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적 극한은 그 한계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 극단을 탐구한 사람만이 파악할 수 있다.'   


- 수학적 난제에도 오류가 존재한다. 그것을 해명하는 것은 수학자의 의무이다. 수학자라면 '안전 지대'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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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자본이 유통되는 과정: 자본의 손실액 및 상업성


상인들이 산업 자본가가 되는 과정은 투하 자본 대비 이윤율을 확보하여 본래 가격을 형성하면서 창출된다. 


원래 가치가 120인 상품이 존재한다면, 산업 자본가가 상인에게 파는 가격은 100으로 (20 저렴하게 넘김), 상인이 소비자에게 부르는 가격은 자기 마진에 20을 얹은 120을 부르면서, 결국 소비자는 원래 가치만큼 상품을 구매하게 된다. 


상인이 더 비싸게 부르는 금액 (20)은 상인이 새로 만들어낸 값이 아니라, 산업 자본가가 생산 과정에서 이미 결정한 가치 중 일부이며, 상인에게 떼어준 몫에 해당한다.


상인의 관점에서는 단순히 '바가지'가 아니라, 상품의 정당한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추가 이윤이라 여기게 된다.  


반대로, 소비자의 관점에서 120은 할인된 가격에 구매한 것이 아니라, 산업 자본가가 의도한 원래 가격에 판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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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내셔널의 의의


19세기의 세계 역사를 다루는 이들이라면 '인터내셔널' 창립을 보게 된다. 물론 노래는 들어봤어도 의미는 모를 수도 있기에, 매회마다 주기적으로 개최된 이 행사는 인민들의 보통 선거제에 의한 선출 방식이 아닌, 각국 노동자들의 추천 방식으로 채택된 노동계 인사들이 연단에 모여 안건을 논의하면서부터 시작하였다. 주요 안건은 산업 발달기의 자본가를 어떻게 상대할 것이며, 노동자의 요구를 담은 제안서를 토대로 강령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가 주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오랫동안 숙련된 노동자들이었으며, 자신들의 처지에서 분명하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인터내셔널의 창립 배경이 현대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각국 정상들의 '국제 기구'를 자임하는 지금의 UN 정도의 역할과 경쟁 사회 진입에 승리한 자본가 개인의 계보적이고 독점적인 부흥에 앞서, 이들은 노동자의 역할에 대해 실질적으로 자문하여 토론하였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처한 각국의 상황을 보도보다 빠르게 연락을 취했고, 이에 대처하여 교류할 수 있었다. 


이들은 노동자의 역할에 대해서도 숙고하여 결과적으로 노동자들의 정치적 정당 건설까지 앞서 이루었다. 이러한 시도가 현재에는 비록 붕괴된 시점이지만, 20세기까지 비교적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도 있다. 노동자들이 이 국제 기구에 전원 가입하면서 자신들의 고유한 뜻을 모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자신들의 처지에서 다루어진 심도 깊은 강령과 안건을 제시하였고, 지금도 그 선언문은 여전히 유효한 의미를 남기고 있다. 이처럼, 국제 노동자 협회의 설립 및 운동 배경이 노동자 개인의 독단적 성향에서 형성된 노동 사회에 대한 착각으로 여긴다면, 인터내셔널의 의의를 되새겨 보는 일은 중요하다. 


전 세계의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국가 및 지역마다 개별적인 배경 또는 특수한 상황에 따라 노동자 투쟁에 직면하게 된다. 그것을 두고 필연적이라 부른다면 이러한 자발적 노력 이전에, 도대체 노동자를 위한 정치적 조직 건설이 왜 필요한지를 어느 정도 아는 것은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된 시점에서 유효한 의미를 지닌다. 지금의 자본가들은 '포브스', '다보스', '이코노미스트' 등과 같은 유명지와 포럼을 토대로 경제적 협의체를 구축하였기에 자본 계급만의 독점적인 자본 구조 역시 형성된다. 전 세계의 자본가들이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본의 혁신을 자랑하는 시점에서, 당면한 노동자들은 자신을 요구하거나 표현할 수 있는 건설적인 '국제 기구'와 매체가 점차 부족해지는 현상은 비단 국내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자본 사회에 연쇄적으로 묶여 있는 전 세계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인질을 삼는 '잔혹한' 정상 전쟁의 이면에서도 충분히 드러난다.  


이처럼, 한 개인의 노동자가 지닌 생각은 점차 중요해진다. 특히 자신이 노동 계급의 일부임을 자각함은 전 세계의 노동자들이 상호 간 자신의 상황에 보태어 전 세계 노동자의 단결에 대한 인터내셔널 기구의 '필요' 역시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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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상품 자본과 화폐 자본이 상인 자본으로 전환

 

70. 상품 거래 자본

 

상품 자본 또는 거래 자본은 상품 거래 자본과 화폐 거래 자본이라는 두 가지 형태 내지 하위 형태로 분할된다. 자본의 기본적인 내부 구조를 분석하는 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이 두 형태를 정밀하게 구분하는 작업은 필수적이다. 이러한 구분이 점차 중요해지는 이유는 근대 경제학의 주요 이론가들조차 상인 자본과 산업 자본을 무분별하게 혼용하면서, 상인 자본이 지닌 고유하고 특징적인 속성을 분석 과정에서 완전히 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CW 33: 63-64)

 

 

 상품 자본의 운동은 이미 제권 제3장에서 분석된 바 있다. 사회의 총자본의 관점에서 고찰할 때, 자본의 일부는 언제나 상품의 형태로 시장에 머물며 화폐로의 전환을 대기하는데, 이는 구성 요소와 규모가 끊임없이 변동하는 유동적 상태를 유지한다. 동시에 또 다른 일부는 화폐 형태로 존재하며 다시 상품으로 전환되기를 대기한다.

 

이처럼 자본은 항상 형태 변화를 거치는 이행 운동의 과정 속에 놓여 있다.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본의 이러한 기능, 곧 상품 자본과 화폐 자본 간의 상호 전환이 독립적인 자본의 고유 기능으로 분리되고 분업에서 특정 자본가의 전담 기능으로 고착될 때, 상품 자본은 비로소 상품 거래 자본 또는 상업 자본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운수업이나 상품의 보관 및 배달과 같이 유통 과정 내에서 지속되는 생산 과정의 성격에 대해서는 이미 제권 제6유통 비용’ 2절과 3절에서 상술한 바 있다. 상품 자본의 유통에 수반되는 이러한 실질적 업무들은 흔히 상인 자본 고유의 기능과 혼동되거나, 실제로 결합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사회적 분업이 고도화됨에 따라 상인 자본의 기능은 운수·보관·배달 등의 생산적 기능과 분리되어 점차 독립적이고 순수한 형태로 발전한다.

 

상업 자본이라는 특수한 자본 형태의 본질적 차이를 규정하려는 본 분석의 목적상, 이러한 실질적 기능들은 고찰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다. 오직 유통 과정 내에서만 기능하는 자본이 생산적 기능을 병행할 경우 그 순수한 형태가 은폐되므로, 이를 논리적으로 분리하고 제거할 때 비로소 상업 자본 고유의 성격이 명확히 드러나게 된다.

 

상품 자본으로의 존재와 그에 따른 형태 변화, 곧 시장에서의 매매로부터 발생하는 상품 자본과 화폐 자본 간의 상호 전환은 산업 자본의 재생산 및 총 생산 과정의 필수적 단계를 구성한다. 이때 산업 자본은 유통 자본 (상품 자본 및 화폐 자본)으로의 기능적 측면에서 생산 자본의 기능과 구별되는데, 이들은 동일한 자본이 취하는 서로 다른 존재 형태에 해당한다.

 

사회적 총자본의 일정 부분은 항상 유통 자본의 형태로 시장에 존재하며 이러한 형태 변화 과정을 수행한다. 그러나 개별 자본의 관점에서 상품 자본으로의 존재와 그 형태 변화는 생산 과정의 지속을 위해 끊임없이 갱신되는 일시적 통과 단계에 불과하다. 따라서 시장 내 상품 자본의 구성 요소들은 시장으로부터의 유출과 생산 과정으로부터의 새로운 유입을 반복하며 부단히 변동하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상업 자본은 시장에서 부단히 형태 변화하며 유통 영역에 항시적으로 구속되어 있는 유통 자본의 일부가 독립적으로 전환된 형태에 불과하다. 이를 일부라고 규정하는 이유는 상품 매매의 또 다른 부분이 산업 자본가들 사이에서 직접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유통 자본 중 이와 같은 직접 매매 부분은 상인 자본의 개념 규정이나 특성 파악에 기여하는 바가 없으며, 이미 제권에서 충분히 상술되었으므로, 본 고찰에서는 배제한다.

 

상품 거래업자 (상업 자본가)는 여타의 자본가와 마찬가지로 특정 화폐액의 소지자로 시장에 등장하며, 해당 화폐를 자본으로 투하한다. 그의 목적은 최초의 가치 xx + Δx (최초 가치와 그에 따른 이윤의 합)로 전환하는 데 있다. 그는 스스로 상품을 생산하지 않고 오직 상품 거래와 그 유통 과정을 매개하는 자본가이므로, 그의 자본이 최초에 화폐 자본의 형태로 시장에 출현해야 함은 자명하다. , 상품 거래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적인 상품 구매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는 그가 화폐 자본의 소유자임을 전제한다.

 

상품 거래업자가 3,000의 화폐를 소유하며 이를 거래 자본으로 가치 증식시킨다고 전제하자. 그는 이 자본으로 아마포 생산자로부터 미터당 0.1의 가격에 총 30,000미터의 아마포를 매입하고, 이후 이를 다시 시장에 판매한다. 연간 평균 이윤율을 10%로 전제할 때, 모든 부대 비용을 제외한 순이윤이 10%라면 그는 연말에 자본을 3,000에서 3,300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윤 획득의 구체적 원리는 후술하기로 하고, 우선은 자본의 운동 형태에 주목한다. 그는 3,000의 화폐로 아마포를 지속적으로 구매하고 다시 판매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러한 판매를 위한 구매활동은 M-C-M´라는 자본의 일반 공식으로 나타나며, 이 과정에서 자본은 생산 과정에 따른 중단 없이 전적으로 유통 영역 내에서만 운동하며 기능을 수행한다.

 

산업 자본의 단순한 존재 형태로의 상품 자본과 상품 거래 자본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아마포 생산자의 관점에서 볼 때, 그는 상인의 화폐를 매개로 아마포의 가치를 실현하면서 상품 자본의 첫 번째 형태 변화 단계인 화폐로의 전환을 완수한다. 제반 조건이 일정하다면, 그는 확보한 화폐를 원사, 석탄, 임금 등 생산 요소로 재전환하거나 생활 수단으로 지출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수입의 개인적 소비를 제외하면, 생산자는 이러한 가치 회수로부터 재생산 과정을 지속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아마포 생산자의 관점에서 화폐로의 형태 변화, 곧 판매는 이미 종결되었으나, 상품인 아마포 자체의 형태 변화는 아직 완결되지 않은 상태이다. 다시 말해 아마포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상품 자본으로 시장에 잔류하며, 화폐로 전환되기 위한 판매 과정을 대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변화한 것은 오직 소유권의 소재뿐이다. 아마포의 기능이나 재생산 과정 내의 위치를 고려할 때, 그것은 여전히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상품 자본이며, 단지 생산자의 수중에서 상인의 수중으로 옮겨졌을 뿐이다. 본래 생산자가 제조 이후 수행해야 했던 판매 기능, 곧 상품 형태 변화의 제1단계를 매개하는 역할은 이제 상인에게 이전되어 그의 고유한 특수 업무로 고착된다.

 

아마포 생산자가 새로운 생산물인 30,000미터 (3,000 상당)를 시장에 출하하는 시점까지 상인이 기존 재고를 처분하지 못했다고 전제하자. 상인은 미처 판매되지 않은 재고를 화폐 자본으로 재전환하지 못했으므로, 생산자의 새로운 생산물을 구매할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로 인해 유통의 정체가 발생하며, 이는 곧 재생산 과정의 중단으로 이어진다. 설령 생산자가 별도의 추가 화폐 자본을 보유하여 기존 물량의 판매 여부와 무관하게 생산을 지속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미 투하된 초기 30,000미터의 자본에 관한 한 재생산 순환은 중단된 상태이다. 이러한 현상은 상인의 활동이 생산자의 상품 자본을 화폐로 전환하면서 유통 및 재생산 과정에서의 기능을 완결 짓는 필수적 행위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독립적인 상인이 존재하지 않고 생산자의 고용된 사무원이 매매 업무를 전담한다고 전제한다면, 이러한 자본 순환의 상호 의존 관계는 더욱 가감 없이 드러난다.

