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egel. the Complete Paintings. 45th Ed. (Hardcover)
J MULLER / Taschen U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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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파노라마가 좌에서 우로 때로 그 반대로 붓자국을 남긴다. 피테르 브뤼헬의 Children's Games에서처럼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히며 뭔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브뤼헬이 지어낸 이야기는 캔버스에 눈이 다가가는 아주 짧은 순간에 브뤼헬의 팬들에게 알듯 모를듯 막 거머쥔 미지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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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15
백석 지음, 안도현 엮음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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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선집과 전집은 꼭 가져가겠다. 전자책이든 종이책이든 잘 싸서 꼭 들고 가겠다. 우리말인데 한시에도 현대시에도 사전에도 없는 어휘들이 경이롭다. 안도현이 뽑은 시편들과 전집의 한편 한편을 모두 펴 보면서 그곳이 정주성이든 서울의 어느 한 켠이든 내 집 짓듯이 쌓아 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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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법정에 선 법
김희수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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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눈으로 법원을 보면 자꾸 고개를 돌리게 된다. 절대지존이었던 법원의 판결은 우리의 순진한 얼굴들을 부끄럽게 한다. 한국의 법치주의는 그동안 민주주의의 곡선을 가파르게 타며 어디선가 미끄러지기도 했다. 역사의 흙더미 속에서 지난날 법의 생생한 얼굴들을 발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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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거의 사회사 한국 근현대 주거의 역사 1
전남일 외 지음 / 돌베개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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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연예인들의 수십 억, 수백 억의 주택들이 핫한 기사가 된다. 그런데 이러한 주택의 분양가나 매매가 뒤에는 아주 신기한 30가구 룰이 있다고 한다. 30가구를 넘으면 분양가 규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부동산 개발회사는 29가구 내에서 주택을 설계한다. 이 제도가 부동산 개발회사, 연예인이나 고소득층을 위한 배려는 아니겠으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쉽지 않다. 왜 30가구일까? 왜 가구수에 상관없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일까?

이로 인해 29가구 주택의 가격은 부동산 개발회사가 마음껏 높게 책정할 수 있다. 130억 아파트의 분양가는 그렇게 해서 탄생하고 비슷한 주택들이 계속 세워지면서 유통 가격을 형성한다. 로또 당첨으로도 살 수 없는 집이 한강 주변과 강남 일대에 들어서 있다. 130억이란 숫자는 단순히 주택의 가격이라기보다 그 금액에는 무언가 특권이 있다. 이런 주택은 부동산 투자를 배경으로 깔고 있고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가치를 상징한다. 연예인의 가치가 한국 사회를 대표할 정도로 존중 받을 만한 것일까? 오히려 그들의 삶은 갓물주라는 사회악에 기여하며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들의 삶은 보통 사람들과는 아주 다른데 어떻게 보통 사람들의 가치를 노래하고 연기하는 것일까?

21세기 한국에는 주거가 사람의 신분을 상징하고 또 다른 차별을 만들고 있다. 임대아파트 거주자 아동의 학군 배정 문제는 그러한 사례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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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들 - 장강명 연작소설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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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이후 그가 책을 너무 많이, 그것도 너무 빨리 내지 않나 걱정스러웠다. 다작을 하는 소설가 중에도 유독 부리나케 그의 책이 서점에 뿌려진다. 정말 성실한 작가라는 생각 너머에는 한국의 작가들은 낮이든 밤이든 자는 중이든 정말 부지런해야겠구나 생각했다. 작품의 완성도는 물론 계속 작품을 내지 않는다면 산 자들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그린 그의 생활을 지탱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지난 이상문학상 스캔들에서 한국 출판사들의 전근대적인 시스템과 작가들의 불합리한 경제적 예속 관계를 보았다. 장강명은 아직도 자신의 책이 얼마나 팔리는지 모른다고 한다. 독자인 나도 유명세의 소설가가 책 한 권에 계약금을 얼마나 받는지 잘 모른다. 그리고 일년에 2번꼴로 받는 10%의 인세가 얼마나 될 지 잘 모른다. 그러나 한국의 유명 작가라도 온라인 서점인 알라딘에서조차 그리 잘 팔리는 것 같지는 않다. 정답을 아무리 따져 보아도 한 권의 책이 내민 돈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출판사가 계약금이든 인세든 제대로 준다는 걸 전제로 말이다.

이 연작소설의 산 자들에는 장강명과 한국의 작가들이 포함돼야 할 것이다. 한국의 입신양명, 전형적인 성공 시스템에서 완전히 벗어난 그들이야말로 산 자들이기 때문이다(대학 교수들은 빼고 순수히 전업 작가만 보자). 그들도 한국의 국민이기에 명예보다 행복할 권리가 있다. 그들은 그 옛날 소의 수공업 노동자들이 천민으로 대우 받듯 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누구나 개혁을 부르짖는 한국이지만 아직은 실질적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관행은 제도이고 제도는 사람을 위해 생겨난 것이므로 출판사든 누구든 자꾸만 19세기 한국에서 살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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