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장 비용 가격과 이윤
프루동의 오류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이 지배하는 사회 질서 속에서는 비자본주의적 생산자들조차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에 잠식된다. 대체로 현실 사정을 깊게 파악하는 데 뛰어난 소설가 발자크는 그의 최후 소설 『농민』에서, 소농이 고리대금업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에게 온갖 노동을 무상으로 제공하면서도, 자기 자신의 노동이 당장의 아무런 현금 지출을 수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리대금업자에게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는다고 착각하는 양태를 적절히 묘사했다. 반면, 고리대금업자에게 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는 기제로 작용한다. 그는 임금 지출을 절약하는 동시에, 자신의 농사일을 등한시하여 점차 몰락해가는 소농을 고리대라는 파멸의 그물 속으로 더욱 깊숙이 끌어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프루동은 상품의 비용 가격을 본래적 가치로 간주하고, 잉여 가치는 상품을 가치 이상으로 판매할 때 발생하는 부수물로만 파악하며, 상품은 그 가치대로 판매되는 것이라는 무분별한 견해를, 학술적 외피를 두른 채 사회주의의 새로운 비밀의 발견인 것처럼 다루었다. 곧, 상품의 판매 가격이 비용 가격 (상품에 소비된 생산 수단의 가치 + 임금)의 합과 일치할 때 상품이 그 가치대로 판매된다고 보아, 가치를 비용 가격으로 한정하는 도식은 사실상 그의 인민 은행 설립의 기초를 이룬다. 이처럼 상품 가치를 비용 가격으로 동치시키는 오류는 자본주의적 가치 형성의 본질을 왜곡하며, 잉여 가치의 근거를 유통 영역으로 오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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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와 엥겔스는 프루동의 사상을 자주 거론하면서 그의 위상을 비판했다. 이는 『철학과 빈곤』에서 구체화되어 『자본』에 이르러 등가 교환 법칙에 내재된 오류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비판된다. 프루동이 설립한 인민 은행은 생산 비용과 유통 비용을 동일하게 측정하여 비용 가격대로 교환하고자 1849년 1월 파리에서 설립되었다. 그 취지는 소생산자들의 생산물 교환에 봉사하고 노동자들에게 무이자로 대출해 주기 위함이었으나, 해당 은행은 불과 2개월 만에 파산하고 말았다.
56장 이윤율
이윤의 형성: 패배가 예정된 전쟁
한 가지 예상하자면, 이 권의 장(챕터)부터는, 그동안 자본주의하에서 은폐된 수많은 유통 과정에서 불합리한 상품과 화폐 거래의 실상이 수면 위로 상당히 드러난 다음에야 비로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본래 『자본』작업도 요약본으로 기획되었으나, 기존 문장들의 오염도가 심각했기에 독자들에게 최대한 서술상의 난해한 부분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지금의 출판사들이 저작권 전반에 걸쳐 독점 권한을 내세운다면 그것은 출판의 자유를 일부 충족시킬지는 몰라도 서술자의 뜻에는 위배된다. 우리는 서문의 지면 낭비할 시간조차 부족하다. 따라서 편집자들에 대한 의례적인 감사나 또 다른 상품을 위한 출판 소고 따위로 지면을 채우지는 않겠다.
이 작업은 여전히 법률상의 형식과 충돌하고 있다. 출판된『자본』 원문과 번역본을 대조하며 진행하는 개인 작업 특성상 고용된 집단이 가세하는 원전에 비해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자본』의 서술 구조가 난해할 수는 있어도, 내용상의 의미는 난해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다만 세계의 모순을 파악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는 이들에게, 이 작업은 누적된 편견과 무지를 드러내는 원천이 될 것이다.
물론 독서는 그러한 고정 관념과 편견을 깨는 중요한 행위다. 『자본』 제Ⅲ권은 필연적으로 내재된 자본주의의 발전 법칙이 아닌 붕괴 법칙에 가깝다. 집필 과정은 자본의 신비화하고 자본가가 은폐한 비밀이 서서히 밝혀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생활로 고착된 상품과 화폐 간의 관계, 그리고 유통 과정에서 방치되는 은행과 자본가의 수중으로 회수되는 몫의 정체를 규명하는 데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노동자의 진정한 염원은 무엇인가. 그것이 멀리 있지 않다. 다만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고용되어 일하여 정당한 몫을 배분받는 것이다. 그러나 소수 자본가로 인해 여전히 다수 노동자가 궁지로 내몰려 무산자로 전락하는 상황은 비일비재하다. 노동자들은 생애 전반을 침묵 속에 보내며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일할 뿐이지만, 그러나 어느 집단이든 일단 형성되는 순간부터 이해 관계의 충돌은 필연적으로 내재된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의 문제가 시작된다.
이러한 모순의 원인은 사회 구성원인 자기 자신에게도 있다. 금단의 침묵이 모여 현재의 국가를 형성하고, 자본 및 자본가에 대한 물신 숭배의 원동력을 제공한다. 자본주의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편입되고자 하는 사회 현실 속에서 아마도 우리는 패배가 예정된 전쟁을 벌이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패배에도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유산 계급이 아니라 여전히 무산 계급의 사슬에 묶여 있는 노동자 자신에게 가장 해당될 것이다.
57장 이윤율과 잉여 가치율 관계
착취율
고산 등반
57장의 전반은 착취율에 관한 공식을 설명하고자 전제 조건에 따른 세부 증명 과정이다.
핵심은 임금의 요인, 노동 강도, 노동 길이 등과 무관하게 발전하는 자본주의 핵심 동력에 대한 분석이다.
잉여 가치량 (양적 합계): s
잉여 가치율 또는 착취율 (착취의 정도 s/v): s´
참고로, 착취도 s´는 실제 생산 현장의 통계로부터 수치적으로 산출될 수 있다.
기회가 닿는다면 일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들과 추후 논의를 진행하여 자본의 부문별 분포에 따른 자본가의 실제 재산 및 소득 비율과 생산 현장 통계를 정밀하게 산출하고, 이러한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향후 국내 자본주의 전반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표들을 구체적으로 다뤄보도록 하겠다.
64장 초과 이윤
평균주의 오류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통상 경제 활동 전반은 그동안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여 상품 가격이 생산 가격에 수렴한다는 전제를 두고 논의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실무 경제에서는 이러한 가격 형성 및 자원 배분 과정에서도 '이상적인 균형'에 입각한 자유주의 경제학의 논리가 여전히 그 토대로 작용하고 있다.
필자는 한국의 경제학자들뿐만 아니라 현대 학계 전반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본주의의 내재적 위험성을 경고하기보다, 수익의 안정성과 정상화라는 틀에 기대는 경향이 있다. 이를 학계의 '평균주의 안주'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하에서는 그 어떤 가상 거래조차 안정성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논의를 이어가면, 수급의 불일치와 자본의 평균주의에 매몰된 이론적 오류가 현실을 얼마나 왜곡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자본』Ⅲ권 중반부
마르크스주의 연구
어떤 조건을 충족하고자 설명을 풀이하는 과정과 다르게, 결국 모든 책은 여러 사람들과 질문하며 읽을 때 의미가 있다. 『자본』 Ⅲ권 중반부에 돌입한 시점에서 단순히 기다리자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에게 힘겨운 나날을 또다시 보내고 있다.
(아직은 마무리하지 못했으므로, 때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물론 지금도 일부 대학가에서는 한때『자본』열풍으로 많이 읽었지만 그 의미를 많이 놓쳤다. 마르크스주의 연구의 정점은 결국 『자본』의 독해에 있다. 이것이 가장 주된 문제이다. 옮긴이와의 투쟁 속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자본』 작업의 명분은 이렇게 쌓여 골고루 큰 의미로 다가온다.
명배우 덴젤 워싱턴도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게 '기다리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말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알아서 찾아 할 뿐이다. 그리고 필자 역시 지지 정당이 없을 때, 아직 존재하지 않는 공산당을 선택한 것이다.
이제는 인정한다. 물론『자본』의 의도치 않은 수정이 있겠다. 그러나 그 의미는 본질로 다가와 깊은 여운을 준다. 그 점이 여태껏 자극적인 운동을 노리던 수정주의자와는 다른 길이라 판단된다.
(평가의 여지를 남긴다면)
'아마 당신들은 왜 그토록 무의미한 일을 벌이는지 이해할 수 없겠다. 그러나 어떤 사람에게는 필사적인 순간이 있다.'
이것이 『자본』에 가장 어울리는 말이 아니었을까.
(그들이 낄낄거리며 비웃어도 별수없다.)
66장 이윤율 저하 경향
어느 영국 신사의 착오
현대 영국의 마르크스주의자들, 특히 토니 클리프, 크리스 하먼, 알렉스 캘리니코스 등 외에도 정치적 실천의 오류를 짚기 이전에 경제학적 착오를 내린 학자가 한 사람 더 있다. 바로 데이비드 하비이다. 이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학자는 『자본』Ⅲ권에 제시된 '이윤율 저하 경향 법칙'이 어떻게 정의되었는지를 그동안 설명할 수 없었다.
그는 『자본의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을 정작 자신이 직접 해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이론적 둔함을 주장하기에는 기어코 자신의 무지를 드러낸 탓일까. 데이비드 하비는 이윤율 저하 경향 법칙이 없이도 자본주의의 원초적 붕괴를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마르크스는 『정치경제학 요강』에서 자본주의의 경제학적 법칙이 팽창하는 요인과 반대로 수축할 수 있는 여지가 자본 순환의 복합적 요인에 따라 상대적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 비록 제Ⅲ권의 취지가 맑스 사후에 간행된 작업물임이었음에도, 이를 설명할 구도 역시 엥겔스의 노고로 인해 다시 복원될 수 있었다.
이 지점에서 그들은 헨릭 그로스만, 카르케디 등과 같은 이전의 맑스주의자의 논의를 원용하기도 하지만, 정작 그들이 간과한 핵심은 자본의 회전뿐만 아니라 자본 총체 과정에서 드러나는 실질적 작동 원리다. 그들은 운동 내부의 심각한 모순을 안고 있는 '이윤율 저하 경향'을 설명하지 않은 채, 고취된 집단적 연대 의식만으로 자본주의의 붕괴가 저절로 도래할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이는 대중의 환각을 자극하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제Ⅰ권을 따로 거론하지 않더라도, 엥겔스의 관점에서도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자본의 이윤 축적 요인을 규명하기에 앞서 추상적이고 특수한 비선형적 회전 모형만을 보편적이라 강변하는 이 학자의 『자본』 해석은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그렇다면 『자본』 입문은 영국의 구체적 경제 상황을 통계학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논리적 실패가 예정된 '수정된' 견해라 부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독해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주관적이고 혼란스러운 개념 설정을 정리하지 못한 결과다. 그들은 『자본』의 근본적 취지를 상실했다. 이 논쟁에서 여전히 유효한 질문이 있다면, 그것은 '왜 자국의 구체적 상황에 입각한 자본주의 분석을 시도하지 않았는가'이다. 이론적 구체성을 상실한 이념은 결국 그릇된 수정 자본주의로 '환원'될 뿐이다. 바로 『자본』의 노고를 생략한 채 '반동분자'라 부를 수 있는 이 지점에서 말이다. 그렇다면 이 장을 가장 적절하게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은 다음과 같다.
'경쟁의 장에서는 모든 객관적 법칙이 거꾸로 나타나기에, 개별 자본가는 인식상의 오류에 빠지기 쉽다.'