 

상품 거래 자본 (상업 자본)은 본질적으로 생산자의 상품 자본이 화폐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수행해야 하는 기능적 형태에 불과하다. 다만 이 기능이 생산자의 부수적 업무에서 분리되어, 특수한 자본가인 상인의 전문적 업무이자 독립적인 자본 투하 분야로 고착되었을 뿐이다. 이러한 본질은 상업 자본 특유의 유통 형태인 M-C-M´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단순 상품 유통이나 산업 자본의 유통 과정 C´-M-C에서는 화폐가 두 번 주인을 바꾸면서 유통이 완결된다. 생산자는 상품을 판매하여 화폐를 취득하고, 그 화폐를 다시 생산 요소 (원료, 노동력 등) 구매를 위해 지출한다. 이때 판매한 상품과 구매한 상품은 서로 다른 종류이며, 화폐는 생산물에서 생산 수단으로의 가치 형태 변화를 매개한다.

 

반면, 상인 자본의 운동은 이와 다르다. 상인은 3,000의 화폐로 구매한 동일한 상품을 다시 판매하면서 화폐 자본 (3,000 + 이윤)을 회수한다. 여기서는 화폐가 아닌 동일한 상품이 두 번 이상 장소를 이동한다. , 상품이 판매자에서 상인 (구매자이자 차후의 판매자)으로, 다시 상인에서 최종 구매자로 이동하며 반복적으로 판매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품의 중복 매매와 장소 변경을 거쳐야만 상인이 투하한 화폐는 비로소 환류된다. 결과적으로 C´-M-C가 화폐의 이동을 매개로 상품 형태의 변화를 가져온다면, M-C-M´은 동일 상품의 반복 유통을 수단으로 화폐의 회수를 실현한다.

 

그런데 M-C-M´의 경우 동일 상품이 두 번의 위치 변경을 거치면서 유통 영역에 투하된 자본이 비로소 회수된다. 이는 상품이 생산자로부터 상인에게 이전되었다 하더라도 최종적인 소비 단계에 진입한 것은 아니며, 상인은 단지 상품 자본의 기능을 매개하며 판매 활동을 연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생산 자본가에게 있어 판매 C-M이라는 과정이 상품 자본으로 수행하는 일시적 기능에 불과하다면, 상인에게는 동일한 과정이 M-C-M´, 곧 투하한 화폐 자본의 특수한 가치 증식 과정으로 나타난다. 요컨대 상품 형태 변화의 특정 단계가 상인의 관점에서는 하나의 독립적이고 특수한 자본 운동인 M-C-M´으로 형상화된다.

 

상인은 최종적으로 상품인 아마포를 생산적 소비자 (: 표백업자)나 개인적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투하된 자본은 이윤과 함께 상인에게 회수되며, 그는 자본의 순환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 아마포 구매 시 화폐가 지불 수단으로 기능한다면, 상인은 상품을 먼저 인도받고 사후에 대금을 지불할 수 있다. 이때 지불 기일 이전에 판매가 완료된다면 상인은 자신의 화폐 자본을 투하하지 않고도 생산자에게 대금을 지급하게 된다. 반면, 기한 내에 상품을 판매하지 못할 경우 상인은 지불 기일에 맞춰 3,000의 자본을 직접 투하해야 하며, 시장 가격 하락으로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게 된다면 그 손실분을 자신의 자본으로 보전해야 한다.

 

상업 자본 (상품 거래 자본)이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자본으로 성격을 갖게 되는 요인은 다음과 같이 규명된다. 생산자가 직접 판매를 수행할 때 상품 자본은 재생산 과정 중 유통 영역에 체류하는 일시적 형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첫째, 상품 자본의 화폐로의 최종 전환, 곧 시장에서의 기능 수행이 생산자가 아닌 별도의 담당자의 주도로 완결된다는 점이다. 상인의 매매 활동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이 기능은 산업 자본의 여타 기능으로부터 분리되어 독자적인 사업 영역으로 구축된다. 이는 사회적 분업의 특수한 형태로, 자본 재생산 과정의 유통 단계에서 수행되어야 할 기능의 일부가 전문적인 유통 담당자의 고유 기능으로 변화한 결과이다. 다만, 이러한 기능적 분리가 반드시 독립적인 자본의 존재를 전제하는 것은 아니며, 산업 자본가의 대리인이나 외판원이 매매를 전담하는 경우처럼 산업 자본의 연장선상에 머물 수도 있다.

 

둘째, 독립적인 유통 담당자인 상인이 자기의 관점에서 화폐 자본 (자기 자본 또는 차입 자본)을 직접 투하한다는 점이다. 재생산 과정에 있는 산업 자본에게는 단순한 판매 과정인 C-M, 상인에게는 동일한 상품의 구매와 판매로부터 투하 화폐를 회수하는 M-C-M´의 과정으로 나타난다. , 상품 자본의 한 단계가 상인에게는 독립적인 화폐 자본의 특수한 가치 증식 운동으로 구체화된다.

 

상인이 생산자로부터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자본을 투하할 때, 상인의 관점에서 M-C-M´으로 전개되는 과정은 생산자에게는 언제나 판매 C-M (상품 자본의 화폐 자본으로의 전환)이자 상품 자본의 제1 형태 변화를 의미한다. 물론 이 행위는 구매 주체에 따라 재생산 과정 중인 산업 자본가에게 구매 M-C (화폐의 생산 수단으로의 재전환, 곧 제2 형태 변화)로 나타날 수도 있다. 예컨대 아마포 생산자에게 C-M은 상품 자본의 화폐화인 반면, 상인에게는 화폐 자본의 상품 자본화 (M-C)이다.

 

이후 상인이 표백업자에게 아마포를 판매할 때, 표백업자에게 이는 생산 자본 형성을 위한 M-C이자 C´-M´-C 순환의 일환인 제2 형태 변화에 해당하나, 상인에게는 구매했던 아마포의 처분 (C-M)이다. 이 단계에 이르러서야 아마포 생산자의 상품 자본은 최종적으로 판매되며, 상인의 M-C-M은 두 생산자 (아마포 생산자와 표백업자) 사이의 C-M을 매개하는 과정임이 드러난다. 마찬가지로 아마포 생산자가 판매 대금으로 실 상인에게서 실을 구매한다면, 생산자에게는 M-C이나 실 상인에게는 C-M (실의 재판매)이 된다. 실의 관점에서는 이것이 최종적 판매가 되어 유통 영역에서 소비 영역으로 이행하며 제1 형태 변화를 종결한다. 결과적으로 상인이 산업 자본가와 거래할 때, 상인 자본의 순환 (M-C-M)은 산업 자본의 일시적 형태인 상품 자본의 관점에서는 오직 C-M (1 형태 변화의 완료)을 표현할 뿐이다.

 

상인 자본의 M-C가 산업 자본가 개인에게는 C-M일지라도, 그가 생산한 상품 자본 자체의 관점에서는 아직 진정한 의미의 C-M이 아니다. 그것은 상품 자본이 유통 담당자의 수중으로 이전된 것에 불과하며, 실질적이고 최종적인 C-M은 상인 자본의 후속 판매로만 완결되기 때문이다. , M-C-M은 동일한 상품 자본이 수행하는 두 번의 순차적 판매로 구성되며, 이는 상품 자본의 최후 결정을 매개하는 과정으로 정의된다.

 

상인이 화폐 자본을 투하함에 따라 상품 자본은 상품 거래 자본이라는 독립된 자본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이 화폐 자본이 자본으로 기능하며 증식할 수 있는 이유는 오로지 상품 자본의 형태 변화, 곧 상품 자본이 화폐로 전환되는 과정을 매개하는 일에 전념하기 때문이다.

 

상인은 이러한 기능을 상품의 지속적인 매매로부터 수행하며, 이는 상인 화폐 자본의 전문적 업무이자 산업 자본의 유통 과정을 매개하는 고유한 기능으로 확립된다. 이러한 기능적 작용으로 상인은 자신의 화폐를 화폐 자본으로 전환하여 M-C-M´의 운동을 실현하며, 동일한 과정을 거쳐 상품 자본을 상품 거래 자본 (상업 자본)으로 변모시킨다.

 

상품 거래 자본이 상품 자본의 형태로 존재하는 동안, 이는 사회적 총자본의 재생산 과정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유통 영역에서 형태 변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 산업 자본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따라서 자본의 총 재생산 과정과 관련하여 고찰해야 할 핵심 대상은 상인이 투하하는 화폐 자본이다. 이 자본은 매매 활동에만 전념하며 생산 자본의 형태를 취하지 않은 채, 오직 상품 자본과 화폐 자본의 상태로 유통 영역 내에만 항구적으로 머무는 특수성을 지닌다.

 

아마포 제조업자는 30,000미터의 아마포를 상인에게 3,000에 판매하면서 획득한 화폐를 필요한 생산 수단 구매에 투입하며, 이로부터 그의 자본은 생산 과정으로 회귀한다. 생산자의 관점에서는 상품이 이미 화폐로 전환되어 생산 과정이 중단 없이 지속되나, 아마포 자체의 가치 형태 변화는 아직 완결되지 않은 상태이다. , 아마포는 최종적인 화폐 재전환을 거치지 않았으며, 생산적 또는 개인적 소비 단계인 사용 가치의 실현으로까지 이행하지 못했다. 현재 시장에서 아마포 상인은 원래 생산자가 점유했던 상품 자본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하여 대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생산자에게는 상품 형태 변화 과정이 단축된 것으로 나타나지만, 실질적인 유통 과정은 상인의 수중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아마포 생산자가 상품이 최종 구매자인 생산적·개인적 소비자에게 완전히 이전될 때까지 대기해야 한다면, 그의 재생산 과정은 필연적으로 정체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중단을 방지하기 위해 생산자는 생산 규모를 축소하고, 자본의 상당 부분을 생산 요소로 전환하는 대신 화폐 준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이는 자본의 일부가 시장에서 상품 형태로 체류하는 동안 다른 부분으로 생산을 지속하고, 후자가 시장에 진입할 무렵 전자가 화폐로 환류하도록 조절하기 위함이다. 상인의 개입이 이와 같은 자본의 분할 자체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아니나, 상인이 부재할 경우 유통 자본 중 화폐 준비금의 비중은 생산 자본에 비해 비대해지며 결국 재생산 규모는 제약된다. 상인의 매개로부터 생산자는 화폐 준비금의 비중을 최소화하는 대신, 자본의 더 큰 부분을 현실적 생산 과정에 규칙적으로 투입하면서 재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사회적 총자본의 일정 부분은 상인 자본의 형태로 유통 영역 내에 항시 존재하게 된다. 이 자본은 전적으로 상품의 매매 과정에만 투입되므로, 현상적으로는 해당 자본의 소유 주체만이 교체되는 것처럼 보인다.

 

상인이 3,000의 자본을 아마포 매입에 활용하지 않고 직접 생산 과정에 투입한다면, 사회적 생산 자본의 총량은 그만큼 증대된다. 그러나 이 경우 아마포 생산자는 유통 지연에 대비해 자본의 더 큰 부분을 화폐 준비금으로 보유하여야 하며, 생산자로 전환한 상인 또한 동일한 제약에 직면하게 된다. 반면, 상인이 상인으로의 역할을 유지할 때, 생산자는 판매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약하여 생산 공정의 감독에 집중할 수 있으며, 상인은 자신의 모든 역량을 판매 활동에 전담하면서 유통 시간의 효율성을 제고하게 된다.

 

상인 자본이 산업 자본의 요구에 부합하는 적정 규모를 초과하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은 경제적 효과를 인정할 수 있다.

 

(1) 분업의 원리에 따라, 매매에 특하된 자본은 산업 자본가가 상업 업무 전반을 직접 수행할 때보다 적은 규모로 유지된다. 이때의 자본에는 상품 매입 화폐뿐 아니라 사무 노동, 창고, 운수 등 상업적 불변 자본에 투입되는 제반 비용이 포함된다.

 

(2) 상인의 전문적 업무 수행에 힘입어 생산자의 상품은 화폐로 더욱 신속히 전환되며, 상품 자본 자체의 형태 변화 속도 또한 생산자가 직접 관리하는 경우보다 가속화된다.

