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우울.]

휘돌아나가는 노란 페이지에
조각조각 정사각형이 모여 촘촘 깔렸다
채움의 단계를 낮췄을 때
은은한 배경을 삽입할 수 있었다
순수를 쥐려다가 잔털을 살짝 남겼다
쓱싹하려다, 도로 그 자리에 고정해두고
솔솔 가루를 뿌려, 까슬까슬한 덧칠 효과를 살렸다
달콤한 물을 한 잔 마시기에
끌어오는 노력의 퍼센트는
상당한 수치다
눈을 몇 번 깜박거릴 반복행위에
망막에 부옇게 안개가 스미다

: 2월 27일.
(3월 4일 이미지 완성, 4월 3일 이미지 삽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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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02-29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새로이 만든 문님의 대문 이미지 작업 이야기인가..
아니면 자아의 이야기인가.
그런데 배경벽지 은은하면서 따뜻한게 좋은데요 ^^

302moon 2008-03-03 22:24   좋아요 0 | URL
비밀! (웃음)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속닥속닥)
이미지가 바뀌었네요. 귀여워~
 


 

 

: 날개를 활짝 편 이미지, 허공에 팔랑 날아오르는 이미지, 여러 가지 영상을 그리며 언제든 들춰볼 책. 시간에 바짝 쫓기거나 무언가에 구애받지 않고, 페이지를 펼쳐볼 수 있는 수집용 도서로 제격인 듯. 호기심의 자극과 새로 생성 가능한 이미지의 귀퉁이에 퐁퐁 솟은 조그만 점의 시작.
두루미가 물가에 노니는 모습에 흠뻑 빠져 눈을 떼지 못했던 적이 여러 번 있다. 날씨가 건조해서 물이 바짝 마른 땅에 두리번거리는 것에 자신을 겹쳐 보기도 했다. 흔히 겉보기에 아무것도 없는, 깊이 파보았자 건져지는 게 없을 쓸데없는 것에 매여 있지 말고 돈이 되는 다른 것에 눈을 돌려보라는 말을 잔뜩 들었던 탓이다. 나는 스스로 내 능력 밖의 것을 욕심낸 적 없기에 그래도 떳떳하고 즐길 줄 안다고 자부했던 것. 이야기의 방향이 미묘하게 어긋났는데, 다시금 혹해본다. 소장하고 싶음.


거룩한 허기 - 랜덤시선 035 
전동균 (지은이) | 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

전동균의 시는 아프고 슬프지만 아름답고 깨끗하다. 꾸밈이 없고 담백하며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다. 그의 시 역시 삶의 비극에 그 실뿌리가 닿아 있으나 통곡하지 않고 미소 짓는다. 비극을 비극으로 노래하지 않고 비극 너머에 숨어 있는 그 어떤 긍정과 기쁨의 풍경을 노래한다. 연과 연 사이의 침묵의 시간은 길고 깊어 읽는 이들로 하여금 묵언의 자세를 취하게 만든다. 시를 어떤 속도에 비유한다면 그의 시는 첫눈 내린 숲길을 산책하는 자의 걸음걸이와 같다. 그는 외치지 않고 속삭인다. 그의 시를 마음속으로 소리 내어 읽으면 마치 막 제본돼 나온 기도서를 읽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고요하고 진지하고 정갈하다 못해 오히려 성스럽다. 타자의 삶에서 발견한 고통을 껴안으려는 성스러운 따스함이 시집 전체에 배어 있다. 오늘 밤, 추위에 떠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그의 시집 속에서 따뜻하게 잠들어도 좋으리라. - 정호승 (시인)

: 굉장히 미끄러웠다. 조심조심 내딛어야 할 정도. 무언가 표현할 수 없을 프리즘으로 먹먹하게 만들었다가, 주먹을 불끈 쥐게도 하고, 마치 꼭두각시가 된 듯도 하다가 마지막에는 아릿한 가슴을 움켜쥐어야 했다. 시인의 ‘노래’에 까딱이다가 주저앉을 뻔도 하고, 미미한 스크래치에 약간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시인의 ‘숲길에서 산책하는 걸음걸이’는 여러 가지 이미지로 다가온다.

