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바튼 호수의 기적

미바튼 호수의 기적 - 새와 파리, 물고기, 그리고 사람들 이야기
운누르 외쿨스도티르 지음, 서경홍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6월

여름철이면 따글따끌한 모기떼가 너무 싫다. 모기가 생기는 이유가 뭘까? 온갖 병균을 옮긴다는데 모기에 늘 치를 떨었다. 모기유충이 필요한 이유는 알고있다. 모기유충도 그들만의 세상과 삶이 있고 그들의 천적인 오리의 밥이 된다. 자연의 생태계에서 치열한 생존싸움이 일어난다. 그 위에는 먹이사슬의 대왕인 사람이 자리잡고 있다. 미바튼이 지금의 모습을 하기까지는 거대한 화산 폭발이 일어났다. 두 동네를 집어 삼킬만큼 거대한 화산 폭발로 인해 주변에 살던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쓰렝슬라보르기르의 폭발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었는지는 아직도 확실하지 않다. 다만 그로 인한 결과가 묵시록적이었다고만 추측할 뿐이다.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새까만 용암, 기괴한 형상으로 굳어진 슬래그가 보인다. 미바튼의 모든 생명체는 죽었고 새들마저도 이곳을 떠났다. 영양분이 충분한 물에서 살던 모기떼는 물가에 알을 낳았고 그것은 풀의 성장을 촉진했다. 재빠른 송어와 요란스러운 오리들은 이곳의 자연환경을 만드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23쪽)

저자는 새 헤아리기 작업에 동참하여 여러곳을 다녔다고 한다. 조류학자는 새를 세기전에 그 지역을 어느 정도 관찰한다. 미바튼에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새는 댕기흰죽지오리이고 홍머리오리는 봄에 나는 모습을 통해 활짝 펼쳐진 날개로 나이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세다 보면 헷갈리지 않을까? 여름은 늘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 5월 말, 6월 초라 아직 모기가 깨어나기 전이다. 다양한 오리들을 수채화 그림으로 만날 수 있었는데 댕기흰죽지오리의 뒷모습때문에 웃음이 난다. 뒷모습이 살짝 꼬리머리 같은 느낌이 있어서 댕기흰죽지오리인가 보다.

하천 주변에서 새를 종종 보곤한다. 몇십년이 지나버린 것 같다. 이제는 하천 주변에 혼자서 고고하게 다니는 학처럼 보이는(정확히 무슨새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멸종되었다고 한다.) 녀석들을 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

미바튼은 자연의 변화에 따라서 다양한 오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볼 수 있다. 깔따구가 단체로 몰려다니는 풍경을 미바튼에서는 여기와 다른지 저자는 무척이나 신기해한다고 한다. 깔따구가 싫은데 말이다. 자연에 그 무엇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먹파리는 사람에게는 해를 끼치지만 다른 동물들에겐 아주 맛있는 먹잇감이다. 먹파리는 사람들을 귀찮게 따라다니지만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의 중요한 영양공급원이다. 그런 먹파리를 다른 동물들이 맛있게 먹는다. 우리도 한가지쯤은 자연스럽게 자연친화적으로 살 필요가 있다. 이 역시 미바튼의 주민들은 풍성하고 다양한 삶의 공간의 기본질서를 잘 알고 있다.(132쪽) 

<이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진짜 싸울 수 있는 거북선

진짜 싸울 수 있는 거북선 - 디자이너 한호림의
한호림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9년 5월

'진짜 싸울 수 있는 거북선' 설계 도면은 조선 시대 남자 평균 키인 161cm를 토대로 모두 상상력과 과학을 바탕으로 실제 비례에 맞춰 제작한 것이다. 거북선은 임진왜란 이후에도 계속 건조되었지만 한 척도 보존하지 못했다. 지금 전국에 있는 거북선은 자료를 바탕으로 복원시켜 놓은 것이라 안타까움이 크다. 거북선은 평저선이고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노를 저었는지를 보여준다. 앉아서 노를 저었는데 천장까지 높이가 95cm라고 한다. 그 높이는 보통 자동차를 탔을때 높이라 불편함은 없다고 한다.