 

(3) 상업 자본의 1회전은 단일 생산 분야 내 여러 자본의 회전은 물론, 서로 다른 생산 분야들에 속한 다수 자본의 회전을 동시에 대표할 수 있다. 전자 (단일 분야)의 경우, 아마포 상인이 초기 투하 자본으로 한 생산자의 물량을 매입·판매한 후, 해당 생산자의 차기 출하 전까지 다른 생산자들의 물량을 연쇄적으로 거래하면서 동일 분야 내 다수 자본의 회전을 매개하는 방식이다. 후자 (다양한 분야)의 경우, 상인이 아마포를 판매한 회수 자본으로 견직물을 매입하는 등 상이한 생산 부문 간 자본 회전을 매개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산업 자본의 회전은 유통 시간뿐만 아니라 생산 시간에 따라서도 제약을 받는다. 반면, 상업 자본이 특정 종류의 상품을 전담하여 거래할 경우, 그 회전은 개별 산업 자본의 회전 속도에 종속되지 않으며 해당 생산 분야에 속한 모든 산업 자본의 전체적인 회전 양상에 따라 규정된다. 상인은 특정 생산자의 제품을 매입하여 판매한 후, 해당 생산자가 차기 물량을 출하하기 전이라도 다른 생산자의 동일 상품을 매입하여 판매 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 이처럼 동일한 상업 자본은 한 분야 내에 투하된 여러 개별 자본의 회전들을 순차적으로 매개한다. 따라서 상업 자본의 회전은 개별 산업 자본의 회전 주기와 일치하지 않으며, 단순히 개별 자본가가 보유해야 할 화폐 준비금을 대체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특정 분야 내 상업 자본의 회전은 해당 부문의 총생산량이라는 총체적 한계 내에 있으나, 개별 자본의 생산 한계나 생산 시간에 규정되는 회전 시간으로부터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예컨대 생산 시간이 3개월인 상품을 취급하는 경우, 상인은 이를 매입하여 1개월 만에 처분한 뒤 다른 생산자의 물량을 확보하면서 회전을 가속화할 수 있다. 밀 거래를 예로 들면, 상인 자본의 회전은 연간 순차적으로 매매하는 밀의 총량에 따라 결정되지만, 농업 자본의 회전은 유통 시간을 배제하더라도 1년이라는 자연적 생산 시간에 따라 근본적으로 제약된다.

 

동일한 상업 자본의 회전은 단일 분야만이 아니라 서로 다른 다양한 생산 부문에 속한 자본들의 회전 또한 용이하게 매개할 수 있다. 상업 자본이 개별 회전 단계마다 각기 다른 종류의 상품 자본들을 순차적으로 매입하고 판매하며 화폐로 전환시키는 기능을 수행할 때, 이 자본이 화폐 자본으로 상품 자본에 대하여 작용하는 원리는 일반적인 화폐 유통의 원리와 일치한다. , 일정한 기간 내에 동일한 화폐 일부가 반복적으로 유통되면서 수많은 상품의 가치 형태 변화를 매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상업 자본 또한 반복적인 회전으로 사회적 총자본의 유통 효율을 제고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상업 자본의 회전은 동일한 규모의 단일 산업 자본이 행하는 1회의 재생산 과정에 국한되지 않으며, 동일하거나 또는 상이한 생산 부문에 존재하는 여러 개별 자본의 회전들을 합산한 총체적 운동과 등가적 관계를 맺는다. 이에 따라 사회적 총 화폐 자본 중 상업 자본으로 기능하는 비중은 해당 자본의 회전 속도에 반비례하여 결정된다. , 상업 자본의 회전이 가속화될수록 필요한 자본 규모는 축소되며, 회전이 정체될수록 그 규모는 팽창한다.

 

생산력의 발전 수준이 낮을수록 유통되는 상품 총액 대비 상업 자본의 상대적 비중은 증대되나, 그 절대적 금액은 고도화된 생산 체계하의 상업 자본 총액에 비해 작게 나타난다. 생산력이 고도로 발달한 상태에서는 이와 반대되는 양상이 전개된다. 따라서 생산의 저개발 단계에서는 사회적 화폐 자본의 더 큰 부분이 상인의 수중에 집중되며, 상인의 자산 구성에서 화폐 재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타 계급의 자산에 비해 현저히 높게 유지된다.

 

상인이 투하한 화폐 자본의 유통 속도를 규정하는 핵심 요인은 다음과 같다.

 

(1) 생산 과정의 갱신 속도 및 서로 다른 생산 부문 간의 유기적 결합 속도

 

(2) 사회적 소비의 속도

 

(CW 33: 57-58)

 

상업 자본은 회전을 달성하기 위해 자본 전액을 일시에 구매에 투입하고 판매가 끝날 때까지 대기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상인은 구매와 판매라는 두 가지 운동을 동시에 수행한다. 따라서 그의 자본은 항상 상품 자본과 화폐 자본이라는 두 부분으로 분할되어 존재한다. 한편에서는 구매로부터 화폐를 상품으로 전환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판매로부터 상품을 화폐로 환류시키면서 자본의 두 형태는 상호 보완적인 크기를 유지하며 유동한다.

 

유통 수단으로의 화폐 기능이 지불 수단으로 확장되고, 이에 기초한 신용 제도가 발달함에 따라 상업 자본 내 화폐 자본의 비중은 거래량 대비 현저히 감소한다. 예컨대 3,000 상당의 상품을 3개월 기한의 외상으로 매입하여 기일 이전에 현금으로 판매할 수 있다면, 상인은 실질적인 자기 자본의 투하 없이도 거래를 완결할 수 있다. 이 경우 상업 자본의 기능을 수행하는 화폐 자본은 본질적으로 화폐 형태를 취하고 있거나 환류 중인 산업 자본의 변형에 불과하다. (생산자가 상인의 어음을 은행에서 할인받아 자금을 확보하는 행위는 상업 자본 자체의 성격과는 무관한 별개의 사안이다.)

 

시장 가격이 10% 하락하여 상인이 3,000의 매입가보다 낮은 2,700만을 회수하게 된다면, 상인은 이윤을 얻지 못함은 물론 부족분인 300을 자신의 자본으로 보충해야 한다. 이때의 300은 가격 변동에 대비한 준비금으로 기능한다. 이는 생산자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생산자가 직접 판매하여 동일한 손실을 보았다면 그 또한 준비 자본 없이는 종전 규모의 재생산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마포 상인이 3,000의 화폐로 아마포 생산자로부터 상품을 매입하고, 아마포 생산자가 그중 2,000을 실 상인에게 지불하여 원료인 실을 구매하는 상황을 전제한다. 이때 아마포 생산자가 실 상인에게 지불하는 화폐는 더 이상 아마포 상인의 자본이 아니다. 아마포 상인은 이미 해당 금액에 상응하는 가치를 상품 형태로 수취하였기 때문이며, 따라서 지출된 화폐는 아마포 생산자 자신의 자본이 취한 화폐 형태에 해당한다. 이 화폐가 실 상인의 수중으로 유입될 때, 이는 실 상인에게 환류한 화폐 자본으로의 성격을 갖는다. 여기서 규명해야 할 핵심은 이 2,000이라는 화폐액이 어느 정도까지 실 상인의 입장에서 환류한 화폐 자본으로 정의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아마포가 화폐로 형태 변화하며 벗어버린 가치 형태가 실이라는 다른 상품에 따라 새롭게 취해진 가치 형태와 구별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실 상인이 신용으로 상품을 매입하여 지불 기일 이전에 현금 판매를 완료한다면, 해당 2,000의 화폐액 내에는 산업 자본이 순환 과정에서 취하는 화폐 형태와 구별되는 독자적 상업 자본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상품 거래 자본이 상인의 수중에 있는 산업 자본의 일시적 형태 (상품 자본 또는 화폐 자본)가 아닌 이상, 그것은 상인이 매매 활동을 위해 투하한 자기 소유의 화폐 자본일 수밖에 없다.

 

이 자본은 본래 산업 자본가가 재생산을 위해 화폐 준비금이나 구매 수단으로 상시 보유해야 했던 화폐 자본의 일부분을, 보다 축소된 규모로 대변한다. , 생산자의 수중에 분산되어 있어야 할 유통 목적의 화폐 자본이 상인의 수중으로 집약·축소되어, 유통 과정의 전문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총자본 중 재생산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구매 수단으로 시장 내에 끊임없이 체류해야 하는 부분을 구성한다. 이러한 화폐 자본의 비중은 재생산 과정이 가속화될수록, 그리고 지불 수단으로의 화폐 기능과 신용 제도가 고도화될수록 총자본 대비 더욱 축소되는 경향을 보인다.

 

상업 자본은 오직 유통 영역에서만 기능하는 자본으로, 유통 과정은 총 재생산 과정의 일환일 뿐 그 자체로는 가치나 잉여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 유통 과정 내에서는 가치의 실질적인 창출이나 변동 없이 동일 가치의 형태 변화, 곧 상품의 형태 변화만이 발생한다. 생산된 상품의 판매 과정에서 잉여 가치가 실현되는 것은 해당 잉여 가치가 이미 상품 내에 존재했기 때문이지 유통 행위의 결과가 아니다. 화폐 자본을 생산 요소로 재전환하는 단계 또한 구매자가 잉여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이 아니라, 가치 생산을 위한 준비 단계에 불과하다. 이러한 가치 형태 변화에 소요되는 유통 시간 동안 자본은 어떠한 가치도 생산하지 못한다. 따라서 유통 시간은 가치 창출을 제약하는 한계로 작용하며, 이윤율로 나타나는 잉여 가치는 유통 시간의 길이에 반비례하게 된다.

 

따라서 상업 자본은 적어도 직접적인 방식으로는 가치나 잉여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 그러나 상업 자본이 유통 시간을 단축하면서 산업 자본가가 생산하는 잉여 가치의 증대에 간접적으로 기여한다. 상업 자본은 시장의 외연을 확장하고 자본 간 분업을 촉진하여 산업 자본이 보다 거대한 규모로 운용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며, 이로부터 생산성과 축적을 가속화한다. 상업 자본의 유통 시간 단축 기능은 투하 자본 대비 잉여 가치의 비율인 이윤율을 상승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1편 제4) 또한 상업 자본이 유통 영역에 체류해야 하는 화폐 자본의 비중을 최소화함에 따라, 사회적 총자본 중 생산 과정에 직접 투입되는 실질적 생산 자본의 비율은 더욱 증대된다. (CW 33: 5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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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법칙의 내적 모순들의 전개

 

. 개관

 

1편에서 상술한 바와 같이 이윤율은 잉여 가치율을 언제나 실제 크기보다 낮게 표현하며, 잉여 가치율이 증가하는 국면에서도 이윤율은 오히려 저하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윤율과 잉여 가치율이 일치하는 경우는 불변 자본 c0인 상태, 곧 총자본이 전적으로 임금 v에만 투하되는 특수한 상황에 국한된다. 이윤율의 저하가 잉여 가치율의 저하를 직접적으로 나타낸다면, 이는 불변 자본의 가치와 이를 가동하는 노동량 사이의 비율이 고정되어 있거나, 또는 노동량의 증가가 불변 자본 가치의 증대와 정비례하는 경우에만 성립한다.

 

* p´ = s/(c+v) = (s/v) / (c/v + 1)

 

리카도는 이윤율을 분석함에 있어 노동일의 외연적·내포적 크기가 일정하다는 전제하에 사실상 잉여 가치율만을 고찰하는 한계를 보였다. (CW 32: 44, 51-52, 60-67 참조.)

 

이윤율의 저하와 축적의 가속화는 생산력 발달을 나타내는 동일한 과정의 상이한 표현이다. 축적의 진행에 따라 노동력이 대규모로 집적되고 자본의 유기적 구성이 고도화되면서 이윤율의 저하가 촉진된다. 동시에 저하된 이윤율은 자본의 집적을 가속하며, 소자본가 및 잔존하는 직접적 생산자들에 대한 수탈에 따라 자본의 집중을 심화시킨다. 결과적으로 축적률 자체는 이윤율의 하락과 함께 감소할 수 있으나, 축적된 자본의 절대량 측면에서 축적 과정은 오히려 가속화되는 양상을 띤다.

 

* 권 제7편의 정의에 의거할 때, 축적은 잉여 가치의 자본으로의 전환이므로, 축적률은 Δc + Δv / s로 규정된다. 잉여 가치 전량이 자본으로 재투입될 경우 축적률은 100%가 되며, 이때 이윤율 s / (c+v)은 자본 팽창률 (Δc + Δv) / (c+v)과 일치한다. , 이윤율은 자본이 도달할 수 있는 자본 팽창률의 최대값을 의미한다.

