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도 미술 - 신과 여신, 자연을 숭배하는 자들을 위한 시각 자료집
이선 도일 화이트 지음, 서경주 옮김 / 미술문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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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문화 출판사에서 독특한 책을 펴낸다 하여 텀블벅에 참여한 책.
˝신과 여신, 자연을 숭배하는 자들의 시각 자료집‘이란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은, 딱 보기만 해도 정통 기독교에서 볼 때 이단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믿음을 다룬다.

성경을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모세가 유대 종족을 이끌고 가나안 땅을 향해 갈 때, 하느님으로부터 십계명 판을 받아 들고 내려왔는데, 사람들이 황금송아지를 (그 새) 만들어서 모시는 광경을 보고 판을 던져서 깨진다. 그래서 다시 하느님의 말씀을 얻으러 간다.  그 십계명에는 나는 질투하는 신이고, 또 나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쓰여있는데, 이 말은 즉, 당시, 그리고 지금도,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십계명은 하느님이 그때 딱  10개로 정해서 준 것은 물론 아니다)

기독교가 (이 책에서는 아브라함계 종교라고 표현) 주류 종교가 될 때 각 지역의 토착 믿음을 대부분 수용해서 변화해갔고, 그 수용과정에 합류하지 않은 나머지를 우상 숭배라고 배제했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그렇게 하나로 모아지진 않았다. 그 외에도 신성과 가치, 의미를 지닌 것이 있다고 믿는 종교가 세계 도처에 있고, 기독교에서는 이들을 ‘페이건 PAGAN‘, 즉 ‘이교도‘라고 부른다. 이들도 조경과 조각, 퍼포먼스를 통해 그들이 믿는 신적인 존재와 관계를 맺으려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예술적 자산이 창조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수많은 신들이고.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이전의 선사시대에 표현된 동굴 그림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루어져, ‘이교도 미술사‘라고 할 수 있다. 전생부터 현생, 죽음 이후의 삶을 총망라해서 다루고 지역 또한 전세계. 우리나라 무당도 다루고 있고.

사람들은 왜 이토록 무언가 절대적인 힘에 의지하려고 하는지 읽다보면 계속 갸우뚱하게 된다. 물론, 과거로 갈수록 공동체에서 내쫓김은 바로 죽음을 의미했고, 공동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어떤 믿음은 절대적이긴 했다만.

암튼, 많은 자료가 실려있어서 읽는-보는 재미가 있다. 영화  속 장면도 있고 (우린 이런 류에서 주로 악마와의 접촉을 보았다.). 책의 마지막을 세상의 종말을 기다리는 보탄을 그린 그림으로 장식하여 한결 의미심장하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갑작스레 병원에 보호자로 들어가 있게 되어 남편이 챙겨왔던 책인데, 돋보기가 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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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관의 살인 1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권일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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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암흑관의살인 #아야츠지유키토  #권일영 옮김 #한스미디어 #도서관대출

총 3권으로 이루어진 어마어마한 두께의 추리소설을 읽다. 1권 470페이지, 2권 443페이지, 3권 588페이지 (저자, 옮긴이의 말 제외) 토탈 1,501페이지. 어떤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담겨있길래 이렇게  장대한 두께가 필요했을까. 결론은 필요하다임. 추리소설로만 분류하기엔 어렵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가 여름만 되면 회자되길래 궁금했는데,
처음엔 관이 시체를 담는 그 관인 줄 알았다. 물론 첫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바로 내 생각의 오류를 잡았지만. 저자의 관 시리즈물은 소설 속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 시리즈이다. 세이지가 지은 건축물마다 살인 사건이 나고, 가와미나미 다카아키와 시시야 가도미가 늘 등장한다.

