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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방자치의 현주소와 개혁 과제
김종갑 지음 / 경인문화사 / 2024년 4월
평점 :
6.3 지방선거가 끝났다. 민주당의 승리가 예상보다 충격이 덜하다. 이번 선거에도 한국 민주주의와 선거제도의 한계가 역력하다: 보수 양당의 지방의회 독과점, 방통위를 파행 운영한 이진숙 후보의 대구달성 재보궐 당선, 정치검찰에 충성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의 부산북갑 재보궐 당선,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로 재판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당선,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 중인 추경호 후보의 대구시장 당선, 강남3구와 인근 토허제 지역의 국힘당 몰표, 계속되는 지역주의 등. 한편 소수당의 성적은 전반적으로 안 좋으나 그중 진보당은 지난 지방선거 대비 진일보한 편이다.
1. 보수 양당의 지방의회 독과점
한 지역언론에 의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91석 중 민주당이 지역구 75석, 비례 8석 등 83석을 차지했다. 반면 진보당은 지역구 4석•비례 1석, 조국혁신당은 비례 2석, 국힘당은 비례 1석을 확보했다. 한편 일부 광역의원 선거구에 중대선거구제가 최초로 적용됐으나 4개 선거구 중 2곳은 민주당, 2곳은 진보당이 차지해 의회 다양성의 취지는 미미하다. 더군다나 민주당은 이 지역에서 이미 지역구 35명이 무득표 당선된 상태였다. 이로써 민주당 주도의 단점 의회가 되어 아무도 견제할 수 없는 구조가 된다.
2. 선거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격 문제
대구시장에 당선된 추경호 후보는 앞서 12.3내란 관련 내란중요행위종사 혐의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었다. 최종 판결이 유죄가 나든 무죄가 되든 국민의 상식으로는 이미 유죄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기소되거나 재판 중인 후보들이 선거에 종종 등장한다. 또 지방선거 후보자 중 적잖은 수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전과 기록이 있거나 이전 지방의회에서 이해충돌, 수의계약 등 사유로 징계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후보자 등록 기준이 입법 보완을 통해 엄정하게 정리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대구시장 경우처럼 경상도 지역의 유권자들이 이율배반적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재보궐선거로 길바닥에 허비되는 선거비용을 줄일 수 있다.
3. 상대다수제 방식의 단체장 선거
이번 선거에서 4선 오세훈 시장은 일부 지역의 투표용지부족•개표 논란에도 2위 정원오 후보를 48.94%(최종 49.22%)로 1% 차이(최종 1.15%)로 재당선되었다. 이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1% 패배를 연상시킨다. 이 과정에서 3위 심상정 후보와 정의당은 공공의 적인양 내몰린 적이 있다. 현 단체장 선거 방식은 선거 자체가 대표성 망각을 넘어 보수 양당만의 경쟁으로 호도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민주주의의 본질인 대표성과 다양성 획득에 실패한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 3위 정의당 권영국 후보의 득표가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
• 단체장 선출 방식 개선: 현행 상대다수제 방식으로는 사표 발생을 막지 못하며 다양한 유권자의 민의를 반영할 수 없다. 결선투표제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하면 2차 투표에서 최다득표로 당선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대표성을 강화하고 후보단일화를 제도화하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결선투표제에도 단점이 있기에 저자는 제한적 선호투표제를 제안한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후보의 선호 순위를 매기고 1선호표가 50% 이상인 자를 당선시키는 방식이다. 출마한 모든 후보를 대상으로 선호 표기를 하고 과반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차순위 선호를 반영하는 게 두드러진 특징이다. 다만 선호 표기를 2선호로 제한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4. 지방의회선거와 의회 다양성
보수 양당의 지방의회 독과점은 1995년 지방선거 이후 지속된 구태이다. 저자에 따르면, 2022년 지방선거만 하더라도 민주당과 국힘당의 의석점유율은 광역의회선거에서 99.4%, 기초의회선거에서 99.1%였다. 현행 지방의회선거의 당선인 결정방식은 지역구대표와 비례대표를 따로 뽑는 병립형 혼합선거제이다.
현행 지방의회 구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의회 다양성 강화 방안을 저자는 제안한다: 기초의회 중선거제 확대, 비례대표의석 확대, 지역정당(지방정당) 활성화,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국고보조금 배분 방식 개선, 의석 배분 봉쇄조항 삭제, 정당공천제 유지 및 연합공천 허용, 의회 사무인력 확대, 정책지원관 확대 및 운영 개선, 의회비 비중 제고 등. 그러나 교섭단체인 보수 양당이 정치개혁의 유불리에 민감하여 법제화가 쉽지 않다.