71장 상업 이윤
자본의 꽃: 상업 노동
수학에는 '기하학'이라는 분야가 존재한다. 수학자에게는 이 분야가 '수학의 꽃'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자본에도 세부 분야가 존재한다면 '자본의 꽃'이 있을까. 이 시든 꽃은 다름아닌 '상업 자본'이다. 상업 자본이 단기간에 비대해질 수 있었던 비결에는 직접적인 가치 형성이 일어나는 생산 현장이 아닌, 거래와 유통을 매개하는 사무직 노동자들의 환상이 자리한다.
현대 사회의 사무직은 금융, 행정, 일반 사무 등 다양한 직종을 포괄한다. 소상인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산업 자본가로 변모하여 자본의 독점적 지위를 획득하는 동안, 사무직 노동자들은 그들의 하수인으로 고용되어 실질적으로는 생산직과 다를 바 없는 노동 소외를 겪는다. 이들은 자본의 원활한 순환과 잉여 가치의 실현을 위해 자신의 생애를 관료적 체제와 고된 출퇴근길에 저당 잡히며, 상품 거래를 매개하거나, 자본의 정산 업무를 수행한다.
'화이트 칼라'라고 불리던 양복 차림의 신사들은 복장 자율화라는 외형적 변화를 맞이했으나, 노동의 본질은 오히려 파편화된 잡무와 상시적인 야근으로 점철되어 있다. 퇴근 시 상사의 눈치를 살피는 보편화된 상황에서, 정규직이라는 명목하에 보장되는 '생계의 안정'은 노동자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자본의 규율에 순종하게 만든다. 생산 노동이 가변 자본으로 잉여 가치를 창출한다면, 사무 노동은 상업 자본의 유통 비용을 절감하고 총자본의 수익률을 보존하는 역할을 대행하며 대자본의 축적에 기여한다. 이러한 기여도는 현대 자본주의에서 천문학적인 수치로 환산된다.
서울 여의도 등 중심 업무 지구에서 목격되는 사무직들의 짧은 휴식과 흡연은 이들이 겪는 정신적 고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전 생산직 대비 우월했던 사무직의 처우는 점차 하향 평준화되고 있으며, 도심의 화려한 마천루 이면에 늘어가는 공실률은 자본이 생산적 투자보다 부동산 투기에 매몰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국내 자본가들에게 부동산은 여전히 지대 추구를 위한 투기 대상일 뿐이다.
이러한 구조적 여파는 사무직 노동자를 생산직 노동자보다 정신적 압박에 취약한 상태로 몰아넣는다. 이들은 조직 내의 결함을 개인의 무능으로 치환하는 자책과 수직적 위계에 시달린다. 자본은 '사내 복지'라는 미명 아래 노동 강도를 교묘히 높이며, 노동력을 착취하고, 노동자는 가족에게조차 이를 함구한 채 소외된다. 설령 개별 노동자가 이 대열에서 이탈하더라도 자본의 기계적 운동은 멈추지 않는다. 외주화와 위탁 경영으로 대표되는 아웃소싱 체계가 비정규직 노동력을 '독성 강한 기생충'처럼 흡수하여 체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공교육의 정점을 통과한 엘리트 집단조차 자본의 '표준 규격'으로 전락하는 현실에서 예외는 없다. 연구직 역시 순수 학문적 성취가 아닌 자본의 논리에 부합하는 형식적 성과 도출에 자원을 낭비하며, '학문의 자유'가 아닌 '자본의 학문'에 복무한다. 결국 노동자의 전 생애를 압도하는 대자본의 독점 형태와 소외된 노동 구조가 방치되는 한, 노동자의 건강한 삶은 보장될 수 없다. 옥상에서 추락한 한 가장이자 사무원의 비극처럼,
79장 신용과 가공 자본
은행과 대부업의 밀착 관계: 어음과 거래 신용도의 모순
상거래에서 신용은 상품 생산자 간, 그리고 은행의 대부에서 발전한다. 여기서 일정한 약속을 대가로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 어음이 요구된다. 어음에 의한 계약은 일반적인 상품의 대가에 대한 매매나 그 순환 수준과 달리, 특히 대규모의 무역 거래에서 어음 지불 형식을 이용하게 된다. 어음의 종류로는 크게 진정 어음, 가공적 융통 어음, 환어음, 은행 발행 어음 (21일 만기 어음) 등이 존재한다. 어음의 종류별 특성에 따르면,
· 진정 어음은 물건을 매각한 뒤, 대금을 특정 기금에 치르기로 약속한 증서이다.
· 융통 어음은 실제 상품의 이동이 아닌, 통화 창출 및 자금 마련 목적을 위해 발행되는 어음이다.
· 환어음은 산업 신용을 위한 대표적인 어음으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특정 기일에 제3자 또는 그 자신에게 지불하는 증서이다.
· 은행 발행 어음은 신용도가 낮은 개인 어음 대신, 공신력이 높은 은행에서 발행하는 어음이다.
이러한 어음들은 대부를 통해 본래 화폐 신용도를 높이거나, 신용 거래에서 효율적인 매매 수단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영국의 런던에서 1847-1848년 사이에 중대한 두 가지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프로이센의 빌헬름 Ⅳ세는 대대적인 철도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8개 주의 의회를 통합하여 '연합 의회'를 소집한다. 부르주아 시민 대표들은 '헌법 제정과 예산 심의권에 자신의 자금을 대부할 수 없다며' 국왕과 정면으로 충돌하였고, 결국 프로이센은 처음 입헌제를 시행하게 된다. 1846년 이전부터 대규모의 흉작으로 인해 베를린에서는 감자 폭동이 일어났고, 1847년 봄, 베를린에서는 식량 가격이 폭등한다. 굶주린 농민들은 상점을 약탈하는 등의 소요 사태가 발생했지만, 군대가 동원되어 결국 진압된다.
차티스트 운동: 노동자의 참정권
1847년은 흉작 및 과잉 생산으로 인해 서서히 경제적 파국이 가시화된다. 결국 대규모 경제 공황이 발생하고 노동 운동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빌헬름 Ⅳ세가 추진한 철도 건설 정책의 철도 투기 거품은 꺼졌고, 이 여파로 잉글랜드 은행의 금 준비금도 바닥나면서 수많은 은행과 상사가 연쇄적으로 파산하였다. 일국의 정부가 은행법의 효력을 중지시키는 사태까지 일어난 것이다. 국가는 노동자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공장 내 여성과 어린이의 하루 노동 시간을 10시간 노동법으로 제한하는 법안이 통과되었고, 경제 위기로 인해 실업자가 계속 일어나자 노동자들의 참정권 운동인 '차티스트 운동'이 일어났다. 이는 1848년 대규모 청원 운동으로 발전하게 된다.
1847년 동시대에 마르크스·엥겔스는 여름과 가을 사이에 런던 비밀 결사대였던 '의인 동맹'의 명칭을 전환하여 '공산주의 동맹'을 공표하게 된다. 이들의 소속 인원들은 치열한 토론과 논의 끝에 이들에게 강령을 작성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런던과 브뤼셀을 오가며 집필에 몰두한 결실이 바로, 1848년 2월, 『공산당 선언문』으로 발표된다. 이 사이 맑스는 프루동에 대해 전면 비판한 『철학의 빈곤』을 1847년 여름에 출판한다. 이들은 브뤼셀 민주 협회의 활동도 병행하면서 국제 혁명의 기틀을 겨우 다지는 중이었다.
그 다음해인 1848년은 곧바로 반동의 해였다. 독일에서 2월 혁명이 발생했음에도, 군부에 의해 좌절되었고, 맑스 역시 주 연락처였던 브뤼쉘에서 추방 당한다. 그는 영국이 아니라, 이제는 프랑스로 이동하여 파리에서 공산주의 동맹의 중앙 위원회를 재구성하게 된다. 독일 혁명이 좌절되었기에, 1848년 중반-말에는 6월부터 『신라인 신문』 편집장으로 연재하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활동을 병행하였고, 『임금 노동과 자본』을 연재하였다. 반혁명이 대두되던 분위기에 따라 맑스 역시 국가 법정에 소환되어 자신의 무죄를 항변해야 했다.
1847: 경제 공황 사태
이러한 상황 속에서 1847년의 경제 공황은 신용의 상부 구조가 급격하게 팽창하고, 실제 거래 없이도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예금을 투기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특히 영국은 동인도 (현 인도)와의 식민지 무역에서 막강한 부를 축적하고 있었고, 상품이 선적되기도 전에, 선하 증권을 담보로 자금을 일시에 회수하는 등 실체 없는 자본들이 시장 곳곳에 등장하기 출현하였다. 처음에 어음은 지불 보증 및 권리의 양도를 위한 이서를 거치며 자본가들이 막대한 화폐를 축적하고, 소유권을 이전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작용하였지만, 공황기에는 결국 이 어음으로 인해 금융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아무리 공신력 있는 은행 어음이라도 현금화 (할인)가 거부되면서 '가공 자본'은 소멸하게 된다.
은행업의 본질은 이러한 상품 거래 및 매매로부터 순환되는 화폐 자본의 집중과 관리가 목적이지만, 실제로는 어음과 대부 등과 같은 대출 상품을 토대로 자본가 및 사업가 등에게 예탁 및 판매하여 분산된 유휴 화폐를 대부 자본으로 수취시킬 수 있게 된다. 가공 자본의 창출로 인해 은행은 실제 예탁된 금이나 현금 등의 현물 신용도를 높이고, 산업 자본가의 저축금, 일반 대중의 저축, 심지어 소득 중 일부 유휴 자본까지 예금 및 납입된 자금까지 모두 흡수하여 막강한 부의 원천과 화폐적 위력을 자랑하게 된다. 은행은 실제 예탁된 현금보다 훨씬 큰 규모의 (어음 할인, 당좌 대월 등)을 제공하며, 이 과정에서 실체가 없는 화폐, 즉 '가공 자본'을 추가로 형성한다.
1847년은 이러한 신용이 저렴하고 입수가 용이하였기에, 자본가들은 가용 자산을 상회하는 무리한 투매를 거행하며 자신들의 사업을 확장시켰으며 1840년부터 '면공업'의 발달로 여성과 어린이의 노동 착취로부터 마련한 본업 자금를 토대로 사업의 확장 및 철도 투기에 돌릴 수 있게 된다. 여기서 부족한 운영 자금이 발생하면 다시 은행 신용 (어음)에 의존할 수 있는 취약한 경제 구조가 형성되었다. 이는 국가적으로 부도가 났음에도, 영국과 인도 간 별도의 상품 거래가 없이도 자금 마련을 위해 어음을 발행하는 수법 (가공적 융통 어음)이 자주 일어났고, 당시 무역 시차를 이용한 상품이 도착하기도 전에 담보 대출을 받는 등 고도의 신용 연쇄가 일어났다.
결국 실제 경제 (흉작, 과잉 생산 등)의 문제가 야기됨에 따라, 신용 체계는 즉각 마비되었고, 경제적 합리성은 득실 계산에 따른 높은 이자율 대비 유동성 (현금) 확보에만 몰리는 각자도생 양상도 나타나게 된다. 이는 영국의 생산물과 인도의 공급물이 서로 순환하는 것이 아니라, 포화 상태를 야기하여 생산품 가격을 붕괴시켰고, 이는 신용으로 그나마 버티던 은행의 가공 자본에 따른 연쇄 폭발 현상으로 이어진다. 당시 은행업자였던 『상업 불황 기밀 보고서』의 리삼, 투크, 길바트 등이 이러한 문제를 진술함에 따라 '신용의 문제'가 대두된다.