‘암흑관의 살인‘은 구야모토 깊은 산 속, 연못 중앙에 자리한 우라도 가문의 성(?)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메이지시대, 크게 사업을 일군 우라도 겐요는 이탈리아에 갔다가 달리아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 그 후 그는 네 동의 건물로 이루어진 ‘암흑관‘ (외벽을 광택이 없는 검은색으로 칠한)을 지어 칩거한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첫 소설 ‘십각관의 살인‘에서 나카무라 세이지라는 건축가를 알게 된 가와미나미는 세이지가 관여한 (1958년 암흑관 대화재 후 재건에 참여)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방문하나, 2번의 큰 지진으로 탑에서 떨어져 기억을 잃는다. 이 소설은, 30여년 전의 사건과 평행이론 처럼 전개되고 독자(나)는 뭔가 이상한데 하면서 계속 읽지 않을 수가 없다. 간주곡 악장이 뜬금없이 나타나 시점의 관점이 나타나는 것도 이상하고. 모든 것은 종결 부분에서 설명이 된다. 그리고 우와 대단한데! 라는 결론을. 소설 속 나=츄야 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은 정말~

등장인물도 많고, 건축물의 구조, 건물의 배치 등이 사건 전개에 결정적이라 소설을 읽으며 계속 들쳐봐야 한다. 소설에서 언급하는 건축가들도 한번씩 검색해봐야 한다. 일본이 아니라도, 내가 모르는 외국의 어느 지방을 소재로 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제아무리 후텁지근한 여름이라도 이런 류의 책을 너무 많이 보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덮으며 생각을 바꿨다. 다른 책도 찾아봐야지. 시계관, 미로관..등등.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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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각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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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각관의살인 #아야츠지유키토 #양억관 옮김 #도서관대출 #추리소설

하도 #관시리즈 가 유명해서 읽어보다. 저자 아야츠지 유키토가 교토대 미스터리 연구회에 소속 중이던 1987년, 이 소설을 발표했다. 그러니까 관시리즈의 첫번째 소설.

등장인물들도 저자처럼 미스터리 연구회 대학생들. 아가사, 반, 엘러리, 르루, 포, 카, 올치 라는 유명 추리 소설 작가 또는 주인공들의 이름을 별명으로 부르는 이들은 처참한 살인이 벌여졌던 무인도에 1주일간 여행을 떠난다. 그 섬에는 전설적인 괴짜 건축가 나카무라 세이지가 지은 건물이 있다. 한 채는 4년 전 불탔고, 십각관이 남아있는데. 나카무라 세이지는 4년 전 사건 용의자.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고립된 섬에서 한 명씩 죽어나가는,,과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로 끝날 것인지 계속 궁금해 하며 읽었다. 육지에서는 이상한 편지를 받은 미스터리 연구회의 다른 멤버들이 4년 전 사건을 조사하고.

살인의 동기가 내가 보기엔 너무 약하긴 한데, 암튼 4년 전 사건과 지금, 그리고 1년 전 사고가 얽혀서 이래저래 추리하는 맛이 있다. 1명이 무지 수상했는데, 그 사람이 범인이 맞고, 그런데 또 다른 변수는 몰랐다.ㅎㅎㅎㅎ 과연 범인은 심판을 받을까? 열린 결말.

이어서, 암흑관의 살인 읽고 있다. 3권짜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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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5 : 교토의 정원과 다도 - 일본미의 해답을 찾아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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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5  #교토의정원과다도 
드디어 교토편 셋째 권이다. 시대로 보면 전국시대, 모모야마 시대, 에도 시대를 거쳐 근현대에 이르고, 남천사, 대덕사, 우라 센케라는 일본 다도의 종가, 왕가의 별궁인 가쓰라 이궁과 수학원 이궁을 다룬다. 다도의 전성시대인 모모야마 시대의 명찰과 에도시대에 세워진 왕실 별궁의 정원은 일본미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는 #일본미의해답을찾아서 이다.

