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의 목소리 - 미래의 연대기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김은혜 옮김 / 새잎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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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는 '회복하는 인간'이라고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과연 체르노빌레츠는 회복하는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전쟁에서도 회복하고, 장애에서도 회복하는 인간을 보여주었는데 핵발전소사고에서는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그들은 이유도 모른 채 죽었고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받고 죽어가는 모습을 봐야 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겪은 고통의 실상을 보지 못해 더 고통을 겪었다.

 

세월호의 목소리를 담은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으며 함께 눈물을 흘렸는데

그 눈물마저 마르게 하는 책이 여기 있다.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소리들이 지금도 있다.,

그런데 인류에게 닥친 일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갈 수 있을런지.

이 책을 읽어도 알 수가 없다.

단지 듣고 듣고 들을 뿐이다.

그게 무슨 힘이 있을까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그 기록을 남기려고 애쓰는 사림들이 있어

나도 지금 그 목소리를 듣고 있다.

그 소리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 한 어떤 희망이 있을까?

자신이 없지만 그런 희망을 붙드는 이들이 있어서

세상을 정화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한 여자 아이가 1986년 가을에 학교에서 단체로 비트와 당근을 뽑으러 밭에 간 이야기를 해줬다.

가는 데마다 죽은 쥐가 보였고, 아이들은 웃으면서 그에 대해 논헸다. "쥐, 바퀴벌레, 지렁이가 다 즉으면 토끼, 늑대가 죽지. 그 뒤에는 우리가 죽을 거야. 사람이 제일 끝에 죽을 거야."

그 뒤에는 동물과 새가 없는 세상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쥐가 없는 세상. 한 동안은 사람만 살 거야. 하무도 없이 사람만. 파리도 안 날아다닐 거야." 이 아이들은 열두 살, 열세 살이었다, 그 아이들이 그런 미래를 그렸다. (214P)

 

체르노빌 아이들은 그렇게 미래를 그렸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떤가? 테러가 일어나 사람들이 죽고,

그 테러를 벌하기 위해 악이라고 규정한다,

문명이 악일까. 체르노빌을 만든 인간의 문명과 기술이 인간을 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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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 ‘왜’라고 묻고 ‘느낌’이 쓰게 하라
은유 지음 / 메멘토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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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란  또 다른 생각(글)을 불러오는 대화와 소통수단이어야 한다. 울림이 없는 글은 누군가에게 가닿지 못한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있어야 좋은 글이다.  (129p)

 

대화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고?   그런 글도 있고 담아두지 못해 넘쳐나는 글도 있고 배설하는 글도 있다. 너무 많은 글들에는 욕망이 넘실거린다, 나를 읽으라고, 나를 보아달라고, 그런 글들도 필요할까? 하는 의문이 드는 글이 널려 있다.

그런 세상에서 작가는 '왜'라고 묻고 '느낌'이 쓰게 하라고 말한다.

왜라는 질문이 사유를 풍부하게 하고 자기만의 느낌이 글을 생생하게 하는 것이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하고 싶은 말을 담아 두지 못하고 보내려고 하는가?

담아두면 썩어버릴 그것이 아까워 내보내는 것이다.  내보낸 것들은 어딘가로 흘러갈 것이다.

흘러가는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가벼움이 좋다.

 

'글쓰기의 최전선'은  절박한 제목이다,

 삶의 현장에 가까운 글을 쓰려는 작가의 다짐이리라. 그런 다짐들이 묻어나는 글을 읽으면서 읽고 쓸 수 있는 시간을 내 줄 수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괜찮지.

그저 읽고 쓸 시간도 없이 살아야 하는 이들도 많다.

그이들에게 미안한 나는 내색하지 않고 드러내지 않고 안 그런 척하며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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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이 살고 있나요? - 호스피스에서 보낸 1년의 기록, 영화 [목숨]이 던지는 삶의 질문들
이창재 지음 / 수오서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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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성철 스님께 어떤 제자가 여쭈었다.

"어떤 삶이 제대로 된 삶입니까?"

스님은 복혜쌍수로 대답했다.

수레는 복과 지혜라는 두 개의 바퀴로 가야 한다는 의미다. 사랑과 자비를 베풀며 복을 쌓는 실천적인 삶,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며 진리를 추구하는 수행을 함께 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오직 수행과 사랑, 이 두가지 목적이 함께할 때라야 영적 성장이라는 수레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262P)

 

 

후회없이 살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이 글의 저자는 1년간 호스피스 병동에서 환자들과 함께 지내며 생의 마지막 시간을 관찰하고 있다. 그가 바라본 삶과 죽음은 다큐멘터리로 남았지만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가 해야 한다.

