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에르, 웃다 - 제6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29
문부일 외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살리에르, 웃다>를 읽고 있는데 큰 아들 녀석이 “살리에르(원래는 ‘살리에리’라고 함)가 누군지 알아요?”라고 묻는다. 잘 모른다고 했더니 처음에는 천재음악가 모차르트의 재능을 존경했지만, 결국 노력파인 자신은 아무리해도 천재적인 모차르트를 이길 수 없음을 알고는  그를 질투하면서 일생을 보낸 불운한 음악가라고 한다. ‘안토니오 살리에리’는 이탈리아 레가노 태생의 음악가로 당시 세간의 찬사를 얻었는데 유년기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여, 1766년에는 빈 궁정에서부터 초청을 받아, 1788년에서 사망 직전인 1824년까지 궁정음악가의 지위를 이어갔다.
살리에리는 높은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여, 하이든 등 당대의 저명한 작곡가들과 교류가 있었고, 베토벤, 슈베르트, 리스트는 모두 어렸을 때, 그의 지도를 받았던 적이 있다.
하지만, 살리에리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의 대립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 1790년대 빈에는 살리에리의 독살설 등의 소문이 돌았으나, 이들 중 사실로 입증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여러 연극, 영화의 소재가 되는데 1984년 작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는 질투심이 강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어쨌든,,, 책 제목에 홀려 살리에리에 대해 잠깐 알아봤는데 흥미롭다.
우리가 가끔씩 쓰는 말 중에 ‘살리에리 증후군’이라는 비유적인 표현이 있는데, 그건 아마도 노력파인 살리에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천재적인 모차르트를 이길 수 없었던 것에서 유래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또 다른 뜻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는 제6회 푸른문학상 단편 청소년소설 부문 첫 수상작인 문부일의 [살리에르, 웃다]를 비롯하여 그의 신작 [6시 59분]과 역대 수상작가인 강미의 [모래에 묻히는 개], 백은영의 [짱이 미쳤다], 정은숙의 [열여덟 살, 그 겨울] 등 다섯 편의 단편 청소년소설이 실려 있다. 다섯 편 모두 힘 있고, 흥미롭다.

시인이 되고픈 꿈을 지닌 수혁은 열심히 시를 쓰지만 타고난 재능을 지닌 친구 문호 옆에서 번번이 절망한다. 수혁은 시를 잘 쓰기위해 글쓰기교실에 다니는 등 노력하지만 백일장대회에서 표절이라는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르지만, 뒤에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결국 시인의 꿈을 접기로 한다. 수혁은 자신의 처지를 솔직히 적은 글을 실수로 글쓰기교실 인터넷에 올리게 되고 자신의 실수 덕분에 숨겨진 재능을 깨닫게 되고 소설가라는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살리에르, 웃다] 
 

[6시 59분]은 제주도로 배낭여행을 가고 싶은 중학교 3학년 완수의 이야기다. ‘6시 59분’은 인천에서 제주도행 배가 떠나는 시간인 7시가 되기 1분 전으로, 꿈을 향해 나가는 청소년들이 지니는 두려움과 설렘, 긴장을 잘 담아내고 있다.

강미의 [모래에 묻히는 개]는 어른들의 기대와 욕심에 떠밀려 사는 ‘나’가 자신의 꿈도 없이 방황하는 자신의 삶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중심을 잡기위해 넘어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백은영의 [짱이 미쳤다]는 ‘짱’ 자리를 놓고 다투는 고등학생 영민과 기철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진정한 꿈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다.

정은숙의 [열여덟 살, 그 겨울]은 나 최기찬, 승효, 지영 세 명의 고등학생들이 한 사건을 통해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서면서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인데 참 좋았다.
‘녀석은 내 마음의 그늘이 얼마나 깊은지 짐작도 못할 것이다. 그저 어려운 집안 형편에 힘들어 하는구나 안타까워하며 쯧쯧 혀를 찼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난 승효처럼 어린애가 아니었다. 맨 얼굴쯤은 감출 수 있는, 세상에 보여 줄 얼굴이 어때야 하는지 아는, 속이 익은 어른이다,,,,,,’ 

-157쪽
형편이 어려운 기찬이가 승효의 집에서 물건 몇 가지와 현금을 훔치고, 그걸 알면서도 기찬이가 좋아서 모르는 척 하는 승효와 성폭행 당할 번 한 자신의 일을 목격한 기찬에게 범인을 함께 잡아줄 것을 부탁하는 지영 이 셋의 심리묘사와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가 책 읽는 재미를 준다.
“왜 모른 척했냐? 그 날 빈 집에서 엄청난 걸 훔쳤으면 어쩌려고 놔 둔 거야?”
“엄청난 것도 없거니와 네가 그러지 않으리라 걸 알고 있었으니까.”
“날 동정했구나. 그까짓 것 필요 없으니까 너나 먹고 떨어져, 그런 맘이었니?”
“쉽게 말하지 마. 동정이란 말, 난 정말 싫어해. 널 좋아했던 건 네가 아픈 날 동정하지
않았기 때문이야. 알다시피 난 부모에게도, 누나에게도 가여워 어쩔 줄 모르는 존재잖아.
넌 모를 거야. 그게 얼마나 피곤한 삶인지. 난, 날 동등하게 대해 줄 사람이 필요했고
그게 너였어.”-177쪽  
기찬과 승효는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 가난한 환경과 장애라는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아픔도 서로 나누어 가질 줄 아는 친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둘은 산 K2를 등반하자고 약속한다.
복잡한 듯 하면서도 매끄럽게 넘어가는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청소년들의 현실감 있는 고민들이 피부에 와 닿는다.

푸른책들에서 애정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내놓는 청소년소설들에 박수를 보낸다.
<베스트 프렌드>, <겨울, 블로그>, <벼랑>등 앞으로도 계속 청소년 그들의 고민과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그들이 나아갈 길을 밝혀줄 수 있는 등불 같은 책들이 계속 출간되기를 바란다. 특히, 이 번 <살리에르, 웃다>에 실린 청소년소설이 주는 신선함과 예리함과 따스함을 우리 중학생 이상의 아이들도 함께 공감하고 즐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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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30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든 일은 잘 마무리 되었나요?
쉬지도 못하고 밀린 서평 쓰느라 바쁘시군요.^^
저도 그제밤 이거 쓰다가 임시저장 해놓고 아직 완성이 안돼서 못 올렸어요.
어째 점점 리뷰 쓰기가 무서워요~ ㅜㅜ

뽀송이 2008-12-31 07:22   좋아요 0 | URL
ㅡㅡ;; 그니까요,,, ㅎ ㅎ
잠시 쉬려했더니,,, 오늘 어머니 퇴원하셔요.
더 바빠질 것 같아요.^^;;; 님~~ 잘 지내셔요.^^
다들 숙제하느라~~ ㅋ ㅋ

행복희망꿈 2008-12-30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이 궁금하던데, 못 받았어요.
순오기님 말씀대로 저도 서평쓰기가 무서워요. ^*^
어쩌죠? 이제 유효기간이 다 된걸까요? 흑~

뽀송이 2008-12-31 07:23   좋아요 0 | URL
책이 꽤 괜찮아요.^^
특히, 수상작을 쓴 작가의 힘이 느껴집니다.^^
꿈님도 숙제~ 화이팅~!! 잘 지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