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힘 ​

           -- 류근 --​

​애인에게 버림받고 돌아온 밤에

아내를 부등켜안고 엉엉 운다 아내는 속 깊은 보호자답게

모든걸 다 안다는 듯 등 두들기며 내 울음을 다 들어주고

세상에 좋은 여자가 얼마나 많은지

세월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따뜻한 위로를 잊지 않는다

나는 더 용기를 내서 울고

아내는 술상까지 봐주며 내개 응원의 술잔을 건넨다

이 모처럼 화목한 풍경에 잔뜩 고무된 어린것들조차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노래와 율동을 아끼지 않고

나는 애인에게 버림받은 것이 다시 서러워

밤새도록 울음에 겨워 술잔을 높이 드는 것이다

다시 새로운 연애에 대한 희망을 갖자고

술병을 세우며 굳게 다짐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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