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1900년
존 루카스 지음, 김지영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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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빈과 함께 기억되는 부다페스트의 1900년 당시의 모습을 그린 역사서. 역사적 사실을 건조하게(?) 관조하면서 동시에 당시 부다페스트의 풍경이 빵 굽는 냄새, 창가에 놓여진 화분의 아름다운 꽃들의 향기와 함께 눈 앞에 펼쳐진다. 특히 1장( 색채, 말씨, 소리)을 읽다보면 내가 지금 무엇을(어떤 장르의 책을) 읽고 있는가 갸우뚱할 정도.
˝봄이면 이 도시는 페스트 쪽 강변을 산책하는 부인들의 향내와 제비꽃 냄새로 가득 찬다. 가을에는 부다 쪽이 이런 분위기다. 왕궁 벽 산책로에 떨어지는 밤송이 소리, 약간은 쓸쓸한 적막 소게 저쪽 간이 판매점에서 조각처럼 바람에 실려오는 군악대의 음악, 가을과 부다는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p55)
˝부다페스트의 가을을 짧았다. 어쨋든 가을의 아름다움은 너무나 빨리 성숙해버리는 여인처럼 또는 헝가리 남성의 우울처럼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다......깊고 진한 헝가리 산문은 점잔빼며 성가를 읊조리는 듯한 바이올린보다는 첼로라고 하는 편이 더 맞았다.˝(p58)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제국에서 수도 빈과 함께 제2의 수도로 자리매김하던 부다페스트. 세계도시로 부상하려고 발버둥치며 동시에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하려던 그 곳 부다페스트에 살던 사람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던 문화(문명)에 대한 분석은 결과적으로 피해가지 못한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에서 신음하게되는 헝가리인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연결된다. 필연적으로 헝가리 역사 공부도 하게 된다. 엉뚱하게도 이 책을 읽다보니 로베르트무질의 ‘특성없는 남자‘가 새롭게 이해되었다. 이 책 먼저 읽고 그 소설을 읽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다시 읽을 순 없다..ㅋ)

책의 앞부분에 실린 당시 부다페스트의 사진들.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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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푸른숲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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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의발자크평전 #슈테판츠바이크 #안인희 옮김 #푸른숲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HonoredeBalzac
#오노레드발자크 의 #미지의걸작 을 읽고, 발자크의 천재성에 반해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이 책. 너무너무 재미있다. 많은 사람들이 발자크를 언급할 때 항상 츠바이크를 말하던데, 그 이유를 알았다.  비록 츠바이크가 스스로의 삶을 마감할 때, 이 평전을 완벽하게 완성하지 못했지만 글자 그대로 완벽하다. 친구 리하르트 프리덴탈은 그저 정리만 해서 출판했다고. 물론 정리도 쉽지는 않았겠지만.

발자크의 생애가 워낙 드라마틱해서 자료도 워낙 많고, 츠바이크가 그 많은 자료를 다 모으고 다 읽고 정리해 놓은 과정이 놀랍고 또 놀랍다. 발자크의 생애를 연대순으로 정리한 것 같으면서도 주제별로 나뉘어져있어서 (발자크의 생애 자체가 변화무쌍해서 그런지) 읽기 편하고 무엇보다도 너무나 재미있다.

신은 역시 공평한 것이,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주지 않는다. 천재 발자크는 문학에 몰입할 때 그에 상응하는 결과물이 나왔고, 그 천재적인 머리로 돈을 벌려고 할 때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결과는 안 좋았다. 아니, 시대를 너무 앞서갔다고 할까. 그렇게나 속물적인 사람이 그렇게나 대단한 작품을 그 짧은 생애 동안 100여권 써 낼 수 있다니. 얼마나 에너제틱하고 창의적인지. 모차르트가 작곡할 때 그저 머리에서 들리는 곡을 악보로 옮긴 것이라던 말이 바로 발자크에게도 통한다.  발자크의 천박하고 낭비적인 취향은 고스란히 그의 작품 속에서 살아난다. 소설 속에서 묘사된 인테리어는 상상이 아니고, 자신의 방을 묘사한 것이었다! 그가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은 그대로 우리 인간의 모습 그대로를 묘사한 것이다.