결론적으로, 신용 제도는 생산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지만, 동시에 생산과 소비의 한계를 기만적으로 확장하며 공황의 파괴력을 완화하거나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폭시킨다. 이는 시사적이지만, 1847년부터 서서히 발생한 '경제 공황'의 실체가 순환되어 현대에도 은폐되어 반복된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80장 화폐 자본 축적과 이자율
1844: 잉글랜드 은행법 (피일법)의 발휘와 통화주의 정책
1847년의 경제 공황 시점 이전에, 1844년에 잉글랜드는 은행법을 발휘하였다. 잉글랜드 중앙 은행에서는 통화주의, 곧 태환권 발행액을 그 정화 준비량에 맞추어 조절하기만 하면 물가가 안정된다는 논리가 학계의 유행처럼 번진 시기였다. 당시 로버트 피일 수상과 오브스톤의 이론적 기초하에 영국 화폐 체계를 ‘금 보유량’에 강제로 묶게 된다. 당시 잉글랜드 은행은 이 법에 기초하여 은행의 기능으로 발권부와 은행부, 두 부서로 분리시킨다. 두 부서의 업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발권부: 금 보유량만큼만 은행권을 발행한다. (단, 금 없이도 발행되는 ‘무담보 발행 한도’를 1,400만 파운드 설정)
은행부: 일반 은행처럼 예금과 대출 업무를 수행한다.
이 법령이 시행된 이후 1847년 시기처럼 흉작이 다가오면 이를 수습하고자 상인들은 식량을 대량으로 구매하기 위해 금이 해외로 대량 유출하는 피해를 입게 되었고, 1844년 은행법에 따라 시중의 은행권도 강제로 회수했다. 결국 식량 기근보다 더 극심한 화폐 기근이 발생하였고, 시장에 돈이 마르자 이자율이 폭등하게 된다. 상인들은 자신의 자산 (어음, 상품)이 있음에도 이를 현금으로 교환하지 못해 연쇄적으로 파산한다. 은행는 폭리를 취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잉글랜드 은행의 법적 한도로 인해 잉글랜드 정부는 더 이상 돈을 풀지 않아도 된다고 표하며, 당장의 식량 구매가 절박한 상인들에게 9-10%의 고율 이자를 받아 챙기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러한 사태는 국가적 파산 위기로 치달았다. 1847년 10월 잉글랜드 정부의 존 러셀 수상은 잉글랜드 은행에 서한을 부치게 된다. 이 서한으로 인해 은행법의 효력은 일시 중지되었고, 영국 전역의 금융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 상업계도 이 법적 효력이 발휘되었다. 그 서한은 ‘금 보유량과 상관없이 돈을 더 찍어내라’는 내용이었다. 수상의 서한이 발표되자,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상인들의 안도감과 더불어 공황은 진정되었다. 이는 공황의 원인이 실물 자본의 부족이 아닌, 인위적인 화폐 공급의 차단이었음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1874 은행법을 발휘한 오브스톤은 ‘돈의 양은 금의 양과 같아야 한다.’는 강제적 원칙을 세웠다. 하지만 실제 경제에서는 자본의 운동 속도가 화폐의 양보다 더 중요했다. 그는 이 법이 가져올 파국을 예상하지 못했고, 그가 법정의 심사를 받게 될 때에도, ‘자본의 가치 상승’이라는 말로 포장하여 자신의 주장을 번복할 뿐이었다. 그것은 자본가 및 은행 주주들의 배당금을 실질적으로 7-9%로 올리기 위한 기획이었을 뿐이었다.
존 러셀 수상의 서한
존 러셀 수상의 서한은 수신인상으로는 잉글랜드 은행에 보낸 것이었지만, 그 효과와 실질적 대상은 영국 전역의 금융 시장과 전 세계 상업계를 향했다. 1847년 10월 25일, 존 러셀 수상과 찰스 우드 재무장관은 잉글랜드 은행 총재와 부총재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게 된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현재의 금융 공황을 해결하기 위해, 1844년 은행법이 규정한 발행 한도를 넘겨서라도 상인들에게 대출을 해주고 어음을 할인하라.’
이를 시행한 정부는 ‘이로 인해 법을 위반하게 된다면, 정부가 의회에 사후 면책을 요청하여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른다. 비록 서한은 은행에 전달되었지만, 이 소식은 발표 즉시 ‘시장의 공포’를 잠재웠다. 신용의 회복 관점에서 당시 시장은 현금을 구할 수 없다는 공포에 사로잡혔고, 정부가 무제한으로 돈을 풀겠다고 발표하자, 사람들은 수중에 움켜쥐고 퇴장시킨 화폐를 다시 시장에 내놓았다. 당시 영국은 세계 무역의 중심이었다. 영국의 금융 마비가 풀림으로 인해 영국과 거래하는 전 세계 모든 상인들에게도 대금이 결제될 것이라는 일시적인 안도감을 주게 된다.
오브스톤의 단언과 상인의 경제적 난경
존 러셀의 서한은 이러한 경제 공황을 화폐를 대량으로 유출시켜 상황을 안정시키는 듯 보였다. 그러나 1844년 은행법의 효력과 맞물려 더 큰 혼란을 야기하게 된다. 오브스톤은 이자율이 높은 이유가 단순히 자본이 부족한 자연적인 현상이라 주장했지만, 이자율이 떨어지고 공황이 진정된 것은, 위기의 원인이 자본 부족이 아니라, 1844년 은행법에 따른 화폐 공급 차단이었음을 드러낸다. 행정적으로는 잉글랜드 은행에 보낸 ‘법 집행 정지 명령’이 사회·경제적으로는 전 세계 시장에 보내는 ‘신용 보증서’로 작동하였기에, 러셀의 서한은 잉글랜드 은행의 닫힌 금고문을 결국 열게 되었고, 신용의 귀환을 선포하게 된다.
그러나 상인들이 겪은 난관의 핵심은 자본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본의 형태를 교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강제된 고금리에 따라 이미 상품 (면화, 설탕 등)을 상당히 보유한 자본가이었다. 하지만 수중의 빚을 갚으려면 ‘화폐’가 필요하게 된다. 당시 은행법은 금 유출 시 화폐 발행을 엄격히 제한하였으므로, 시장에는 화폐가 귀해진다. 이때 은행은 상인에게 현금이 급하면 10% 이자를 요구하게 된다. 통상 상인의 이윤율이 7%라고 전제하면, 이자율이 10%가 되는 순간, 상인은 물건을 팔아도 손해를 보게 된다. 이는 상인이 창출한 가치를 은행이 이자라는 명목으로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자산 투매가 ‘영웅적 희생’이라 표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이자율을 감당하지 못한 상인들은 파산을 면하기 위해 수중에 가진 상품 등을 헐값게 시장에 투매하게 된다. 오브스톤은 이를 ‘경제 정화’라고 불렀지만, 그 실상은 상인의 실물 자본을 금융 회사가 헐값에 흡수하는 과정이었다.
1844년 은행법의 이론적 기초를 마련한 오브스톤의 시각은 어음 할인이 자본이 없는 자가 타인의 자본을 단순히 빌리는 '추가 자본 확보' 행위라고 여겼지만, 어음의 할인의 본질은 상인이 보유한 자산 (상품)을 지불 수단 (현금)으로 형태 변환하는 과정일 뿐이다. 공황기에 상인들은 높은 이자율을 감수하는 것은 자본이 없어서가 아니라, 당장 빚을 갚을 화폐 '유동성'이라는 퇴로마저 막히고 말았다. 그러나 오브스톤은 공황기를 단순한 추가 차입 현상이라 여기며 외면하였다.
은행의 이윤율 폭리 형태: 공황이라는 수익 모델
오브스톤의 동료 코튼이 증언하였지만, 1847년의 위기 역시 잉글랜드 은행 주주들에게는 ‘축제의 시간’이었다. 투기한 배당률이 역으로 상승하면서, 실물 경제가 파탄이 난 1847년 잉글랜드 은행의 배당률은 7%에서 9%로 상승한다. 상인들의 기업들이 쓰러질 때 은행은 고금리 ‘이자 놀이’를 감행하며 사상 최대의 수익을 올리게 된다. 세금 대납의 특권으로, 주주들이 직접 내야 할 소득세를 은행이 대신 내주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위기 시기에 금융 자본이 과도한 잉여 이익을 독점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1844년 은행법이 바로 잉글랜드 은행에 의한 ‘독점적 발권력’이라는 형태를 취하게 된 순간이었다. 경제 위기가 오면 공급을 줄여 가격 (이자율)을 높이고, 정부가 무슨 식으로든 서한을 보내 구제해줄 것을 알기에 은행은 아무런 위험 부담 없이 폭리를 취하게 된다. 이러한 폭리의 형태는 금융 자본가들의 기본 시각으로 형성되었고, 주주의 소득세까지 은행에 대납하는 특혜를 누렸다. 결국 1844년의 은행법과 맞물려 이들의 이윤을 더욱 남기게 된다. 이러한 폭리 취득 형태까지 실무적 시각까지 다루면서 그들의 법적 정당화를 강변하는 일까지 나타난다.
현대적 함의: 자본의 수집가들
시사점이 있다면 현대에는 이것이 발전하여 대자본가들과 일부 금융 자본가들이 보유한 수집 경로는 이러한 식으로 경제 위기를 의도적으로 발생시키거나, 이자율 폭리를 취하는 형태로 부를 더욱 축적하여 그 부를 소득세의 범위에 제한되지 않는 '예술품 수집'이나 '희귀 장서' 등과 같은 추상적인 실물 자산의 형태로 수집되거나, 고착시키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대표적으로 삼성 일가가 수집한 고가의 예술품 중 715만 9,000달러, 그 당시 한화로 약 86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 소장되어 큰 파장을 일으킨 것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비자금 의혹과 자산 가치의 폭등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비자금'이나 '자산 가치'는 이러한 이자율 폭리와 밀접한 관계가 깊다. 공황기일수록 이자율 폭리는 곧 생산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땀과 흘린 피눈물의 가치를 은행 및 금융업자의 수중으로 강제 이전시킨다. 반면에, 상인들은 파산을 면하기 위해 헐값에 상품을 투매하거나, 은행 주주 간의 모의하에 배당률을 상승시킬 수 있다. 이 추가적인 이득은 최종적으로, 생산적 재투자도 아닌, 거물 자본가들의 개인적인 '수집실'로 향하게 된다.
특히 공황기에는 화폐는 유동적이지만, 가치가 불안정하다. 그러나 예술품이나 희귀 장서 등은 직접적으로 소유되는 실물 화폐보다는 불변적인 또는 '절대적인 가치'의 형태를 띤다. 이러한 '형태의 통로'를 좁히며 상인들의 부를 점차 흡수하면서, 현대의 자본가들은 비자금이나 초과 이윤을 예술품이라는 형태로 전환시키거나, 법적 추적과 과세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자본을 은닉하게 된다. 상인들에게는 '어음을 현금으로 바꾸는 길'을 막아 파산시키고, 자신들은 그 수익으로 '현금을 불멸의 예술품으로 치장하는 행위'에 도전하게 된다. 이러한 심미적 포장은 인적 희생을 가릴 수 있다. 자신들의 약탈적 논리를 '학술적 연구'나 '자본의 법칙'으로 의도적으로 포장하면서 오브스톤과 같은 금융 이론가들처럼 그의 사무실로 도망치거나, 대규모 자본의 축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논란은 예술품이라는 심미적 가치로 종식시킨다. 이처럼 그들의 서재에 꽂힌 희귀한 도서들과 자본가들의 아늑한 거실에 걸린 명화는, 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희생된 생산 계급들의 '실질적 소외', 곧 피눈물을 희석시키는 물신적 장치이다. 그것은 대자본가들의 조세 회피 수단과 자본 지대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경제 위기가 발생하는 원인은 수중에 자본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중에 화폐의 운동이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81장 신용 제도
주식회사와 기업 결합체: 자본적 독점 단계의 심화 양상
자본주의 사회에서 신용은 체제가 직면한 물리적·시간적 한계를 극복하는 강력한 동력 역할을 한다. 실물 화폐 (금) 대신 지폐와 은행업 기술을 운용하면서 불필요한 유통 비용을 절감하고 화폐 유통 속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혁신은 상품이 자본으로 전환되는 시간을 단축하여 재생산 과정을 촉진하며, 결과적으로 자본 회전의 극대화를 야기한다. 또한 신용은 자본이 이윤율이 높은 부문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매개하면서 체제 전체의 평균 이윤율 형성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주식회사의 등장으로 자본은 점차 사회화된다. 이는 사적 소유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개인 자본의 한계를 초과한 거대 규모의 생산을 실현하며 사적 기업을 '사회적 기업'의 형태로 전환시킨다. 이는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사적 소유를 사실상 철폐해 나가는 과도적 형태를 띤다. 자본 간 무분별한 자유 경쟁은 필연적으로 과잉 생산과 경제 위기를 초래하는데, 자본은 이로부터 대기업 중심의 독점 단계로 상승하며 돌파구를 찾는다.
