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사회 경제사 - 예술에 숨어 있는 인류의 꿈과 욕망
이미혜 지음 / 열린책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예술의사회경제사 #이미혜 #열린책들 #예술사

예술사에 대한 책은 여러 권 읽었고 (읽어도 읽어도 계속 헷갈리지만) 어느 정도 줄기는 알고 있는데, 이미혜 선생님의  ‘예술의 사회경제사‘는 독특한 시각으로 씌여진 책이다. 미술, 음악, 건축, 문학 등 여러 장르를 다 다룬다. 예술사를 다루는 책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 대중예술에 대해서도 큰 비중을 두고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예술 현상을 사회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예술을 수요하고 생산하는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이해하는 방법이다. ..예술 작품은 예술가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의 노동이 필요하고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산물이다. 사람들의 사회 경제적 관계가 달라짐에 따라서 예술이 생산되고 수용되는 방식, 예술의 형식과 내용도 달라진다.˝ p8

전근대 사회에서는 작품을 의뢰하는 후원자의 입맛대로 예술 작품이 나온다. 모차르트는 최초의 프리랜서였지만, 당시는 음악 시장이 충본히 발달해 있지 않았고 모차르트는  귀족 수요자의 시선을 맞추지 못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근대 사회에 와서, 중산층이 등장하고, 서민들이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을 때 등장한 예술은, 오랜 시간을 들여 교육을 하지 않아도 되는 즉각적인 산물이었다. 자본주의 사회가 되면서 예술은, 자본의 지배를 받는다. 대중 예술로 대표되는 음악, 영화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동시대를 살고 있어서 그냥 체감하고 있다고 여겼던 대중 음악, 영화 등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다. 유명한 헐리우드 배우들도 예전엔 노예적인 장기계약제도에 묶여있었고, 상품 가치가 있는 이미지에 묶여 있었다. 지금은 배우들에게 지불하는 게런티의 불공정등 또 다른 문제가 많지만.

예술의 발전 과정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접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고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만들고, 소비자들은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사회가 오면 좋겠지만  과연 가능할 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리스토퍼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우머 가 개봉되고,  영화를 만드는 기반이 된 책이라고 해서, 영화 보기 전에 읽어야겠다고 마침 특별판으로 저렴하게 나왔길래 구매했는데, 페이퍼백으로 1천여 페이지가 넘는다.이렇게 두꺼운 책을 이런 식으로 만들어도 될까 싶었는데, 대만족이다. 종이질도 좋고, 두께에 비해 들고 읽기도 편하고 페이지 여백이 거의 없이 꽉 채워 인쇄하긴 했지만 괜찮았다. 무엇보다도 어렵지 않고 술술 읽힌다.

원자폭탄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로버트 오펜하우머의 일생을,  그 주위 사람들 - 사이가 좋건 나쁘건 - 의 증언과  FBI 가 수집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편하게 기술하였다. 태어나서 맨하튼 프로젝트까지가 1부에서 3부, 오펜하우머의 사상을 의심하는 청문회가 4부, 그 후의 이야기가 5부로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그는 바람둥이였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은 지극했고, 로스앨러모스에서 맨하튼프로젝트를 함께 이끌어간 그로브스  장군과 정반대 성격이지만 추구하는 목표는 같았고, 열등감으로 그의 대척점에서 선 (나는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시기한 살리에르가 절로 연상되던데) 스트라우스 제독과의 악연은 흥미 진진했고, 수많은 유명한 과학자들(아인슈타인, 보어, 페르미, 텔러, 파인만~~~)이 등장하며 진술한 내용은 바로 이웃의 이야기처럼 생생하다. 아이러니하게도 FBI가 오펜하우머를 도청하고 미행하며 남긴 어마어마한 서류가 그를 보다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도와준다. 평전을 쓰기 위해 그 많은 자료를 다 살펴본 저자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제목이 정말이지 절묘하다.

인류 역사를 보면 어이없게도 전쟁을 통해 과학이,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한다. 모든 것은 양면이 있는 것.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핵 폭탄 이후, 인류는 그 성과물로 우주에 진출할 수 있었다. (우주에 진출하기 위해 지출한 그 돈으로 지구를 보다 살기 좋게 만들고 유지하는데 투자했다면 훨씬 좋았겠다만) 얼마 전  AI가 등장했는데, 이제는 대세이고. 앞으로 인류는 어떤 선택을 하고 나아갈까?  오펜하우머가 트리니티 성공 후, 정보를 오픈해서 더이상의 확산을 막자고 주장한 그 이상주의가  (결국 20년 후 핵확산금지를 위한 여러 조치가 나오긴 했다..), 그 이상의 실현여부는 아직도 미지수이다. 

암튼. 추천. 두껍다고 읽기 두려워하지 말것. 생각보다 잘 읽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튜울립 > 추천

이 소설, 정말 재밌게 읽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만한 자들의 황야 하지은의 낮과 밤
하지은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제공 #오만한자들의황야 #하지은 #장편소설 #황금가지

황금가지출판사에서 진행한 #하지은낮과밤세트 #릴레이서평단 이벤트로 총 4권의 책 중 마지막 ‘오만한 자들의 황야‘를 읽었다. 이 소설 ‘오만한 자들의 황야‘와 바로 앞에 읽은 ‘모래 선혈‘이 밤이야기에 해당한다. 그만큼, 배경도 분위기도 소재도 매우 어둡다.

서부 개척시대, 갓난아기 때  수도원에 버려진 라신은 바드레 수사와 함께 무법자들의 도시 그라노스로 선교 활동을 떠난다. 그 곳은 무법자 수사나드가 지배하는 곳. 성직자의 방문에 콧웃음치던 사람들은 그들에게 서서히 스며드는데, 최악(이자 최고)의 총잡이 베르네욜은 자신을 쫓던 테사르를 죽이고 무리를 끌고 그라노스로 온다. 베르네욜과 테사르는 서로의 가족을 몰살한 과거가 있다.

