정도로 활발한 논의를 제공한다. 이러한 언론 및 방송사와 관련된 주류 경제 비평가들은 주로 재산권과 관련된 유가 증권과 주식 분석을 통하여 통계적 분석을 실시하면서 경제 전망에 대한 시사점을 유익하게 제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왜곡됐다. 실제로는 이러한 언론사 등은 비록 공영 언론 및 방송사라는 명칭으로 불리지만 사실은 종편과 마찬가지로, 자본주의의 기술적 발달과 함께 부상한 민간 회사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여기서 '민영화'란 관할 부서 외의 공공 분야를 민간 사업 부문으로 전환함에 따라 기업 간 운영을 중심으로 이 공공 분야를 대기업 회사 및 종속 시설 부지로 전환시킨다는 사전적 의미를 담는다. 


'민영화'는 특히 유럽 및 미국 사회에서 자주 불거지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 이유가 주택 및 의료 보험 혜택을 자유 시장 제도의 도입하여 국내 수요층보다 의료 회사 및 의약 청탁 부담 등을 매겨 제도적 보완하는 식으로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민영화는 특정 분야에서만 발생하는 고정된 현상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사회 전반에 만연한 '기업화'와 '거래 수단'과 관련된 분야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겠음을 내세우는 의도를 갖는다. 자본가 계급들은 이러한 의도를 숨기고 자신의 잉여 가치 및 이윤 창출을 위한 +Δ의 소득 외의 수단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 비용으로 작용하며, 이는 민영화를 지지하는 일반인들이 자주 간과하는 부분이다.  


케인즈를 비롯한 슘페터, 하이에크, 프리드먼 등과 같은 저명한 현대 경제학자들은 부분적 '민영화' 시행이 시장 가치를 창출하는 무한한 원동력이라고 보았다. 기업 간의 시장 경쟁에서 발생하는 초과 이윤을 토대로 경영 효율을 위한 '자본화' 방식을 가속화시키고, 국가 무역 전반 및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영국의 보수당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1979-1990년 재임 기간 동안 이러한 방식을 매우 선호하였다. 그러나 부르주아 속성을 간직한 그들은 마르크스가 앞서 언급한, 『자본』의 전반적인 우려를 읽지 못하였다. 이러한 민영화 방식은 현대에 근접하면서 자본주의의 발달로 설명된다. 


민영화 제도로 인한 민간 피해 규모 사례


이를테면 미국 사회를 중심으로 2007-2009년 주택 거품 현상으로 인한 경제 공황이 발생했을 때, 「미 연방 통계국」자료에 따르면, 관련 의료 보험 제도의 수혜자들은 최고 소득층 비율 (연 소득 75,000달러 이상) 보험 미가입률은 8-9% 정도에 불과했으며 미국 사회의 91% 이상이 고소득층에 따른 의료 보험 수혜 및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반면, 저소득층 비율은 (연 소득 25,000 미만 정도) 보험 미가입률이 26.6%에 해당했다. 이는 전체 미국 인구의 1/4가 의료 사각지대에 노출되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형성된 금융업계 전반은 이를 자축하며 단순 현상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물론 해당 사례는 미국 사회를 기준으로 삼았으므로, 국내와 특수한 상황이라 판단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실상은 이 민영화가 특히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치명적이라는 점에 있다. 이를테면 한국은 노동자의 직접 생산력보다 상인 간의 시장 거래를 중심으로 자본주의가 발전하였다. 이에 따라 선진국과의 무역 거래까지 확장 및 발전할 수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일부 생산직 노동자들이 상인 자본으로 전환됨에 따라 사무직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게 되었다. 이는 1960-80년대까지 고도로 진행된 독재적인 산업 전개에 따른 민간 사업의 전방위적인 실시와 그 규모 면에서 경제적 격차를 일으켰다. 아직도, 일부 사람들은 이 경제적 격차를 두고 경제 상승 시기였다고 자부하는 이들이 존재하지만, 이처럼, 그 실상은 당시 '민영화'로 인해 발생한 고도의 경제 분야 발달에 있다. 


관광 분야에서도 '민영화'는 지역 일대의 점유한다. 특히 규모가 작은 경제력을 유지하는 국가일수록 더 큰 피해를 입히고, 타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더욱 불리한 입장을 초래할 여지를 남긴다. 이는 곧 '상인 자본'의 역사적 발달이 함의하고 있는 모순임에도, 자본가 계급의 고소득이 형성되는 과정을 평균치로 일단락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오류와도 관련이 있다. 국가 생산력은 결국 이러한 '민영화'의 일부까지 포함한다면 사익을 위한 경제적 위험성과 공황의 잠재력을 내재하게 된다. 특히 재난 발생의 경우에는 '민영화'의 실시로 인해 재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더욱 가중된다거나, 경제 성장률에 있어 전반적인 무역 수지가 분명 흑자임에도 노동자의 고용 영역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산력과 고용률이 감소하는 현상이 우려된다.   


* 2007-2009년발 경제적 피해 규모는 미정부 통계보다 더 컸을 것이다. 


* 특히 전쟁 지역의 복구를 위해 민영화 제도를 도입했을 때 남기는 피해 수치는 예측 규모보다 더 클 수 있다. 


결론부 


특히 민영화 제도 도입으로 인한 민간 부문의 '자본화' 부문은 현대 사회일수록 매우 개별적이고 다양하므로, 개인 작업만으로는 한계를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국가 전반의 통계를 분석 및 요청할 때는 이러한 자본주의 발달의 규모 구조를 평균치가 아닌 계급 간 소득 격차에 따른 차이로부터 분석되어야 함은 분명해진다. 물론 일부 통계 위주로 제시할 수도 있지만, 시간상 관계로 이는 노동자 경제 분석 집단과 별도로 논의하여 통계를 발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핵심은 국가 통계 전반의 오류가 이러한 평균치로 여전히 상정되고 있다면, 그것은 오류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앞으로 국가 생산력을 모의하여 민간화에 따른 피해 규모를 은폐했던 시도들이 지금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부르주아 정책의 일부이며 수렴되어 변모하는 과정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을 밝힌다. 이는 독단적인 통계학자의 일생 작업이 아니라, 오히려 노동자들 간의 직접 심의와 심사를 주도하며 거쳐야 할 부분이라 판단된다.  


* 통계 산정 방식이라면 개별 생산 분야 (특수 분야 포함) / 전체 생산력 (사회적 총생산)으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 


* 참고로, 통상의 정부 통계 방식은 개별 생산 분야를 모두 단순 합산하는 방식으로 평균을 취하여 전체 생산력을 도출한다. 