 <진짜 싸울수 있는 거북선 / 디자인 하우스 / 24-25쪽 >

생생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저자가 노 젖는 수군으로써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것이 좀 부담스러웠다. 저자도 나름 그때를 재현하기 위해서 민망함을 버렸을 것이다.

거북선은 귱륭 형대의 장갑으로 지붕을 덮고 거기에 날카로운 철침을 꽂아놔 적의 공격으로부터 방어선 역할을 했다. 쌍엽미부분은 지붕이 덮여있지 않았지만 방적망(그물밧줄)을 쳐서 적이 섣불리 넘어오지 못하게 하고 불화살을 날리는 곳이였다고 한다. 포의 설치와 원리에 대해서도 자세히 볼 수 있다. 포가를 디자인할 때 고려한 요소들도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요즘 해군함대에 대한 비교설명도 있어 거북선이 얼마나 뛰어난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포는 발포시에 엄청난 반작용으로 단박에 궤짝이 부서지기 때문에 그걸 제어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돛대를 어떻게 설치하고 궁륭공사는 어떻게 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궁륭이라는 뜻은 '궁'은 '하늘같이'란 듯이고 '륭'은 '둥글게 생긴'이란 뜻이야. (46쪽) 그안에서 먹고 자는 것은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때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보여준다. 누울공간만 있다면 쓰러져서 잠이 들었을 것이다. 거북선 안의 환경은 너무 열악했지만 부상자 발생에 대비한 한 사람이 누울 정도의 임시공간도 마련되었다. 보수실은 선저에 마련해서 거북선은 최소한의 공간으로 최대한의 역할을 해내었다.

책속에서는 거북선을 만들어보고 시험 항해도 해본다. 거북선이 어떤 원리로 항해를 했고 돛의 공기역학에 대해서 살펴 볼 수 있다.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서 저자의 말처럼 더욱더 많은 호기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거북선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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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 문방구

무인양품 문방구
GB 편집부 지음, 박제이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공부를 시작하기전에 준비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노트와 필기구세트다.

디자인 한 듯 안 한듯, 무심한 듯 하며 신경 쓴 느낌이 드는 제품이다. 사람의 마음처럼 문구제품은 그때그때마다 선호하는 제품이 다를수 있다. 때로는 아기자기 귀여운 캐릭터 제품이 좋을때가 있고 무인양품 문방구처럼 군더더기 없이 실용적인 느낌의 문구가 좋을때가 있다.

재생지 노트ㆍ먼슬리가 태어난 계기는 그저 재생용지는 아니였다. 스케쥴러는 해가 지나가면 가격이 떨어진다. 원래 제 가격 주고 구매했는데 해가 바뀌자 냉큼 가격대가 내려가는 스케쥴러를 보면 소비자도 살짝 화가날때가 있다. 초반의 거창한 계획을 세우다 금세 흐지부지 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해를 기다려 저렴한 다이어리를 구매하기도 한다. 원래 한달전에 구매해서 계획 짜고 준비를 하는 만큼 시간이 판매가격과 직결될 수 밖에 없는걸 알면서도. 이 스케쥴러는 날짜가 인쇄되어 있지 않아 반품걱정할 필요도 없고 필요할때 언제나 구매할 수 있다. 무인양품 문방구의 제품들은 은근 우리 생활에 많이 들어와 있다. 북마크 씰 5색 세트 상품을 보고는(집에도 있는 제품인데) 재미있었다. 보통은 양장본책에나 있을 북마크 씰이다. 노트나 연습장이나 다이어리에 붙여서 쓸 수 있다고 하니, 그동안 노트를 쓰다가 쓴 부분에 볼펜이나 지우개 등 다른것을 끼워놓곤 했다. 북마크는 아닐지라도 쓰고 있는 장을 표시할 만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이런것도 파는구나 싶다가 필요를 생각해보니 참신한 아이디어다.

