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 하나 얻으려고 일 년 그 꽃 보려고 다시 일 년 - 짧은 시의 미학 김일로 시집 <송산하> 읽기
김병기 지음 / 사계절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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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 하나 얻으려고 일 년, 그 꽃 보려고 다시 일 년]은 책의 제목이기 이전에 김일로 시인의 시다. 이 책은 김일로 선생의 시집 [송산하]를 저자 김병기교수가 역보한 책이다. 역보라 함은 번역하고 보술했다는 의미로 김일로 선생의 시의 뜻을 대중들에게 펼쳐보이기 위함이다.

 

김일로 선생의 시는 짧음의 미학을 가진 시다. 그리고 다른 시들과는 다르게 먼저 한글로 시을 지은 후 그것을 7()의 한시 구(漢時句)로 축약해 놓은 것이다.

그렇기에 한글시로 먼저 시를 읽은 후 한시로 그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볼 때 그 의미와 깊이는 배가 될 것이다.

 

짧은 시가 가지는 짧음의 미학은 무심한 듯 호수에 돌을 던진다. 하지만 그 돌이 일으키는 파문은 긴 여운을 남긴 채 쉬이 가라앉질 않는다. 하지만 한시를 이해하는데는 조금은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어렴풋이나마 그 뜻을 헤아릴수 있다. 하지만 한맹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조금은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김일로 선생의 시가 품어내고자 했던 의미들을 한글시로만 느낄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김병기교수로 인해 이 책을 역보하게 된 진정한 뜻일 것이다.

 

김병기교수의 역보가 더해져 [꽃씨 하나 얻으려고 일 년, 그 꽃 보려고 다시 일 년]3권의 책을 읽는 묘미를 주는 책으로 우리곁을 찾아왔다. 창문 밖 노오란 은행나무는 계절 옷을 갈아입으려 바쁜 듯 겨울을 재촉하고, 느리오겠다 버티는 겨울의 등을 떠미는 바람과 구름은 흐린 하늘로 이 가을이 깊어감을 말해준다.

깊어가는 가을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시집에 온통 정신을 팔린다.

김일로 선생의 짧지만 깊은 울림이 가득한 시들로 노오란 가을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다.

나의 마음속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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