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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는 베스트셀러다.
공지영 작가를 좋아하는 나는 작년 가을쯤에 이 책을 읽은 것 같다.
아직도 그 장면과 말들이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져 온다.
세 번째 자살도 실패한 그 해 겨울, 유정은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는 조건으로 수녀인 모니카 고모의 손에 이끌려 교도소에 갔다.
내키진 않았지만, 정신병원에서 요양하는 것보다는 나을 거라는 생각으로...
독해 보이는 창백한 얼굴의 사형수 정윤수...
거칠고 불쾌하게 구는 사형수 윤수와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쩔쩔 매는 고모나... 이해안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왠지 모를 느낌을 받는다.
매주 목요일이면... 교도소 만남의 방에서 마주하는 두 사람...
처음엔 차갑고 매정한 말들로 서로를 거부하지만, 결국 둘은 서로가 닮았음을 느낀다.
조금씩 경계를 풀고 서로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두 사람...
그들은 비로소,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진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중학생 때 사촌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엄마에게 조차 위로 받지 못하고, 절망속에서 자란 유정이지만... 이제는 스스로 죽을 결심 따위는 하지 않게 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한 사람을 죽이고도... 세 사람을 죽인 것으로 누명을 쓰고... 죽기만을 바라던 윤수는 생애 처음 간절히 살고 싶어진다. 세상에 ‘사랑’이 있다는 것, 살아있다는 것의 기쁨을 알게 해준 서로가 더 없이 소중하다.
윤수는 매일 목요일이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윤수의 사형 집행은 다가오고... 그들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결국...(__)
윤수는 안타까운 사랑을 남겨두고...
아프게 떠나간다. (사형을 당한다.)
죽음 직전에... 윤수는 말한다... 유정에게...
" 사랑합니다..." 라고 (ㅠ.ㅠ)
책을 읽다보면... 중간 중간 나오는 유정과 윤수의 일기인 듯 써 놓은 글들이 아주 슬프고도, 가슴 찡한 공감을 하게 한다.
공지영 작가는 독자를 끌어들이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작가 중 한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보기도 했지만...
역시, 책으로 읽는 그 감동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조용히... 따뜻한 차 한 잔을 곁에 두고... 책 속에 빠져보면 참으로 가치 있는 가을을 보내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