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이야기


 

고독하다는 건

나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보아도

어린 시절의 마당보다 좁은

이 세상

인간의 자리

부질없는 자리

가리울 곳 없는

회오리 들판

아, 고독하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요.

삶이 남아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요.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 조병화님****


 

이 시를 읽고 한참을 멍하니 있다 다시금 이 시를 읽는다.

마치 나의 맘을 이해하고 있노라

너의 마음 내가 잘 알고 있노라 말을 건네는 시다.

언제부터인지 잊고 지냈던 지난시절의

그리움들이 이 시를 타고 흐른다.

고독하다는건

그리움이고

그리움은

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고독함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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