생산의 계획화가 요구되는 대기업 중심의 독점 단계에 이르면, 자본은 카르텔과 트러스트 등으로 개별 생산량을 조절하고 시장을 통제하려 시도한다. 특정 산업이 단일 이사회에 집중되면서, 모순적으로 사회 전체가 생산 수단을 인수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형태인 '사회적 독점'을 준비하는 과정이 된다. 이 과정에서 자본의 기업 결합체들은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회적·정치적, 나아가 법적인 명분까지 주문하게 되며, 이는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형태를 이룬다.
· 기업 연합 (카르텔)
동일 업종의 기업들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가격 협정이나 생산량 배분으로 경쟁을 피하는 가장 낮은 단계의 독점 형태이다. 기업 연합 위원회가 생산량을 규제하고 주문을 배분하지만, 개별 자본가들이 여전히 고유의 지배권과 영업권을 보유한다. 따라서 내부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 조직이 쉽게 붕괴하거나 경쟁이 재연되는 취약성을 내포한다.
· 공동 판매 기업 연합 (신디케이트)
카르텔보다 결합력이 한 단계 높은 형태로, 개별 기업은 생산에만 집중하고 판매와 원료 구입은 중앙 기구 (공동 판매소)에서 수행한다. 최근의 '다단계' 유통과 비교해 볼 때, 다단계가 판매원을 방대하게 늘려 상품 유통을 확장하는 수직적 포섭에 집중한다면, 신디케이트는 생산자 간 경쟁을 해소하고 가격 결정권을 단일화하는 수평적 결합에 집중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러한 체제는 단순히 안정적인 시장 구도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각축장'을 연상시킬 만큼 강력한 통제력을 발휘하며 개별 기업의 독자적 경쟁을 차단한다.
· 기업 합동 (트러스트)
카르텔과 신티케이트가 더욱 고도화된 결과로, 개별 기업들이 법률적·영업적 독립성을 완전히 포기하고 하나의 거대한 기업체로 합병되는 가장 강력한 독점 형태이다. 화학 산업 등에서의 거대 기업 결합체처럼, 기존 소유주들의 자산은 신속히 주식으로 전환되며 금융적 지배권을 경영 이사회에 완전히 집중된다. 트러스트는 '경쟁이 독점으로 대체된 정점'이며, 생산의 무정부성을 단일 경영 기구의 의도적 통제 아래 두면서, 사회가 이 기구만 인수하면 즉각 새로운 생산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시기를 예비한다.
이러한 독점 단계에서 실질적인 '사회적 생산'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노동자 협동조합의 역할이 요구된다. 자본의 경영권을 단일화하려는 상부의 요구와 달리, 협동조합은 아래로부터 사회적 생산 기구를 일구려는 실질적인 노력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비록 이러한 기업 연합체들이 자본주의 내의 경제적 협약 기구로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오는 듯 보이나, 본질적으로는 내부 모순을 심화시키고 체제 이행을 위한 갈등을 야기하고 있음을 내포한다.
'기계는 노동의 도구이지 생산의 주체는 연합된 노동이며, 자본의 소유와 관리는 불일치된다.‘
83장-90장
금융 제도의 발달
금융 자본의 형성
어떤 거래에서든 통상 사회적 합의와 계약이 선행된 후 상호 간의 신뢰가 형성된다고 간주하나, 자본의 역사는 지배와 착취가 개시된 시점에서 폭력적 정당화에 기반한다. 18-19세기 산업 혁명기, 산업 자본가 간의 경쟁 심화로 급박한 화폐 수요가 발생하자 상인들은 대부업에 기반한 타인의 재산을 합법적으로 갈취하는 수단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자본의 운동은 인류의 지배 역사만큼 진행되었으나, 본격적인 자본주의적 형태는 15-16세기라는 막연한 시점보다는 18-19세기에 등장한 신생 자본의 확립기에서 찾는 것이 타당하다.
산업 자본이 노동자에게 자본을 지급하며 이윤 창출에 몰두할 때, 상업 자본은 경제 불황을 기회 삼아 타인의 자본을 흡수할 기제를 강구한다. 은행의 설립은 바로 이러한 동인에서 기인한다. 국가가 화폐 순환을 관리하고 이자율을 통제하기까지는 수많은 은행업자의 시행착오가 수반되었다. 은행이 강조하는 '개인의 신용'은 자산 보호라는 표면적 의무보다, 타인의 자본을 유치하여 은행 자체의 신뢰도를 높이고 갈취적 구조를 은폐하려는 전략적 홍보 수단에 가까우며, 이전에 유럽 중심의 선진 금융 산업은 미국의 금융 패권으로 이전되어 그 계보를 잇고 있다.
피식민지 국가에 설립된 식민지 은행과 이후 등장한 공·사립 은행들의 자본 축적 비결은 식민지 수탈과 전쟁의 전유물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식민지 주축 은행들이 이를 간과하는 이유는, 경제적 불안전성을 정치적 지도자나 시장 담당자의 역량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국가적 착각에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고착화됨에 따라 은행 자본은 과잉 생산된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신용 안정도를 별도의 상품으로 변모시켰으며, 주식 시장의 출현 또한 이러한 강제적인 기제에 근간한다.
금과 은에 의존하던 이전과 달리, 현대의 화폐 기준은 유가 증권과 실물 화폐를 대체하는 각종 수단으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발전 잠재력은 동시에 '자체의 부정'이라는 내재적 위험을 수반한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공황의 원인을 인플레이션 등 표면적 현상에 국한하여 진단하는 것은 '자본 시장의 안정화'라는 강박에 매몰된 결과이며, 제도의 본질적인 모순을 도외시한 분석에 불과하다.
통화주의
금융 제도의 발달과 수익 창출의 과정에서 통화주의 이론은 핵심적인 위치를 점한다. 유럽은 이전 인민의 과도한 투기 열풍으로 인한 수요 급증과 공급 수축, 그리고 국가의 미흡한 대처가 맞물리며 수차례의 경제 공황을 겪었다. 특히 이자율 산정 및 제어의 실패는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켰고, 시장 거래 비율이 끊임없이 변동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이러한 통화량 조절 기제를 사익 편취에 이용하려는 상업 자본가들의 존재에 있다. 이들은 안전한 투자처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소생산자이자 자본 확장의 주체로 거듭났으며, 이는 곧 '소부르주아' 계급이 형성되는 역사적 배경이 되었다. 현대 은행업의 기틀을 마련한 영국에서는 오브스톤과 존 스튜어트 밀 등이 잉글랜드 은행법의 기초를 다지는 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이들의 학문적 명성과 공적에도, 통화주의적 이론은 경제 공황으로 심화된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못했다는 명확한 이론적 한계를 드러낸다. 이는 통화량 조절이라는 기술적 방법론이 자본주의 내재적 모순을 덮는 임시방편에 불과했음을 시사한다.
통화주의는 자유주의 경제 시장에서 통화량을 조절하면서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전제를 전파하여 자본주의의 동력으로 작용한다. 국가가 자유 시민의 자산을 관리한다는 명분은 '부르주아 국가'의 결속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제공하지만, 그 이면에는 노동 착취를 은폐하는 기제가 작동한다.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재 노동자의 보험 비용이나 노동자가 기여한 생산적 가치는 통화 정책이라는 합법적 형식 내에서 자본가 계급으로 이전된다. 결국 통화주의는 절대적인 국가 통제의 실현을 향한 막연한 이상과 결합할 때 가장 위험한 양상을 띤다. 자본가들의 결정에 따른 정책적 결실이 전 국민의 이익으로 둔갑하는 과정에서 정작 노동자들은 경제적 위기를 실감하지 못한 채 구조적 위협에 노출된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성을 직시하는 경제학자는 극히 드물며, 대다수는 실무적 현실을 배제한 채 추상적 수준에서 문제를 진단하는 데 그치고 만다.
자본주의의 발달: 금융업과 대출업의 밀접한 관계
국가 간의 전쟁의 심화 원인은 다각적일 수 있으나, 그 기저에는 화폐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고찰이 필수적이다. 유가와 증시의 급격한 변동은 국가가 시장 제어에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과정에서 식민지는 상품 수입 확대를 요구받으며, 생산국은 수출 과세를 충당하기 위해 자본을 선대받아 지불하는 구조에 놓인다. 이전 정부가 축적한 국가적 채무는 단순한 계약 이행으로 해소되지 않으며, 실질적으로는 인민의 가중된 비용 부담으로 전가된다. 이러한 객관적 조건을 파악할 때 비로소 자본주의의 착취적 속성이 비로소 드러난다. 이러한 경제적 위기는 노동자의 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결착되어 있으나, 모순적으로 대체로 노동자들은 자본가 계급의 정치적 방해 공작에 가장 취약하게 노출된다. 특히 증시 변동과 대부 산업이 은행과 결합한 현대 사회에서는 '국민의 채무가 곧 국가의 채무'라는 동일시 기제가 작동한다. 이러한 전제에 매몰되는 한 자본주의 제도의 본질적인 모순을 해결하기란 난망하다.
경제적 문제는 국가가 제시한 통계적 소득 평균치로 단순히 산정될 수 없다. 실제로는 자본 계급의 변동 기준에서 산출되는 잉여 가치와, 그 채무 부담의 원천인 이자율 및 고정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국가의 시장 통제가 강화될수록 투자의 불안전성은 심화되고, 반대로 규제가 완화될수록 투기적 요소는 극대화된다. 이는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이 국가의 결정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적 관계에 놓여 있음을 증명한다. 은행이 내세우는 자산 가치 보호 및 재화·용역 제공이라는 명분은 실상 자산을 증식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은행은 이러한 기제로부터 이윤을 극대화시키는 자본 수단들을 점유하고 있다. 감가상각을 제외한 이러한 자본 관계의 모순은, 이후 상술한 지대 문제와 결합하며 더욱 심화된 양상으로 전개된다. 오히려 재화와 용역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기본 상식에 기초하여서도, 더욱 자산을 불리는 수단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된다.
91-92장
상품이 된 토지와 지대의 자본화
자연 지대의 독점화
이론적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바탕이 되는 '전제'이다. 이론이 학문을 위한 상아탑에만 머무는 순간, 그것이 지닌 실천적 효력은 간과되기 쉽다. 이는 경제학적 논의에서도 마찬가지인데, 특히 마르크스 경제학의 핵심은 토지가 본래 거래 대상이라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토지가 사적 소유의 대상인 '자본 상품'으로 전환된 기점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다. 가치 법칙의 관점에서 토지는 노동의 산물이 아니기에 본래 가치를 가질 수 없으나, 현실에서는 사적 소유권이라는 장벽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 모순이 발생한다.