이 책을 통해 다도의 사상인 #와비사비의미학을 좀 알게 되었다. 와비사비란 쓸쓸하고 적막한 서정과 불완전성에서 오히려 더 큰 숨겨진 가치를 찾는 개념이다. 마당을 잘 쓸고 나서 나뭇잎 한 장 떨여뜨려놓는, 너무 좌우대칭적인 완벽함보다는 언밸런스에서 찾는 미학인 것 같다. 약간 부족할 때 우리는 그 부족함을 메우는 상상을 하게 되니까.  이 무렵의 정원은 지천회유식 정원으로(연못이 핵심) 자연을 축소해서 정원에 옮겨놓은 듯 꾸민다.

저자는 이 시리즈를 통해, 일본의 역사를 함께 다루고 있다. ˝역사는 문화유산과 함께 기억할 때 구체적인 이미지를 갖는다. ....역사는 유물을 낳고, 유물은 역사를 증언하기 때문이다. (P243)˝  덕분에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이지만 무지했던 역사를 어느 정도 훑게 되어 참 좋았다. 역시나 최근에 즐겨 봤던 시대극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한 일본의 정원, 유물만 다루지 않고 우리의 것과 비교해서 설명해 주어서 비슷하면서도 확연히 다른 두 나라 민족성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을 보다가, 원령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하나 얼마나 재미있게 봤던지.

책의 마지막 부분에 ‘답사기 독자를 위한 일본의 풍토와 고대사 이야기‘를 실어서 5권의 일본 답사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볼 수 있다. 일본 학자가 이 시리즈가 ‘일본학 입문서‘역할을 할거라고 기대한다고 했는데, 나도 동의한다. 저자는 미술사가가 한 사람의 전문가로서 대중에게 봉사하는 가장 모범적인 방식이 답사라고 생각한다. (P39) 이 점 정말 감사드린다.

˝찾지 않아도 꽃이 피니 오늘은 봄날.˝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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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 출판사의 ‘하지은의낮과밤세트‘ 릴레이서평 두번째.
‘유쾌발랄 반전 연속 로맨스 추리 판타지‘라는 소개 그대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1년 전  조 마르지오 극장의 극장장 딸 세라바체에게 청혼했다가 뺨을 맞고 실연한 상태인 레일미어 경위는   별다른 사건 없이 무료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어느날, 조 마르지오 소속 작가인 대문호 오세이번 경이 죽는다. 정작 문제는 그의 사망 보다 그가 집필하던 원고가 사라진 것. 원고를 넣어두던 금고 안에는 푸른 장미가 한 송이 놓여있다.  레일미어는 막내 손튼과 낙하산으로 의심되는 머독 경위와 함께 사건에 투입된다. 물론, 짝사랑하던 여인과의 상봉, 갈등은  예상되는 바이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감정(비록 다 잊었다고 주장하지만)을 배제하기가 참 힘들다.

정말 재미있다. 비도 너무 많이 오고  꿉꿉해서 처진 (여러 사건 사고도 많고..) 기분을 업~해준다.환상 문학답게 마음껏 상상력이 발휘된다. 신촐귀몰하는 괴도도 나오고, 별명이긴 하지만 드라큘라 백작도 등장한다.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아주 로맨틱하다. 게다가 극장의 대표 배우 (어마어마하게 잘 생긴)에 몰리는 팬들을 보면, 요즘의 아이돌 사생팬을 절로 떠올리게 한다.

스토리는 사건의 해결에 있지만 (반전의 연속이다), 기저에는 사랑이 듬뿍 깔려있다. 연인의 사랑, 아버지의 사랑, 부부의 사랑...그 사랑이 어떻게 어긋나는지, 사랑이 어떤 구속으로 표현되는지 (소설 속 아버지도 딸에의 사랑을 딸이 귀족과 결혼해서 잘~~ 사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다), 어떻게 엉뚱한 사람에게 시선을 뺏겨 진실된 사랑은 외면하는지 소설을 읽다보면 독자에게는 보이는 그 명백한 감정을 등장인물들은 모르는 것이 참 안타깝다.  실제 우리도 그렇지 않은지 돌아봐야!

하지은의 낮과 밤 세트에서 낮 부문을 읽었다. 이어 읽게 될 밤 부문은 인간의 어떤 어두움을 그렸을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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