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왜 실패하는가 - 대한민국 정책 생태계의 민낯과 가능성
이창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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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은 학생만 받는 게 아니다. 선관위가 대표하는 그놈의 오만한 배가 하늘을 찌른다. 한때 오적이 유행했는데, 이제 10적, 12적, 그 이상의 무적이 배를 두드린다. 비상근 위원장에 비상근 위원들이 나라를 좀먹고 있다: 겸직 대법관, 겸직 법원장, 겸직 대학교수, 겸직 판사, 겸직 변호사 등. 이분들은 진정 참교육을 받아야 한다. 위원장과 사무총장은 벌써 사퇴하고 도망갔다. 처벌 안 받겠다고 한다.

새 정부 초 봉욱 민정수석, 이진수 법무차관 등 임명 때도 긴가민가했다. 검찰개혁추진단의 정부안은 개혁안이 아니라 기존보다 검찰과 검사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쪽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인요한 대한적십자 회장 임명도 다르지 않다. 지난 정부의 쿠데타를 옹호하던 자가 갑자기 회개한다. 식민지 역사 청산의 실패를 다시 반복하는 것같다. 친일파 경찰을 고쳐서 쓰겠다는 게 어째서 실용주의인가? 민주당의 보수성이 정점의 순간마다 칼춤을 췄기에 그 잘난 검찰개혁이 수십 년이 걸리는 것이다. 중도 확장의 몸집 불리기로 비대할 대로 비대해져 있다. 포퓰리스트들에게 권력의 단맛은 절대 뺏길 수 없는 것이다. 청년부(처) 신설은 좋은 일이지만 자꾸 삐딱해진다.

한국의 정치인, 고위직 공무원, 유명인 들은 흔히 책임을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 책임진다는 말에 그칠 뿐이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권력의 단맛에 길들여져 자신의 권한과 이익은 하늘 끝까지 누리지만 책임진 자의 모습은 거의 볼 수 없다. 책임지지 않으면서 책임진다는 말을 하지 마라. 바로 자기 자리에서 물러나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선관위 위원장과 사무총장은 어떻게 책임을 질 건가? 도망치듯 사퇴한다고 책임을 다하는 게 아니다. 책임에 걸맞는 행동을 도리에 맞게 하는 게 책임지는 것이다. 그간 받은 급여와 성과급을 기부할 건가? 아니면 무조건적 공공봉사를 할 건가? 한국 사회의 리더들의 책임은 대부분 혀 끝에 달라붙어 있을 뿐이다. 이를 일컬어 입발린 말이라 한다.

선관위 해체든 선거관리제도의 개선이든 눈앞의 불을 끄는 수준이 돼서는 안 된다. 그보다 더 중요한 선거제도의 개선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 사회의 오적, 10적, 12적, 무적이 번성하지 않으려면 인적 카르텔을 없애야 한다. 작금의 한국축구협회를 보더라도 선거제도가 인적 카르텔을 지탱하는 뿌리이다. 정책과 제도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에 사람을 뽑는 방법, 선거제도가 더 중요한 것이다. 한국축구협회, 시도민구단 등 축구단체 같은 사인은 물론 보조금이 들어가는 곳은 감시와 견제가 필요하다. 정당이나 공법인은 두말할 것도 없다. 헌법기관 선관위의 부패비리 방탄도 더는 못 버틸 듯하다.

*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책임을 다한다는 말을 되새겨봐야 한다. 제주항공참사의 경우 2026.6월 현재 사건 발생 1년 5개월이 지나서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아직도 없는 상태다. 검찰에 의하면 특수단의 34명 기소 의견, 5명 신병처리 의견에도 기체 결함과 항공사 과실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한다. 도대체 국토부는 그동안 무엇을 한 걸까? 양평 공흥지구 특혜 사건을 방탄하느라 바쁜 걸까?

2026.7월 현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의 조사는 답보 상태에 있다. 항철위의 소속이 국토부에서 총리실로 바뀌었음에도 별로 달라진 건 없다. 아직도 사고 원인이 공항관리 부실인지 조종사 과실인지 기체 결함인지 오리무중이다.