차액 지대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는 '폭포'는 단순히 자연 경관에 대한 입장료 수취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수력 발전과 같은 산업적 원동력으로 활용될 때 더욱 강력한 지대 발생 장치로 기능하게 된다. 즉, 자연력이 각국의 생산 수단으로 전유되면서 잉여 가치 창출을 위한 산업 지대의 형성에 깊숙이 개입한다. 이로부터 자본가는 이러한 자연력을 계속해서 선점하면서 초과 이윤을 독점하며,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매입할 수 있는 자본 동원력을 바탕으로 자본가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토지 제도를 공고히 한다.
토지의 독점적 소유권은 현대 정부의 개혁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강력한 법적·정치적 장벽으로 인해 그러한 격차가 해소되지 못한 채 국가적 제한성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 고속 도로의 '통행료'처럼, 지대는 토지가 사적 소유의 영역으로 포섭되는 순간 발생하기에, 생산자가 생산을 위해 자신의 이윤 일부를 떼어 지불하거나, 국가와 기업이 토지의 유료화를 장려하여 환수하는 경제 구조는 '자연력 이용에 대한 수취'라는 본질을 드러낸다. 이러한 불로 소득의 성격이 강해질수록 화폐 자본가는 부동산과 중개 제도로부터 지대 형성 영역을 선점하게 되며, 실제로는 착취에 기반한 토지 매입 가격을 명문화하고 있다.
매체에 발달과 함께 논의를 확장해 보면 더욱 흥미로운 지점이 도출된다. 본래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는 깨끗한 공기나 물과 같은 자연력이 법적으로 '자산화'되면서 새로운 지대 수익 구조가 창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논의되는 원전 시설 등과 관련된 '환경권'이나 '탄소 배출권'의 실체 역시 지대 문제를 은폐하는 장막일 수 있다. 더불어, 가공의 '디지털 토지' 또한 초기 구축 비용 외에는 그 실체가 허구성에 기반함에도 자연력처럼 존재하여 가상 공간까지 선점하는 불합리한 독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자본의 축적을 가속화하기 위해 자연을 비롯한 인위적인 공간을 끊임없이 점유하려는 자본 논리의 전형적인 형태이다.
92장
지대 용어 재정의
우리말 표기 권장
일반적으로, 지대를 표기하는 용어 중에는, 차액 지대와 최-열등지 또는 최-우등지가 있으나, 이는 맞춤법상으로도 적합한 표기는 아니다. 토지별 등급 기준을 '우등과 열등'인 위계순으로 구별하기 때문이다. 비록 사물에 국한된 고전 표기이지만, 아무래도 일제식 표기를 그대로 답습한 형태 중 하나라고 파악된다. 따라서 대체 표기가 제안되는데, 검토 과정에서는 그것의 우수함을 장려하는 표기보다는, 임시적으로 급수에 따라 구별하는 최상급지, 최하급지 등으로 대체하려 한다.
물론 용어 실례가 통상적으로 아직 사용되는 경향이 남아 있다면, 높은 지대와 낮은 지대 순서를 뜻하는 다른 대체 표기도 있을 것이다. 참고로 최열등지는 한계지로 표기되기도 한다. 이러한 용어 정의의 핵심은 가변적인 성격을 지니기에 용어 자체에 있기 보다는, 그것의 사용처가 되는 경우 그러니까 실제로 적용되어 사용될 때 어떤 표기가 가장 적합한지 여부가 관건이 된다. 따라서 최상급지 (최우등지), 상급지 (우등지 또는 우수지), 하급지 (열등지), 최하급지 (최열등지)는 적절한 표기로 장려된다.
비슷한 사례로, 육류의 경우에도 등급별 정의로 평가되기도 하는데, 사물 내의 우등과 열등으로 구분하려는 의도가 이러한 차별성을 극도로 부각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본고에서는 주관적 가치 판단과 서열화 위계 기제를 배제하고, 객관적 생산력의 순서를 나타내는 용어로 전환하여 사용한다. 독자를 고려해서 곧 후술하겠다.
(참고로, 리카도 등 고전 경제학에서는 최우등지를 'The most fertile land' 또는 'Highest-grade land'로 표기하며, 이는 본고에서 제안한 등급별 구분인 '상급'의 의미에 가깝다. 반대로, 최열등지는 'The least fertile land' 또는 'The worst land'로 표기되며, 특히 한계지는 'Marginal land'를 일컫는다. 마르크스에 이르러서는, 'Die besten Bodenarten' 가장 좋은 또는 보다 좋은 토지를 상급의 의미로, 'Die schlechtesten Bodenarten' 가장 나쁜 토지인 최열등지는 최하급지의 의미로 사용하며 Boden A와 비교하는 등, '~보다'라는 관계적 의미에서 구분하였다. 결론적으로 이들 용어의 본래 취지는 단순히 도덕적 우수성을 띠는 용어가 아니라, 기하급수적 또는 생산의 선차성을 나타내는 용어이다.)
93장-94장
수치 오류 점검
33 1/2%에서 33 1/3%
기존에 설정했던 1 1/2 가마라는 수치는 1차 투자 (2가마) 대비 2차 투자 (1.5가마)의 생산성이 25% 감소한 수치이다. 그러나 이를 1 1/3으로 수정했다. 2차 투자 (약 1.33가마)의 생산성 감소 폭을 약 33%로 설정하였다. 이처럼 수치가 낮아졌기 때문에 지대율 하락의 변동 폭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지대의 절대 총량과 토지 가격은 상승한다.'는 명제를 증명하는 수치이다.
B 토지의 추가 생산량이 1 1/3 가마가 되면, 최하급지 A의 생산량 (1가마)과의 격차는 단 1/3가마로 좁혀진다. 이는 추가 투하된 자본의 생산성이 최열등지 (A) 수준에 거의 근접했기에, 미세한 우위 (1/3가마의 초과 이윤)이지만 지대로 고착화된 수치를 나타낸다. 1 1/3은 자본의 평균 이윤율을 상회하는 '미세한 초과 이윤'이 지대로 변환되는가를 추적하는 매우 정교한 수치이다.
결론적으로, 1.5가마가 아닌, 약 1.33가마로 환산된다.
이를 구체적인 수치로 검증하자면, 본문의 최열등지 A와 최우등지 D를 전제할 때, 제1차 투자 단계에서 본문의 D 토지 생산량은 4가마였고, B의 생산량은 2가마였다. (또는 한계지 A가 1가마일 때, B의 초과 생산량은 1가마) 이때 가마당 가격을 60 (A의 생산비 기준)이라 하면, D의 화폐 지대는 가격 결정 기준인 A와의 생산량 차이 (3가마)에 따라 (4-1) × 3 = 180이 된다.
제2차 투자 개시 후, D의 총 생산량은 10가마 (4 + 3+ 2+ 1 등급별 합산 및 추가 투하 결과)로 증가하며, B의 총 생산량은 3 1/3가마 (2 + 1 1/3)가 된다. 이때 최열등지 A의 생산량이 2배가 됨에 따라 가마당 가격은 30으로 하락한다. 이 경우 D의 화폐 지대를 계산하면, 새로운 기준점 (한계적 생산성)과의 격차인 8가마 (10-2) × 30 = 240이 도출된다.
* 여기서 2가 가격을 결정하는 새로운 기준점 (한계적 생산성)과의 격차를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지대는 180에서 240으로 증가하였으며, 이를 증가율을 환산하면, 240-180 / 180 = 60 / 180 - 1/3이 된다.
즉, 산정된 지대 증대율을 백분율로 환산할 시, 33.333...%라는 수치가 나타난다. 곧 분수 표기로는 33 1/2%가 아닌, 33 1/3%로 수렴한다. 따라서 1 1/2가마라는 기존 설정보다, 1 1/3가마라는 수정된 수치가 차액 지대 Ⅱ의 정합성을 증명하는 데 더 부합하는 수치이며, 1/ 1/2에서는 지대 증가폭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1 1/3%라는 수치가 차액 지대 Ⅰ에 기반한 차액 지대 Ⅱ의 경우의 실제 지대 증대율에 근사한다.
91장-101장
맑스 지대론 정리
초과 이윤의 지대로의 전환
자본주의적 지대의 형성
맑스는 본격적으로 리카도의 지대론에 대한 비판적 작업을 개시하게 된다. 여기서 자본주의적 지대의 특수성이 규명된다. 지대 분석은 단순히 토지 동산과의 관계만이 아니라, 생산지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특히 자본주의적 발전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이전의 지대는 농업 지대 분석에서 시작된다. 여기서 토지 소유는 자본의 생산 양식에 따라 규정되고, 변형된 형태를 전제로 하며, 토지 소유권 자체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이 창출한 초과 이윤로 나타나는 권리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토지 소유자가 생산 과정에서 배제된 채, 토지 이용의 대가로 자본가 (임대 또는 차지 농업가)로부터 잉여 가치의 일부를 수취하게 된다. 이로부터 자본주의적 지대가 형성되며, 토지라는 순수한 자연력이 점차 사적으로 독점됨에 따라, 다른 부문의 평균 이윤을 초과하는 ‘초과 이윤’이 창출되며, 자본가의 손에 머물지 않고, 토지 소유자에게 이전된다. 이 과정에서 사적 소유의 독점이 발생한다.
농업 부문은 공업 부문과 달리 자본의 유기적 구성이 낮기 때문에, 농산물의 가치가 사회적 평균 생산 가격보다 높게 형성되는 경향과, 농산물의 시장 가격은 최열등지에서 생산된 조건에 의해 결정된다. 이는 사회적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척박한 토지의 생산물이 필요하게 된다. 이로부터 시장 가격이 결정되며, 우등지에서 생산하는 자본가는 최열등지보다 높은 생산성을 가지므로, 개별 생산 가격이 시장 가격보다 낮아진다. 이 차액이 곧 초과 이윤을 형성하며, 지대의 원천이 되어 초과 이윤이 발생하게 된다.
기술 개량의 수준에서 자연력은 가치를 창출하지는 않지만, 노동의 생산력을 높여 노동 시간을 단축시키며, 증기 기관을 사용하는 공장주와 달리, 자연력인 폭포를 이용하는 공장주는 연료비를 절감하여 초과 이윤을 창출한다. 그러나 노동력의 생산력을 높여 노동 시간을 단축시키려 시도하지만, 이 자연력은 무한하지 않고, 특정 토지에 고착되어 있으므로, 이를 점유한 토지 소유자는 자본가에게서 그 초과 이윤을 지대라는 명목으로 빼앗아 올 수 있다. 독점적 초과 이윤과 자연력의 관계는 여기에서 형성된다. 이로부터 농업 지대의 기본 형태인 차액 지대와 절대 지대의 구분이 생긴다.
차액 지대: 토지의 비옥도 차이나 위치의 유리함, 또는 동일 토지에 대한 연속적 자본 투하의 생산성 차이에서 기인한다.
절대 지대: 토지 소유권 그 자체의 독점으로 인해 최열등지에서도 지불해야 하는 지대이며, 농산물 가치가 생산 가격을 초과하는 부분에서 발생한다.
여기서 토지 소유권은 가치 창출의 원천이 아니며, 단지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초과 이윤이 일반적 이윤율 평준화 과정에 포섭되지 못하도록 가로막고 이를 지대로 전환시키는 ‘사회적 힘’이라는 점으로 귀결된다.