* 각국의 통계로 기존의 평균 소득 산정 방식이 아닌, 별도의 잉여 가치 소득 산정과 금융 · 지대 소득 간의 비교 방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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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화폐 거래 자본

 

산업 자본과 상업 자본의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폐의 순수 기술적 운동이 특수한 자본의 독자적 기능으로 자립할 때, 이 자본은 화폐 거래 자본으로 전환된다. 산업 자본 및 상업 자본의 일부는 화폐 자본 일반의 형태만이 아니라, 이러한 기술적 업무를 전담하는 화폐 자본으로 상시 존재하게 된다.

 

이로부터 총자본의 일정 분량이 화폐 자본의 형태로 분리·자립하며, 해당 자본의 자본주의적 기능은 산업 자본가와 상업 자본가 계급 전체를 대행하여 화폐적 기술 활동을 수행하는 데 국한된다. 상업 자본의 분화 원리와 마찬가지로, 유통 과정에 있는 화폐 자본의 일부가 전체 자본으로부터 분리되어 재생산 과정에 수반되는 제반 기술적 활동을 전담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화폐 거래 자본의 운동은 결국 재생산 과정 내에 존재하는 산업 자본의 일부가 자립화하여 나타나는 특수한 운동 형태에 불과하다.

 

새로운 자본 투하나 자본 축적의 경우 화폐 형태의 자본은 운동의 시점과 종착점으로 부각되나, 이미 순환 과정에 진입한 자본에 있어 이 지점들은 단순한 통과점에 불과하다. 산업 자본이 생산 영역을 이탈하여 재진입하기까지 거치는 C´-M-C의 형태 변화 과정에서, 화폐 M는 특정 국면의 결과인 동시에 그 국면을 보충하는 반대 국면의 출발점으로 기능한다.

 

상업 자본의 경우 외견상 화폐 자본의 순환 M-C-M 형태를 띠더라도, 실제 기능적 측면에서의 현실적 과정은 상품 자본의 순환 C-M-C의 연속적 수행이다. 특히 상업 자본은 구매 M-C와 판매 C-M라는 두 행위를 동시에 수행하는데, 이는 생산 과정의 연속성으로 인해 동일 자본이 두 국면에 항시 공존하기 때문이다. , 자본의 일부분이 상품 재전환을 위해 화폐로 전화하는 동안, 동시에 다른 부분은 화폐로 재전환되기 위해 상품으로 전화한다.

 

화폐가 유통 수단으로 기능하는지 또는 지불 수단으로 기능하는지의 여부는 상품 교환의 구체적 형태에 따라 결정된다. 자본가는 그 과정에서 다수의 거래 당사자와 끊임없이 화폐를 수수하게 되는데, 이러한 화폐의 지불과 수납이라는 기술적 활동은 그 자체로 하나의 노동을 형성한다. 특히 화폐가 지불 수단으로 기능할 경우, 해당 노동은 차액 계산 및 결제 업무를 필연적으로 수반한다. 이러한 노동은 유통 비용의 일종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적 노동에는 해당하지 않으나, 특수한 대리인이나 자본가가 자본가 계급 전체를 대행하여 집중적으로 수행하면서 사회적 비용을 단축시킨다.

 

자본의 일정 부분은 퇴장 화폐, 잠재적 화폐 자본, 구매 및 지불 수단의 준비금, 또는 유휴 자본의 형태로 화폐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자본의 또 다른 일부는 순환을 거쳐 끊임없이 이 형태로 환류한다. 이에 따라 화폐 수납과 지불, 부기 업무 외에도 퇴장 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특수한 활동이 요구된다. 현실적으로 퇴장 화폐는 유통 수단 및 지불 수단으로 중단 없이 전환되는 동시에, 상품 판매 대금이나 만기 지불금의 유입에 따라 지속적으로 재형성된다. 이처럼 자본 본연의 생산적 기능과 분리되어 화폐 형태로 존재하는 자본 분량의 부단한 운동, 곧 순수 기술적 활동은 필연적으로 특수한 노동과 유통 비용을 발생시킨다.

 

자본의 제반 기능에서 파생된 이러한 기술적 활동들이 자본가 계급 전체를 위해 특수한 대리인이나 자본가에게 전문적 기능으로 위임되고 그들의 수중에 집중되는 것은 분업 발달의 결과이다. 여기에는 상업 자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중적 의미의 분업이 존재한다.

 

첫째, 해당 활동이 독립된 특수 사업으로 분화되어 계급 전체의 화폐적 기구를 대행하면서 대규모의 운영 효율과 집중을 달성한다.

 

둘째, 자립화된 이 특수 사업 내부에서도 다시 세부적인 분업 체계가 전개된다.

 

상호 독립적인 각종 분야로의 분할과 그 내부에서의 세부적인 업무 분담 (대규모 사무소, 다수의 회계 및 출납 인력 배치 등)이 전개된다. 화폐의 지불과 수납, 차액 결제, 당좌 계정 운영, 화폐 보관 등과 같은 기술적 활동들이 본래의 거래 행위로부터 분리되어 독립된 기능을 형성할 때, 해당 활동에 투하되는 자본은 화폐 거래 자본으로 규정된다. (CW 33: 166-168)

 

화폐 거래업을 성립시키는 이 특수한 사업들은 화폐 자체의 다양한 목적 및 자본이 화폐 자본의 형태로 수행해야 하는 제반 기능으로부터 파생된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화폐 일반은 본래 서로 다른 공동체 간의 생활 수단 교환 과정에서 최초로 발생하고 발달한 것이다.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CW 29: 282-283; 자본권 제2)].

 

그러므로 화폐 거래업, 곧 화폐 상품을 취급하는 상업은 세계 무역을 계기로 우선적 발달을 이룬다. 상이한 국가적 주화들이 유통됨에 따라 해외 구매 상인은 자국 주화를 현지 주화로 환전하거나, 각종 주화를 세계 화폐인 지금 형태의 순은 또는 순금으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환전업은 근대적 화폐 거래업의 자연 발생적 기초 중 하나가 된다. 이후 환은행으로의 발달이 이어졌으며, 이곳에서 은 (또는 금)은 일반 유통 주화와 구별되는 세계 화폐, 곧 은행 화폐 내지 상업 화폐로 기능한다. 나아가 한 국가의 환전상이 타국의 환전상에게 여행자에 대한 지불을 지시하는 환거래 방식은, 이미 고대 로마와 그리스의 현실적 환전 업무에서부터 분화·발전한 형태였다.