 

그런데 총자본의 가치 증식률인 이윤율은 자본주의적 생산의 유일한 목적이자 추진력이다. 따라서 이윤율의 저하는 새로운 독립적 자본의 형성을 지체시키며, 결과적으로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의 발달 전반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이윤율의 저하는 과잉 생산, 투기, 공황을 심화시키고 과잉 인구와 과잉 자본의 병존을 일으킨다. 리카도와 같이 자본주의를 절대적 생산 양식으로 간주하는 경제학자들은 이윤율의 저하에서 이 체제가 스스로 한계에 봉착했음을 직시하면서도, 그 원인을 생산 관계 내부가 아닌 자연적 조건 (지대론)에서 구한다. 이들이 이윤율 저하에 대해 갖는 공포의 본질은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이 생산력 발전에 있어 생산 그 자체와 무관한 내적 한계에 부딪혔다는 점에 있다. , 이 독특한 한계는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제한적인 역사적·일시적 성격을 드러내며, 이것이 부의 생산을 위한 절대적 방식이 아니라 일정 단계에 이르면 부의 고도화된 발전과 충돌할 수밖에 없음을 증명한다. (CW 33: 114)

 

리카도와 그 학파는 이자를 포함한 산업 이윤만을 고찰 대상으로 삼았으나, 지대의 절대량이 증가하거나 산업 이윤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대하더라도 지대율 역시 저하 경향을 내포한다. (리카도보다 먼저 지대의 법칙을 전개한 웨스트, 1815. CW: 31: 344-345 참조.)

 

사회적 총자본을 C, 이자와 지대를 공제한 산업 이윤을 p1, 이자를 i, 지대를 r이라 하면, 이윤율 공식은 s/C = p/C = (p1 + i + r) / C = p1/C + i/C + r/C로 정립된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발달에 따라 잉여 가치 총액 s은 지속적으로 증대함에도, 자본 총량 Cs보다 급격히 팽창하기에 이윤율 s/C은 점진적으로 저하한다.

 

이때 s/C (= p/C)와 그 구성 요소인 p1/C, i/C, r/C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p1, i, r 각각의 절대량이 증대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 아니며, p1i 또는 r 사이의 상대적 비율이 변동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 총 잉여 가치 s가 증가하는 동시에 이윤율 (s/C = p/C)이 저하하는 조건 하에서, s의 분할 성분인 p1, i, r 사이의 비율은 총액 s가 규정하는 범위 내에서 ss/C의 크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채 가변적으로 변동할 수 있다.

 

산업 이윤 (p1), 이자 (i), 지대 (r) 상호 간의 변동은 총 잉여 가치 s 분배 구조의 변화를 의미할 뿐이다. 따라서 일반적 이윤율 (s/C)이 저하되더라도 각 항목의 자본 대비 비율 (p1/C, i/C, r/C) 중 특정 요소는 다른 요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할 수 있으며, 이들의 합계가 s/C와 일치해야 한다는 점만이 유일한 제약 조건이다.

 

예컨대 잉여 가치율이 100%로 일정할 때, 자본 구성이 50c+50v에서 75c+25v로 고도화됨에 따라 이윤율이 50%에서 25%로 하락한다고 전제하자. 이 경우 1,000의 자본은 500의 이윤을 창출하지만, 자본 규모가 4,000으로 확대되면 이윤 총액은 1,000으로 증가한다.

 

, 이윤 총액 (s 또는 p)2배로 증가했음에도 이윤율 은 절반으로 감소한 것이다. 초기 이윤율 50%의 구성비가 산업 이윤 (p1/C) = 20%, 이자 (i/C) = 10%, 지대 (r/C) = 20%였다면, 이윤율이 25%로 저하된 뒤에도 동일한 비율을 유지할 시 각 지표는 p1/C = 10%, i/C = 5%, r/C=10%가 된다. 이때 p1/C8%, i/C4%로 하락한다면 r/C는 오히려 13%로 상승할 수 있다.

 

이처럼 지대 r의 상대적 크기가 산업 이윤 p1이나 이자 i에 비해 증대하더라도 전체 이윤율 의 변동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한 자본 총량이 4배 확대되었으므로, p1, i, r의 절대적 합계는 이전보다 증대하게 된다. 한편, 산업 이윤과 이자가 잉여 가치 전체를 점유한다는 리카도의 전제는 역사적·이론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고도화 과정에서 비로소 다음과 같은 구조가 확립되기 때문이다.

 

1. 전체 이윤이 우선 산업 자본가와 상업 자본가의 수중에 귀속된 후 재분배된다.

 

2. 지대는 이윤을 초과하는 잉여분으로 정립된다.

 

이러한 자본주의적 토대 위에서 지대는 재차 증대한다. 이때 지대는 잉여 가치를 가변 자본의 산물이 아닌 총자본의 산물로 파악한 이윤의 일환이지만, 개별 자본가가 전유하는 특수한 부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적정한 생산 수단, 곧 충분한 자본 축적을 전제로 할 때 잉여 가치의 창출은 잉여 가치율 ( 노동 착취도)이 주어지면 노동 인구 규모에 따라서만 제한되며, 노동 인구가 고정되면 노동 착취도에 따라서만 한정된다.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의 본질은 상품에 체현된 미지불 노동의 결과물인 잉여 가치, 곧 잉여 생산물의 생산에 있다. 여기서 핵심은 잉여 가치의 생산과 그 일부를 다시 자본으로 전환하는 축적 과정이 자본주의적 생산의 직접적 목적이자 결정적 동기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자본주의적 생산을 소비나 자본가의 향락을 직접적 목적으로 하는 체제로 규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러한 관점은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내부 핵심이 지닌 역사적 특수성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잉여 가치의 창출은 직접적 생산 과정을 구성하며, 이 단계에서는 노동 인구와 착취도 이외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상품에 미지불 노동이 대상화되면서 잉여 가치 생산이라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제1막은 완수된다. 이윤율의 저하로 귀결되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발달에 따라 생산되는 잉여 가치량은 거대한 규모에 도달한다. 그러나 생산의 완수는 과정의 종결이 아닌 제2, 곧 실현 단계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생산된 총 상품량은 반드시 판매되어야만 가치로 실현된다.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생산 가격 이하로 매각된다면, 노동자에 대한 직접적 착취는 완료되었을지라도 자본가에게는 잉여 가치가 실현되지 않으며 자본의 손실마저 초래될 수 있다.

 

이처럼 직접적 착취의 조건과 그 실현 조건은 시공간적으로 불일치할 뿐 아니라 개념적으로도 상이하다. 전자는 사회적 생산력에 따라서만 제한되지만, 후자는 부문 간 비례 관계와 사회적 소비 능력에 따라 제약된다. 그런데 사회적 소비 능력은 절대적 생산·소비력이 아니라, 인민의 소비를 최저 수준으로 억제하는 적대적 분배 관계에 기초한다. 나아가 이는 자본을 확대하여 더 큰 잉여 가치를 창출하려는 축적 요구에 따라 더욱 제한된다. 축적 요구는 생산 방법의 끊임없는 혁명, 기존 자본의 가치 상실, 전반적인 경쟁 및 몰락의 위협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강제적 기제로 작용하며 자본주의적 생산을 규제한다.

 

결국 시장은 끊임없이 확대될 수밖에 없으며, 시장을 규제하는 조건들은 생산자로부터 독립된 자연 법칙의 모습을 띠며 통제될 수 없는 상태로 나아간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내적 모순은 외부 시장의 확대에 따라 그 해결을 모색하나, 생산력이 발달할수록 소비 조건이 입각한 협소한 기초와 더욱 격렬하게 충돌한다. 이러한 모순적 구조 하에서 자본의 과잉과 인구의 과잉이 공존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양자의 결합은 잉여 가치 생산량은 증대시키지만, 동시에 잉여 가치의 생산 조건과 실현 조건 사이의 근본적 모순을 더욱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이윤율이 일정할 때 이윤의 총량은 투하 자본의 규모에 정비례한다. 그러나 축적의 실질적 규모는 이윤 총량 중 자본으로 재전환되는 분량에 따라 결정된다. 이 부분은 이윤 총액에서 자본가가 소비하는 수입을 차감한 잔여분과 일치하므로, 축적은 이윤의 절대 가치뿐 아니라 자본가가 구매하는 상품들의 가격 수준에 따라서도 규정된다. , 자본가의 개인적 소비에 충당되는 상품과 불변 자본을 구성하는 생산 수단의 저렴화가 축적의 크기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된다 (, 임금은 고정된 것으로 전제함).

 

자본량, 곧 노동자가 구동하며 그 가치를 노동으로 보존하고 생산물에 이전시키는 대상은 노동자가 새로이 부가하는 가치인 잉여 가치와 엄격히 구분된다. 자본량이 1,000이고 부가된 노동이 100인 경우 재생산된 총자본은 1,100이 되며, 자본량이 100이고 부가 노동이 20인 경우 재생산된 자본은 120이 된다. 이때 이윤율은 전자가 10%, 후자가 20%로 산출되나, 실질적인 축적량은 20보다 100에서 더욱 크게 나타난다. 따라서 자본의 축적 과정은 이윤율에 정비례하기보다 자본이 이미 보유한 규모의 힘에 비례하여 전개된다.

 

높은 이윤율은 노동 생산성이 낮더라도 잉여 가치율이 극도로 높거나 노동일이 장기화될 경우, 또는 노동자의 필요 생활 수단과 평균 임금이 최저 수준으로 억제될 경우에도 실현된다. 그러나 저임금 구조는 노동자의 활력 저하를 수반하므로, 이윤율은 높을지라도 자본 축적은 정체된다. 이 과정에서 인구는 정체되고 실질 임금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지만, 생산물에 투입되는 노동 시간은 비대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CW 32: 434-435)

 

결론적으로 이윤율의 저하는 노동자에 대한 착취도가 낮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투하 자본의 규모 대비 고용되는 총 노동량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윤율의 저하와 이윤량의 증대가 병행될 경우, 연간 노동 생산물 중 자본가에게 취득되는 부분은 소비된 자본의 보충을 위한 자본 항목으로 더 많이 할당되며, 상대적으로 적은 부분만이 이윤 항목으로 귀속된다.

 

차머즈 목사는 자본가들이 생산물 중 자본으로 지출하는 분량이 적을수록 더 큰 이윤을 얻게 된다는 논리를 펼치며, (1832: 88-92) 영국 국교회가 잉여 생산물의 자본화를 억제하고 소비를 촉진하면서 자본가를 돕고 있다는 착각에 빠졌으나 이는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 것이다.

 

이윤율이 저하되더라도 투하 자본의 규모가 팽창함에 따라 이윤량은 증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 조건의 대규모화에 대응하는 자본의 집적과 함께, 대자본가가 소자본가를 수탈하여 자본을 통합하는 자본의 집중이 필연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자본의 집중은 생산자로부터 노동 조건을 분리하는 과정을 더욱 심화시킨다. 소자본가의 경우 여전히 자신의 노동이 일정 역할을 수행하므로, 생산자의 범주에 근접해 있으나, 자본가의 노동은 그가 보유한 자본의 크기, 곧 자본가로의 지위와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노동 조건과 생산자의 분리는 자본의 개념을 규정하는 핵심 요소이다. 이 분리는 시초 축적 (권 제8편 제26-27)에서 시작되어 자본의 축적과 집적 과정을 거치며 영속화되고, 최종적으로는 소수에게로의 자본 집중과 다수의 자본 상실로 귀결된다. 이러한 구심력에 대응하여 자본의 분산이나 새로운 독립 자본의 형성 등 집중을 완화하는 상쇄 요인들이 끊임없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자본주의적 생산 체제는 조기에 붕괴에 직면하게 된다.

 

. 생산 확대와 가치 증식 사이의 충돌

 

노동의 사회적 생산성 발달은 두 가지 양상으로 체현된다.

 

첫째, 이미 구축된 생산력의 크기, 새로운 생산 공정을 개시하기 위한 생산 조건의 규모 (가치와 물량 양면의 확대), 그리고 이미 축적된 생산 자본의 절대적 크기로 나타난다.

 

둘째, 총자본 중 임금으로 투하되는 가변 자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현상, 곧 일정한 자본의 재생산과 가치 증식 및 대량 생산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살아있는 노동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은 노동의 사회적 생산성 발달은 필연적으로 자본의 집적을 전제로 한다.

 

노동력 운용 측면에서 생산성 발달은 이중적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 필요 노동 시간의 단축에 따른 잉여 노동의 증대이다.

 

둘째, 일정 규모의 자본을 구동하기 위해 투입되는 노동력 총량, 곧 노동자 수의 감소이다.