* 대기업 임원도 아닌 축구협회 임원과 대표팀 감독의 법카 사용내역이 기막히다. 어디 축구협회와 그 두 명만 그렇겠냐만 혀를 내두를 정도의 액수에 분통이 치민다. 최소한의 공공성에도 불구하고 도덕성이나 이해충돌의 개념과 거리가 먼 것같다. 이 나라는 부채, 돌봄, 생계 등 생활고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일가족 자살이 빈번하고 집단 괴롭힘, 학폭, 질병, 재난 후유증 등 다양한 이유로 세계 1위를 달린다: 2023년 한국의 자살률은 24.8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2024년 한국의 자살률은 29.1명이다. 안타깝게도 축구협회에 들어가는 국가보조금이 개인 용돈으로 쓰여도 자정이 안 된다. (그런데 대통령 부인은 10만원 법카에도 먼지털듯 압수수색에 기소까지 당했다) 문체부는 봐주기나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관리를 해서는 안 된다. 차라리 그 돈을 복지, 주택 공급, 영세자영업자 지원, 다른 곳에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축구가 없어도 세상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그저 적적함을 달랠 취미 하나가 줄어들 뿐이다. 보조금을 줘야 K리그를 운영할 수 있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이다.

법과 규정을 지킨다고 다가 아니다. 법과 규정이 반드시 도덕성과 일치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검찰의 특활비 오남용 사례에서 봤듯이 얼마든지 위법을 가릴 수 있다. TV 드라마에서조차 영수증 조작은 흔하게 볼 수 있다. 보조금은 친목이나 밥먹는 데 쓰라고 주는 게 아니다. 문체부는 보조금을 회수해서라도 더 이상의 눈먼돈을 막아야 한다. 법적 강제력이 없이 하는 시정 권고는 아무 의미없는 일이다.

2026.7월 문체위 축협 청문회에서 민주당 노종민 의원에 따르면, 축협이 충남 천안에 미니 축구경기장을 짓는데 보조금 77억을 지원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제출된 계획서와 달리 완공된 건물에는 원래 계획에 없던 회장실, 전무실, 임원실, 비서실 등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 국가의 지원을 받으면서 위법을 저지르거나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보조금을 회수함은 물론 그 당사자들을 형사고발해야 한다.

2026.7월 문체위 축협 청문회에서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축구진흥기여금의 설립 근거와 회계의 불투명성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체육회의 회원종목단체 규정에도 없는 기금이면서 별도의 계정으로 관리되지 않는다. 또한 관련자료 제출에도 불응하고 있다.

종종 유명 해외 축구팀들이 국내에서 친선경기를 치르는데 그 행사의 주관사는 보통 따로 있다. 그런데 축구협회가 마치 인허가를 승인하듯이 입장권 수익의 일부를 받는다는 게 잘 이해가지 않는다. 축구는 영화와 다를 게 없는 엔터테인먼트이다. 가령 영화발전기금의 경우 이를 관리하는 영진위는 문체부 산하 정부기관이다. 그에 비해 축구협회는 사인이자 이익집단에 불과하다. 이 수익이 한국축구 발전 목적이나 공익성 금전이라면 명칭에 상관없이 부담금 성격의 금전이다. 그렇다면 이는 사인이 개별적으로 부과할 수 없으므로 문체부 권한에 대한 월권행위가 된다. 최소한 문체부의 허가와 위임이 있어야 한다. 문체부가 왜 낫 놓고 ㄱ자를 모르는지 신기하다. 애초에 축구대표팀의 운영과 관리를 한국체육회가 아닌 사인이 맡고 있는 것부터가 애매하다. 한국축구가 스포츠기업인 축협의 수익사업의 볼모가 된 것이다.

2026.7월 축협 청문회에서 현 축협 부회장이자 강원FC 대표는 시도민구단은 공공재라는 망언을 한다. K리그는 엄연히 학교 축구나 아마추어 축구가 아닌데 말이다. 우리는 경기 전에 입장권을 구매해야 축구를 보고 하다못해 구장의 화장실을 쓸 수 있다. 또한 월드컵이나 K리그 중계도 돈내고 보고 있다. 즉 구단이 제공하는 축구나 다른 서비스가 시장재인데 그 주체를 공공재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구단이 아무 이익이 없는데 시도를 홍보하지 않는다. 축협이나 프로축구연맹의 회장이 대부분 범현대가 경영자나 기업인 들임을 봐도 그러하다. 그들은 누가 봐도 수익사업을 하고 있다. FIFA나 EUFA가 주관하는 대회의 입장권 및 중계권 수입, 유럽 빅리그의 선수 이적료나 연봉 등 축구시장 동향을 봐도 쉽게 이해된다. 물론 한국체육회가 관리하는 학교체육이나 생활체육의 일환의 축구나 최소한 국가대표팀의 활동이라면 달리 생각할 수 있다.