 

상품으로의 귀금속 거래는 지금 거래업 및 세계 화폐로의 화폐 기능을 매개하는 상업의 자연 발생적 기초를 형성한다. 이러한 화폐의 기능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권 제33c)

 

첫째는 세계적 지불 결제와 이자 낳는 자본의 이동을 목적으로 국가 간 유통 영역 사이에서 발생하는 금·은의 유출입이며,

 

둘째는 귀금속 생산지에서 세계 시장으로의 유입 및 그 공급량이 개별 국가의 유통 영역으로 분배되는 과정이다. 영국의 경우 17세기 전반에 걸쳐 금세공업자가 은행업자의 기능을 겸행한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환거래를 매개로 한 세계 지불 결제의 고도화된 양상이나 유가 증권 거래 등 신용 제도의 특수한 형태들은 본 고찰의 범위에서 제외한다.

 

세계 화폐로 국민적 화폐는 그 국지적 성격을 탈피한다. 각국의 화폐는 상호 간의 가치로 표현되며, 결과적으로 모든 국민적 화폐는 해당 화폐의 금·은 함유량으로 환산된다. 금과 은이라는 두 상품이 모두 세계 화폐로 유통됨에 따라, 이들 사이의 가치 비율 역시 끊임없이 변동하며 환산 과정을 거친다.

 

화폐 거래 업자는 이러한 중개 기능을 자신의 특수한 사업으로 영위한다. 이처럼 환전업과 지금 거래업은 화폐 거래업의 시초 형태이며, 이는 국민적 주화로의 기능과 세계 화폐로의 기능이라는 화폐의 이중적 속성에서 기인한다.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에서는 일반적인 상업과 마찬가지로 다음과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첫째, 퇴장 화폐로의 화폐 축적이다. 오늘날 이는 구매 및 지불 수단의 준비금으로 상시 화폐 형태로 존재해야 하는 자본 부분의 축적을 의미한다. 이는 상인 자본의 발달과 함께 그 목적에 부합하도록 형성된 퇴장 화폐의 제1형태로,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 하에서도 지속된다. 이러한 퇴장 화폐는 국내외 유통 과정에서 끊임없이 유입과 유출을 반복하며 운동한다. 퇴장 화폐의 제2형태는 당분간 운용되지 않는 화폐 형태의 유휴 자본으로, 새로 축적되었으나 아직 투하되지 않은 화폐 자본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퇴장 화폐의 형성에는 주로 보관 및 부기와 같은 기능들이 수반된다.

 

둘째,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과 상업 일반은 구매 시의 화폐 지불, 판매 시의 화폐 수납, 채무 상환 및 채권 회수, 지불 결제 등의 업무와 결부된다. 화폐 거래 업자는 초기에는 상인과 산업 자본가를 대행하는 단순한 현금 출납인으로 이러한 기능 (서비스)을 수행한다. 화폐 거래업은 그 본연의 기능에 대부·차입 기능 및 신용 거래가 결합되면서 비로소 충분히 발달하게 된다. 이와 관련된 논의는 이자 낳는 자본을 다루는 다음 편에서 상술한다.

 

지금 거래, 곧 국가 간 금·은의 이전은 본질적으로 상품 거래의 결과이며, 각국 시장의 세계 수지와 이자율 상태를 나타나는 환율에 따라 규정된다. 지금 거래 업자는 이러한 경제적 결과들을 매개하는 역할에 국한된다.

 

단순 상품 유통에서 화폐의 운동과 형태적 특징이 발전하는 과정을 고찰할 때 확인했듯이 (권 제3), 구매 및 지불 수단으로 유통되는 화폐량의 운동은 상품 형태 변화의 규모와 속도에 따라 결정된다. 이러한 형태 변화 과정은 총 재생산 과정의 일면을 구성한다. 화폐 재료인 금·은을 생산지로부터 공급받는 행위는 상품으로의 귀금속과 여타 상품 간의 직접적 교환 결과이며, 이는 철과 같은 다른 금속의 확보와 마찬가지로 상품 교환의 영역에 속한다.

 

세계 시장에서의 귀금속 운동 또한 (상품 자본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대부 자본의 이전은 제외함), 국내 화폐 운동이 국내 상품 교환에 따라 결정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계 상품 교환에 따라 완전히 규정된다.

 

국내 주화의 가치 하락이나 복본위제 시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국가 간 귀금속 유출입은 진정한 의미의 화폐 유통 범위 밖에 있으며, 이는 국가 정책에 따른 왜곡을 시정하는 과정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퇴장 화폐의 형성은, 그것이 대외 무역을 위한 지불 수단의 준비금이거나 일시적 유휴 자본의 형태인 한,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침전물에 불과하다.

 

화폐 유통의 범위·형태·운동이 본질적으로 상품 유통의 결과라면,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상품 유통은 자본의 유통 과정 (수입 지출에 따른 자본과 수입 간의 교환 및 수입 상호 간의 교환 포함)을 체계적으로 표현할 뿐이다. 따라서 화폐 거래업이 상품 유통의 결과적 현상인 화폐 유통을 단순히 매개할 뿐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이 화폐 유통은 상품 유통의 본질적인 한 계기로, 화폐 거래업의 활동에 앞서 이미 전제되어 있는 조건이다.

 

화폐 거래업이 매개하는 영역은 화폐 유통의 기술적 처리에 국한되며, 해당 업종은 이러한 처리를 집중·단축·단순화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화폐 거래업은 퇴장 화폐 자체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퇴장 화폐의 형성이 경제적 자발성에 근거하는 한 (, 퇴장 화폐가 단순한 유휴 자본이나 재생산 과정의 교란을 나타내지 않는 한), 이를 경제적 최소 한도로 축소할 수 있는 기술적 수단을 제공한다. 구매 및 지불 수단을 위한 준비금을 개별 자본가가 각자 관리할 때보다 자본가 계급 전체의 차원에서 통합 관리할 때 그 필요 규모를 현저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화폐 거래업은 귀금속을 직접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 거래업에 따라 구매된 귀금속의 분배 과정을 매개할 따름이다. 화폐가 지불 수단으로 기능할 경우, 화폐 거래업은 차액 결제를 용이하게 하며 결제 기구의 인위적 원리에 따라 소요 화폐량을 감소시킨다. 그러나 화폐 거래업은 이러한 상호 지불의 연관성이나 규모 자체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예컨대 은행이나 어음 교환소에서 거래되는 어음과 수표는 개별적으로 완결된 독립적 거래의 산물이므로, 화폐 거래업의 역할은 단지 그 결과에 대한 기술적 결제 방식을 개선하는 데 국한된다. 화폐가 구매 수단으로 유통되는 과정에서도 매매의 규모와 빈도는 화폐 거래업과는 무관하며, 화폐 거래업은 매매에 부수되는 기술적 절차를 단축하면서 회전에 필요한 현금 통화량을 절감시킬 뿐이다.