 

이 두 운동은 상호 제약하며 동시에 진행되는 동일 법칙의 발현이나, 이윤율에 대해서는 상반된 영향을 미친다. 이윤 총량은 잉여 가치 총량과 일치하며, 이윤율은 투하 자본 대비 잉여 가치의 비율 s/C로 규정된다. 잉여 가치 총량은 잉여 가치율과 가변 자본의 크기 (동시 사용 노동량)에 따라 결정되는데, 생산성 발달 과정에서 잉여 가치율은 상승하는 반면, 노동자 수는 상대적 또는 절대적으로 감소한다.

 

생산성 발달은 노동의 지불 부분을 축소시켜 잉여 가치율을 높이면서 잉여 가치를 증대시키나, 동시에 일정 자본이 사용하는 노동 총량을 감축하면서 잉여 가치 산출의 승수인 노동자 수를 줄인다. 예컨대 12시간을 노동하는 2명의 노동자가 생존을 위한 필요 노동 없이 전적으로 잉여 노동만을 제공한다 하더라도, 2시간씩 노동하는 24명의 노동자가 창출하는 잉여 노동 총량을 초과할 수는 없다. 따라서 노동자 수의 감소를 노동 착취도의 증대로 보상하는 방식에는 물리적 한계가 존재하며, 이러한 보상은 이윤율의 저하를 완화할 수는 있어도 그 경향성 자체를 제거하지는 못한다.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발달에 따라 이윤율은 저하되는 경향을 보이나, 투하 자본량의 팽창에 힘입어 이윤 총량은 오히려 증가한다. 특정한 이윤율이 전제될 때 자본 증대의 절대량은 현존하는 자본의 규모에 규정되지만, 자본의 규모가 일정하다면 자본이 증대되는 비율인 자본 팽창률은 전적으로 이윤율에 의존한다. 생산성의 증대는 기존 자본의 가치 하락과 폐기를 동반하는데, 이것이 자본의 가치량을 직접적으로 증대시키는 경우는 오직 이윤율을 제고하면서 연간 생산물 중 자본으로 재전환되는 비중을 확대할 때뿐이다.

 

노동 생산성의 측면에서 자본 가치가 증대하기 위해서는 상대적 잉여 가치가 증대하거나 불변 자본의 가치가 하락해야 한다. , 노동력의 재생산에 투입되는 가치나 불변 자본의 구성 요소가 되는 상품들의 가격이 인하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필연적으로 기존 자본의 가치 감소를 내포하며, 불변 자본 대비 가변 자본의 비중 축소를 수반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윤율의 저하를 초래하는 동시에 그 속도를 억제하는 이중적 작용을 한다. 나아가 이윤율의 상승이 노동 수요의 증대를 유발하는 한, 노동 생산성의 향상은 자본의 착취 대상인 노동 인구를 증대시키면서 자본이 비로소 자본으로 기능할 수 있는 물적 토대를 확장한다.

 

노동 생산성의 발달은 간접적으로 기존 자본 가치의 증대에 기여한다. 생산성의 향상은 동일한 교환 가치에 체현되는 사용 가치의 물량과 다양성을 증대시키며, 이러한 사용 가치들은 불변 자본을 직접적으로 구성하거나 가변 자본을 간접적으로 형성하는 자본의 소재적 실체를 이룬다. 이에 따라 동일한 규모의 자본과 노동이 투입되더라도, 그 교환 가치와는 별개로 자본으로 전환될 수 있는 물적 대상들을 더 많이 생산하게 된다.

 

이러한 물적 요소들은 추가적인 노동과 그에 따른 잉여 노동을 흡수하는 매개체가 되어 새로운 추가 자본 형성을 뒷받침한다. 자본이 지휘할 수 있는 실질 노동량은 자본의 화폐적 가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을 구성하는 원료와 보조 재료, 기계 및 고정 자본 요소, 그리고 생활 수단의 물리적 총량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사용되는 노동량과 잉여 노동량이 증대됨에 따라, 재생산되는 자본의 가치와 새로이 부가되는 잉여 가치 또한 함께 증대한다.

 

축적 과정에 내재한 두 측면, 곧 생산성 발전이 가치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과 사용 가치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은 리카도의 견해처럼 단순히 병존하는 상태로 고찰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상호 모순을 내포하며, 그 결과로 상충하는 경향과 현상들을 산출한다. (CW 32: 167-174, 158) 이러한 대립적 요인들은 동시적인 상호 작용 속에서 전개된다.

 

사회적 총생산물 중 자본으로 기능하는 부분의 증대는 노동 인구의 실질적 증가를 자극하는 동시에, 필연적으로 상대적 과잉 인구를 창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윤율이 저하되는 가운데 자본량은 팽창하며, 이와 병행하여 발생하는 기존 자본의 가치 감소는 이윤율의 저하를 억제하고 자본 가치의 축적을 가속하는 유인으로 기능한다. 또한 생산성의 발달과 함께 자본 구성의 고도화, 곧 불변 자본 대비 가변 자본 비중의 상대적 감소가 수반된다. 이러한 복합적인 영향들은 때로는 공간적으로 병존하고, 때로는 시간적으로 교차하며 작용한다. 이 적대적 요인들 사이의 충돌이 임계점에 도달하면 공황이라는 형태로 분출된다.

 

공황은 언제나 기존 모순들을 일시적이고 폭력적으로 해소하는 수단이자, 교란된 균형을 순간적으로 회복시키는 강력한 폭발에 불과하다.

 

가장 일반적인 관점에서 이 모순의 본질은 다음과 같다.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은 가치 및 잉여 가치의 크기나 생산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조건과 무관하게 생산력을 절대적으로 발달시키려는 내적 경향을 지니는 동시에, 기존 자본 가치의 보존과 그 가치의 최고도 증식, 곧 자본의 가장 급속한 팽창을 궁극적 목적으로 삼는다.

 

이 생산 양식의 독특한 성격은 기존 자본 가치를 가치 증식을 위한 수단으로 투입하여 이를 극대화하려는 데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동원되는 방법들은 필연적으로 이윤율의 저하, 기존 자본의 가치 하락, 그리고 이미 구축된 생산력을 희생시키면서 추진되는 노동 생산력의 발달을 내포하게 된다.

 

기존 자본의 주기적 가치 감소는 이윤율의 저하를 저지하고 새로운 자본 형성에 따라 자본 가치의 축적을 촉진하려는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내재적 수단이다. 그러나 이는 자본의 유통 및 재생산 과정이 전제하는 기존 조건들을 교란하며, 필연적으로 생산 과정의 급격한 중단과 공황을 초래한다.

 

생산력 발달과 병행되는 불변 자본 대비 가변 자본의 상대적 감소는 실질적인 노동 인구의 증가를 자극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인위적인 과잉 인구를 창출한다. 가치 측면에서의 자본 축적은 이윤율 저하에 따라 지체되나, 이는 오히려 사용 가치의 축적을 촉진하는 동력이 된다. 그리고 증대된 사용 가치의 축적은 다시 가치 관점에서의 축적을 가속화하는 환류 작용을 일으킨다.

 

자본주의적 생산은 이러한 내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나, 그 극복을 위해 동원되는 수단들은 결과적으로 해당 한계들을 더욱 거대한 규모로 재설정하는 데 그칠 뿐이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진정한 한계는 자본 그 자체에 있다. 자본과 그 자기 증식이 생산의 출발점이자 종점이자 동기이며 목적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생산은 오직 자본을 위한 생산으로 전락하며, 생산 수단은 생산자 사회의 생활 과정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수단으로의 지위를 상실한다.

 

생산자 대중의 수탈과 빈곤화에 기초한 자본 가치의 보존 및 증식이라는 내적 한계는, 자본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채택하는 생산 방법들, 곧 생산의 무제한적 팽창과 생산을 위한 생산, 그리고 노동의 사회적 생산력의 무조건적 발달과 끊임없이 충돌한다. , 수단인 사회적 생산력의 무조건적 발달이 제한된 목적인 기존 자본의 가치 증식과 상시적인 모순 관계에 놓이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은 물질적 생산력을 고도로 발달시키고 이에 부합하는 세계 시장을 창출하는 역사적 수단인 동시에, 자신의 역사적 과업과 그 토대인 사회적 생산관계 사이에서 발생하는 영구적인 충돌 과정이라 할 수 있다. (CW 28: 23; CW 34: 24-25)

 

. 과잉 인구와 나란히 존재하는 과잉 자본

 

이윤율이 저하됨에 따라 노동을 생산적으로 전용하기 위해 개별 자본가가 보유해야 할 자본의 최소 임계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이러한 최소 규모의 자본은 노동 착취의 일반적 조건뿐만 아니라, 상품 생산에 투여되는 노동 시간이 사회적 평균 필요 노동 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이와 동시에 자본의 집적 또한 가속화되는데, 이는 특정 임계점을 상회하면 이윤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자본이 이윤율이 높은 소자본보다 더욱 신속하게 축적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자본 집적의 심화는 일정 수준에 도달할 시 이윤율의 추가적인 하락을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소규모로 파편화된 자본들은 생존을 위해 투기, 신용 사기, 주식 투기 등 모험적 경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공황으로 이어진다.

 

이른바 자본의 과잉 현상은 근본적으로 이윤율의 저하를 이윤량의 확대로 보정하지 못하는 자본, 특히 새로운 자본 분파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또한 이는 독자적인 운용 능력을 상실하여 신용의 형태로 대기업 자본가들에게 그 처분권이 위임된 유휴 자본의 팽창을 의미한다. (CW 33: 112) 이러한 자본의 과잉은 상대적 과잉 인구를 발생시키는 요인과 동일한 지점에서 기인하며, 유휴 자본과 실업 상태의 노동 인구라는 양극단의 형태로 나타나는 상호 보완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개별 상품의 과잉 생산이 아닌 자본의 과잉 생산은, 항상 상품의 과잉 생산을 수반함과 동시에 본질적으로는 자본의 과잉 축적을 의미한다. 이러한 과잉 축적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를 절대적인 상태로 전제할 필요가 있다. 자본의 과잉 생산이 절대적 단계에 도달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여기서 규정하는 절대적 과잉 생산은 특정 생산 부문이나 일부 주요 분야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이는 사회 전체의 모든 생산 분야를 포괄하며, 그 범위에서 예외 없이 발생하는 전면적이고 절대적인 과잉 생산 상태를 가리킨다.

 

자본주의적 생산을 위해 투하되는 추가 자본의 증식력이 소멸할 때 자본의 절대적 과잉 생산이 도래한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본질적 목적은 가치 증식, 곧 잉여 노동의 착취와 잉여 가치의 창출에 있다. 자본이 노동 인구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팽창하여 절대적 노동 시간이나 상대적 잉여 노동 시간을 더 이상 늘릴 수 없다면, 자본의 절대적 과잉 생산 상태에 진입하게 된다. 특히 노동 수요의 급증으로 임금이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상대적 잉여 노동 시간의 확대가 실현될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증가한 자본이 생산하는 잉여 가치 총량이 자본 증가 이전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 증대된 자본 C + ΔC가 창출하는 이윤이 기존 자본 C가 생산하던 이윤을 초과하지 못하거나 밑도는 시점에서 자본의 절대적 과잉 생산은 현실화된다. 이 경우 일반적 이윤율은 급격하고도 돌발적인 추락을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하락은 자본 구성의 고도화나 생산성 발달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가변 자본의 화폐 가치 상승 (임금 등귀) 및 그에 따른 필요 노동 대비 잉여 노동 비율의 축소에 따라 강제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사태는 다음과 같은 양상으로 전개된다. 자본의 일부는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유휴 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이는 새로운 자본이 가치 증식을 위해 기존에 기능하던 자본을 그 지위에서 축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휴 자본 또는 반유휴 자본이 가하는 압력으로 인해, 나머지 자본 또한 이전보다 낮은 이윤율로 증식될 수밖에 없다. 추가 자본의 일부가 기존 자본을 대체하거나 그 사이에 흡수되는 현상은 본질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결과적으로 한편에는 기존 자본 총액이, 다른 한편에는 추가 자본 총액이 대립하는 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이윤율의 저하는 이윤량의 절대적 감소를 동반한다. 노동력 고용량과 잉여 가치율이 더 이상 증가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잉여 가치 총량 또한 정체되며, 이렇게 정체된 이윤량이 오히려 비대해진 총자본을 기준으로 안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설령 기존 자본이 종전의 이윤율을 유지하여 이윤 총량이 불변이라 전제하더라도, 이를 증대된 총자본에 대입하면 전체 이윤율은 하락하게 된다.