처음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무조건 죽이고 보는 , 그 행위에 어떤 일말의 머뭇거림도 없는 스토리 전개에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황당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던져진 떡밥은 표지 문구대로 ˝신과 복수, 사랑에 대한 처절하고 또 철저한 복수극˝으로 회수된다.  주인공들이 지옥 그 자체로서의 삶을 사는 이유가 하나씩 밝혀지고 -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른 죄없는 사람들을 마구 해쳐도 되는 권리를 가질 수는 없지만 - 더이상 살아가는 의미를 모르겠는 사람들의 횡보가 설명된다. 악마 같은 사람들이 알고보니 또 다른 인간적 감정을 가지고 있고. 이보다 더 참혹할 수 없다 싶은 전개는 한 사람의 희생으로 다행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해피엔딩? 죄값은 치뤄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모든게 사랑때문이었다.

하지은 작가가 펼쳐낸 무한한 상상력에 놀라다. 총, 칼에 대한 지식은 또? 모래 선혈에서는 칼싸움 장면이 정말 리얼했는데, 이 소설에서는 총싸움이 영화 장면처럼 전개된다.
하지은 작가의 낮과 밤세트는 오래 전 절판되었고, 독자들의 재출간 요구가 빗발쳤다고. 덕분에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한번 책을 펼치면 끝까지 읽어야 한다. 시간 순삭~ !

모든 사람들이 시련이 닥쳐왔을 때 계속해서 선함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강한 것 또한 아니란다./ 그렇다면 베르네욜은 약한 사람이겠군요. p48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슬픈 중국 : 대륙의 자유인들 1976-현재 슬픈 중국 3부작 3
송재윤 지음 / 까치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제공 #슬픈중국 #슬픈중국_대륙의자유인들 #송재윤 #슬픈중국3  #까치 #역사 #현대사

현재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송재윤 교수의 ˝슬픈 중국˝ 3부작 전부를 읽었다.  ‘슬픈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이 태동하여 인민민주독재를 실행하는  1948년-1964년,  문화대반란, 이른바 문혁 시기였던 1964년-1976년, 마오쩌둥 사망 이후부터 현재까지인  총 3부작으로 씌여졌다. 이 책을 통해 송재윤 교수는 중국의 현대사를 낱낱히 분석하고, 중국인들이 말하는 중국특색사회주의의 감추어진 허실을 고발한다.

1989년 톈안먼사태로 충격을 주었던 중국은 이후, 국가 주도의 경제성장으로 세계 2위 국으로 부상했다.  경제가 발전하면 민주주의가 태동한다는 이론이 중국에도 적용되는가에 대한 호기심은, 시진핑 주석이 등장하면서 중국은 다르구나하는 체념으로 바뀌었다. 또한  북한처럼 한번도 개방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개방 경제 성장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서방 세계와 접촉하고 직간접적으로 민주주의, 자본주의 사회를 접했음에도 14억 중국인들이 저렇게나 조용히 순응하며 살고 있는 것이 참으로 신기했다. 더구나, 팬데믹 사태에 정부의 강압적인 봉쇄정책에  이렇다할 반항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것도 진정 놀라웠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겉으로는 중화사상에 똘똘 뭉친 홍위병스러운 ‘애국자‘들만 있는 줄 알았던 중국에서 끝없이 의심하고 반항하고 자유를 외치고 하나뿐인 자신의 목숨을 걸고 싸우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떤 이는 탈출해서, 어떤 이는 여전히  중국 내에서 일신의 구속과 억압을 경험하면서. 슬픈중국 3권에서는 투쟁하는 중국인들을 인물 중심으로 서술하며 희망을 보여준다. 웨이징성의 벽, 후핑의 봄, 지식인의 짐, 옌자치의 빛, 리홍린의 붓, 팡리즈의 별, 우런화의 펜, 예술가의 혼, 두광의 창, 장첸판의 법, 장자의 도, 차이샤의 적, 쉬장룬의 시, 쉬유위의 눈, 티베트의 고, 수용소의 늪, 위구르의 몸, 브릿지맨의 방..열거한 소제목만 봐도, 저자가 무엇을 알려주는지 알 수 있다.

중국민은 타국 사람들과 다른, 특이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들도 인간으로 누려야 할 권리를 알고 주장할 줄 알았다.  상상을 불허하는 디지털 독재 시대에도 중국청년들은 백지를 들고 ‘모여서‘ 시위하고, 옛날 홍위병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노인들도 나와서 자신들의 요구를 소리 높여 외쳤다. 철저한 통제 속에서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중국 사회에 퍼뜨리고, 바깥 세계에 알려왔다.

2035년경에 (왜 이 때일까?^^) 중국이 어떤 모습일지  정말 궁금해진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듯 개방된 민주주의 체제로 갈까? 아님 여전히 설명할 수 없는 중국만의 특이한 체제를 유지하고 있을까? 시진핑의 집권은 지속되고 있을까?  동아시아 근접국으로서 우리나라는 또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이런저런 궁리로 일개 소시민인 내 머리속도 복잡해진다. 단편적인 뉴스로 접해온 중국을 보다 넓고 깊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추천. 3권 다 읽으세요!

검은 밤은 내게 한 쌍의 검은 눈을 주었네,
그러나 나는 그것으로 밝은 빛을 찾아다니네.
--
슬픈 중국 1, 2권은 구매해서 읽었고, 3권은 출판사로부터 선물 받아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