2026.7월 문체위 축협 청문회에서 혁신당 김재원 의원에 따르면, 2025년 K리그 (1부 및 2부) 시도민구단 14곳에 1300여 억원의 보조금이 지급됐으나 흑자 구단은 단 1곳도 없다고 한다. 1부 리그 구단의 절반이 이런 수준이라면 굳이 1•2부 리그로 나눌 필요가 있을까? 그중 강원FC(25년 120억 지원, 현재 평균관중 6538명)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관련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한다. 국가의 지원을 받으면서 위법을 저지르거나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형사고발해야 한다. 결국 보조금이 대부분 구단 임직원의 인건비와 선수 연봉에 들어간다고 추정된다. 무분별한 시도민구단 창단과 지자체의 무리한 지원을 재고해야 한다. 기존 구단들(1부 12개 구단의 현재 평균관중 9083명, 2부 17개 구단의 현재 평균관중 4621명)을 경쟁력있게 통폐합하여 단일 리그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 승강제 방식의 리그 운영이 한국축구의 질적 향상보다 부실 구단들을 늘리기 때문이다. 현재 K리그 구단수는 국토 면적과 지방 인구수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 미국의 MLS는 총 30개 구단으로 승강제 없이 단일 리그로 운영된다. K리그1은 그렇다 치고 (OTT 중계를 무료로 푼다 해도) 2부 리그 경기들을 누가 챙겨볼 지 의문이 든다. 그러니 왜 국민의 혈세를 거둬 K리그를 먹여살려야 할까? 축협에 이어 프로축구연맹에 새삼 관심이 쏟아진다.

2026.7월 문체위 축협 청문회는 정작 축협 당사자들보다 한국 국회의원의 수준에 눈이 쏠렸다. 전 축협회장에게 굽신거리는 국힘의원은 참 가관이었다. 이를 일컬어 아부라 한다. 그에 비해 박동희 기자의 축구행정 전반에 신랄한 비판은 깊은 감동을 준다. 김포FC의 80억 횡령 사건(25년 약 90억 지원, 현재 평균관중 2780명)과 김포FC 담당 공무원의 죽음을 통해 K리그의 실상을 잘 설명해줬다. 이번 청문회는 월드컵 성적을 문책하는 뒤풀이보다 축협과 K리그의 방만한 운영과 부패비리 현황, 추가 조사, 문체부의 대응과 형사고발을 논할 자리여야 했다. 지자체장의 치적 선전과 문체부의 소극적 태도가 축구 카르텔의 번성에 일조했다고 본다. (대통령 부인은 10만원 법카에도 먼지털듯 압수수색에 기소까지 당했다) 이렇게 나랏돈 갉아먹는 도둑놈들이 들끓는데도 발본색원은커녕 순진한 채권자들의 성토로 끝났다. 이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전 국민이 축구불매운동을 해야 할 판이다.

* 검찰개혁의 뜨거운 감자인 보완수사권 폐지를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드디어 법사위를 통과했다. 최종적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새로운 형사사법체계를 맞이하게 된다. 영화 두 검사의 정의로운 검사 코르녜프가 민주당 김용민 의원, 혁신당 박은정 의원과 절묘하게 겹쳐보인다.

그러나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의 부부동반 해외출장 관련한 법원의 압색영장 기각은 과거의 검찰을 보는 것같아 답답하다. 불리하면 헌법 뒤에 숨는 사법 권력은 정당한 법 집행조차 여전히 불가침의 영역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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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왜 실패하는가 - 대한민국 정책 생태계의 민낯과 가능성
이창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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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의 악습과 폐단은 곧 수습될 테지만 정작 선거제도의 개선에는 무심하다. 다양한 민의를 수렴한다지만 밀실 거래나 진흙탕 싸움으로 끝날 때가 적잖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전건 송치 등 문제로 다시 시끄러워진다. 점정의 순간에 민주당의 보수성이 칼춤을 추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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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방자치의 현주소와 개혁 과제
김종갑 지음 / 경인문화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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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가 끝났다. 민주당의 승리가 예상보다 충격이 덜하다. 이번 선거에도 한국 민주주의와 선거제도의 한계가 역력하다: 보수 양당의 지방의회 독과점, 방통위를 파행 운영한 이진숙 후보의 대구달성 재보궐 당선, 정치검찰에 충성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의 부산북갑 재보궐 당선,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로 재판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당선,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 중인 추경호 후보의 대구시장 당선, 강남3구와 인근 토허제 지역의 국힘당 몰표, 계속되는 지역주의 등. 한편 소수당의 성적은 전반적으로 안 좋으나 그중 진보당은 지난 지방선거 대비 진일보한 편이다.