 

예를 들어, 총자본 1,000100의 이윤을 창출하다가 자본 규모가 1,500으로 팽창한 뒤에도 여전히 100의 이윤만을 창출한다면, 후자의 경우 기존 단위 자본 1,00066 2/3의 이윤을 낳는 데 그친다. 이는 기존 자본의 가치 증식력이 절대적으로 감소했음을 의미하며, 새로운 조건 하에서의 자본 1,000은 이전 자본 666 2/3가 발휘하던 증식력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없게 된다.

 

기존 자본의 실질적 가치 하락은 결코 평온하게 진행되지 않으며, 추가 자본 ΔC가 자본으로의 기능을 획득하는 과정 또한 치열한 투쟁을 동반한다. 자본의 과잉 생산 국면에서 전개되는 경쟁이 이윤율 저하를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윤율 저하와 자본의 과잉 생산이 동일한 원인에서 비롯되었기에 비로소 가혹한 경쟁전이 촉발되는 것이다. 이미 시장에서 기능하고 있는 자본가들은 기존 자본의 가치를 보전하고 생산 분야에서의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보유한 추가 자본 ΔC의 일부를 유휴화하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또는 추가 자본이 유휴화에 따른 손실을 새로운 진입자나 경쟁 상대에게 전가할 목적으로, 일시적인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자기 자본을 선제적으로 투입하기도 한다.

 

새로운 자본가들의 수중에 있는 ΔC는 기존 자본을 희생시켜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려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새로운 자본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며, 그 결과 기존 자본의 일부를 유휴화시키거나 기존 자본으로 하여금 자리를 내주고 완전 또는 부분적 유휴 상태인 추가 자본의 지위로 물러나도록 강제한다.

 

기존 자본의 일부는 자본으로의 가치 증식이라는 본연의 속성에도, 가혹한 조건 속에서 필연적으로 유휴화될 수밖에 없다. 어떠한 자본이 이러한 유휴 상태로 내몰리는가는 격렬한 경쟁전의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경제적 호황기에는 일반적 이윤율의 균등화 과정에서 드러나듯, 경쟁은 자본가 계급 내부의 우애적 협력처럼 작용하며 각자의 투하 자본 비율에 따라 공동의 전리품인 이윤을 배분한다. 그러나 국면이 전환되어 이윤의 분배가 아닌 손실의 분배가 쟁점이 되면, 각 자본가는 자신의 손실 분담액을 최소화하고 이를 타인에게 전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인다.

 

계급 전체로의 손실은 회피할 수 없는 실재이나, 개별 자본가가 부담해야 할 구체적 몫은 이제 힘의 논리와 술책의 영역으로 이동하며, 이 시점부터 경쟁은 반목하는 형제들사이의 처절한 투쟁으로 변모한다. 이전 경쟁에서 관철되었던 개별 자본가와 자본가 계급 전체의 이해관계상 동일성은 붕괴되고, 양자 사이의 근본적인 대립이 표면으로 명확히 부상한다.

 

이 충돌이 해소되어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궤도가 회복되는 기제는 이미 그 충돌의 성격 속에 내포되어 있다. 핵심은 추가 자본 ΔC의 전부 또는 일부에 해당하는 가치액만큼 자본이 유휴화되거나, 심지어 물리적·가치적으로 파괴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은 결코 개별 자본가들에게 균등하게 분배되지는 않는다.

 

손실의 구체적인 향방은 치열한 경쟁전에 따라 결정되며, 각 자본가가 보유한 특수한 우월성이나 이미 확보된 시장 지위에 따라 매우 불균등하고 상이한 형태로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특정 자본은 가치 증식 활동을 멈춘 채 유휴 상태에 머물고, 다른 자본은 완전히 파괴되어 소멸하며, 또 다른 자본은 상대적인 손실이나 일시적인 가치 하락만을 겪으며 생존하는 등 차별화된 결과로 귀결된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불균형은 결국 자본의 대규모 퇴출과 파멸로부터 강제적으로 회복된다. 이러한 파괴적 과정은 자본의 소재적 실체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 생산 수단을 구성하는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상당 부분이 자본으로의 기능을 상실하고, 이미 가동 중이던 생산 시설의 일부는 가동을 전면 중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시간의 경과는 토지를 제외한 모든 생산 수단의 가치를 자연적으로 마모시키지만, 기능의 정지는 생산 수단을 더욱 가혹하고 현실적으로 파괴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핵심적인 파괴는 생산 수단이 그 본연의 목적인 가치 증식 과정에 투입되지 못하고, 생산적 기능이 장단기에 걸쳐 마비되는 상태 그 자체를 의미한다.

 

가장 치명적이고 급격한 파괴는 가치 속성을 지닌 자본, 곧 자본 가치 자체에서 발생한다. 차기의 잉여 가치와 이윤에 대한 청구권 형식으로 존재하는 자본 가치 (각종 채권 및 증서), 그 산출 근거가 되는 기대 수입이 급감함에 따라 즉각적으로 가치가 하락한다. 화폐 자본인 금과 은의 일부 또한 유휴화되어 자본으로의 기능을 상실한다. 시장에 정체된 상품들은 가격의 폭락을 거쳐서만, 곧 그것이 체현하던 자본 가치의 실질적 감소로만 유통과 재생산 과정을 간신히 종결할 수 있다. 고정 자본의 구성 요소들 역시 이 과정에서 동반적인 가치 하락을 겪는다.

 

특히 재생산 과정은 일정한 가격 체계를 전제로 전개되기에, 일반적인 가격 하락은 체계 전반에 정체와 혼란을 일으킨다. 이러한 기능 마비는 자본 발달과 같이 해온 화폐의 지불 수단적 기능을 마비시키며, 특정 시점에 고정된 지불 의무의 연쇄를 도처에서 단절시킨다. 이는 자본과 함께 발달해온 신용 제도의 동시적 붕괴로 이어져 위기를 더욱 심화시킨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현상은 격렬하고 첨예한 공황, 급격한 가치 파괴, 재생산 과정의 현실적 정체 및 교란을 초래하며, 종국에는 재생산 규모의 실질적 축소로 귀결된다. (CW 32: 127-128)

 

동시에 자본주의 체제의 복원력을 가동하는 요인들이 작용한다. 생산의 정체는 노동자 계급의 대량 해고를 유발하며, 취업 노동자로 하여금 평균 수준 이하로의 임금 삭감을 감수하게 한다. 이는 자본에게 임금이 평균 수준일 때 발생하는 절대적 또는 상대적 잉여 가치의 증대와 동일한 효과를 제공한다. 호황기에 나타난 인구의 실질적 증가가 실제 가동 노동 인구의 즉각적인 증가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자본에 대한 노동의 관계 측면에서는 구직자 수의 실질적 증가와 같은 압박으로 작용한다.

 

다른 한편으로, 가격 하락과 격화된 경쟁은 개별 자본가로 하여금 새로운 기계 도입과 노동 방법의 개선 등 혁신을 강요한다. 이는 개별 상품 가치를 시장 가치 이하로 낮추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이나, 결과적으로 단위 노동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불변 자본 대비 가변 자본의 비중을 축소시킨다. 이러한 과정은 노동자의 추가 해고와 인위적인 과잉 인구 창출을 가속화한다. 더욱이 불변 자본 요소들의 가치 하락은 이윤율 상승의 토대를 마련하며, 불변 자본의 물리적 사용량이 가변 자본에 비해 증대하더라도 그 가치 총량은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 이처럼 생산의 정체기는 자본주의적 한계 내에서 추후 전개될 생산 확대를 위한 물적 기초를 재편한다.

 

이로부터 경제 순환의 전 과정이 재개된다. 기능 정지로 인해 감가되었던 자본의 일부는 다시 이전의 가치를 회복하며, 확대된 생산 조건과 시장, 그리고 향상된 생산성을 기반으로 결함 가득한 동일한 순환이 반복된다.

 

가장 극단적인 전제하에서도 자본의 절대적 과잉 생산은 생산 수단 일반의 절대적 과잉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이 생산 수단의 과잉 생산으로 규정되는 것은 오직 해당 수단들이 자본으로 기능하는 범위 내에서만 유효하며, 증가한 물량과 가치에 비례하여 반드시 잉여 가치를 창출하고 스스로를 증식해야 한다는 조건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를 과잉 생산이라 부르는 이유는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의 건전하고’, ‘일반적인발달에 요구되는 특정 수준의 착취도를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일반적인 발달이란 자본 투입량의 증대에 상응하여 최소한 이윤량이라도 증가해야 함을 의미하며, 이윤율이 자본의 증대와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비율로 급락하여 증식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사태가 배제된 상태를 가리킨다.

 

자본의 과잉 생산은 자본으로 기능할 수 있는 생산 수단, 곧 주어진 착취도 하에서 노동의 착취에 동원될 수 있는 노동 수단과 생활 수단의 과잉 생산과 다름없다. 여기서 특정한 착취도를 전제하는 이유는, 착취도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할 경우 자본주의적 생산 과정의 교란과 정체, 공황, 그리고 자본의 파괴가 불가피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본의 과잉 생산이 상대적 과잉 인구를 동반한다는 사실에는 어떠한 모순도 존재하지 않는다. 노동 생산성을 제고하고 상품 생산량을 증대시키며 시장 확대와 자본 축적을 가속하는 동시에 이윤율을 하락시킨 바로 그 원인들이, 상대적 과잉 인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상대적 과잉 인구란 과잉 자본에 따라 고용되지 못한 노동자 집단을 의미하며, 이들이 고용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노동 착취도가 불충분하거나 주어진 착취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이윤율이 지나치게 낮기 때문이다.

 

자본이 해외로 송출되는 이유는 국내에서 그것이 절대적으로 활용될 수 없기 때문이 아니라, 해외에서 더 높은 이윤율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국의 관점과 취업 노동 인구의 처지에서 볼 때, 이 자본은 절대적으로 과잉된 상태에 놓여 있다. 이러한 과잉 자본은 자본 수출의 형태로 존재하며 상대적 과잉 인구와 공존하는데, 이는 과잉 자본과 과잉 인구가 어떻게 상호 규정하며 병존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다른 한편으로, 축적 과정에서 수반되는 이윤율의 저하는 필연적으로 자본 간의 경쟁전을 일으킨다. 하락한 이윤율을 이윤량의 증대로 보전하는 것은 사회적 총자본이나 이미 확고한 기반을 구축한 대자본가에게만 실현되는 영역이다. 독자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새로운 추가 자본은 이러한 보전 조건을 갖추지 못했기에, 이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돌입하게 된다. 따라서 이윤율의 저하가 경쟁전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지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더욱이 이 경쟁전은 임금의 일시적 상승을 동반하며 이윤율의 추가적인 일시적 하락을 유도하고, 이러한 현상은 상품의 과잉 생산과 시장의 과잉 공급 국면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된다.

 

자본의 목적은 필요의 충족이 아닌 이윤의 생산이며, 생산 규모를 필요량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오직 이윤 증식을 위해 생산량을 확대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로 인해 자본주의의 제한된 소비 규모와 이러한 내적 한계를 끊임없이 돌파하려는 생산 사이에는 상시적인 불일치가 발생한다. 자본은 기본적으로 상품의 형태로 존재하므로, 자본의 과잉 생산은 필연적으로 상품의 과잉 생산을 수반한다. 따라서 상품의 과잉 생산은 부정하면서 자본의 과잉 생산만을 인정하는 일부 경제학자들의 견해는 논리적 모순에 가깝다. 일반적 과잉 생산을 부정하고 개별 생산 부문 간의 불균형만을 주장하는 것은, 자본주의적 생산에서 전체의 균형이 오직 사후적인 불균형 과정에 따라서만 맹목적으로 관철된다는 사실을 방증할 뿐이다.

 

자본주의하에서 생산의 상호 관련성은 생산 당사자들의 집단적 이성에 따른 공동 관리로 통제되는 법칙이 아니라,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강제 법칙으로 생산자들에게 군림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주장은 자본주의가 미발달한 국가들에도 고도화된 자본주의 국가 수준의 소비와 생산을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다.

