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고단함을 온 몸으로 담아내고 그 몸을 누이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

다른 이들은 모두 잠자리에 들었건만 나는 잠을 들지 못하고 책 하나를 펼쳐든다.

낮에 잠깐 내 손에 들고 있다가 이내 읽기를 그만둔 책이다.

왠지 햇볕 쨍쨍한 낮시간보다는 새벽시간이 어우릴만한 책이기에 고즈막한 적막이 주는 센치함과 새벽 시간에 어울릴만한 음악을 선곡하고 다시금 책을 펼쳐든다.

 

윤태원작가의 잡문집인 [새벽에 읽어요]

산문이라 하기에도 시라고 하기에도 형편없고 졸렬하다고 작가 스스로가 칭한 잡문집. 치기 어린 시절의 날것들을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였었다는 작가의 겸손함을 두른 책이다.

 

하루하루가 전쟁터인 삶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우리는 감정들이 메말라감을 느끼질 못한다. 일상에서의 느끼는 감정들에 충실하기보다는 사치라 여길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윤태원작가의 글을 감정에 충실하다. 자신의 감정들에게 솔직하다. 조금더 담백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는 글도 있지만 자신의 감정의 가락들을 온전히 옮겨놓았기에 아름다운 글들은 아름다운 선율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배송과정에서 책이 상처를 입어서 마음이 많이 안좋았다. 누구보다도 책을 아끼는 작가의 마음과 나의 마음에 상처라도 난 듯 마음이 많이 안좋았다. 그래서인지 더 애착이 가는 책이다. 감정들이 마치 젊음을 담고 있기에 한 여름 태양보다 더 강렬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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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6 12: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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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6 12: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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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6 1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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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6 13: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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