 

따라서 본 고찰의 대상인 순수 형태의 화폐 거래업, 곧 신용 제도와 분리된 화폐 거래업은 상품 유통의 한 계기인 화폐 유통의 기술적 측면 및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반 화폐 기능에만 관여한다.

 

이러한 특성은 화폐 거래업을 상품 거래업과 본질적으로 구분 짓는 요소가 된다. 상품 거래업은 상품의 형태 변화와 교환을 매개하며 상품 자본의 과정을 산업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자본 운동으로 부각시킨다. 상업 자본이 상품 자본의 순환 C-M-C과 대비되는 화폐 자본의 순환 M-C-M (상품의 위치 변경에 따른 화폐의 환류)이라는 특수한 유통 형태를 나타내는 것과 달리, 화폐 거래 자본은 그 자체로 이러한 독자적 유통 형태를 가질 수 없다.

 

특수한 자본가 계급이 화폐 유통의 기술적 매개를 위해 화폐 자본을 투하할 때, 이 자본은 개별 상인이나 산업 자본가들이 해당 목적을 위해 직접 투하해야 했을 추가 자본을 축소된 규모로 대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도 투하자에게 M+ΔM을 가져다주는 M-M´이라는 자본의 일반 공식은 성립한다. 그러나 M사이를 매개하는 과정은 형태 변화의 소재적 측면이 아닌, 오직 기술적 측면만을 포함한다.

 

화폐 거래업자가 취급하는 화폐 자본의 양은 본래 상인과 산업 자본가가 유통시키는 화폐 자본의 분량에 상응하며, 그가 수행하는 활동은 이들의 경제적 행위를 기술적으로 매개하는 수준에 머무른다.

 

또한 화폐 거래업자의 이윤이 잉여 가치의 분할로부터 확보된다는 점도 명백하다. 그는 이미 실현된 가치 (또는 채권의 형태로 실현 예정인 가치)를 대상으로 업무를 수행할 뿐이기 때문이다.

 

상품 거래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화폐 거래업에서도 기능의 중복 현상이 발생한다. 화폐 유통에 수반되는 기술적 활동 중 일부는 여전히 상품 거래업자와 상품 생산자들이 직접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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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남북 전쟁, 지배 계급의 공포

 

한국의 역사 역시 지배 계급의 역사이다. 이러한 피해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조선 거대 군주제 붕괴와 미군정의 치하에서 일제로부터의 광복, 그리고 1950년대의 전쟁을 기점으로 시작된 이념적 갈등의 시작이자 한반도의 평화를 훼손시킨 전쟁이라는 명분에 있을 것이다. 그로 인해 남북한은 모두 제각기 흩어져 이산 가족을 이루었고, 우리 조상들의 뿌리를 찾지도 못한 채 상봉의 기회에 겨우 기대어 분단선을 바라보며 이 전쟁이 남긴 상흔을 여전히 안고 있다. 제작년 독립 유공자 분들이 대다수 자신의 헌장을 반납한 일은 매우 시사적이다. 이들은 정부의 보조를 기대했지만, 정작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것도 벅찬 상태에서 자신의 성과가 아닌, 마땅한 이유로 '대한민국'을 구조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대다수가 평범한 노동자로 활동했다. 그래서 우리는 적어도, '막연한 평화'에 대해서는 함부로 논하지 않는다.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북측의 도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높은 긴장도를 적나라하게 보도했을 때조차, 전 세계의 일부 독립 유공자들은 전쟁의 참혹함을 알릴 뿐만 아니라, 그것의 무의미함까지 언급한다. 그리고 이들은 지금까지도 자신들의 명예가 아닌, 애틋한 전우를 기린다. 최근 해외에서는 한국인들의 생존력을 재평가하며 특히 군주도 아닌 장군이 막아낸 '임진왜란'에 대해 높은 역사적 평가를 내린다. 이는 한국인들에게 경제학적 기회 비용에 따른 수치화된 통계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의미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적 차원에서는 두 거대 진영 간의 논리에 맞추어 이들의 노고를 재단하고 정작 독립 유공자를 노골적인 정부 선동의 대상으로 선정한다. 이들을 기리는 것은 개인적 차원에서 행해지는 국수적인 지원 대상일 뿐이다. 국가는 언제나 그러한 식으로 군인을 인정하고 대우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리고 여러 이유를 들어 후대에도 군대에 반드시 가야만 한다는 그 의무를 심경하고 걱정하게 만든다.   


그러나 군인 역시 곧 노동자라는 사실을 잊는다. 이들이 일정한 보수를 받기 위해 참전을 결정해야 했을 때조차 깊은 긴장과 떨림은 배가 되는 공포일 것이다. 그러한 공포가 전쟁의 전반을 지배하게 될 때에는 군인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된다. 정부는 전쟁의 결정에 대한 지배력까지 행사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하여 또 다른 침략의 명분으로 삼아 우호하게 된다. 정부의 정책이 빚어진 갈등 속에서 같은 한반도를 이루는 땅임에도, 정부의 결정에 따라 늘 적국이라 간주하여 초조해 하고, 자신이 노동자임을 잊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의식 없는 선동은 결국 이들의 노고마저 희석시킨다. 그리고 자신의 득표율에만 신경쓰는 그러한 기만이나 위선을 보게 될 때, 대중들은 실망하게 된다. 그렇다면 겨우 일궈 낸 한 표의 투표권 역시 그들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일까. 

 

지금 현대 사회는 적어도, 어느 정도 먹고 살 걱정은 없다. 정부 정책상 사회 복지가 뒷받침하여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관련 소득에 따른 지원 제도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해야 하는 이유가 단지 정부 보조를 위해 늘어나는 특수한 자격 및 수혜 조건과 차별 정책에 따른 대우라면 전우를 잃은 노병처럼, 그 자신이 권력을 가지고 있음이 아니라, 그것이 의무일 수밖에 없었던 시장과 전장의 실상을 또다시 겪게 된다. 그것은 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기에 헌정을 하기 이전에 대우해야 할 본연의 책임인 것이다. 그것에 기대어 오늘날 정부가 지금까지 들어설 수 있었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은 자만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정부 처사가 보여주는 것은, 자신의 소속된 지역에서 우두머리가 되어 군주 행세나 다름없는 배부른 자본과 사람을 부리는 종들로만 여기는 힘을 가진 이 정치인이라는 작자들의 행보로 인해 소외된 이들을 향해 기만하는 텃세를 또다시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더군다나, 노동자들이 보내는 고통의 나날을 극치로 정당화하여 정작 국방의 의무를 아직도 짊어지는 세대에게는 더 큰 박탈감이 나타난다. 그들 역시 결국 사람보다는 지지율에 대한 욕심이 빚은 물질임을 자명하고 만 것이다. 이제는 배부른 정치인들이 서민이라는 탈을 쓰고 우리를 다시금 굶주리게 만든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의 배후에 있을 때조차도 유공자에 대해 단 한번도, 아니, 단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적어도, 우리는 이들의 가난에 대해서도 언제나 함께하고 싶다. 


