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이 불을 향해 뛰어들 때 마치 앞에 있는 것이

뜨거운 불인지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불나방은 결말을 잘 알고 있다.

끝이 뻔히 보이는 일에 뛰어드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을 말릴 수는 없다.

그들은 마치 다른 누군가를 위해 그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모두 자기 자신을 위해서 한다.

끝이 보이는 길이라도 계속 가야 하는 까닭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계속해야만 하는 까닭은

그래야 미련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끝이 보이는 길이라고 해서 돌아서고 나면

영원히 희망이 남아 있을 것 같은 착각속에 살게 될 테니까.

                                        

                                    - '떠나기 전에 나를 깨워줘'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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