악공, 아나키스트 기타 - 랜덤시선 036 
신동옥 (지은이) | 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

아침에는 인두겁을 벗어 벽장에 걸었다. 간신히 1인칭이 되어 거리로 나섰다. 바람처럼 샛길로만 다녔다. 걸음을 멈추면 외계의 종점으로 몸이 먼저 옮아갔다. 무수한 낱낱의 표정들, 일사불란한, 상처도 구체적으로, 아픔도 구체적으로.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았다. 무언가를 갈망하지도 않았다. 낮에는 허무하려 애썼다. 혼자였고, 혼자이며, 혼자이기 위한 싸움은 계속된다. 우주(宇宙)가 주검이 되어 식탁에 놓인다 해도 나는 놀라지 않을 테다.
방문을 열면 시린 무릎이 먼저 들어가 앉는다. 밤이면 냉정하려 애썼다. 부드럽게 부푸는 흰 종이의 척후병(斥候兵), 한 꺼풀씩 몸에 들씌운 인두겁을 벗어 재웠다. 일그러진 가면을 차곡차곡 재웠다. 그것은 번번이 비정한 울음이었다.
여기 한 권의 시집이 당신 앞에 놓였다. 행간에서 심장까지 가 닿는 간극을 손톱으로 헤아리며, 책갈피를 넘기는 당신의 손가락도 있다. 나는 단 1초 동안 기쁘고, 다시 홀로 있으라. 마침내 당신은 내 지음(知音)이 되라. - 신동옥

담배 한 대를 피우는 동안, 담배 연기 끝에서 피어나는 호랑이들의 몸짓을 나는 이끌 수 없다. 나는 호랑이를 위해 피아노를 배우지 않았고, 호랑이를 위해 기타를 연주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가령 신동옥의 시편들을 담배 연기 끝에서 피어난 호랑이나 사자에 비유하자면, 그 호랑이와 사자들은 아마 그의 ‘일렉트릭 레이디 랜드’에 빛나는 ‘별들의 옷’일 것이다. 그의 상념의 끝에서 피어난 호랑이와 사자들은 이미 목경(木經)을 뛰쳐나와 세상의 숲과 들판을 내달리며 결정적인 영혼의 싸움을 치른 후에 스스로 펄럭이는 하나의 깃발이 되었으니, 그들이 험한 세상을 쏘다니며 거칠게 남겨놓은 발톱 자국이거나 이빨 자국에서는 이상하게도 섬세한 악보가 돋아나 있는 것이다. 울음이 노래가 되다니. 그 울음은 이상하게도 순수한, ‘알 수 없는’ 울음이어서 가령 루이스 세풀베다식의 울음마저도 이미 노래에 가까운 것이다. 그래서 “시퍼런 레몬처럼 씁쓸하게 웃는” 세상을 향해, “빛의 제국에는 절망이 부족하다”라고 그가 말할 때, 나는 스스로 온몸을 깃발처럼 펄럭이며 영혼 쪽으로 걸어가던 빅토르 하라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히 ‘환음경(幻音經)’이라 지칭할 만한 절창들을 나는 그의 ‘악공 시편’들에서 본다. 그의 ‘악공 시편’들은 고독에 중독된 악공만이 연주할 수 있는, 환음기가 달린 악기를 통해서만이 연주할 수 있는, 거대한 몽상과 고독의 제국인 것이다. 담배 연기처럼 생겨나서 사라지는 게 시의 운명이라면,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의 담배 연기 끝에서 생겨난 그의 호랑이와 사자는 오히려 무현금(無絃琴)의 연주를 통해 환음을 울고 있는, 목이 기다란 초식성 기린을 닮았다고 해야겠다. ‘현 위의 인생’을 살며 온몸으로 무현금을 연주하는 그의 기린은 아마, ‘만년 고독’을 견딘 후에 오롯이 일현금으로 환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그대들이여, 끝끝내 자신의 ‘관상동맥의 길’을 따라가며 “온몸에 스미는 현(絃)”을 기다리는 이 집요한, ‘중독된 고독’이 빚어내는 ‘흑요석’처럼 빛나는 노래를 들어보라. 아직도 그대들 가슴속에 고독의 현으로 팽팽히 당겨진 심금이 남아 있다면. - 박정대 (시인)