'그들만의 독단적인 형식에 거부하고, 우리만의 진정한 선택을 요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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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상업 자본의 회전. 가격

 

산업 자본의 회전이 생산 시간과 유통 시간의 통일 속에서 전체 생산 과정을 포괄하는 것과 달리, 상업 자본의 회전은 상품 자본의 운동이 자립화된 형태로 상품 형태 변화의 제1국면인 판매 C-M을 특수한 자본 환류 운동으로 나타낸다.

 

상인의 관점에서 상업 자본의 회전은 M-C-M´의 과정에서 화폐를 상품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화폐로 회수하는 행위의 연속적 반복이다. 일반적인 유통 영역 내 산업 자본의 형태 변화는 C1-M-C2, 곧 생산된 상품의 판매 대금 C1으로 새로운 생산 수단 C2을 구매하는 상품 간 교환을 매개한다면, 상업 자본의 운동에서는 동일한 상품이 두 번 소유자를 바꾸며 화폐가 상인에게 환류하도록 매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결과적으로 상업 자본의 회전은 생산 과정과의 직접적인 결합 없이 오직 유통 영역 내부에서의 화폐 자본 증식과 환류에 집중되는 특성을 지닌다.

 

상인 자본 100으로 상품을 구매하여 110에 판매할 경우, 해당 자본은 1회전한 것으로 간주하며 연간 회전수는 M-C-M´ 운동의 연간 반복 횟수에 따라 결정된다.

 

이때 구매와 판매 가격 차이를 유발하는 제반 비용은 분석의 본질적 형태를 변화시키지 않으므로 고려하지 않는다.

 

상업 자본의 회전수는 단순 유통 수단으로 화폐가 반복 유통되는 원리와 비슷한다. 100의 화폐가 10번 유통되어 그 가치의 10배에 달하는 상품을 구매하듯, 100의 화폐 자본이 10회 회전하면 총 1,000의 상품 자본을 실현하게 된다.

 

다만 화폐 유통이 서로 다른 주체들 사이에서 동일한 기능을 반복하며 속도로 유통 화폐량을 보충하는 것과 달리, 상업 자본의 회전은 동일한 가치액이 상품의 매매를 반복하며 동일한 소유자에게 M+ΔM(가치+잉여 가치)의 형태로 환류한다는 점에 특수성이 있다. (CW 33: 48-49) 이처럼 유통에 투입한 것보다 더 많은 화폐를 회수하는 과정은 상업 자본 회전의 핵심적 특징을 구성한다. 또한 신용 제도의 발달로 지불 수단 기능이 강화되어 자본의 회전 속도가 가속화되면, 그에 대응하여 동일 화폐량의 유통 속도 역시 병행하여 상승하게 된다.

 

상업 자본의 회전이 단순한 매매의 반복에 국한되는 것과 달리, 산업 자본의 회전은 전체 재생산 과정의 주기성과 갱신을 구체화한다. 이러한 산업 자본의 운동은 상업 자본이 존립하기 위한 외부적 전제 조건이 된다. , 상업 자본의 신속한 회전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산업 자본이 시장에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다시 회수하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하며, 재생산 과정이 정체되면 상품 자본의 회전 역시 필연적으로 지연된다.

 

상업 자본은 유통 시간을 단축하면서 생산 자본의 회전을 보조하지만, 회전 시간의 또 다른 제약 요인인 생산 시간 자체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상업 자본의 회전을 규정하는 선차적 한계로 작용한다. 나아가 재생산적 소비를 제외할 때, 상업 자본의 회전은 궁극적으로 사회 전체의 개인적 소비 속도와 규모에 따라 제한된다. 소비 재원으로 투입되는 상품 자본의 실현 여부가 전적으로 최종 소비의 동향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투기 국면에서 성행하는 상인 간의 내부 매매를 배제할 때, 상업 자본은 선차적으로 생산 자본의 판매 C-M 국면을 단축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나아가 신용 제도 하에서 상업 자본은 사회적 총 화폐 자본의 상당 부분을 동원하면서, 이미 매입한 상품의 최종 판매 이전이라도 구매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복할 수 있다. 이때 최종 소비자와의 단계적 거리나 중간 상인의 개입 여부는 본질적인 변수가 되지 않는다.

 

재생산 과정의 고유한 탄력성으로 인해 상인은 생산의 실질적 한계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이를 지극히 가변적인 것으로 간주하게 되며, 이는 상품 형태에 내재된 구매 (M-C)와 판매 (C-M)의 분리만이 아니라, 유통 영역 내에서 가공적인 수요를 창출하는 결과를 낳는다.

 

상업 자본의 운동은 유통 영역 내에서 자립화된 산업 자본의 운동에 불과함에도, 이러한 자립적 성격으로 인해 일정 범위 내에서는 재생산 과정의 제약을 무시하고 이를 한계점을 벗어나 추진시킨다. 결국 상업 자본이 지닌 내적 의존성과 외적 자립성 사이의 모순은, 그 불일치가 극에 달해 공황이라는 폭력적 수단을 매개로 내적 연관이 강제적으로 복구되는 지점까지 확대된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공황은 직접적 소비를 담당하는 소매업이 아니라, 사회적 화폐 자본을 집중적으로 운용하는 도매업과 은행 부문에서 우선적으로 폭발한다.

 

생산자와 수출입업자, 도매상 간의 연쇄적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는 미처 판매되지 못한 재고가 축적되며 과잉 생산의 전조가 나타난다. 모순적으로 이 시기의 소비는 표면적으로 매우 왕성해 보이는데, 이는 산업 자본가 간의 연쇄적 활동과 고용 확대에 따른 노동자 및 자본가의 지출 증가에 기인한다. 또한 (권 제3) 개인적 소비와 직접 연계되지 않는 불변 자본 간의 유통 역시 축적 가속화에 힘입어 독립적으로 확장되지만, 이 또한 궁극적으로는 최종 소비재 생산을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개인적 소비의 한계에 귀속된다.

 

결국 예상 수요에 근거한 불변 자본의 생산과 상업적 번영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으나, 원격지 시장에서의 자금 회수가 지연되거나 은행의 상환 압박 및 어음 만기가 도래하는 순간 공황은 현실화된다. 채무 이행을 위한 투매가 시작됨과 동시에 허울뿐인 번영은 종식되고 파국적인 경제적 붕괴가 수반된다.

 

상업 자본의 회전은 다수의 생산 자본들의 회전을 동시적 또는 순차적으로 촉진하면서 그 피상적이고 불합리한 성격을 심화시킨다.

