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걷는 길 담쟁이 문고
이순원 지음, 한수임 그림 / 실천문학사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아들과 함께 걷는 길을 아흔 아홉 굽이 대관령길을 큰아들과 4시간반에 걸쳐 내려오며 부자간의  대화로 엮은 글이다. 바쁜 일상속을 벗어나 한가로운 숲속 길을 풀네음 맡으며 그들의 뒤를 따라 나역시도 그 굽이굽이 대관령을 넘어온 듯 하다. 아버지와 아들이란 어떤 느낌일까?


유년시절 나에게 아버지란 호랑이 그 자체였다.  딸부잣집의 아버지이기에 그랬을까, 아님 아빠의 성격때문이었을까.. 그렇게 나에게 아버지란 무섭기만 하고 살갑지 않은 듯하다. 아들이 없는 나에게 아버지와 아들간의 대화가 궁금하고 그들 사이의 공감이 궁금했다.


이글의 두 부자사이의 대화에서 아들은 아비지의 모습을 그대로 배운다는 것을 보게 된다. 초등학생의 아들과 그 긴 시간을 걸으면 하나씩 하나씩  서로의 가슴을 보여준다.

그들의 대화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고,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존경과 사랑을 느낄 수 있고,또 글의 시작이 되는 작가님과 그 분의 아버지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그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답을 찾는듯 하다. 정말이지 가슴 따스하고 훈훈한 이야기들이다.


나도 한번 아이들의 손을 잡고 대관령 아흔아홉굽이는 아니지만 나즈막한 뒷산이라도 걸어보고 싶다.부자사이의 대화가 아님 모녀사이의 대화를 꿈꾸며, 그리고 부녀사이를 꿈꾸며.. 그동안 내가 너무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았나 싶다. 그리고 많을 것을 잃어버리고 살아온 듯 하다.


동해의 파란 바다가 보일락 말락 잡힐듯이 펼쳐지는 대관령의 그 아흔아홉굽이를 이제는 내가 내려오고 있다.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이의 손을 잡으면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