• 기초의회 중선거구제 확대: 2006년 기초의원선거부터 선거구당 2~5명을 뽑는 중선거구제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2022년 지방선거만 해도 기초의회의 선거구획정 원안이 시도에서 변경되어 2인 선거구로 선거를 치르는 경우가 적잖았다고 한다. 2026년 지방선거 서울시 지역의 기초의회선거 선거구만 봐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같다. 2~3인 선거구가 대중인 가운데 4~5인 선거구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인지 보수 양당의 무득표 당선이 늘고 있다. 공직선거법 190조에 따라 후보 등록자가 의원정수를 넘지 않으면 투표 없이 당선인을 결정한다. 2026년 지방선거 무득표 당선자는 총 513명으로 기초의회의원선거만 아니라 기초단체장선거, 광역의회의원선거, 기초비례의원선거에서도 쏟아져 나왔다.
• 비례대표의석 확대: 국회의원선거도 마찬가지지만, 현행 지방의회선거는 비례성이 낮아 소수당의 의회 진입을 막는다. 비례의석의 규모가 지역구의석의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비례성을 충분히 보장하려면 비례의석 비율이 최소 50% 이상이 되어야 한다.
• 지역정당(지방정당) 활성화: 정당법에 따르면, 수도 소재의 중앙당, 5개 이상의 시도당, 1천 명 이상의 시도당 당원수 등 정당설립 요건이 까다롭다. 또한 정당등록취소 요건이 신생정당이나 지역정당의 창당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정당등록취소 요건을 완화 또는 삭제함으로써 중앙당과의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지방정치를 활성화할 수 있다. 민주당 강선우 공천헌금 사건은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이다.
• 국고보조금(정당보조금) 배분방식 개선: 국회의원선거도 마찬가지지만, 신생정당이나 소수당은 지방선거에 후보자를 낼 인적•물적 기반이 취약하다. 2026년 지방선거 보수 양당에 지급된 선거보조금은 497여 억원에 이른다. 이는 총액의 약 87%이며 4천여 만원인 모 정당에 비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보수 양당은 국고보조금이 당비, 기탁금, 기부금 등 다른 수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저자에 따르면, 2022년 보조금 수입은 민주당의 경우 684억 63백 만원으로 총액의 37.3%를 차지하고 당비의 2.4배쯤 된다. 국힘당의 경우 602억 87백 만원으로 총액의 34.9%를 차지하고 당비의 3배쯤 된다.
국고보조금은 경상보조금, 선거보조금, 공직후보자 여성추천보조금, 장애인추천보조금, 청년보조금 등으로 구성된다. 현행 보조금 배분방식은 교섭단체구성 여부, 의석수, 득표비율을 기준으로 한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교섭단체인 정당에 총액의 50%가 균등배분되고, 비교섭단체 중 5석 이상 20석 미만 정당에 총액의 5%, 5석 미만 정당에 총액의 2%가 지급된다. 저자의 제안대로 교섭단체에 지급되는 보조금 비율을 낮추거나 득표율에 따른 지급비율을 상향할 필요가 있다.
• 의석배분 봉쇄조항 하향 또는 폐지: 일반적으로 비례의석의 규모가 클수록 소수당의 의석점유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는 현행 혼합선거제에서도 마찬가지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광역의회선거, 기초의회선거 모두 봉쇄조항 5%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군소정당 난립을 막는 장점을 살리기보다 다양한 정치세력의 대표성과 의회 다양성을 훼손하는 쪽에 가깝다.
•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교섭단체는 의회에서 안건조정, 의사일정결정, 위원배정 등 의회 운영을 협의하는 단체이다. 보통 1개 이상의 정당 소속 의원이나, 소수당•무소속의원이 연대하여 구성할 수 있다. 이는 예산지원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국회의 교섭단체 20명 요건과 달리, 지방의회는 3~12명까지 여러 형태를 띠고 있다. 교섭단체 요건은 소수당이 의원을 배출해도 실질적인 진입 장벽이 되기 때문에 낮출 필요가 있다. 저자의 제안에 따르면, 교섭단체 구성의 상하안 요건을 마련하고 구성요건을 하향하되 지자체별 의윈정수에 비례하도록 정해야 한다.
5. 광역의원선거의 당선인 결정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