   

과잉 생산이 오직 상대적인 성격을 띤다는 주장은 타당하다. 그러나 자본주의 생산 양식 자체가 본래 상대적인 체제이며, 그 제한점들이 인류 전체에 대해 절대적이지는 않을지라도 자본주의 생산 관계 내부에서는 절대적인 한계로 작용한다. 그렇지 않다면 대중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부족한 사태가 어떻게 발생할 수 있으며, 자국 노동자들에게 평균적인 생활 수단을 지불하여 해결할 수 있는 수요를 굳이 원거리의 해외 시장에서 찾으려 하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과잉 생산물이 소유자를 위한 자본으로 재전환될 때에만 비로소 그 소유자의 소비가 실현되는 특수한 자본주의적 조건에 있다. , 자신의 생산물을 판매하여 화폐를 확보해야만 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구조적 제약 때문이다. 자본가들이 상호 간의 상품 교환을 매개로 이를 모두 소비하면 그만이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본질이 자본의 단순 소비가 아닌 가치 증식에 있다는 핵심적 사실을 망각한 것이다.

 

결국 과잉 생산이라는 명백한 실재를 부정하려는 제반 반론들은 자본주의적 생산의 한계가 생산 일반의 한계가 아니며, 따라서 이 특수한 생산 양식에는 고유한 제한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억설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진정한 모순은 생산력을 절대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내적 경향이, 자본이 운동할 수밖에 없는 특수한 생산 조건 및 물적 토대와 끊임없이 충돌한다는 점에 있다.

 

현재의 인구 규모에 비해 생활 수단이 절대적으로 과잉 생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총인구의 욕구를 충분하고 인간답게 충족시키기에는 그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잠재적 노동 인구를 모두 고용하기에 충분한 양의 생산 수단이 확보된 것도 아니다. 실상은 그 반대다. 우선 인구의 상당 부분이 실질적으로 고용에서 배제되어 타인의 노동 착취에 의존하거나, 소상품 생산과 같은 낙후된 생산 방식에 종사하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아가 잠재적 노동 인구 전체가 최적의 생산적 조건에서 노동할 수 있을 만큼, 또는 불변 자본의 확충에 따라 절대적 노동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생산 수단이 생산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특정 시점마다 노동 수단과 생활 수단이 과잉 생산되는 이유는, 그것들이 일정한 이윤율을 보장하는 노동 착취의 수단으로 기능하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 비대해졌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특유의 분배와 소비 조건하에서는 생산된 상품의 가치와 잉여 가치를 온전히 실현하여 새로운 자본으로 재전환하는 것이 실현될 수 없으며, 결국 이 과정은 주기적인 폭발적 공황을 거치지 않고서는 지속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하게 된다.

 

부의 절대적 과잉이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특유의 적대적 형태 안에서 부가 주기적으로 과잉 생산된다는 점이 본질이다.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내재적 한계는 다음과 같은 지점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1) 노동 생산성의 발달은 이윤율 저하라는 법칙을 형성한다. 이 법칙은 특정 시점에 도달하면 생산성 발달 그 자체와 적대적으로 충돌하며, 그 결과 체제는 공황이라는 파괴적 수단에 따라서만 이 모순을 일시적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2) 생산의 확장과 축소를 결정하는 척도는 생산량과 사회적 필요 (사회적으로 발달한 인간의 욕구) 사이의 비율이 아니다. 그것을 오직 지불되지 않은 노동의 취득, 곧 이윤의 획득과 투하 자본 대비 이윤의 비율인 이윤율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에서는 사회적 필요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단계에서도 생산의 한계가 조기에 도달한다. 생산의 중단점은 사회적 필요가 충족되는 지점이 아니라, 이윤의 생산과 실현이 자본에 명령하는 한계 지점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윤율이 하락하면 개별 자본가들은 한편으로 개선된 생산 기법을 도입하여 상품의 개별 가치를 사회적 평균 가치 이하로 낮추면서, 고정된 시장 가격 하에서 초과 이윤을 확보하고자 분투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반적 평균 이윤율을 상회하는 특수 이윤을 획득하기 위해 새로운 생산 방식과 자본 투하, 위험성이 높은 모험적 사업에 무분별하게 뛰어들며, 이는 필연적으로 투기 열풍과 그에 따른 전반적인 투기적 경향의 조성을 초래한다.

 

이윤율, 곧 자본 증식의 속도는 독자적인 지위를 확보하려는 새로운 자본 분파에 결정적 의미를 갖는다. 자본 형성이 이윤량의 확대로 이윤율 저하를 상쇄할 수 있는 소수의 기존 대자본에 국한되어 수행된다면, 생산의 역동성은 소멸하고 만다. 이윤율은 자본주의적 생산의 핵심 추진력이며, 이윤 창출이 실현된 영역만이 생산의 대상이 된다.

 

리카도를 비롯한 영국 경제학자들이 이윤율 저하에 불안을 느낀 것은 자본주의적 생산 조건을 깊이 파악했음을 증명한다. (CW 33: 112) 리카도가 인간에 대한 고려 없이 오직 생산력의 발달에만 집중했다는 비판은 오히려 그의 학문적 공헌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목격한 생산력의 발달이 막대한 인간적 희생과 자본 가치의 파괴를 수반했음에도, 사회적 노동의 생산력을 고도화하는 것은 자본의 역사적 사명이자 그 존재를 정당화하는 근거이기 때문이다. (CW 33: 114)

 

자본은 생산력 발달로부터 맹목적으로 더 높은 생산 형태를 위한 물질적 조건들을 창출한다. 리카도가 직면한 공포는 자본주의의 자극제이자 축적의 조건인 이윤율이 생산 발달 자체로부터 위협받는다는 모순이었다.

 

리카도는 비록 양적 관계가 함몰되어 그 심층에 있는 본질을 어렴풋이 감지하는 데 그쳤으나, 자본주의적 생산의 제한성과 상대성을 순수 경제학적 방식, 곧 부르주아적 이해력의 한계 안에서 드러냈다. 이는 자본주의가 절대적 생산 양식이 아니라 특정 물질적 생산 조건에 부합하는 하나의 역사적 단계에 불과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 보충 설명

 

노동 생산성의 발전은 산업 부문별로 매우 불균등하게 전개되며, 때로는 서로 상반된 방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사회 전체의 평균 이윤량은 가장 선진적인 부문의 생산성 지표가 예고하는 수준보다 필연적으로 낮게 형성된다. 각 산업 분야에서 생산성 발전 속도가 상이하거나 역행하는 현상은 비단 경쟁의 무정부성과 부르주아적 생산 양식의 고유한 특성에서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다.

 

노동 생산성은 사회적 조건뿐만 아니라 자연적 조건과도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으며, 생산력의 발달에 따라 오히려 자연적 풍요가 감소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에 따라 특정 부문에서는 기술적 진보가 일어나는 반면, 다른 부문에서는 퇴보가 발생하는 상반된 운동이 목격된다. 계절적 요인에 지배받는 원료 생산의 불안정성이나 산림의 황폐화, 석탄 및 철광석과 같은 지하자원의 고갈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자연적 제약과 사회적 조건의 충돌은 자본주의적 생산의 불균형적 발전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불변 자본의 유동 부분인 원료 등은 노동 생산성의 향상에 비례하여 그 물량이 증가하지만, 건물·기계·조명 및 난방 시설과 같은 고정 자본의 경우는 양상이 다르다. 기계류는 그 대수가 늘어남에 따라 절대적 가치는 상승할지라도, 생산 효율성 대비 상대적 가치는 오히려 하락한다. 예컨대 5명의 노동자가 이전보다 10배 많은 상품을 생산한다고 해서 고정 자본에 대한 투하액이 반드시 10배로 증폭되는 것은 아니다. 불변 자본 중 고정적 부분의 가치가 생산성 발달과 함께 증가하더라도, 이는 결코 생산량 증대와 동일한 비율로 진행되지 않는다. 이처럼 이윤율의 저하로 귀결되는 전체 자본 구성상의 불변 자본 대 가변 자본의 비율과, 노동 생산성 발달에 따라 개별 상품 가치에 나타나는 불변 자본 대 가변 자본의 비율은 서로 구분되어야 한다. 전자는 총자본의 증식 조건을 규정하는 반면, 후자는 개별 상품의 가치 형성과 가격 결정 구조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엥겔스: 상품의 가치는 생산에 투입된 총 노동 시간, 곧 이전 노동 (불변 자본)과 살아있는 노동 (가변 자본 및 잉여 가치)의 합에 따라 결정된다. 노동 생산성의 증대란 상품에 포함된 노동의 총량이 감소하는 현상을 의미하며, 이는 구체적으로 살아있는 노동의 비중이 줄어들고 이전 노동의 비중이 늘어나되, 살아있는 노동의 감소 폭이 이전 노동의 증가 폭을 상회함을 의미한다.

 

* ‘노동 생산성의 상승상품의 단위당 가치(B)’를 저하시키므로,

 

B = (c+v+s) / Q = c/(v+s) + 1 / Q/(v+s)

 

상품의 단위당 가치를 B, 총생산량을 Q, 살아 있는 노동의 생산성을 E = Q / (v+s), 그리고 살아있는 노동 대비 이전 노동의 비율을 F = c / (v+s)라고 정의할 때, 단위당 가치 하락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상품 1단위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총 노동량 (c+v+s)이 감소하거나, 동일한 노동량으로 생산하는 총생산량 Q가 증가해야 한다.

 

둘째, 분모인 살아있는 노동의 생산성 E가 증가해야 한다. , 노동자가 동일한 노동 시간 동안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해야 한다.

 

셋째, 분자인 이전 노동 대 살아있는 노동의 비율 F의 변동을 고려해야 한다. 기계화의 진전으로 노동자 수가 줄고 원료 소모가 늘어나는 현실에서 F의 증가는 오히려 단위 가치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넷째, 상품의 단위당 가치가 실질적으로 하락하기 위해서는 E의 증가율이 F의 증가율을 반드시 앞질러야 한다. 기계화와 자동화로 인해 불변 자본 요소가 노동 인구에 비해 소재와 가치 면에서 대폭 증가하는 상태에서, 단위 가치를 낮추는 유일한 경로는 살아있는 노동이 고도화된 기술적 수단을 활용하여 총생산량을 비약적으로 증대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살아있는 노동의 생산성 상승에 따른 상품 가치를 떨어뜨리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핵심 기제다.

 

개별 상품 가치에 포함된 불변 자본은 고정 자본의 마멸분과 상품에 완전히 이전되는 유동 불변 자본 (원료 및 보조 재료)으로 구성된다.

 

노동 생산성의 증대는 개별 상품에 투입되는 소재 가치의 하락을 의미하므로, 상품 가치 중 원료와 보조 재료가 차지하는 부분은 감소해야 한다. 그러나 생산성 향상의 본질적 특징은 고정 자본의 급격한 팽창을 수반하며, 그 결과 마멸로부터 상품으로 이전되는 가치 부분 또한 급격히 증대한다는 점에 있다


새로운 생산 방식이 생산성을 실질적으로 향상했음을 입증하려면, 고정 자본의 마멸로 인해 개별 상품에 추가되는 가치액이 살아있는 노동의 절약에 따른 감소한 가치액보다 작아야 한다. , 새로운 공정은 최종적으로 개별 상품의 가치를 저하시켜야만 한다. 특정 사례와 같이 고정 자본의 마멸분뿐만 아니라 더 많은 양 또는 더 고가의 원료가 추가되는 경우에도, 이러한 가치 증가분의 합은 살아있는 노동의 투입 감소로 얻은 가치 절감분보다 작아야 한다.

 

결국 상품에 투입되는 총 노동량의 감축은 어떠한 사회적 조건에서도 노동 생산성 증가를 판가름하는 근본적인 지표가 된다. 생산자들이 사전에 수립한 계획에 따라 생산을 규율하는 사회나 단순 상품 생산 사회에서도 노동 생산성은 언제나 이 기준에 따라 측정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원칙이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 하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형태로 관철되는가.

 

특정 자본주의적 생산 부문이 다음과 같은 조건에서 표준 상품 1단위를 생산한다고 전제한다. 고정 자본의 마멸분 0.5, 원료 및 보조 재료 17.5, 임금 2이며, 잉여 가치율이 100%로 설정되어 잉여 가치는 2가 된다. 이 경우 상품의 총가치는 22로 산출된다. 논의의 단순화를 위해 해당 부문의 자본은 사회적 평균 구성을 취하며, 상품의 생산 가격은 그 가치와 일치하고 자본가의 이윤은 생산된 잉여 가치와 동일하다고 전제한다. 이러한 조건하에서 상품의 비용 가격은 0.5 + 17.5 + 2 = 20이 되며, 평균 이윤율은 2/20 = 10%로 결정된다. 결과적으로 상품의 생산 가격은 그 가치인 22와 일치하게 된다.