차액지대 제1형태 (차액지대 I)
차액 지대의 첫 번째 형태는, 서로 다른 비옥도를 가진 토지들에 동일한 양의 자본을 투하했을 때 발생하는 생산물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지대는 토지 자체가 가치를 창출하여 생기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유리한 생산 조건을 점유한 자본가가 얻는 ‘초과 이윤’이 토지 소유자에게 이전된 것이다.
농산물의 사회적 생산 가격은 가장 불리한 조건인 최하급지 (A)가 발생하며, 개별 생산 가격에 따라 규정된다. 우등지에서 생산하는 자본가는 사회적 생산 가격보다 낮은 비용으로 생산하므로, 그 차액만큼 초과 이윤을 얻게 된다. 여기서 가치와 가격이 불일치가 발생한다.
리카도는 비옥도의 차이를 상급지를 중심으로 규명한 반면, 맑스의 경우에는 서로 다른 등급 (A, B, C, D)의 토지에 동일한 자본 (2.5파운드)를 투하하는 구체적인 사례로 설명한다.
(여기서 A: 최열등지, D: 최우등지이다.) 동일한 자본이 투하되더라도 A는 1쿼터, B는 2쿼터, C는 3쿼터, D는 4쿼터 등으로 생산량의 차이가 상이하다.
여기서 사회적 생산 가격이 A의 경우 생산비 (2.5파운드 + 0.5 = 3파운드)에 따라 결정될 때, B는 6파운드, C는 9파운드, D는 12파운드에 판매하게 된다.
따라서 B는 3파운드, C는 6파운드, D는 9파운드의 차액 지대가 발생하며, 최열등지인 A의 지대는 0이 된다.
비옥도가 동일하더라도 위치의 차이에 따라서도 지대가 발생한다. 시장에서 멀리 떨어진 토지는 운반비가 생산 가격에 추가되며, 시장에 인접한 토지는 운반비 절감분만큼 개별 생산 가격이 낮아지며, 이는 비옥도가 높은 토지와 동일한 효과를 내어 차액 지대를 형성한다.
따라서 차액 지대는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이 농업에 침투하여, 농업 자본가가 평균 이윤을 보장받는 체계 내에서만 명확히 성립한다. 차액 지대 이론에서 최열등지는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므로, 생산비와 평균 이윤만을 회수할 뿐 지대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후 절대 지대 논의에서 후술함)
이 형태의 지대는 자연적 한계를 가지므로, 이 형태의 지대는 자본의 투입량 변화가 아니라, 토지라는 생산 수단의 ‘자연적 불평등’과 ‘독점적 점유’에 기반한다. 따라서 토지의 자연적 비옥도와 위치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개별 생산 가격과 사회적 생산 가격 (최열등지 기준) 사이의 차액이 차액 지대 Ⅰ을 구성한다. 즉, 지대는 고전 경제학파가 지적한 토지의 생산성이 아니라 ‘노동의 생산성 차이’가 토지 소유권이라는 사회적 관계에 따른 결과물이다.
차액 지대 제1형태의 사례
차액 지대 Ⅰ의 경우에는 개별 생산 가격과 사회적 생산 가격의 관계를 규명하게 된다. 본격적으로 사회적 생산 가격이 최열등지 (A)에 따라 결정되는 원리를 수치적 체계로 구체화된다. 시장에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최열등지의 생산물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시장 가격은 이 최열등지의 생산비를 보전하고 평균 이윤을 제공하는 수준에서 형성되며, 이는 차액 지대의 결정 요인이 된다.
우등지 (B, C, D)의 개별 생산 가격은 최열등지보다 낮지만, 판매는 사회적 생산 가격 (A의 가격)으로 이루어지며, 이 사이의 차액이 차액 지대의 실체를 구성한다. 이는 차액 지대의 불변의 원칙에 대한 기초를 이룬다.
(전제: 자본 2.5파운드 투하, 이윤율 20%)
네 가지 등급의 토지에 동일한 자본을 투입했을 때의 지대 발생 양상을 표 형식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토지 등급 | 생산량 | 판매 수입 (사회적 가격) | 초과 이윤 (= 지대) | 비고 |
A (최열등) | 1쿼터 | 3파운드 | 0 | 생산비와 평균이윤만 회수 |
B (중등) | 2쿼터 | 6파운드 | 3파운드 | 1쿼터 분량의 가치가 지대로 전환 |
C (중우등) | 3쿼터 | 9파운드 | 6파운드 | 2쿼터 분량의 가치가 지대로 전환 |
D (최우등) | 4쿼터 | 12파운드 | 9파운드 | 3쿼터 분량의 가치가 지대로 전환 |
합계 | 10쿼터 | 30파운드 | 18파운드 | 총판매액의 60%가 지대 |
제시된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회 전체적으로 투하된 자본은 10파운드 (2.5 × 4)이고 평균 이윤은 2파운드이므로, 생산물의 총 생산 가격은 12파운드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 판매되는 총 가액은 30파운드 (10쿼터 × 3파운드)에 달한다.
총 판매 가격 (30파운드)에서 총 생산 가격 (12파운드)을 뺀 18파운드가 차액 지대의 총합 (초과 이윤의 합계)가 된다. 이 18파운드는 지대의 실체이며, 소비자 (사회 전체)가 지불하는 가격 중 일부가 토지 소유자에게 이전된 것이며, 이는 우등지의 높은 노동 생산성이 창출한 초과 이윤의 변형된 형태이다.
토지의 생산성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더라도 차액 지대가 유지되거나 증가할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절대적인 생산량이 아니라, 토지 등급 간의 ‘상대적인 생산성 격차’ (상대적 격차)이며, 새로운 우등지로 인해 기존의 최열등지 (A)가 경작에서 제외된다면, 다음 새로운 최열등지 (B)가 가격 결정의 기준이 되어 지대 구조가 재편된다. 반대로, 수요가 늘어난 경우, 더 척박한 토지를 경작해야 한다면 시장 가격은 상승하고 기존 토지들의 지대는 급격히 늘어난다.
따라서 차액 지대가 개별 토지의 비옥도 차이에서 발생하는 수량적 차액에 기초하고 있음이 입증된다. 특히 최열등지가 지대를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시장 가격을 규정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우등지에서 발생하는 모든 생산성의 이득은 자본가나 구매자가 아니라, ‘토지 소유권’이라는 장벽으로 인해 지대로 흡수된다.
차액 지대의 제2형태
차액 지대 Ⅰ이 토지의 ‘공간적’ 차이 (서로 다른 토지의 비옥도)에 기반한다면, 차액 지대 Ⅱ는 동일한 토지에 ‘시간적’으로 연속해서 투하되는 자본의 생산성 격차에 기반한다. 토지 면적을 넓히는 대신, 기존 토지에 비료, 기계, 배수 시설 등 자본을 추가로 투입하여 생산량을 늘리는 집약적 농업 방식이 발생한다. 동일한 토지에 추가로 투하된 자본이 그 토지의 평균적인 생산성이나 사회적 생산 가격을 결정하는 최열등지의 생산성보다 높은 수익을 낼 때, 그 차액이 차액 지대 Ⅱ가 되며, 초과 이윤을 형성한다.
앞서 차액 지대 Ⅰ과 차액 지대 Ⅱ는 별개의 현상이 아니라 서로 교차하며 작용하므로, 차액 지대 Ⅱ의 결과로 특정 토지의 생산성이 영구적으로 개선되면, 이는 다음 계약 시기에 차액 지대 Ⅰ의 비옥도 차이로 고착되며 상호 전환된다. 차액 지대 Ⅱ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차액 지대 Ⅰ에서 설정한 ‘서로 다른 토지 등급’과 ‘시장 가격 결정 원리’가 전제되어야 한다.
추가 투하된 자본의 생산성은 세 가지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지대 형성에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친다.
· 생산성이 불변하는 경우: 추가 자본이 기존 자본과 동일한 비율로 생산물을 늘리는 경우
· 생산성이 저하하는 경우: 추가 자본이 토지의 자연적 한계로 인해 이전보다 적은 생산물을 내놓는 경우 (수확 체감의 형태)
· 생산성이 상승하는 경우: 기술 발전이나 토지 개량으로 인해 추가 자본이 이전보다 더 많은 생산물을 내놓는 경우
자본가 (임대 농업가 또는 차지 농업가)와 토지 소유자 사이의 경제적 이해 관계 대립이 선명하게 드러나므로, 차액 지대 Ⅱ와 토지 소유권의 갈등 또한 심화된다. 자본가가 토지를 빌려 쓰는 계약 기간 내에 추가 자본을 투하해 발생시킨 초과 이윤은 자본가의 수입이 된다. 이는 차지 계약 기간 중의 이득으로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계약이 만료되어 갱신할 때, 토지 소유자는 자본가가 개선해 놓은 토지의 생산성을 근거로 지대를 인상한다. 즉, 자본가가 투입한 자본의 결과물을 토지 소유자가 지대의 형식을 빌려 탈취하는 것이다. 이는 계약 갱신 시의 수탈에 해당한다.
따라서 차액 지대 Ⅱ는 동일한 토지에 대한 연속적인 자본 투입의 생산성 격차에서 발생하며, 이는 자본주의 농업이 집약화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과 이윤을 둘러싼 자본가와 토지 소유자 간의 대립은 자본주의적 토지 소유가 농업 발전에 어떤 장벽으로 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
차액 지대 제2형태 제1사례
차액 지대 Ⅱ에서 제1사례는 생산 가격이 불변일 경우에 해당되므로, 농산물의 시장 가격 (사회적 생산 가격)이 고정되어 있다는 전제 아래에 진행된다. 즉, 최열등지의 생산 조건이나 사회적 수요와 공급의 일치하는 상태에서, 기존의 우등지들에 자본이 추가로 투입될 때 지대가 변화하며, 동일한 토지에 두 번째, 세 번째 자본이 투하될 때 그 생산성은 이전 자본과 다를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세 가지 경우가 있다.
· 생산율 불변: 추가된 자본이 이전 자본과 동일한 양의 생산물을 낼 경우, 초과 이윤과 지대는 투입된 자본의 양에 비례하여 산술적으로 증가한다.
· 생산율 저하: 추가된 자본의 생산성이 이전보다 낮아지는 경우 (이른바 ‘수확 체감’). 이 경우에도 추가 생산물의 개별 생산 가격이 여전히 시장 가격보다 낮다면 초과 이윤은 발생하지만, 그 증가율은 둔화된다.
· 생산율 상승: 기술 혁신이나 토지 개량으로 추가 자본의 생산성이 더 높아지는 경우, 초과 이윤과 지대는 자본 투하량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한다.
B 토지의 사례로는, 차액 지대 Ⅰ에서 2쿼터를 생산하던 B 토지 (자본 2.5파운드 투입)에 동일한 금액의 자본을 추가로 투입한다고 전제할 때의 변화다.
차액 지대 Ⅰ의 상태는 생산물 2쿼터 중 1쿼터는 생산비/이윤용, 나머지 1쿼터가 지대 (3파운드)로,
차액 지대 Ⅱ의 결과는 추가 자본이 똑같이 2쿼터를 생산한다면, B 토지의 총 지대는 2쿼터 (6파운드)로 늘어난다. 이때 ‘지대율’이 중요해진다. 투하된 총자본 대비 지대의 비중이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분석의 핵심이며, 시장 가격이 최열등지 (A 토지)로 인해 고정되어 있다면, 우등지에서 발생하는 모든 생산성 향상의 결과물은 자본가에게 잠시 머물다 결국 토지 소유자의 지대로 흡수된다.