 

상업 자본은 단순히 여러 산업 자본의 회전을 도울 뿐만 아니라, 상품 형태 변화의 상반된 국면들을 매개하기도 한다. 가령 상인이 제조업자로부터 아마포를 구매하여 표백업자에게 판매할 경우, 동일한 상업 자본의 회전 (C-M)은 한 산업 자본의 판매 국면 (C-M)과 다른 산업 자본의 구매 국면 (M-C)을 동시에 매개하게 된다.

 

유통 비용 K과 그에 따른 추가 이윤 ΔK을 배제하고 고찰할 때, 상업 이윤과 회전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수학적으로 명확해진다.

 

상업 자본 100에 대해 연간 평균 이윤율이 15%로 설정되어 있다면, 취급하는 상품의 생산 가격 변동은 상인이 획득하는 총 이윤액 15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예컨대 설탕 매매업에서 설탕 1g의 생산 가격이 1에서 0.05로 하락할 때, 상인은 동일한 자본으로 더 많은 물량 (100g에서 2,000g)을 취급하게 되며, 단위당 부가되는 이윤은 0.15에서 0.0075 (1g 판매 가격 0.0575)로 미세하게 분산될 뿐이다. 그러나 생산 가격의 고저는 개별 상품 단위당 부가되는 상업 이윤의 크기, 곧 가격 추가분의 비중을 결정한다. 따라서 생산 가격이 하락하면 상인은 동일 자본으로 더 많은 물량을 취급해야 하며, 총 이윤 15는 방대한 상품량의 각 단위에서 미세하게 분산된다. 반대로, 생산 가격이 상승하면 개별 상품당 부가되는 이윤의 절대량은 커지게 된다.

 

결국 개별 상품에 낮은 이윤을 붙여 다량을 판매할 것인지, 아니면 높은 이윤을 붙여 소량을 판매할 것인지를 상인이 임의적으로 결정한다는 통속적 견해는 오류에 불과하다. 상인의 판매 가격을 규정하는 두 한계인 상품의 생산 가격과 평균 이윤율은 모두 상인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객관적 여건이기 때문이다. 상인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은 자신의 가용 자본 규모와 시장 상황에 따라 고가품과 저가품 중 어느 품목을 거래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지점에 국한된다.

 

따라서 상인의 행위 양식은 전적으로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발달 단계에 귀속되며, 상인 개인의 자의적 의향과는 무관하다. 과거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와 같이 생산 독점권을 보유한 특수한 상업 자본만이 초기 자본주의적 수법을 변화된 상황에서도 고수할 수 있다는 시대착오적 망상을 겨우 유지할 수 있었을 뿐이다.

 

개별 상품에 대한 이윤 가산 방식에 관한 통속적 편견은 상업 활동만을 단편적으로 관찰하는 선입견에서 비롯되며,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이러한 오류를 강화한다.

 

첫째, 경쟁의 양상이다. 이는 총 상업 이윤이 개별 상인들 사이에서 분할되는 과정일 뿐이며, 특정 상인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판매 가격을 인하하는 행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둘째, 라이프치히 경제학자 로셔의 주장처럼 (1858: 192) 가격 변동의 원인을 생산 방식의 근본적 변혁이 아닌 주관적인 분별이나 인간성에서 찾으려는 비과학적 태도다.

 

셋째로, 노동 생산성 향상으로 생산 가격이 하락할 때 수요가 공급을 상회하며 일시적으로 시장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이다. 이 경우 판매 가격은 일시적으로 평균 이윤을 상회하는 초과 이윤을 산출하게 된다.

 

넷째, 자본의 회전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해 상인이 스스로 가산 이윤을 삭감하고 판매 가격을 낮추는 전략적 선택이다.

 

결론적으로 위에서 열거한 제반 현상들은 자본의 본질적 운동 법칙이 아니라 오직 상인 간의 경쟁 원리에서 발생하는 파생적 현상들에 불과하다.

 

자본권에서 논증된 바와 같이, 상품 가격의 고저는 투하 자본이 창출하는 잉여 가치의 총량이나 잉여 가치율을 결정하는 직접적 요인이 아니다. 가치와 일치하는 상품의 단위 가격은 해당 상품에 대상화된 노동 총량에 따라 규정되며,

 

노동 생산성 향상으로 노동량이 다수의 상품에 분산될 경우 개별 상품 가격과 그에 포함된 잉여 가치의 절대량은 감소한다. 그러나 잉여 가치율은 개별 상품 내 잉여 가치의 절대적 크기가 아니라 임금에 대한 잉여 가치의 상대적 비율에 의존하므로, 단위당 잉여 가치량이 적더라도 잉여 가치율은 높게 유지될 수 있다. , 단위 상품의 잉여 가치액은 노동 생산성으로부터 선차적으로 결정되며, 노동의 지불·미지불 분할 비율에 의거하여 후차적으로 규정된다.

 

상업 자본의 관점에서 볼 때 생산 가격은 외부적으로 주어지는 객관적 전제다.

 

과거 상인의 판매 가격이 높게 형성되었던 원인은 낮은 노동 생산성으로 인한 높은 생산 가격과,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제약되어 일반적 이윤율이 확립되지 않았던 경제적 여건에서 상업 자본이 잉여 가치의 상당 부분을 독점적으로 취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들은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발전에 따라 점차 해소되었다.

 

상업 자본의 회전 속도는 업종별 특성과 경제 순환 국면에 따라 차이를 보이나, 실증적으로 산출되는 평균 회전수가 존재한다.

 

상업 자본의 회전은 산업 자본의 회전 과정 중 개별 국면이 독립적인 자본 운동으로 자립화된 것이라는 점에서 산업 자본의 회전과 구별되는 고유한 성격을 지닌다. 또한 이윤 형성 및 가격 결정 원리와 회전 사이의 상관관계 역시 산업 자본과는 상이한 원리에 따라 작동한다.

 

산업 자본에 있어 회전은 재생산의 주기성을 체현하며, 특정 기간 시장에 공급되는 상품량은 이 회전 속도에 규정된다. 이때 유통 시간은 생산 규모의 확장을 저해하고 가치 및 잉여 가치의 창출을 제약하는 탄력적 장애물로 작용한다. 따라서 산업 자본의 회전은 연간 잉여 가치 생산량과 일반적 이윤율 형성을 규정하는 제한적 요인으로 기능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상업 자본에 있어 평균 이윤율은 외부에서 주어진 고정적 크기다. 상업 자본은 잉여 가치의 직접적 창출 과정에 관여하지 않으나, 사회적 총자본에서 차지하는 자기 비중에 비례하여 산업 자본이 생산한 이윤의 일부를 배당받으면서 일반적 이윤율의 형성에 참여한다. 결과적으로 상업 자본의 회전은 이윤 창출의 원천이 아니라, 이미 창출된 가치의 분배 및 실현 국면에서 그 독자적인 운동 법칙을 관철한다.