* 6.3 지방선거는 투표용지 부족, 일부 투표시간 연장, 일부 개표결과 오입력 등 선관위의 무능무도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러나 이전부터 선거전 무더기휴직, 자녀특혜채용 등 부패비리가 누적되어 왔으나 처벌 이전에 제대로 통제받지 않았다.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요인은 선관위의 위원장과 구성원이 상당수 대법관, 판사 등 법조인이라는 데 묻지 않을 수 없다. 사법부 독립에 더해 선관위 독립을 침튀기며 외치더니 관례의 오만한 배가 하늘을 가릴 정도다. 오죽하면 불멸의 신성가족이라 불릴까?

1. 보수 양당의 지방의회 독과점
한 지역언론에 의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91석 중 민주당이 지역구 75석, 비례 8석 등 83석을 차지했다. 반면 진보당은 지역구 4석•비례 1석, 조국혁신당은 비례 2석, 국힘당은 비례 1석을 확보했다. 한편 일부 광역의원 선거구에 중대선거구제가 최초로 적용됐으나 4개 선거구 중 2곳은 민주당, 2곳은 진보당이 차지해 의회 다양성의 취지는 미미하다. 더군다나 민주당은 이 지역에서 이미 지역구 35명이 무득표 당선된 상태였다. 이로써 민주당 주도의 단점 의회가 되어 아무도 견제할 수 없는 구조가 된다.

2. 선거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격 문제
대구시장에 당선된 추경호 후보는 앞서 12.3내란 관련 내란중요행위종사 혐의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었다. 최종 판결이 유죄가 나든 무죄가 되든 국민의 상식으로는 이미 유죄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기소되거나 재판 중인 후보들이 선거에 종종 등장한다. 또 지방선거 후보자 중 적잖은 수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전과 기록이 있거나 이전 지방의회에서 이해충돌, 수의계약 등 사유로 징계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후보자 등록 기준이 입법 보완을 통해 엄정하게 정리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대구시장 경우처럼 경상도 지역의 유권자들이 이율배반적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재보궐선거로 길바닥에 허비되는 선거비용을 줄일 수 있다.

3. 상대다수제 방식의 단체장 선거
이번 선거에서 4선 오세훈 시장은 일부 지역의 투표용지부족•개표 논란에도 2위 정원오 후보를 48.94%(최종 49.22%)로 1% 차이(최종 1.15%)로 재당선되었다. 이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1% 패배를 연상시킨다. 이 과정에서 3위 심상정 후보와 정의당은 공공의 적인양 내몰린 적이 있다. 현 단체장 선거 방식은 선거 자체가 대표성 망각을 넘어 보수 양당만의 경쟁으로 호도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민주주의의 본질인 대표성과 다양성 획득에 실패한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 3위 정의당 권영국 후보의 득표가 무의미한 것이 아니다.

• 단체장 선출 방식 개선: 현행 상대다수제 방식으로는 사표 발생을 막지 못하며 다양한 유권자의 민의를 반영할 수 없다. 결선투표제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하면 2차 투표에서 최다득표로 당선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대표성을 강화하고 후보단일화를 제도화하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결선투표제에도 단점이 있기에 저자는 제한적 선호투표제를 제안한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후보의 선호 순위를 매기고 1선호표가 50% 이상인 자를 당선시키는 방식이다. 출마한 모든 후보를 대상으로 선호 표기를 하고 과반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차순위 선호를 반영하는 게 두드러진 특징이다. 다만 선호 표기를 2선호로 제한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4. 지방의회선거와 의회 다양성
보수 양당의 지방의회 독과점은 1995년 지방선거 이후 지속된 구태이다. 저자에 따르면, 2022년 지방선거만 하더라도 민주당과 국힘당의 의석점유율은 광역의회선거에서 99.4%, 기초의회선거에서 99.1%였다. 현행 지방의회선거의 당선인 결정방식은 지역구대표와 비례대표를 따로 뽑는 병립형 혼합선거제이다.