자본가의 입장에서는 계약 기간 중에는 추가 생산물로 인한 초과 이윤을 누린다.
토지 소유자의 입장에서는 토지의 ‘자연적 비옥도’가 아닌 자본으로 만들어진 ‘인위적 생산성’조차 소유권을 근거로 지대화한다.
따라서 ‘시장 가격이 변하지 않더라도’, 기존 우등지에 자본을 집중적으로 투하 (집약적 농업)하면서 지대의 총액을 대폭 늘릴 수 있다. 이는 차액 지대 Ⅱ가 단순히 Ⅰ의 연장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토지의 공간적 확장이 아닌 자본의 심화로 인해 지대가 증대되는 원리를 보여준다.
차액 지대 제2형태 제2사례: 생산 가격의 하락
차액 지대 Ⅱ의 두 번째 사례에서는 사회적 생산 가격 (시장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지대가 어떻게 변동하며, 역동적인 상황에 해당한다. 시장 가격이 하락하는 주된 이유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가격 결정의 기준이 되는 최열등지 (A)의 생산성이 향상되어 고정된 생산비가 낮아지는 경우와 우등지 (B, C, D 토지)에 대한 집중적인 자본 투하로 총생산량이 수요를 초과하여, 더 이상 최열등지 (A 토지)의 생산물이 필요하지 않게 되어 가격 결정 기준이 상위 등급의 토지로 이동하는 경우이다.
· 지대 총액이 불변인 경우
생산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추가 자본 투입에 따른 생산량 증가분이 가격 하락분을 정확히 상쇄한다면 지대 총액은 변하지 않는다. 이 경우 지대율 (투하 자본 대비 지대)은 하락하지만, 토지 소유자가 수취하는 절애 액수는 유지된다.
· 지대 총액이 증가하는 경우
생산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우등지에서의 생산성 향상 폭이 가격 하락 폭보다 더 클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시장 가격이 이전 대비 1/4 하락했지만, 추가 자본 투하로 생산량이 1/2 이상 늘었다면, 개별 토지에서 발생하는 초과 이윤의 절대량은 이전보다 커지게 된다. 이는 집약적 농업이 고도로 발달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 지대 총액이 감소하는 경우
가격 하락 폭이 생산성 향상분을 압도할 때 발생한다. 이때는 지대 총액과 지대율이 모두 하락한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도 우등지는 여전히 최열등지보다는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므로, 차액 지대의 ‘형태’ 자체는 유지된다.
이처럼, 시장 가격이 하락하여 기존의 최열등지 (A 토지)가 생산비를 보전받지 못하게 되면, A 토지는 경작에서 제외되며, 기존의 B 토지가 새로운 최열등지가 되어 ‘지대가 없는 토지 (무지대 토지)’가 되고, C와 D지의 지대는 이 새로운 기준 (B 토지의 생산 가격)에 맞춰 다시 계산된다. 사회 전체적으로 농산물 가격은 저렴해졌지만, 토지 소유 구조에 따라 특정 우등지의 지대 수입은 오히려 공고해질 수 있다.
이는 차액 지대가 단순히 자연의 비옥도에 고정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자본의 투입 방식과 그에 따른 사회적 생산 가격의 변동은 지대의 수량을 끊임없이 재구성하며, 이는 농업 자본주의의 경쟁을 더욱 심화시킨다. 따라서 농산물 가격이 하락한다고 해서 반드시 지대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며, 자본 투하로부터 생산성 향상 정도에 따라 지대 총액은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술 발전의 혜택이 구매자나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대신, 토지 소유권이라는 장벽으로, 다시금 지대의 형태로 수취되는 과정이다.
차액 지대 제2형태 세 번째 사례
차액 지대 Ⅱ의 세 번째 사례는 사회적 생산 가격 (시장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지대 변동을 분석한다. 이는 주로 인구 증가나 수요 급증으로 인해 더 척박한 토지를 추가로 경작해야 하거나, 기존 토지의 추가 자본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질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농산물의 사회적 생산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을 전제한다면,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기존의 최열등지 (A 토지)보다 더 척박한 토지 (예: A´ 또는 A´´ 등)를 경작해야만 사회적 수요를 충족할 경우와 기존 토지에 자본을 추가로 투입했으나, 그 추가 생산물의 개별 생산 가격이 기존 시장 가격보다 훨씬 높아져서 시장 가격 자체가 그 높은 생산 가격에 맞춰 상향되는 경우이다. 이러한 가격이 상승하면 모든 우등지에서 발생하는 초과 이윤 (지대)의 폭은 기본적으로 확대된다.
· 지대 총액과 지대율의 급격한 증가
가장 일반적인 경우로, 시장 가격의 상승은 우등지 자본가가 얻는 차액을 즉각적으로 늘린다. 기존 최열등지였던 A지조차 이제는 새로운 최열등지 (A´ 등)과의 차액만큼 지대를 발생시키기 시작한다.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의 지대 총액은 비약적으로 증가하며, 투하 자본 대비 지대의 비율 (지대율)도 상승한다.
· 생산성 저하를 동반한 가격 상승
추가로 투입된 자본의 생산성이 낮아서 가격이 오른 것이라면, 생산량의 증가 속도보다 지대 액수의 증가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 이는 사회적으로는 식량 가격의 상승 (생존 비용 증가)을 의미하지만, 토지 소유자에게는 막대한 불로 소득의 증대를 의미한다.
이로 인해 명목 지대와 실질 지대의 불일치가 발생하며, 가격 상승이 지대 수취인에게 주는 이득을 구분하게 된다. 곡물 가격이 올랐으므로, 토지 소유자가 받는 화폐 총액이 늘어나 화폐 지대가 증가하며, 생산성 저하가 심각하다면 실제 징수하는 곡물의 양은 늘지 않을 수 있으나, 가격 상승분 덕분에 토지 소유자의 경제적 지배력이 강화되는 곡물 지대가 변화한다.
예를 들어, 사회적 생산 가격이 3파운드에서 4파운드로 상승했다고 전제할 때, 이전에 지대를 내지 않던 최열등지 A 토지가 이제 1파운드 (4-3)의 차액 지대를 발생시킨다. 상위 등급인 B, C, D 토지는 기존에 얻던 지대에 더하여, 가격 상승분 (1파운드 × 생산량)만큼의 추가 지대를 얻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지대는 ‘생산성 격차’뿐만 아니라 ‘가격 상승분’까지 흡수하며 팽창한다.
따라서 농산물 가격의 상승은 토지 소유자에게 가장 유리한 시점이며, 이 과정에서 이전에 지대가 없던 토지까지 발생지로 포섭된다는 점이다. 이는 인구 증가와 산업화로 농산물 수요가 늘어날 때, 그 혜택의 대부분이 생산적인 자본가나 노동자가 아닌 토지 소유권을 독점하는 자본주의적 모순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차액 지대의 결합
이러한 차액 지대 Ⅰ (비옥도 / 위치 차이)과 Ⅱ (연속적 자본 투하의 생산성 차이)가 현실에서는 분리되지 않고 동시에 작용한다. 차액 지대 Ⅱ가 발생하려면 이미 토지들 사이에 비옥도의 차이 (차액 지대 Ⅰ의 기초)가 존재해야 한다. 반대로, 차액 지대 Ⅱ의 결과로 특정 토지에 가해진 인위적 개량은 시간이 지나면 그 토지의 ‘천연적 비옥도’처럼 고착되어 차액 지대 Ⅰ의 새로운 기초가 된다.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토지의 공간적 확장 (Ⅰ)보다는 동일 토지에 대한 자본 투입의 심화 (Ⅱ)가 지대 증대의 주된 동력이 되며, 자본의 집약화가 진행된다.
앞선 가격의 불변·하락·상승의 사례은 어떤 상황에서도 토지 소유권이 초과 이윤을 지대로 흡수하는 법칙은 관철됨을 보여준다. 따라서 시장 상황에 따라 지대를 내지 않는 ‘기분 토지’는 끊임없이 변한다. 가격이 하락하면 우등지가 기준이 되고, 가격이 상승하면 더 나쁜 토지가 기준이 되며, 최열등지가 이동한다. 가격 하락 요인으로 인해 기술 발전으로 생산성이 높아지더라도, 인구 증가로 인해 경작지가 확장되거나 자본 투입이 늘어나면 (지대 발생 요인) 사회 전체의 지대 총액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며, 지대 총액의 경향적 증가를 유발한다. 이로부터 시장 가격의 변동과 지대 체계가 재편된다.
리카도를 비판하는 지점에서, 지대가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지대를 결정한다는 점이며, 지대가 비싸기 때문에 곡물 가격이 비싼 것이 아닌, 최열등지의 생산 조건으로 인해 곡물 가격이 높게 형성되었기 때문에, 그보다 우수한 조건을 가진 토지에서 지대가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차액 지대는 사회적 노동 생산성의 차이로 인해 초과 이윤이 사회 전체로 회수되지 못하고 토지 소유자라는 특정 계급의 수중으로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요구된다.
특히 자본가가 토지를 개량하여 생산성을 높여도, 계약 갱신 시 토지 소유자가 이를 지대에서 가로채기 때문에 자본가는 장기적인 토지 개량을 감행하지 않으며 생산력 발전이 저해된다. 더불어, 토지 소유자는 생산 과정에 전혀 기여하지 않으면서도, 자본주의적 경쟁과 인구 증가에 기대어 사회적 잉여 가치의 거대한 몫을 차지하는 토지 소유자의 기생적 성격으로 인해 자본주의적 토지 소유는 모순을 가진다.
따라서 차액 지대의 두 형태는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필연적 결과물이며, 이들이 결합하여 지대 총액을 끊임없이 증대시킨다.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지주의 권력이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본이 창출한 생산성 향상의 결실을 소유권으로 더 강력하게 나타난다.
절대 지대
리카도의 차액 지대론에 따르면,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최열등지 (A 토지)는 지대를 내지 않는다 (무지대 토지). 그러나 현실에서는 아무리 척박한 토지라도 소유자가 무상으로 빌려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최열등지에서도 지대가 발생한다면, 어디에서 오며, 이것이 가격으로 나타난다면 노동 가치설과도 충돌되는 문제가 생긴다.
이 문제를 위해서는 농업 부문의 자본의 유기적 구성에 주목한다. 특히 농업의 낮은 유기적 구성은 당시 농업은 공업에 비해 기계 (불변 자본)보다 노동력 (가변 자본)의 비중이 높았으며 (가치와 생산 가격), 유기적 구성이 낮다는 것은 동일한 자본을 투하했을 때 더 많은 살아있는 노동을 사용한다는 뜻이며, 따라서 농업에서 생산된 상품의 가치는 사회적 평균 생산 가격보다 높겨 형성된다 (잉여 가치율의 차이). 일반적인 산업 부문에서는 이윤율의 평준화 과정에서 초과 잉여 가치가 다른 부분으로 이전되지만, 농업에서는 ‘토지 소유권’이라는 장벽이 이 이전을 가로막는다 (잉여 가치의 잔류).
따라서 절대 지대는 농산물의 가치가 생산 가격을 초과하는 부분에서 발생한다. 여기서 토지 소유권은 자본이 토지에 자유롭게 진입하여 이윤율을 완전한 평준화를 방해하여 독점적 장벽을 형성하며, 최열등지에서도 지주에게 지대를 지불해야 하므로, 농산물은 생산 가격 (비용 + 평균 이윤)보다 높은 가격, 곧 가치에 더 근접한 가격에 판매된다. 따라서 최열등지의 생산 가격과 실제 판매 가격 (가치) 사이의 차액이 ‘절대 지대’가 된다.