그 답을 하는 과정이 삶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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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시골편지 - 자연과 인문예술의 만남이 그려낸 맑고 깊은 삶의 풍경들
이호신 글.그림 / 뜨란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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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은 '그리움의 손짓'이라고 하지요. 그러니 자연과 유정 무정의 생명체를 정성껏 들여다보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은 그 대상에 내재하는 본질을, 우리에게 손짓하는 간절한 그리움을 불러내어  마주하는 일과 같습니다. (160p)

 

화가는 그리움을 불러내어 마주하고 있다. 그 그리움을 따라가다 보면 나 자신의 그리움을 만난다.

 

온갖 풍상 이겨내고 스스로를 비워낸 현자의 모습으로 의연히 서 있는 600살 감나무. 올해도 쪽빛 하늘에 수백 개의 주홍 등불로 알알이 수놓고 마을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동굴 같은 밑동 안에 하얀 여뀌꽃을 피워 올렸습니다. 한없이 자비로운 감나우의 영혼이 느껴집니다. 상생의 극치입니다. 그리하여 저는 오늘도 600살 감나무를 친견합니다. 상처 속에 피어난 꽃을 통해 세상에 전하는 그 무언의 말씀에 귀 기울입니다. (184P)

 

그 말씀에 귀 기울이며 그림을 그리는 화가. 그 그림을 보며 나는 또 어떤 말씀을 들어야 할까?

귀 기울여 그림을 본다.

 

거룩하고 엄숙한 대자연의 숨결이 가을 교향곡을 연주합니다. 아름다운 선율을 통해 무언의 가르침을 전합니다. 꽃이 져야 열매를 맺고, 낙엽은 결국 뿌리로 돌아갑니다. 자연이 가르쳐주는 무심의 얼굴을 화첩에 옮깁니다. 풀벌레소리 들으며 그리운 이들에게  띄우는 낙엽편지입니다.(189P)

 

화가가 보낸 편지를 읽는다. 무심의 얼굴을 다시 본다. 무언의 가르침을 제대로 읽고 있을까? 다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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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티스트가 있다 - 세상의 안부를 묻는 거장 8인과의 대화
안희경 지음 / 아트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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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받아내어 해방시켜주는 치유사 |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그 자리에서 목격한 것은 고역스러운 인내심 테스트가 아니었다. 장엄한 소통이었다. 가장 단순하게 절제된 행동 속에서 개인 대 개인이라는 거대한 두 우주가 마주하여 폭발하는 모습을 보았다. 겹겹이 둘어싸인 관객도 함께 감동하며 소통을 이루었다. (21p)

 

시간의 흔적을 기록하는 작가 |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볼탕스키가 내미는 과거의 사진, 옷 등에서 자극을 받아 우리 안에 있는 과거의 그 존재를 잠시나마 붙들고 토닥여준 후 떠나보낸다면..... 앙금이 조금은 녹지 않을까 싶다. 그가 말한, 부재를 통해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과거에 휘둘리지 않고 현재를 살게 하는 치유의 과정으로 받아들여진다. 세상 어느 예술작픔 가운데 치유 아닌 것이 있을까만은, 그 표현의 심도는 작가가 닿은 영혼의 깊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볼탕스키의 작업에는 차가운 빙하를 뚫고 심해라는 본래 흐르던 그 성품에 다다르게 하는 통찰이 있다. (83p)

 

 

3. 발랄한 상상이 던지는 따끔한 진실
매일매일을 수집하는 수집가 | 아네트 메사제

4. 급진적 메시지를 드로잉에 싣다
세상을 치유하고자 하는 예술가 | 윌리엄 켄트리지

5. 떠나기 위해 머물다
여전히 해방운동 중인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 키키 스미스

6. 바람으로 섞이고 땅으로 이어지다
흔들어 깨워 연결시키는 예술가 | 강익중

7. 깊게 바라본 일상의 이면
사진으로 현대미술의 장을 넓힌 시네마토그래퍼 | 제프 월

8. 17세기 베르사유 궁전에 21세기 평등 꽃이 피다
충돌을 꾀하는 예술 기업 CEO | 무라카미 다카시

나가며 | 나를 발견하는 성찰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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