현행 지방의회 구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의회 다양성 강화 방안을 저자는 제안한다: 기초의회 중선거제 확대, 비례대표의석 확대, 지역정당(지방정당) 활성화,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국고보조금 배분 방식 개선, 의석 배분 봉쇄조항 삭제, 정당공천제 유지 및 연합공천 허용, 의회 사무인력 확대, 정책지원관 확대 및 운영 개선, 의회비 비중 제고 등. 그러나 교섭단체인 보수 양당이 정치개혁의 유불리에 민감하여 법제화가 쉽지 않다.

• 기초의회 중선거구제 확대: 2006년 기초의원선거부터 선거구당 2~5명을 뽑는 중선거구제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2022년 지방선거만 해도 기초의회의 선거구획정 원안이 시도에서 변경되어 2인 선거구로 선거를 치르는 경우가 적잖았다고 한다. 2026년 지방선거 서울시 지역의 기초의회선거 선거구만 봐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같다. 2~3인 선거구가 대중인 가운데 4~5인 선거구는 매우 드물다. 그래서인지 보수 양당의 무득표 당선이 늘고 있다. 공직선거법 190조에 따라 후보 등록자가 의원정수를 넘지 않으면 투표 없이 당선인을 결정한다. 2026년 지방선거 무득표 당선자는 총 513명으로 기초의회의원선거만 아니라 기초단체장선거, 광역의회의원선거, 기초비례의원선거에서도 쏟아져 나왔다.

• 비례대표의석 확대: 국회의원선거도 마찬가지지만, 현행 지방의회선거는 비례성이 낮아 소수당의 의회 진입을 막는다. 비례의석의 규모가 지역구의석의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비례성을 충분히 보장하려면 비례의석 비율이 최소 50% 이상이 되어야 한다.

• 지역정당(지방정당) 활성화: 정당법에 따르면, 수도 소재의 중앙당, 5개 이상의 시도당, 1천 명 이상의 시도당 당원수 등 정당설립 요건이 까다롭다. 또한 정당등록취소 요건이 신생정당이나 지역정당의 창당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정당등록취소 요건을 완화 또는 삭제함으로써 중앙당과의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 지방정치를 활성화할 수 있다. 민주당 강선우 공천헌금 사건은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이다.

• 국고보조금(정당보조금) 배분방식 개선: 국회의원선거도 마찬가지지만, 신생정당이나 소수당은 지방선거에 후보자를 낼 인적•물적 기반이 취약하다. 2026년 지방선거 보수 양당에 지급된 선거보조금은 497여 억원에 이른다. 이는 총액의 약 87%이며 4천여 만원인 모 정당에 비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보수 양당은 국고보조금이 당비, 기탁금, 기부금 등 다른 수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저자에 따르면, 2022년 보조금 수입은 민주당의 경우 684억 63백 만원으로 총액의 37.3%를 차지하고 당비의 2.4배쯤 된다. 국힘당의 경우 602억 87백 만원으로 총액의 34.9%를 차지하고 당비의 3배쯤 된다.

국고보조금은 경상보조금, 선거보조금, 공직후보자 여성추천보조금, 장애인추천보조금, 청년보조금 등으로 구성된다. 현행 보조금 배분방식은 교섭단체구성 여부, 의석수, 득표비율을 기준으로 한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교섭단체인 정당에 총액의 50%가 균등배분되고, 비교섭단체 중 5석 이상 20석 미만 정당에 총액의 5%, 5석 미만 정당에 총액의 2%가 지급된다. 저자의 제안대로 교섭단체에 지급되는 보조금 비율을 낮추거나 득표율에 따른 지급비율을 상향할 필요가 있다.

• 의석배분 봉쇄조항 하향 또는 폐지: 일반적으로 비례의석의 규모가 클수록 소수당의 의석점유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는 현행 혼합선거제에서도 마찬가지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광역의회선거, 기초의회선거 모두 봉쇄조항 5%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군소정당 난립을 막는 장점을 살리기보다 다양한 정치세력의 대표성과 의회 다양성을 훼손하는 쪽에 가깝다.