· 절대 지대와 차액 지대의 차이
구분 | 차액지대 | 절대지대 |
근거 | 토지의 생산성 차이 (우등지 : 열등지) | 토지소유권 그 자체의 독점 |
발생 지점 | 우등지와 중등지 | 최열등지를 포함한 모든 토지 |
가격 영향 | 시장가격을 결정하지 않음 (결과물) | 시장가격을 생산가격 위로 끌어올림 |
절대 지대의 존재는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농산물 가격을 생산 가격 이상으로 유지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는 토지 소유라는 역사적·법적 권리가 자본주의적 가치 법칙의 관철을 일시적으로 왜곡하며, 사회적 잉여 가치의 일부를 자기 몫으로 떼어가는 방식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토지 소유권이라는 독점적 권리가 자본의 이동을 제하하면서, 농업 부문에서 창출된 높은 잉여 가치가 이윤율 평준화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토지 소유자에게 고착되는 것이 절대 지대의 실체이다. 이로부터 최열등지에서도 지대가 발생하게 된다.
특수 지대
농업 지대의 특수한 형태인 건축 지대, 광산 지대 및 토지 가격은 농경지에서 도출한 지대 법칙이 비농업 부문의 토지 이용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그리고 토지가 어떤 원리로 ‘가격’을 갖게 되는지 분석한다.
· 건축 지대
주거용이나 산업용 건물이 들어서는 토지에 지불되는 지대다. 비옥도보다는 위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특정 지역의 토지 수요가 급증하며, 이는 농경지 지대를 훨씬 상회하는 초과 이윤을 발생시킨다. 이는 토지 위치의 절대적 우위를 이루며, 건축 지대에는 차액 지대뿐만 아니라 토지 소유권에 기반한 강력한 독점 지대가 결합한다. 토지 소유자는 생산 활동과 무관하게 인구 집중과 사회적 기반 (인프라) 확충의 결과물 및 지대 상승으로부터 고스란히 사유화한다.
· 광산 지대
광산이나 석탄 채굴지 등 천연 자원을 추출하는 토지에서 발생하는 지대다. 농업 지대와는 비옥도에 대응하는 광산의 풍부함과 위치에 대응하는 시장과의 거리에 따라 차액 지대가 형성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광산 지대의 특수성은 농지의 자본 투하로 인해 재생산될 여지가 있으나, 광산은 자원이 고갈되며 가치가 소멸하는 ‘소모적 성격’을 갖는다. 따라서 광산 지대에는 자원 고갈에 대한 보상 성격이 포함되기도 한다.
· 토지 가격
토지는 노동의 생산물이 아니므로, 본래 ‘가치’가 없다. 토지 가격은 ‘지대의 자본화’로부터 형성되는 ‘근거 없는 가치’이며, 토지 가격은 ‘그 토지가 매년 가져다주는 지대를 현재의 이자율로 환산한 금액’으로 자본화 공식이 성립된다. (토지 가격 = 연간 지대 / 이자율) 지대가 일정할 경우, 은행의 이자율이 하락하면 토지 가격은 상승한다. 이는 토지 소유가 흡사 일정한 이자를 낳는 자본 (화폐 자본)처럼 취급되는 반비례 관계를 지닌다.
따라서 토지 소유자는 사회 전체의 발전을 가로채며, 사회가 발전하여 인구가 늘고 수요가 증가하면 지대가 오른다. 지대가 오르면 토지 가격도 동반 상승한다. 토지 소유자는 아무런 노동이나 자본 투하 없이도 사회적 생산력 발전의 결실을 ‘지대 가격 상승’과 ‘지대 수입’의 형태로 독점하며, 이는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 내에서 토지 소유권이 가지는 기생적 본질이다.
이처럼, 농업 이외의 영역에서도 지대 법칙은 동일하게 관철되며, 토지 가격은 실질적인 가치가 아니라 장래에 수취할 지대를 현재 가치로 끌어온 자본화된 형태일 뿐이라는 점이다. 특히 토지 가격의 상승은 사회적 부의 실질적 증가가 아니라, 노동 생산물의 일부를 가로챌 권리가 비싸진 것에 불과하다.
자본주의 지대
자본주의적 지대는 이전의 지대와 결합하거나 단절되면서 형태 변화한다. 이를 역사적으로 고찰하면, 지대를 단순한 경제적 수치만이 아니라, 토지 소유자와 직접 생산자 (농민) 사이의 사회적 지배와 예속 관계의 변천 과정으로 파악한다. 자본주의적 지대는 생산자가 자기 노동의 객관적 조건을 소유하지 못하는 역사적 발전의 최종 단계이다.
이전의 지대 형태들로는 자본주의적 지대가 성립하기 전에 잉여 노동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지대화되었다.
· 노동 지대: 생산자가 일주일 중 며칠은 자신의 땅에서, 나머지는 영주의 땅에서 직접 부역 노동을 하는 형태다. 또한 필요 노동과 잉여 노동이 시공간적으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 생산물 지대: 노동력 대신 수확물의 일부 (현물)를 바치는 형태다. 생산자가 자신의 노동 시간을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게 되며, 생산성 향상의 동기가 조금씩 생겨난다.
· 화폐 지대: 현물 대신 화폐로 지대를 납부하는 형태다. 이는 생산물 지대의 변형이지만, 생산자가 시장에 등장하고 화폐를 축적하면서 봉건적 관계를 해체하며 자본주의적 농업 경영으로 이행하게 된다.
이전의 자본주의적 지대가 잉여 가치 그 자체를 직접 수취하는 형태였다면, 자본주의적 지대는 이윤율의 평준화가 전제된 이후의 잉여를 다룬다. 이제 직접 생산자는 농민이 아니라 ‘임금 노동자’가 되며, 그들을 고용하는 ‘농업 자본가’가 등장한다. 지대는 오직 사회적 평균 이윤을 초과하는 부분 (초과 이윤)으로만 한정된다. 이로부터 이윤과 지대가 분리된다. 토지 소유자 (지대), 자본가 (이윤), 노동자 (임금)이라는 자본주의 고유의 계급 구조가 농업 부문에서도 형성된다.
자본주의적 대토지 소유뿐만 아니라, 근대적 소농 소유의 한계를 고찰할 때, 소농은 지대를 내지 않지만, 토지 구입 비용이나 조세 등으로 인해 자본 축적이 어렵거나, 자본이 부족하게 된다. 소규모 분할지 소유는 대규모 기계 도입과 과학적 농법 (집약적 농법)의 도입을 방해하여, 결국 산업 자본주의의 발전으로 인해 점차 몰락하거나 타 부문에 종속된다. 이러한 한계는 분할지 소유와 소농 경영을 이룬다.
따라서 지대는 생산자와 토지의 분리라는 역사적 과정의 산물이며, 자본주의적 지대에 이르러서야 지대는 잉여 가치의 특수한 변형물로 완전히 정립된다. 또한 지대 발생 과정에서 자본주의가 농업에 침투하여 봉건적 관계를 파괴하고, 토지를 순수한 자본의 증식 수단으로 변모시킨다.
102-103장
가치론
『자본』 제Ⅲ권 49장으로, 지대의 가치 형성 논의는 여기서 마무리된다.
여러분들은 이제 경쟁의 영역 (또는 국면)을 다루게 된다.
참고로, 자본주의 내에서 초래되는 경쟁의 사례들을 상기하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가치론에 관심이 생긴다면, 『경제학 비판』이나 『잉여가치학설사』 (비록 카우츠키 판본이지만)에 도전하셔도 좋다.
물론 중요한 저작이지만, 우리는 학술의 영역에 가까운 『잉여가치학설사』까지는 다루지 않는다.
104장
환상 대신 착각으로,
『자본』 제Ⅲ권 제50장은 '경쟁이 창조하는 환상'으로 번역되나, 맑스 자신의 논리 체계에 근거한다면, 이는 창조나 환상 등과 같은 형언하기가 어려운 비과학적 실체를 지칭하기보다, 자본의 전개 과정에서 일어나는 '물신', '착각', '착시', '환각' 등의 개념에 더 가깝다. 물론 재번역을 권장하는 바이지만, 개념적 정의와 용어 선택보다 더 중요한 의미라면, 그것은 제Ⅲ권의 정수는 자본주의 생산 관계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인해 인간의 의식을 왜곡하고 전도시킨다는 점이다.
독일어 원문은 'Die durch die Konkurrenz erzeugten Täuschungen', 영어 원문에서는 'Illusions Created By Competition' 정도이다.
105-106장
『자본』은 여기서 마무리된다.
세상에 가장 소외된 모든 노동자와 재작년 돌아가신 아버지, 그리고 산재 유가족 분들에게 바친다.
감사하다는 말은 미처 다하지는 못하겠다.
『자본』을 마치며,
시중에 유통되는 『자본』에 대한 관심을 지닌 독자라면 시중에 많은 판본들을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일부 개론서와 함께 읽는다면 『자본』을 파악하는 데 큰 무리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검수판은 시중 출판 및 유통된 것도 아닌, 오로지 개인 작업에 기반한 저작물임에도, 철저히 원문에 기초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기존 출판 회사들이 저작권을 고수하며 지식의 배타적 성격을 유지할 때, 그것이 오히려 자본 체제를 공고히 하는 기능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간과한 것과는 대조적인 지점이다.
더군다나, 『자본』이 난해했다는 이유가 당대의 정치경제학을 비판하며 자본주의 내적 모순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방대한 논리적 체계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대상을 막연히 현상하는 것과 그 내재적 원리와 법칙을 이해하는 것은 수준이 다른 문제이다. 모든 독서가 그렇지만, 스스로 물음을 던지지 않는다면 현상은 그저 당연한 것으로 수용될 뿐이다. 이처럼, 인간의 시각에도 많은 왜곡이 담겨 있기에, 이에 대한 과학적 비판과 논쟁 역시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그러한 점에서 필자의 『자본』은 새로운 이행을 위한 발판이자 도움으로 삼았으면 한다. 장난감을 조립할 때 초보자에게 설명서가 필요하다. 그것의 수준을 논하기 이전에도, 범람하는 판본과 개론서 속에서도 원문의 핵심에 다가갈 수 있는 안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외국어 문법 체계를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문장 구조와 단어 선택에 신중을 기한 것 역시 독서라는 행위가 지니는 필연적 노력에 따른 결과이다. 이는 본격적인 논쟁에 앞서 전수되는 과정에서 본질적 작업이기도 하다.
전문 용어는 최대한 풀어쓰고자 했다. 『자본』 본래 의도를 자의적으로 수정하지 않고, 가급적 원문에 충실하게 전달하는 데 주력하였다. 국가 체제로 고정된 자본주의에 내재한 모순은 현재까지도 노동자 생활을 압박하고 있으며, 자본가는 그 이면에 숨겨진 축적의 원리를 치밀하게 은폐해 왔다. 이는 ‘사적 소유’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본가 계급이 경제적·역사적으로도 개입하며 방대한 논리 체계를 구축해 왔음을 의미한다. 산업, 상업, 금융, 지대 자본 등 자본가들의 변모 과정을 추적하는 과정은 자칫 자본주의 정당화 논변에 대한 단순한 학술적 이의 제기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 역시 또 다른 유산 계급의 논리로 포섭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본』이 제시하는 전반적 구조들이 단순한 개인의 논거가 아니라, 각국 자본주의가 내포한 현존하는 사실을 분석하는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 다가올 계급 투쟁을 준비하며,
세상에서 가장 소외된 노동자 여러분, 산업 재해 등으로 인한 유가족 분들, 그리고 재작년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바친다.
2026. 05.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