계속 키득대며 읽었다. 불쌍한 발자크.
발자크를 알고 싶으면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을 읽으라. 무조건.

자기 앞에 놓인 거의 30년 세월 동안 그는 단 한 해도, 한 달도, 한 주도, 단 하루도 게으름을 부려서는 안된다. ..쾌락이나 안락을 위한 여지는 없다. .. 발자크는 그러한 작업이 요구하는 체념이라는 대가를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두뇌, 잠, 힘, 전생명을 바쳐야 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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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튜울립 > 서양학문의 토대를 놓은 아버지

클래식클라우드 시리즈는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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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튜울립 > 책의 책

다시 꺼내봐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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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팀 오브라이언 지음, 이승학 옮김 / 섬과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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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가지고다닌것들 #팀오브라이언 #이승학 옮김 #섬과달 #소설 #서평 #북리뷰 #독서기록

6월 중순 코엑스에서 열린  #2023년서울국제도서전 에 갔을 때 특이한 기획의 부스를 발견했다. #생일책 을 주제로 하는 #읽을마음 부스.
내 생일인 10월 1일 선반에  이 책, 팀 오브라이언의 장편 소설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이 꽂혀있었다. 저자의 생일이 나와 같은. 딱 한 권 남아서 신나하며 구매해왔고, 흠, 생일날 읽으려고 했지만 이제서야 읽었다.

소설이라고 하지만,,과연 소설일까? 저자 팀 오브라이언이 베트남 전쟁에 소집되어 알파 부대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경험한 것, 그때 알게 된 사람들, 당시의 참혹한 상황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수십 년이 흐른 후 여전히 겪고 있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저자뿐 아니라 다른 이들도)를 이야기한다. 저자를 유명하게 한 ‘카차토를 쫓아서‘는 베트남 전쟁 상황을 묘사한 것이라고 하는데,  등장인물들은 가명으로 표현되어있지만 그 소설을 읽은 사람은, 아는 사람은, 누군지 알았다고 한다. 이 책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에는 본명으로 등장한다. 즉, 책 표지에 나오는 이름들은 저자를 비롯해서 실제했던 그의 전우들이다. 다만 저자는 이 책이 소설인 이유가,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각색해서라고 한다. 그렇지만, 이 소설은 읽다보면 바로 그 현장에 있는 느낌이다. 예전에 보았던 영화 장면이 바로 눈 앞에 펼쳐진다. 그리고...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 영화를 많이 보았다. ‘지옥의 묵시록‘, ‘플래툰‘, ‘7월 4일생‘, ‘님은 먼 곳에‘, ‘알 포인트‘, ‘디어 헌터‘, ‘킬링 필드‘, ‘람보‘..문득 떠오르는 것만도 계속 이어진다. 옮긴이가 언급한 영화 ‘샌프란시스코에서 하룻밤‘도 보았다. 영화 끝부분에 주인공이 걸어갈 때 누군가 살인자라고 야유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도 그 장면이 떠오른다. 과연 그들은 -참전군인들- 살인자일까? 왜? 나라가 불렀고, 나라의 명에 따랐는데. 베트남 전쟁이 명분을 잃은 전쟁이라서 그럴까? 그렇다면 명분이 있는 전쟁에 참전한 사람들은 명분이 있기 때문에 자랑스럽고,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아무렇지 않을까? 지구 상에 전쟁이 없는 날은 하루도 없다는 말이 있듯, 인류의 본성은 평화는 아닌 것 같다. 지금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이고, 중국-대만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고 (그곳이 터지면 우리도...?). 왜 인류는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지. 전쟁을 통해 인구수를 조절하려는 자연의 섭리인가?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아홉 권의 책을 냈다고 한다), 자신의 기억을 글로 옮기며, 다시 말해 ‘이야기‘하며, 자신의 마음을 달랜다.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스러져간 전우들을 기억하고 (전우들뿐 아니라 베트남 인들도), 그들의 청춘을, 그들의 사라져간 꿈을 기억한다. 그와 함께 전우들은 영원히 살며, 우리에게 질문한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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