 

자본권 제2자본의 회전에서 규명된 바와 같이, 산업 자본의 회전수가 증가할수록 해당 자본이 창출하는 이윤 총량은 비례하여 확대된다. 일반적 이윤율이 확립된 조건에서 총이윤은 각 자본의 직접적인 이윤 생산 기여도가 아니라, 총자본 내 점유 비중 곧 자본의 개별 크기에 따라 배분된다. 그러나 이러한 배분 방식이 산업 자본 회전의 핵심적 성격을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 총산업 자본의 회전수가 높을수록 연간 생산되는 이윤 (또는 잉여 가치)의 총량은 증가하며, 기타 제반 조건이 동일하다면 이윤율 또한 상승하게 된다.

 

반면, 상업 자본의 경우 이윤율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미리 정해진 수치로 나타난다. 이 이윤율의 크기는 선차적으로 산업 자본으로부터 생산된 이윤 총량에 따라 규정되며, 후차적으로는 사회적 총자본 (생산 및 유통 과정에 투하된 자본의 합계) 중 상업 자본이 차지하는 상대적 규모와 양적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상업 자본에 있어 회전은 이윤율 자체를 창출하기보다 주어진 이윤율 하에서 개별 자본의 수익성을 실현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총 상업 자본의 회전수는 사회적 총자본 대비 상업 자본의 점유 비율, 곧 유통 과정에 요구되는 상업 자본의 상대적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투하되는 상업 자본의 절대량과 그 회전 속도는 명확한 반비례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기타 조건이 일정하다면 상업 자본의 상대적 크기, 곧 총자본 내 비중은 궁극적으로 총자본의 절대적 규모에 따라 규정된다.

 

예를 들어 총자본이 10,000일 때 상업 자본의 비중이 1/10이라면 그 절대량은 1,000이 되며, 총자본이 1,000인 경우 동일한 비율하에서의 절대량은 100이 된다. 이처럼 상업 자본의 상대적 비중이 고정되어 있더라도, 그 절대적 크기는 기초가 되는 총자본의 규모에 비례하여 변동한다. 본 고찰에서는 상업 자본의 상대적 크기가 총자본의 1/10이라는 주어진 상수로 전제한다.

 

상업 자본의 상대적 크기 또한 회전 속도에 따라 결정된다. 회전이 신속할 경우 상업 자본의 절대량은 총자본의 1/10 (1,000/10,000, 100/1,000) 수준인 1,000 또는 100에 머물 수 있으나, 회전이 지연되면 절대량이 2,000 또는 200으로 증가하여 상대적 비중 역시 1/10에서 1/5 (각각 2,000/10,000, 200/1,000)로 확대된다.

 

따라서 운수 수단의 발달과 같이 상업 자본의 평균 회전 시간을 단축시키는 요인들은 상업 자본의 필요 절대량을 감축시키며, 결과적으로 일반적 이윤율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발달한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은 이전의 생산 단계와 비교했을 때, 상업 자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중적 영향을 미친다.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발달은 상업 자본에 대하여 이중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선 재생산 과정의 가속화와 상업 자본의 신속한 회전으로 인해, 동일한 상품량을 유통하는 데 필요한 자본량이 절감되면서 산업 자본 대비 상업 자본의 비중은 감소한다.

 

그러나 동시에 모든 생산이 상품 생산으로 전환됨에 따라 총생산물 대부분이 상업 자본의 영역으로 포섭된다. 소규모 생산 중심의 이전 양식에서는 생산자의 직접 소비나 주문 생산 비중이 높아 상업 자본의 개입 여지가 적었으나, 자본주의 하에서는 생산물 전체가 유통 담당자의 수중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변화에 따른 상업 자본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이전 생산 양식에서 상업 자본은 절대량 측면에서 현재보다 작았다. 총생산물 중 상품화되어 유통되는 비중이 현저히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전 속도가 느린 데다 낮은 노동 생산성으로 인해 단위 상품의 가격이 높게 형성되었으므로, 취급 상품량 대비 투하되는 상업 자본의 상대적 크기는 오히려 자본주의 단계보다 컸다.

 

둘째, 자본주의적 생산 기반 위에서는 상품 생산량 자체가 비약적으로 증가할 뿐만 아니라, 가치 하락에도 생산물 중 상업의 대상이 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상업 자본의 절대적 양이 팽창하며, 해운·철도·전신 등 유통 수단 (인프라)에 투하되는 자본 또한 동반 상승한다.

 

셋째,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발달과 함께 소매업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투기 및 유휴 자본이 과잉 공급됨에 따라, 실제 기능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만 가동되는 상업 자본이 축적된다. 이는 자본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파생적 결과로 나타난다.

 

총자본 대비 상업 자본의 상대적 규모가 고정되어 있다면, 개별 상업 부문 간의 회전수 차이는 상업 자본에 배분되는 총이윤의 크기나 일반적 이윤율 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상업 이윤은 유통되는 상품 자본의 총량이 아니라, 해당 회전을 매개하기 위해 실제로 투하된 화폐 자본량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가령 연간 일반적 이윤율이 15%일 때, 100의 자본을 투하한 상인의 자본이 연간 1회 회전한다면 상품을 115에 판매하게 된다. 동일한 자본이 연간 5회 회전할 경우, 상인은 매 회전마다 100의 상품을 103에 판매하면서 연간 총 500의 상품 자본을 515에 실현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두 경우 모두 투하 자본 100에 대하여 동일한 15의 연간 이윤을 획득한다. 회전수에 비례하여 이윤이 증가한다면 상업 자본은 산업 자본보다 현저히 높은 이윤을 점유하게 되며, 이는 자본 간 등가 이윤을 보장하는 일반적 이윤율의 법칙에 모순된다.

 

따라서 개별 상업 부문별 상업 자본의 회전수는 상품의 상업 가격, 곧 상인의 판매 가격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상인이 개별 상품의 생산 가격에 부가하는 상업 이윤의 크기는 해당 부문 상업 자본의 회전수 또는 회전 속도에 반비례한다. 가령 특정 상업 자본이 연간 5회 회전할 경우, 이 자본이 동일 가치의 상품에 가산하는 이윤 폭은 연간 1회 회전하는 자본이 부가하는 금액의 1/5 수준으로 결정된다.

 

결과적으로 회전 속도의 차이는 투하 자본 대비 연간 총 이윤율을 평균화하는 기제로 작용하며, 이는 개별 상품 단위의 가격 가산율을 차등화하는 근거가 된다.