: 최근에 커버를 덮은 시인의 추천 글을 붙였다. (아, 리뷰 써야 하는데-_-) 어쨌든, 발견했던 즉각 주문하고 얌전히 앉아서(?) 기다리는 중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노래’를 듣는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그 리듬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보컬의 그 거칠음에서 무수한 에피소드를 끌어올린다. 그것은 시집을 읽을 때도 적용이 된다. 페이지에 쓰인 글자를 파헤치면 때때로 함정에 빠져 허탈해지기도 한다. 얕은 구덩이는 발돋움을 해서 탈출(;)하고, 깊이가 있는 구덩이에 빠졌을 경우에는 끌어올려주는 누군가의 도움이 있을 때까지 막연하게 흐느적거리다가 신호가 되는 나의 ‘노래’를 끄집어낸다. 그렇게 어설픈 ‘건드리기’를 시도한다.

비밀정원 - 시작시인선 0095 
김백겸 (지은이) | 천년의시작

198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백겸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비밀정원』은 광활한 우주까지 상상력의 진폭을 확장하며 그를 통해 깨달은 사유의 정수를 담았다. 신화와 현실 세계를 넘나들며 재창조된 세계는 찬란하고 생생하다. 시인의 손으로 빚은 세계임을 인식하면서도 독자들은 “비밀정원”으로 뛰어들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총 3부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시인의 내밀한 일상이 소탈하게 그려진다. 2부와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신화, 전설, 우주적 현상들을 다루기 시작한다. 눈여겨 볼 것은 시인이 끌어들인 환상적 소재들이 현실세계와 맞물려 어떤 하모니를 만들어내고 있는가이다.
비루한 일상으로부터 벗어서 그가 이끄는 대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정원의 입구”다. 시인은 “비밀정원”의 정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우리의 가슴 속에는 각자의 비밀정원이 들어설 것이다.

: 그의 ‘우주’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일단 여행을 시작했으니까, 도중에 블랙홀을 만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소행성과 자글자글 알갱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파편을 이어 엉뚱한 아이템을 만들기에도 주저하지 않을 생각. 페이지를 더듬을 적마다 솟아나는 방울의 영상이 풍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바위 - 시작시인선 0094 
이은봉 (지은이) | 천년의시작

사물의 겉과 속, 존재와 본질 등 대상의 양면성을 밀도 있게 추적한다. "바위는 제 몸에 낡고 오래된 책을 숨기고 있다"고 밝힌 바와 같이 시인은 현상을 좀 더 깊숙이 파고들어 그 안에 웅크리고 있는 어둑어둑한 진실을 조명한다.
찬찬히 그가 펼쳐 보이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지난 날 함부로 지나쳤던 소중한 순간들이 아련히 떠오를 것이다.

: 퍼즐과 미로 같은 ‘길’을 상상한다. 무수한 갈래로 꼬였을 듯하다. 어느 쪽으로 가든 진기한 풍경을 맞닥뜨릴 것을 예상하며, 먼 과거의 기억까지 헤집을 가능성도 있다. ‘함부로 지나쳤던 소중한 순간들’의 메모를 끼적거리며, 담담히 마주하련다.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에쿠니 가오리 (지은이), 신유희 (옮긴이) | 소담출판사

: 어릴 적 나랑 동생처럼 할머니의 손에 키워졌던 맨드라미가 생각났다. 그때 강렬한 빨강을 눈에 가득 담아내고 지금까지 빨강의 여러 효과 의미를 집어넣으며 함께 달렸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요소와 양념을 갖춘 이야기일까. 호기심을 감추지 않는다. 이제껏 그랬듯, 또 주문을 하고야 말았다. 어린 시절 에피소드를 모락모락 피워 올리게 하고, 은근히 강력한데, 응?! (-_-;) 

