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날과 달리 오늘은 버스를 타고 출근길에 올랐다. 1시간 이상을 타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독서삼매경에 빠져 한참을 달리고 있었다. 어젯밤 읽다가 잠이 든 장연정 작가의 밤과 노래를 읽으며 나는 그렇게 밤의 센치함에 빠져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버스안이 소란스러워졌다. 고개를 들고 보니 중학생 아이들 20여명이 버스에 오르면서 갑자기 전에 없던 소란함이 버스안을 메웠다.


현장학습을 가는지 아이들의 표정에는 살짝 설레임들이 묻어져 있고 삼삼오오 모여있는 아이들의 유쾌함이 조용했던 버스안을 에너지로 가득 채워준다. 교복입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미소가 지어진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속에서 나는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떠올라 한동안 먹먹한 가슴을 부여잡고 읽던 책마저도 접고 시선을 창밖으로 돌려 버렸다.

 

제주도 향하는 세월호안에서 설레임과 여행이라는 즐거움에 버스안의 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하게 웃었을 아이들의 모습에 너무나 가슴이 아팠던 것이다. 이토록 눈이 부시는 4월의 아침인데...

잔인한 4월이 우리의 곁을 지나가고 있다.

4월의 아침 출근길에 한동안 먹먹한 가슴을 부여잡고 눈시울을 붉히며 누가 볼세라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나는 그렇게 4월을 버스에 태워 보낸다.

제발 그 곳에선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간절함을 담아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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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12: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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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12: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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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12: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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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12: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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