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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데로 임하소서 (무선) ㅣ 문학과지성사 이청준 전집 17
이청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9월
평점 :
채상병 특검법이 두 번씩이나 거부되었다. 예견된 일이지만 기적 한국, 사바나를 짓누르는 사회적 우울은 갈수록 깊어진다. 이제 남은 방법으로 이해충돌방지법 개정안(전현희 의원 등)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의 거부권을 제한해야 한다. 물론 헌법재판소까지 가야 결판날 일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임기 내내 거부권 횟수는 계속 쌓여 눈뜨고는 못 볼 것이다. 말이 법치주의지 19세기 이전으로 돌아가 영영 돌아오지 못할까 걱정된다. 그동안 경찰, 검찰, 감사원 등 사정기관 외에도 권익위, 방통위 등 정부기관들의 소름끼치는 충성에 숨막히도록 갑갑하다.
일개 사병이나 9급 공무원의 목숨은 참 보잘것없이 묻힌다. 예나 지금이나 명문학교, 고시를 통과한 신분층에게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이 평온하다. 자기는 한번도 낮은 곳에 임한 적이 없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하다. 힘들면 그냥 안 하면 된다고 한다. 그러나 권력의 높이를 타고 오를수록 여기 안요한 목사처럼 낮은 곳으로 임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진정 위정자의 자세지만 법치주의 뒤에 숨어 감추고 거짓말하고 성내고 잘못없다고 우긴다. 두번 세번 가로저으며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고 한다. 그새 법꾸라지들이 튀어나와 사바나는 온통 흙탕물로 뒤범벅이 된다.
부디 공무원이라면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될지 흥미롭다. 민주당의 혁신이 아쉬운 한편 구태의연한 형세로 진행 중이다. 다행히 영국의 노동당, 프랑스의 좌파연합이 총선 승전보를 알렸다. 미국도 영국도 프랑스도 보수당의 집권은 그 자체로 악몽이다. 독일도 지난 총선에서 사민당이 승리했다. 모두 예전만큼 압도적인 맛은 없으나 그들에게 희망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사바나를 돌아보면, 자그마치 7명, 14번이나 당했으면서 애써 보수당에게 미래를 맡기겠나? 헌법 유린, 독재, 부정부패, 민간인 학살, 인권 탄압, 민주화운동 탄압, 언론 장악 등 그들의 부정적 역사는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이 정도로 완벽하면 과학이다. 그들에게 미래를 구하는 어리석은 짓은 그만둬야 한다. 2024년 사바나를 돌아보면 앞으로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