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우프, 엄마의 이름 낮은산 키큰나무 3
사라 윅스 지음, 김선영 옮김 / 낮은산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사라 윅스’의 <쑤우프, 엄마의 이름>

정말... 정말... 신선한 느낌...

내 마음에 바람을 불게 한 책이다!!

이 책이 정말 동화일까??

이렇게 강한 느낌을 주는 책은 참 오랜만이다.

처음... 책을 보고...

‘도대체 ‘쑤우프’가 뭘까?’라는 생각에 책을 들었다.

책을 다 읽은 나는... 밀려오는 묘한 감정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이 책의 주인공인 ‘하이디’와 ‘버니 아줌마’의 인연은... 13년 전 어느 날 버니 아줌마(본명은 ‘버나뎃’)는 복도에서 너무나도 가여운 울음소리를 듣게 되고, 문을 열어보니, 비옷을 입은 한 젊은 여인이 진흙 묻은 맨발로 포대기에 싸인 아기를 안고 서 있었다.

그 두 사람이 바로 ‘하이디’와 엄마였고,

그 순간부터 버니 아줌마는 자신의 집과 하이디의 집 사이의 문을 허물고,

하이디와 엄마와 함께하며 보살폈다.

이런 생활을 시작할 때도, 그리고 지금도 버니 아줌마는 하이디의 엄마에게 아무것도 물어볼 수 없다. 하이디의 엄마는 ‘정신지체장애’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할 수 있는 말은 23개뿐이다.

(하이디, 쏘비잇, 좋아, 안 돼, 파랑, 뎃트, 쑤우프, 나가, 따뜻해, 나빠, 됐어, 쉬, 우~어, 빨리 와, 안녕, 뎃트, 차, 가, 오우, 더, 다시, 예뻐, 지금, 뽀뽀)

엄마는 나름대로 특별하게 나를 사랑해 주었지만 나를 돌보아 줄 수는 없었다.

둘을 한없이 사랑하고 챙겨 주는 버니 아줌마지만, ‘광장공포증’이 있는 아줌마는 집 문 밖으로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

이제 열세 살이 된 하이디만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것이다.

하이디는 아줌마를 대신해 장을 보고, 세탁소에 다녀오고,

(그런데...^^;; 세탁소에 있는 슬롯머신에서 딴 돈으로 물건 값을 치른다.)

그리고 친구라고는 이웃에 사는 발달지체장애를 지닌 ‘잰더’ 밖에 없다.

하지만 하이디는 그 누구보다 씩씩하게 살아간다!!

‘아줌마는 내가 행운을 타고났다고 했다.

하지만 나를 따라다니는 행운은 아줌마가 그 문으로 들어와 우리를 발견한 바로 그날부터 시작된 것만 같다.’(25쪽)

어느 날, 하이디는 오래된 카메라와 필름을 발견한다.

23장의 사진 속에는 임신한 엄마, 외할머니인 듯한 사람과,

뉴욕 주 리버티 ‘힐탑 요양원’이라는 간판 아래서 여럿이 찍은 사진도 있다.

그 요양원에 전화를 걸어도 그들은 담당자가 없다는 말과 모르겠다는 말만 듣게 된다.

하이디는 자신이 누구인지, 엄마와 자신이 태어난 곳은 어디였는지, 왜 다른 가족이라곤 없는 건지, 무엇보다도 엄마가 자주 말하는 ‘쑤우프’는 무슨 뜻인지...

이런 것들이 너무나 알고 싶고, 또 사진 속의 그 곳이라면...

어쩌면 하이디의 이 모든 궁금증을 풀어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줌마는 자신이 두려워하는 바깥 생활을 하이디에게도 그럴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하이디가 ‘리버티’(엄마의 사진 속 요양원이 있는 곳)에 간다는 말에 당황한다.

그런 아줌마에게 하이디는...

“아줌마는 몰라요. 아줌마는 아무것도 모른다고요. 

아줌만 내가 아줌마처럼 되길 원하지만, 날 정말 생각한다면

내가 정상이길 바라야죠.”(82쪽) 라고 말하고,

아줌마의 염려를 듣고, 혼자서 리버티로 먼 길을 떠난다.(가는 데만 3일이 걸린다.)

이렇게 사진 속 인물들의 정체와 자신의 과거를 알기 위한 열세 살 소녀 하이디는 씩씩하게 행운과 직감을 믿으며... 힘겹게 목적지인 힐탑 요양원에 도착한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복권에 당첨되는 일, 돈을 잃어버려 택시비가 없을 때 마침, 택시회사에서 하는 이벤트에서 숫자를 맞춰 무료로 택시를 타고 요양원까지 오는 일, 그리고 동전의 앞뒷면을 알아맞히는 일... 이런 것들은 슬픈 이야기 속에서 책을 읽는 독자를 잠시 웃을 수 있게 해주는 장치가 된다!!)

그리고...

‘힐’ 원장의 말을 통해... 놀라운 비밀들이 밝혀진다.

요양원에서 본 ‘쑤~~우~~프’라고 말하는 아저씨(엘리엇)가 하이디의 아빠이고,

자신을 임신한 엄마가 멀리 떠나는 조건으로 출산을 허락하고,

어느 정도의 출산비용과 양육비를 줬었기 때문에 자신은 할 도리를 다 했다고 말한다.

하이디는 ‘그럼 쑤우프가 뭐예요?’ 라고 묻는다.

‘그건 아빠가 엄마를 부르던 별명 같은 것이란다.’

하이디는 엄마를 떠올려 본다.

그리고 집으로 전화를 한 하이디는 버니아줌마로부터 ‘엄마가 죽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엄마의 관이 힐탑 요양원으로 오고, 장례식을 치른다.

하이디는 장례식에서 이렇게 말한다.

“...... 엄마는 자기 이름을 쏘비잇이라고 하셨어요.

아무도 엄마를 그 이름으로 부르지 않았다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어쨌든 엄마는 쏘비잇 이었으니까요. 

아주 오래전에 엄마를 사랑한 한 사람이 엄마에게 다른 이름을 붙여 주었어요.

쑤우프라는. 

그런데 엄마가 그 말을 할 때, 엄마는 그걸 자기 이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쑤우프는 엄마의 이름이 아니었어요.

쑤우프는 엄마 말로 사랑이었어요.”(223쪽)

그리고 다시 르노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버니아줌마와 함께 산다.

이듬해 가을, 엄마의 묘지를 찾아가 비석을 세우고, 이름을 새겨준다.

 

이 책 <쑤우프, 엄마의 이름>은 자기의 정체를 찾아가는 하이디의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섬세한 심리묘사가 뛰어나서 고학년,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도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미국의 여류작가 ‘사라 윅스’가 쓴 이 책은 2004년 출간된 가장 훌륭한 책들 중 한 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 겨울...

정말... 값진 책을 발견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꼭!!! 한번 읽어보기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07-01-07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당장 읽어 보고프네요

행복희망꿈 2007-01-07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은 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읽어보고 싶네요.

뽀송이 2007-01-07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너무 멋지고, 감성적인 책이라 추천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