 

새로운 기계가 발명되어 상품 1단위에 투입되는 살아있는 노동을 1/2로 줄이는 대신, 고정 자본의 마멸 가치를 3배로 증대시킨다고 전제한다. 이 경우 상품의 구성은 마멸분 1.5, 원료 및 보조 재료 17.5, 임금 1, 그리고 잉여 가치 1로 재편되어 총가치는 21이 된다. 상품의 가치가 기존보다 1만큼 감소하였으므로, 기술적 관점에서 이 기계는 분명히 노동 생산성을 향상시킨 것이다. 그러나 자본가의 관점에서 비용 가격을 산출하면 마멸분 1.5, 원료 및 보조 재료 17.5, 임금 1의 합계인 20으로, 기계 도입 전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이윤율이 기계 도입만으로 즉각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본가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비용 가격 대비 10%의 이윤인 2를 확보하고자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생산 가격은 여전히 22로 유지되며, 상품 가치보다 1만큼 높게 형성된다.

 

결국 자본주의적 생산 조건하에서 해당 상품의 가격은 하락하지 않으며, 이 새로운 기계는 자본 증식의 측면에서 어떠한 개량적 의미도 갖지 못한다. 따라서 자본가는 새로운 기계 도입에 아무런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 더욱이 새로운 기계의 도입은 아직 수명이 남은 기존 설비를 가치 없는 폐기물로 전락시켜 실질적인 자본 손실을 초래하므로, 자본가는 이러한 비합리적인 투자를 단행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자본의 입장에서는 노동 생산성 증가의 법칙이 무조건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자본에 있어 생산성 증대가 유의미한 경우는 살아있는 노동 일반의 절약분이 이전 노동의 추가분보다 큰 때가 아니라, 오직 살아있는 노동 중 지불 노동 부분 (임금)의 절약분이 이전 노동의 추가분보다 큰 경우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자본권 제152절에서 지적된 바와 같다. 이 지점에서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은 새로운 모순에 봉착한다. 인간 노동의 생산성을 무자비하게 기하급수적으로 증대시키는 것이 이 생산 양식의 역사적 사명임에도, 실제로는 생산성 발달을 스스로 저해하면서 자신의 사명을 배반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는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이 점차 노쇠해지고 있으며, 역사적 수명을 다한 채 점차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생산성 향상에 따라 독립적인 기업 경영에 요구되는 최소 자본의 한계가 증대하는 현상은 경쟁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양상으로 나타난다. 고가의 새로운 설비 도입이 보편화되면 자본력이 취약한 소자본들은 해당 업종에서 축출되며, 기계적 발명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분야에서만 제한적으로 독립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철도 산업과 같이 불변 자본의 비중이 극도로 높은 대규모 기업들은 일반적인 평균 이윤율을 실현하기보다 그 일부에 불과한 이자 수준의 수익만을 거두는 경향이 있다. 이들 거대 자본이 평균 이윤율을 온전히 점유한다면 사회 전체의 일반 이윤율은 더욱 급격히 하락하기 때문이다 (146). 그러나 이러한 거대 자본의 집적은 소자본들에게 주식이라는 형태를 빌려 가치 증식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우회적인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자본의 증대, 곧 축적이 이윤율의 저하를 초래하는 근본 원인은 자본의 유기적 구성 부분 간의 비율 변동에 있다. 그러나 생산 방식의 부단한 변혁 속에서도 사회적 총자본의 상당 부분은 일정한 기간 동안 기존의 평균적 구성비를 유지하며 축적을 지속한다. 이 과정에서의 자본 증대는 유기적 구성의 즉각적인 변동을 수반하지 않으므로, 이윤율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 않는다. 새로운 생산 방법이 도입되는 와중에도 낡은 기술적 기초에 근거한 자본의 증대와 생산 확장이 병행된다는 사실은, 이윤율이 사회적 총자본의 증대 속도와 정비례하여 하락하지 않도록 만드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가변 자본의 상대적 감소 속에서도 노동자의 절대 수가 증가하는 현상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보편적이거나 균등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특히 농업과 같은 분야에서는 기술 발달에 따라 살아있는 노동 요소 자체가 절대적으로 감소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임금 노동자 수의 상대적 감소를 상쇄할 만큼 노동자의 절대적 수가 증가하는 것은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존립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이 체제에서는 노동력을 매일 12-15시간씩 장시간 가동할 필요가 없어지는 순간, 해당 노동력은 즉각 과잉 상태로 전락한다. 국민 전체가 훨씬 단축된 시간 안에 사회적 총생산을 완수할 수 있을 만큼 생산력이 발달한다면, 이는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혁명적인 파장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생산력의 발달이 인구 대다수를 실업자로 내몰기 때문이다.

 

여기서 자본주의적 생산의 결정적 한계가 다시금 드러난다. 자본주의는 생산력의 발달이나 부의 창출을 위한 절대적 형태가 아니며, 특정 임계점에 도달하면 필연적으로 그 발전과 충돌한다. 이러한 충돌은 주기적 공황으로 표출되며, 공황의 과정에서 노동 인구의 상당수는 기존 직업군에서 불필요한 존재가 된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진정한 한계는 노동자의 잉여 노동 시간 확보에 있으며, 사회 전체가 획득될 수 있는 절대적 여가 시간의 증대는 자본에 있어 고려 대상이 아니다. 생산성 발달이 자본주의에서 유의미한 이유는 물질적 생산에 필요한 노동 시간 일반을 단축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직 노동자 계급의 잉여 노동 시간을 연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본주의적 생산은 이와 같은 근본적인 모순 속에서 전개될 수밖에 없다. (CW 33: 141-142)

 

자본 축적의 가속화는 자본의 집적을 필연적으로 동반하며, 이는 곧 자본이 행사하는 지배력의 증대로 귀결된다. 이 과정에서 자본가로 인격화된 사회적 생산 조건들은 실제 생산자인 노동자들로부터 점차 분리되어 강력한 자립성을 획득한다. 자본은 개별 노동이 창출할 수 있는 범위를 완전히 압도하는 거대한 사회적 힘으로 나타나지만, 정작 이 힘은 소외되고 독립적인 사물의 형태를 띤 채 사회 전체와 적대적으로 대립한다. 이러한 일반적 사회적 힘으로의 자본과 생산 조건에 대한 개별 자본가의 사적 소유권 사이의 모순은 점차 심화하여 화해될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그러나 이 모순은 동시에 자본주의 내부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내포하고 있다. 자본주의적 생산력의 고도화와 그 발전 방식 자체가 생산 조건들을 개별적인 것에서 일반적·공동적·사회적 조건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 자본주의는 스스로 발전시킨 생산력의 발달에 따라 자기 부정의 물질적 토대를 구축하게 된다.

 

 

 새로운 생산 방법이 비록 생산적을 비약적으로 높이거나 잉여 가치율을 제고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이윤율의 하락을 초래한다면 개별 자본가는 그 방법을 자발적으로 도입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적 생산 방식은 필연적으로 상품의 개별 가치를 낮추며, 도입 초기에는 자본가로 하여금 상품을 생산 가격이나 가치보다 높은 시장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 시기에 선도적 자본가는 자신의 낮은 비용 가격과 경쟁자들의 높은 시장 가격 사이의 차액, 곧 초과 이윤을 독점한다. 이는 해당 상품의 사회적으로 필요한 평균 노동 시간이 자신의 개별 노동 시간보다 여전히 길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경쟁은 이 특수한 생산 방법을 업계 전반으로 보편화하며, 결국 이를 일반적인 생산 법칙으로 확립시킨다. 기술 혁신이 보편적 기준으로 자리 잡는 순간, 사회적 평균 노동 시간이 단축되면서 비로소 이윤율의 전반적인 저하가 실현된다. 이러한 이윤율 하락은 특정 산업 부문에서 시작되어 점차 경제 전체로 확산되며 균등화된다. 결론적으로 이윤율의 저하는 개별 자본가들의 의도나 계획과는 무관하게, 경쟁이라는 강제 원리로부터 관철되는 법칙적 결과다.

 

이윤율 저하의 법칙은 그 생산물이 노동자의 소비 수단이나 생활 수단의 생산 조건에 직간접적으로 포함되지 않는 분야에서도 동일하게 관철된다. 이러한 분야에서는 상품의 가격 하락이 노동력의 가치를 낮추거나 상대적 잉여 가치를 증대시키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음에도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물론 불변 자본의 가치 하락이 노동 착취도와 별개로 이윤율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킬 수는 있으나, 새로운 생산 방법의 확산으로 상품의 저렴한 생산이 증명되기 시작하면 상황은 급변한다.

 

기존의 생산 조건을 고수하던 자본가들은 자신의 생산물을 생산 가격 이하로 판매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한다. 해당 상품의 시장 가치는 이미 하락한 반면, 낡은 공정에서 투입되는 노동 시간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 시간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 역시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불변 자본 대비 가변 자본의 비율을 축소하는 새로운 생산 방식을 강제적으로 도입하게 된다. 이처럼 개별 자본의 존립을 위한 기술 도입은 사회적 수준에서 가변 자본의 비중을 더욱 줄이며 이윤율 저하를 일반화한다. (CW 33: 144-149)

 

기계의 도입은 여러 요인을 매개로 상품 가격을 하락시키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개별 상품에 흡수되는 살아있는 노동량의 감축과 상품 단위당 이전되는 기계 마멸분의 감소로 귀착된다. 기계의 마멸 속도가 지연될수록 그 가치는 더욱 방대한 수의 상품으로 분산되며, 해당 기계는 재생산 주기에 도달하기까지 대체하는 살아있는 노동의 총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어떠한 경우든 가변 자본과 대비하여 고정 불변 자본이 차지하는 양적 규모와 가치 비중은 필연적으로 증대하게 된다.

 

여타의 조건이 불변이라면 한 국가가 이윤으로부터 저축을 창출하는 능력은 이윤율의 고저에 비례하여 변동한다. 그러나 이윤율이 저하할 때 여타의 조건들이 불변으로 유지되는 것은 성립될 수 없다. 낮은 이윤율은 일반적으로 인구 증가율을 상회하는 급속한 축적률을 동반하는 반면 (영국의 사례), 높은 이윤율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축적률과 결합하는 경향이 있다 (폴란드, 러시아, 인도 등의 사례).’ (존스, 1833: 50 이하)

 

존스는 이윤율의 하락세 속에서도 오히려 축적의 유인과 편의가 증대한다는 사실을 타당하게 지적하였다. (CW 33: 336)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축적 과정에서 상대적 과잉 인구가 지속적으로 창출된다.

 

둘째, 노동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동일한 교환 가치가 체현하는 사용 가치 (자본의 물적 요소)의 양이 비약적으로 확대된다.

 

셋째, 생산 분야의 다변화로 새로운 자본 투하의 기회가 창출된다.

 

넷째, 신용 제도와 주식 회사 등의 발달로 화폐 소유자가 직접 산업 자본가로 기능하지 않고도 화폐를 자본화할 수 있는 경로가 용이해진다.

 

다섯째, 사회적 수요와 자본의 자기 증식적 욕구가 끊임없이 팽창한다.

 

여섯째, 생산 규모의 확장에 따라 고정 자본의 투하량이 절대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핵심적인 세 가지 특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소수에게 집중된 생산 수단의 집적이다. 이 과정에서 생산 수단은 직접적 노동자의 소유에서 이탈하여 사회적 생산 능력으로 전환된다. 비록 초기에는 자본가의 사적 소유 형태를 띠며 자본가가 부르주아 사회의 수탁자로 모든 성과를 독점하지만, 그 실질적 성격은 이미 사회화된 힘을 내포하고 있다.

 

둘째, 노동의 사회적 조직화다. 협업과 분업, 그리고 노동과 자연 과학의 유기적 결합을 매개로 하여 개별적 노동은 고도로 조직된 사회적 노동으로 변모한다. 이러한 두 측면은 비록 모순적인 형태를 거칠지라도, 결과적으로 사적 소유와 사적 노동의 고립적 토대를 해체하고 철폐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CW 33: 342-343)

 

셋째, 세계 시장의 형성이다.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하에서 인구 증가율을 압도하며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는 거대한 생산력과 자본 가치는, 그 부의 증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협소한 소비 및 가치 증식 기반과 필연적으로 충돌한다. 이처럼 거대해진 생산력과 그것이 작용하는 제한적 기초 사이의 불일치, 그리고 증대된 자본이 요구하는 가치 증식 조건들 사이의 모순은 결국 공황이라는 파괴적 형태로 폭발한다. 이는 자본주의적 생산이 스스로 구축한 토대 위에서 자기 모순을 해결하려는 격렬한 과정이자, 해당 생산 양식의 내재적 한계를 드러내는 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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