왼손잡이도 사용하기 편리한 카터칼이다. 실용적인 카터칼이다. 미니 카터칼도 있는데 하나 들여와야 겠다. 모든 제품은 오른손잡이에 맞추어져있다. 왼손잡이가 사용하기엔 불편한 점이 많다. 왼손잡이 제품을 사기 위해서는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 예전에는 줄 노트가 편한데 때론 불편하기도 하고 무지 노트가 끄적거리기에 편하다. 무언가 생각을 자유롭게 그리기에는 줄 노트보다는 무지노트다. 용도마다 다르겠지만 줄이 있어서 편하기도 하고 있어서 불편하기도 하다. 그때마다 자신이 원하는 제품으로 갈아타면 된다. 재생지 주간시 4컷 노트미니를 보면 책속에서처럼 4칸짜리 만화를 그리기에도 재미있겠다. 요리 레시피를 적어도 좋고 뭔가 다른 생각이 떠오를 것 같다. 필요에 의해서 구매하는 노트지만 새로운 것이 좋아 선택한 노트가 또 다른 재미를 가져다 줄지 모른다. 문방구는 즐거움의 장소이자 즐겨쓰던 제품을 만나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 이 제품의 탄생 배경에 대해 살펴볼 수 있어 좀 더 아끼며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재생지로써 자연을 생각하며 실용적인 제품이라서 더 마음에 든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헤이,보이

헤이, 보이 ㅣ I LOVE 그림책
벤자민 스트라우스 지음, 제니퍼 펠런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7월

몇 해 전에 거리에서 떠돌고 있는 개를 보았다. 딱봐도 그 녀석은 주인한테 버림받았다. 우리를 쳐다보는 그녀석의 눈빛은 참 딱했다.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는 그녀석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 녀석은 우리의 그런 눈빛을 느꼈는지 조심스레 따라왔다. 위험하게 도로를 뛰어들기도 했는데 가슴이 철렁했다. 

개를 키운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하는 생각을 한다. 키울때는 끝까지 함께 할꺼라고 보이는 사람중에 개를 버리는 사람이 은근이 많다는 점에서 놀랐다. 이 책속에서 등장하는 보이도 주인에게 버림당하고 거리를 떠돌고 있다. 소년과 보이는 만났다. 아이가 이 책을 보았다면 개가 검정털이냐고 물었을 것도 같다. 집에 함께 가자며 말하는 소년을 보며 보이는 기뻤을까, 아니면 그 순간뿐이라는 생각을 했을까. 보이는 여전히 한결같았다. 개는 사람이 버리기전에는 배신하지 않고 오로지 사랑해주는 사람만 바라본다. 한눈 팔지도 않는다. 소년은 다치고 보이와 헤어지게 된다. 보이는 보호소에 들어가고 그 시간동안 소년은 얼른 어른이 되지 못했다. 보고싶은 마음에 소년은 보이를 만나러 갔지만 그곳에 보이는 없었다. 갇혀있는 개들의 뒷 모습을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처량한 마음이 들었다.

< 헤이, 보이 / 벤자민 스트라우스 지음 / 제니퍼 펠런 그림 / 보물창고 >

보이를 데려간 곳에서 편지가 왔다. 인연이 끊긴 줄 알았는데 소년은 보이를 다시 만나고 둘이는 신나게 놀았다. 맘껏 뛰어 놀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모른다. 보이는 섭섭할 수도 있었으나 그러지 않았다.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행복해 보였다. 짱구가 흰둥이를 데려오지 않았다면 흰둥이는 누구의 집으로 가서 누구와 살았을까. 아니면 보호소로 갔을까. 짱구네 집에가서 돌봄을 받는것보다 짱구를 돌봐주는 그런 흰둥이가 되었다. 보이는 친구를 기다리며 시간이 점점 빨리갔을 것이다. 보이의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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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을 가진 젊은이들의 이야기