•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교섭단체는 의회에서 안건조정, 의사일정결정, 위원배정 등 의회 운영을 협의하는 단체이다. 보통 1개 이상의 정당 소속 의원이나, 소수당•무소속의원이 연대하여 구성할 수 있다. 이는 예산지원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국회의 교섭단체 20명 요건과 달리, 지방의회는 3~12명까지 여러 형태를 띠고 있다. 교섭단체 요건은 소수당이 의원을 배출해도 실질적인 진입 장벽이 되기 때문에 낮출 필요가 있다. 저자의 제안에 따르면, 교섭단체 구성의 상하안 요건을 마련하고 구성요건을 하향하되 지자체별 의윈정수에 비례하도록 정해야 한다.

5. 광역의원선거의 당선인 결정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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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방자치의 현주소와 개혁 과제
김종갑 지음 / 경인문화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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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양당이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석을 싹쓸이한다. 이번 선거는 이미 무득표 당선 513명을 알린 상태인데다 민주당이 거의 다 석권할 기세다. 제3정당은 양당에 통합되거나 위성정당에 가까워 보인다. 아니면 원외를 맴돌 뿐이다. 조국당은 결국 혁신보다 합종하고 연횡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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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된 것 없는 공동체 - 한국 민주주의의 불가능성에 관하여
박이대승 지음 / 오월의봄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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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밀러의 시련을 영화화한 크루서블(1996). 애비게일의 수난 뒤에 숨겨진 것은 무엇일까? 1950년대 민주주의의 사도라는 미국이 정작 자국에서는 매카시즘의 칼날을 휘두르니 무수한 피가 흐른다. 이런 나날이 1970년대까지 이어진다. 이 영화보다 더 사실적인 영화 다니엘(1983, E. L. 닥터로 원작)이 있다. 이 작품은 1953년 소련 스파이로 몰려 사형당한 로젠버그 부부 사건을 다루는데 같은 맥락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마녀사냥이 민간인학살, 시국사건, 간첩조작사건 등 여러 형태로 무수히 일어난다. 그중 민간인학살은 여순사건, 제주4.3사건, 국민보도연맹사건 등이 잘 알려져 있다. 국민보도연맹 사건은 전국적으로 벌어졌으나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은 경상도다. 그런데 그 지역은 극우보수 또는 그에 가까운 정당과 그 정치인들의 텃밭이다. 그들은 경상도 지역의 조상을 욕보인 자들과 그 시스템을 옹호한다. 그런데 그 지역은 그들을 정부와 국회, 지방의회로 꾸준히 보낸다. 심지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 중인 자를 대구시장으로 뽑겠다고 한다. 한국 민주주의의 불가능성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6.3 지방선거 307개 선거구에서 513명이 투표 없이 당선자로 결정됐다고 한다. 지도 상으로 보면 전라도와 경상도 상당수 지역, 경기 및 수도권과 제주도 일부 지역에서 그런 모습이 보인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 중 78명이 지난 지방의회에서 이해충돌, 수의계약 등 사유로 징계를 받은 바 있다고 한다. 당연하다는듯 민주당과 국힘당이 의석을 다 쓸어간다. 한국 민주주의와 선거제도의 한계가 역력하다. 참 불행한 현실이다.

이러고서야 어떻게 공정사회가 이룩되겠나? 전근대 대지주의 지배서부터 대기업 위주의 산업 구조뿐만 아니다. 정치도 대지주이자 대기업인 보수 양당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정치제도 위에 주사위를 굴리고 있다. 그동안 두 정당에 지급된 선거보조금 등 정당보조금을 쌓아놓으면 엄청난 액수가 될 것이다: 6.3지방선거 양당의 선거보조금만 497여 억원, 전체 금액의 약 87%에 달한다. 2:1 등 비례대표제 위주의 혼합선거제라면 상당한 선거비용을 길바닥에서 회수할 것이다. 이런 토양에서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야당이 성장하기 어렵다. 그나마 기대볼까 하던 조국혁신당마저 지방선거 후에는 다시 민주당과의 합당 쪽으로 갈 것같다. 한국 정치에 희망이 점점 멀어진다.

이번 지방선거만 해도 자기가 원하는 정당 또는 후보를 뽑고 싶어도 투표용지에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지방의회는 사실상 보수 양당이 독점하는 구조이며 소수당은 광역비례대표를 기대하는 정도다. 물론 국회의원 재보궐 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러니 울며 겨자먹기로 찍거나 아예 기권해야 한다. 결국 물리적으로 유리한 양당이 다 쓸어간다. 민주주의 없는 민주주의. 부익부 빈익빈. 이대로는 영원히. 왜 비례성 강화 이상의 선거제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 당장 투표 없는 선거제도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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