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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눈 팔기 대장, 지우 ㅣ 돌개바람 12
백승연 지음, 양경희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9월
평점 :
바람의 아이들 책은 언제나 관심거리다.
바람의 아이들의 저학년 대상도서 돌개바람의 <한눈팔기 대장, 지우>는 예전부터
읽어야지 하다가 이제야 펼쳐들었는데 일단 형식에 솔깃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희곡이라~~ 그 시도가 일단 마음에 들었다.^^
어쩜 생각보다 아이들이 무척이나 재미있어 해서 놀랐다.
이 책의 주인공 지우는 호기심 왕성한 여덟 살 남자 아이다.
걱정도 많고 투덜거리기 대장이지만 여기저기 관심이 많다.
어느 날 학교 가는 길에 낡은 빈집에서 싸우는 백 살 먹은 할아버지와 큰 도깨비를 만난다.
백 살 먹은 할아버지는 구십이 년하고도 석 달 열이틀 전인 정월대보름날에 빌려준 돈 삼십 전을 내놓으라고 하고, 큰 도깨비는 모르는 일이라고 시치미를 뗀다.
할아버지와 큰 도깨비가 옥신각신 사우는 통에 그만 옆에 있던 지우는 큰 도깨비의 ‘변해라 뚝딱! 바뀌어라 뚝딱!’ 주문에 어린 빗자루 도깨비와 몸이 바뀌어 버린다.
엄마 말을 듣지 않고 호기심에 들여놓은 낡은 집에 살짝 한눈을 판 대가로 그만 빗자루 도깨비가 되어 버린 지우는 한눈팔기 대장인 진짜 빗자루 도깨비와 함께 이곳저곳을 돌며 몸 찾을 궁리를 한다. 꽃을 못 피워 고민에 빠진 달맞이꽃을 만나 꽃을 피우는 방법을 알려주고, 로켓을 타고 달나라에 가서 큰 도깨비가 아이였던 할아버지에게서 빌린 돈을 주었던 달토끼를 만난다. 거기서 달토끼는 큰 도깨비에게 돈을 전해주라고 지우에게 맡긴다.
다시 지구로 돌아 온 그들, 서로 몸이 뒤바뀐 채로 다투고 토라지면서도 우정을 쌓아가는 지우와 빗자루 도깨비는 애초부터 한 몸이란다. 몸을 되찾아 학교에 가야 한다는 지우와 수시로 한눈을 팔고 사고를 치는 빗자루 도깨비가 한 몸이라니 지우는 믿기지 않는다.
지우, 빗자루 도깨비(함께) ; 헉헉헉헉...... 다 왔다.
지우 ; 헉헉헉헉. 큰 도깨비님, 어서 나를 돌려줘요. 원래 지우 내 몸이오.
빗자루 도깨비 ; 헉헉헉헉. 휴우, 큰 도깨비님, 나도 어서 돌려줘요. 빗자루 솔솔 내 몸이오.
할아버지 ; 허어? 쟤가 혼자서 뭐라고 그러는 게야?
큰 도깨비 ; 그러게요. 자신을 돌려 달래나 어쩌래나......
지우 ; 빨리 제 몸을 돌려줘요.
빗자루 도깨비 ; 빨리 빗자루로 바꿔 줘요, 잉잉.
큰 도깨비 ; 뭔 소리야? 같이 한 몸이면서 누굴 누구에게 돌려줘?
지우, 빗자루 도깨비(함께) ; 한 몸이라고? ~~~~~ (118~119쪽)
지우의 마음에는 엄마 말씀을 잘 듣고 싶은 마음과 말썽을 피우고 싶은 마음 두 가지가
함께 들어있었던 거다.
기발한 상상력에 재미난 구성이 단번에 아이들의 관심을 끈다.
그 동안 개성 있고, 유쾌하고, 매력 있는 책을 많이 출간하고 있는 ‘바람의 아이들’
길지 않은 호흡의 장들의 대사와 행동 감칠맛 나는 지문까지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하나같이 “우리도 이렇게 연극해요.” 라고 외친다.
그 만큼 아이들에게 재미와 호기심을 전해줬다는 결과겠지!
초등 저학년 아이들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생생히 살아있다.
부모의 생각으로 아이들을 짜 맞추지 말고, 그들의 통통 튀는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자!
알고 있니? 네가 누군지...
학교 가는 길. 잔소리꾼 엄마는 한눈팔지 말라지만 지우 눈엔 보이는 게 많아요.
지나치면 잘 모르죠. 그냥 가면 심심하죠.
재미난 일이 많아요. 가다가 마주치는 알쏭달쏭한 수수께끼들도 내가 누군지 잘 생각하
기만 하면 저절로 풀려요! (책 뒤에)
<한눈팔기 대장, 지우>는 어린이들에게 모험과 경험을 권합니다.
내가 네가 되어 보는 것, 내가 아닌 너를 이해하는 것.
토기가 염소가 되고, 염소가 황소가 되고 개구리가 호랑이가 되어 보는 것.
나와 너의 차이를 알고, 나와 너의 경계를 넘는 것.
현실적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것......이것이 연극일 것이다.
-장성희(극작가,연극평론가)
>> 이 책의 주인공인 지우의 캐릭터가 무척 귀엽다.
아이의 천진하고 왕성한 호기심을 잘 담아 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