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어린, 어린왕자

지금도 어린, 어린왕자 - 어느새 어른이 되고 만 우리에게, 별에서 온 편지
어린왕자 지음, 오차(이영아) 그림 / 프롬비 / 2019년 6월

보는이로 하여금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책표지의 어린왕자는 내가 어렸을때 읽었던 어린왕자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 어린왕자를 읽던 어린이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버린 내가 되어버렸다. 그런 나에게 어린왕자가 하고픈 말이 있다고 한다.

[지금도 어린, 어린왕자]를 읽고 있노라면 나의 마음이 순간 머뭇머뭇거림을 느낀다.

분명 나에게도 꿈많은 어린 시절이 있었다. 어린 시절의 나의 눈에 보이던 어른들의 삶은 무척이나 멋져 보였다. 그래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나의 나이를 말해주는 숫자가 많아질수록 나의 모습은 어린시절 내가 꿈꾸던 어른이 된 나의 모습과는 달리 일상의 쳇바퀴를 달리는 무표정한 모습의 어른이 되어 벼렸다.

이런 나의 모습을 어린왕자는 안타까워 한다. 뚜렷한 목적도 없이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나만의 가면을 쓴 채 하루하루 살아가는 나의 모습에 다독거림을 준다.

마치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처럼 어린왕자도 가던 길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나의 모습을 보라구 말한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아둥바둥 살아가고 있는지, 어렸을때 꿈꿨던 그 꿈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지금 삶의 주체는 누구인지, 옆을 둘러볼 여유도 없이 끝도 모를 앞을 향해 왜그리 달려가려고만 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난 멋진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지금의 나는 꼰대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가식적인 웃음을 짓고 가식적인 말들로 날 포장하고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린왕자는 말한다.

" 어른들은 뭐가 중요한지 몰라.

  가장 시원한 물은 가장 갈증이 날 때 마시는 물이고,

  가장 맛있는 음식은 가장 배고플 때 먹는 음식인데,

  그들은 지금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찾고 있어'

  그들이 찾는게 본인에게 있다는 걸 왜 모르지? "

다시 만난 어린왕자는 더 이상 어린왕자가 아니었다.

어린왕자는 어느새 나의 더러워진 나의 마음을 깨끗하게 닦아주는 마음을 지닌 왕자가 되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