나는 존재가 공기
나카타 에이이치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9년 6월

초능력을 가진 젊은이들의 여러편의 단편이 담겨져있다. 첫번째 주인공이 가진 초능력은 점퍼였다. 영화에서 점퍼는 벽을 깨부수고 등장하기도 하는데 제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 소년점퍼는 얼굴이 심하게 못생겨서 여동생조차 '밥맛 떨어져'라는 말을 자주한다. 부모였거나 그 소년이였다면 여동생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타고난 얼굴을 어쩌라고. 학교에 다니길 거부하고 집안에 틀어 박혀있다. 얼굴 못생겼다고 친구들이 괴롭혀서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런일이 일본에서는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인가 보다. 소년의 점퍼는 가본곳만 갈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게 된 선배의 남친 뒷조사에 그 능력을 이용하게 되어 한편으로는 서글픈 생각도 들었지만 소년점퍼는 또 다른 꿈을 꾸게 된다. 불량한 친구들이 못살게 괴롭혀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난관을 극복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싶다.

<나는 존재가 공기>라는 두번째 단편의 제목처럼 이 책속의 주인공은 그런 느낌이 들게 한다. 평범해서 어디에 있어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때론 그런 이유로 놀림감이 되기도 하고 스스로 자신이 못났다 생각한다. 살면서 보이지 않는 공기의 중요성을 미세먼지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자신의 존재감을 지우는 초능력을 가진 소녀가 있다. 아버지의 폭력때문에 집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지우는 연습을 하다보니 그런 능력을 갖게 되었다. 그녀는 스스로 자신이 존재감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고 그저 있으나 마나한 존재라고. 자신에게 존재감을 지우는 초능력이 있었기에 그런것이지 그 누구도 공기처럼 가벼울수도, 있어도 없는 존재감인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싶다.

<파이어 스타터 유카와> 씨 이야기는 한편의 영화처럼 재미있었다. 유카와 씨가 가진 불을 붙이는 능력때문에 주인공 남자가 죽을뻔 하기도 했지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꺼라는 생각도 들었다. 유카와씨는 기침을 하거나 하면 자신도 모르게 미세한 발화가 일어나 장판에 구멍이 나있다. 허름하지만 빌라를 관리하며 살아가는 남주인지라 유카와씨의 그런 능력때문에 불이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 했다. 그녀는 무척 선해보였고 자신의 능력을 사람들이 필요한 곳에 써주었다. 빌라가 허름하여 난방이 잘 되지 않자, 따스하게 해주었고 물을 뎁히거나 음식을 요리하는 등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고 있었다. 왼팔이 없는 남자의 등장으로 인하여 유카와씨의 전직에 대해서 알게 되고 놀랐다. 가끔 자연발화라던지 그런일들을 서프라이즈에서 보았다. 발화지점이 없는데 사람의 몸만 탔다거나, 주변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가끔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어딘가에 초능력자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처럼, 초능력을 가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다. 누군가가 알게되면 <사이킥 인생>이라는 단편처럼 제거해야 될 지 모른다. 사람들은 자신과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을 극도로 무서워하거나, 그 반대로 제거 대상으로 생각하거나, 또는 그 능력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을 얻으려 할지도 모른다. 다행인것은 자신의 초능력이 들통나도 괜찮은 경우도 있었다. 배우자 후보이거나 배우자가 될 사람이다. 책 속 여고생네 가족은 초능력자들로 보이지 않는 손을 가지고 있다. 교실 한개정도의 공간에서 보이지 않게 손을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원피스에 나오는 루피 친구같다. 여고생말처럼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있는데 '4차원'으로 그녀를 지정해 무슨말을 하든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그룹에 모여있다 보면 각자의 역할이 정해지는 것 같다. 책속 여고생처럼 자신이 '4차원'이라 지정되면 무슨말을 하든 장난식으로 받아들이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들은 장난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자신을 남이 틀에 씌우긴 싫어도 남은 상관없다 여기는 무책임한 행동은 조심해야겠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