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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사유의 시선 - 우리가 꿈꾸는 시대를 위한 철학의 힘
최진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압축성장은 효율면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빨리 빨리’라는 몸놀림 속에 사고의 유연성이나 깊이는 무시되어 버리곤 한다.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의 참화를 겪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민주주의나 자본주의의 숙성과정이 생략된 채, 보릿고개라는 아픈 기억을 몰아내기 위해 한 방향으로 맹목적인 진격만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이런 성장 속에서 더욱 도드라진 그늘은 이제 더 이상 한계에 도달했음을 직감하곤 한다.
독재와 친일매판자본의 기형적 성장 속에서 또아리 틀고 있던 부끄러운 자화상은 박근혜라는 친일 독재자의 자손을 통해 ‘끝판왕’이 어떻게 국가를 망쳐버리게 되는지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제대로 된 민주주의도 재벌의 폐해속에서 똑바로 작동하는 경제체제도 키워내지 못한 것이다. 이는 생각이 부족했기 때문은 아닐까? 천민자본주의 속에서 돈이 제일이라는 시각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진 요즘은 철학의 부재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탁월한 사유의 시선>은 압축성장 속에서 지극히 보통수준의 생각은 잘 해왔던 우리들이 ‘높은 수준의 생각’은 예전에 했었어야지만 아직도 이에 불편한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저자가 2015년 건명원에서 수행한 철학 강좌를 묶어 책으로 펴낸 것이다.
다양하고 번뜩이는 재치가 묻어나는 생각이 거세되어버린 우리, 그저 옛것을 따라 읽는(모방하는) 것이 최고인줄 알았던 훈고에 갇힌 삶을 벗어나고 좀 더 철학적인 높이에서 지적 사고의 과정을 경험해야 하지 않을까? 다시 말해 배우는 철학(훈고)이 아니라 ‘생각하는’ 철학이 필요한 시대일 것이다.
저자는 진정한 철학을 표현하면서 기존의 것을 버리는 부정(否定),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시대의 흐름을 이끄는 선도(先導), 홀로 서는 독립(獨立), 참된 나를 찾는 진인(眞人)이라는 4가지 단계를 거론하고 있다. 이러한 단계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라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삶이란 어떤 것인지 물어볼 수 있는 생각의 과정, 철학은 바로 이런 과정의 결과물이다.
생각의 높이는 시선을, 시선의 높이는 활동을, 활동의 높이는 삶의 수준을 격상시키는데, 이러한 사고의 과정이 결국 국가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부의 총합을 놓고 선진국 문턱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이젠 생각을, 사유를, 철학하는 힘을 통해 진정한 통찰의 선진국으로 올라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을 통해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