 

개별 상업 부문에서 자본의 평균 회전 시간이 판매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이 규정된다. 상업 자본의 규모가 고정될 때 획득되는 상업 이윤의 총량은 연간 일반적 이윤율에 따라 결정되며, 이는 해당 자본이 수행하는 구체적인 상업 활동의 특성과는 무관한 독립적 변수다. 그러나 이 고정된 이윤 총량이 동일 가치의 상품량에 배분되는 비율은 회전 속도에 따라 반비례한다. 예컨대 연간 5회 회전하는 자본은 개별 상품 가격에 3% (15%1/5)만을 추가하는 반면, 연간 1회 회전하는 자본은 상품 가격에 이윤 전액인 15%를 직접 가산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자본의 회전 속도는 개별 상품 단위당 부가되는 마진율을 결정하는 핵심 기제로 작용한다.

 

따라서 서로 다른 상업 분야 간에 상업 이윤율이 균등하게 형성되더라도, 상품 가치 대비 판매 가격의 비율은 상이하게 나타나며, 이는 각 상업 자본의 회전 시간에 정비례하여 상승한다.

 

반면, 산업 자본의 경우, 회전 시간은 개별 상품의 가치 크기를 결정하는 요인이 아니다. 비록 회전 시간이 착취되는 노동량을 매개로 특정 기간 생산되는 가치와 잉여 가치의 총량에 영향을 미칠지라도, 개별 상품 가치 그 자체를 변화시키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본질적 관련성은 가치와 생산 가격의 불일치로 인해 표면적으로는 은폐될 수 있으나, 산업 자본의 생산 과정 전체와 그에 따른 총 상품량을 포괄적으로 고찰한다면 가치 법칙의 일반적 타당성은 명확히 확증된다.

 

산업 자본의 회전 시간이 가치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고찰하면, 상품 가치는 투하된 노동 시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경제학의 근본 법칙에 수렴하게 된다. 반면, 상업 자본의 회전이 상업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매개 항목들에 대한 심층적 분석이 결여될 경우 가격이 자본의 주관적 이윤 목표에 따라 자의적으로 결정된다는 착시를 일으킨다.

 

특히 이러한 회전의 효과는 유통 과정이 생산 과정으로부터 독립하여 상품 가격을 규정하는 듯한 현상적 형태를 띤다. 결과적으로 재생산 총 과정에 대한 피상적이고 왜곡된 견해들은 대부분 상업 자본의 고찰에서 비롯되며, 상업 자본 특유의 운동 방식이 유통 주체들의 의식 속에 각인시킨 관념적 잔상에 기인한다.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에 내재된 진정한 인과 관계를 분석하는 작업은 고도의 복잡성과 난해함을 수반하며, 이는 독자들에게 상당한 지적 노고를 요구한다. 그러나 가시적인 현상적 운동을 그 기저에 자리한 실질적인 내적 운동으로 소급하는 것은 과학이 수행해야 할 핵심적 임무 중 하나다.

 

자본주의적 생산과 유통을 주도하는 행위자들의 의식 속에는 생산 법칙에 관한 고유한 관념이 형성되기 마련이나, 이는 생산의 진정한 법칙들로부터 완전히 불일치한 채 표면적 운동이 나타난 허상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의식적 전도는 자본주의적 관계가 외적으로 나타나는 방식에서 기인하는 필연적 결과물이다.

 

상인과 주식 거래인, 은행가의 관념은 그 경제적 지위로 인해 필연적으로 전도될 수밖에 없으며, 제조업자의 관념 또한 자신의 자본이 종속된 유통 행위와 일반적 이윤율의 균등화 과정에 따라 왜곡된다. 경쟁 원리 역시 이들의 인식 체계 안에서는 본래의 인과 관계와 상반되는 전도된 기능을 수행한다.

 

가치와 잉여 가치의 객관적 한계가 전제될 때 비로소 자본 간 경쟁이 가치를 생산 가격 및 상업 가격으로, 그리고 잉여 가치를 평균 이윤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내적 한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경쟁이 왜 일반적 이윤율을 특정 수준, 예컨대 1,500%가 아닌 15%로 수렴하게 만드는지 그 근거를 해명할 수 없다. 경쟁은 서로 다른 이윤율을 하나의 수준으로 평준화하는 기제일 뿐, 그 이윤율의 절대적 수준 자체를 결정하는 본질적 요소는 경쟁 내부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업 자본의 관점에서는 자본의 회전 자체가 가격을 결정하는 것으로 오인되기 쉽다. 산업 자본의 회전 속도는 일정 기간 착취되는 노동량을 규정하면서 이윤량과 일반적 이윤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상업 자본에 있어 이윤율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여건이며 이윤율과 잉여 가치 형성 사이의 내적 연관은 외견상 완전히 소멸되어 있다.

 

산업 자본의 경우 유기적 구성을 포함한 제반 조건이 동일할 때 회전수가 두 배로 증가하면 생산되는 잉여 가치와 이윤 또한 두 배로 증대하며, 이는 해당 자본이 혁신적 생산 방법을 독점할 때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반면, 상업 부문에서는 서로 다른 회전 시간이 다음과 같은 법칙, 곧 개별 상품 자본의 1회전당 이윤은 이를 매개하는 화폐 자본의 회전수에 반비례한다는 원리로 나타난다. 소매업자들이 내세우는 박리다매의 원칙은 이러한 회전의 법칙이 주체적 선택인 것처럼 오인된 것에 불과하며, 실상은 객관적인 자본 운동의 결과일 따름이다.


물론 각각의 상업 분야에서 관철되는 상업 자본의 회전 법칙은, 개별 자본의 회전 속도 편차가 상쇄된 해당 분야 전체의 평균 회전에만 타당하게 적용된다. 동일 분야 내에서 특정 자본 A의 회전수가 평균을 상회하거나 자본 B의 회전수가 평균을 하회할 수 있으나, 이러한 개별적 변동이 타 자본들을 매개로 상쇄되는 한 해당 분야에 투하된 상업 자본 전체의 총체적 회전 양상에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개별 상인이나 소매상에게 평균을 상회하는 회전수는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이 경우 상인은 산업 자본가가 평균적인 생산 조건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초과 이윤을 획득하는 것과 동일한 원리로 초과 이윤을 얻게 된다.

 

경쟁이 격화될 경우, 상인은 자신의 이윤율을 평균 이하로 저하시키지 않으면서도 경쟁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우위를 점한다. 신속한 회전을 추동하는 요인이 상점의 입지와 같이 구매하는 조건이라면, 상인은 해당 조건에 대해 특별 임대료를 지불하게 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그의 초과 이윤 일부가 지대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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