독일. 디자인. 여행. 
장인영 (지은이) | 안그라픽스

벤츠, 아우디, BMW, 폴크스바겐 등을 탄생시킨 자동차의 명가, 근대 디자인의 정신이라 일컬어지는 바우하우스, 구텐바르크의 금속활자, 소시지와 맥주, 두 차례의 세계대전… 독일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공통되는 이미지 중 하나가 바로 유럽 디자인 강국으로서의 독일이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디자인에 강했으며 최근에는 순수예술까지도 그 중심지가 뉴욕에서 베를린으로 옮겨오고 있다고 이야기될 정도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그 열기가 강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주목해야 할 곳임은 분명하다.

: 오늘 교보문고 매장에서 슬쩍 살펴봤다. 무심코 넘긴 페이지에 약간 거칠거칠하게 자리를 잡은 맥주 이미지가 확, 끌어당겼다. 예상했던 대로, 소장해야만 하는(-_-) 리스트에 포함되었다. (마음에 쏙 든 디자인 계열의 책은 웬만해서 포기할 수 없는.) 매장에 구비된 책은 비닐포장이 되어 있었고, 진열된 지 얼마 안 되었던 터라 꽤 깨끗했다. 바로 구매하고 싶은 욕구를 가까스로 내리누르고, 집에 돌아온 즉각 주문하고 대기 중.

정말 궁금한 우리 예절 53가지 - 젊은 철학자의 새로 쓰는 우리 예절 이야기 
이창일 (지은이) | 예담

예절의 형식에 대한 옳고 그름보다는 그 속에 담겨 있는 뜻과 함께 반성과 성찰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은이는 예절의 정신에 중심을 두어 그 의미를 먼저 들여다보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책 전반에 걸쳐 강조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생활 속에서 부딪치며 궁금해 하는 것들을 질문 형식으로 구성하여 재미있게 찾아볼 수 있도록 인문적 내용과 실용적 구성을 결합시켰으며, 일러스트가 읽는 재미를 살려준다. 부록으로 예절과 관련해 읽어보면 좋을 책들을 소개하고, 더 진전된 논의나 연구를 소개받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해 연구논문과 관련 자료를 함께 덧붙였다.

: 언제였던가, 아빠가 예절에 관한 책을 사야겠다 말씀하셨던 적이 있다. 그때 알라딘에서 검색해봤는데, 출간일이 퍽 오래된, 표지 디자인이 꽝인(좀 말하기 뭣하지만) 책이 대부분이었다. 그 중에서 겨우 하나 정해 보관함에 담아두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살펴본 후 구입하자 싶어 주문하기를 미뤘는데,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에 신간으로 나온 이 책, 당장 주문하긴 그렇고(좀 더 꼼꼼히 뜯어봐야;), 거듭 고민한 후에 결정할 생각.

떡 한과 전통음료 - 21세기 웰빙
: 무식한 빵 만들기(오븐 없이 프라이팬에 굽고, 제멋대로 감행)에 거의 성공한 후, 이제 겁 없이(-_-) 떡과 전통음료에 도전해볼까 싶어 리스트에 올려둔다. 옆 집 할머니가 우리 할머니 드시라고 가져오신 수정과에 번쩍하고 의지를 불태웠다.
출판사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나중에 살펴봐야지. (오늘은 못 발견했다;)

전설의 100대 와인
: 전설이라느니, 100대라느니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어쨌거나 ‘와인’에 관한 책이니까 일단은 보관함.



 

기타리스트를 위한 귀카피 북 
나루세 마사키 (지은이) | SRM(SRmusic)
귀카피'란 카피 악보 등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귀로 음이나 플레이를 들어서 곡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 평소 음악을 2~3번 들어 외우고 익힌 후에 노래를 시도한다. 악보가 없기에(내가 듣는 밴드들은 악보 구하기 쉬운 쪽과 어려운 쪽이 섞여 있다), 다소 무식한 방법이라 생각하면서도 이것저것 적용하는 것을 좋아해서 쭉 그렇게 이어져왔다. 시력이 많이 나빠 그에 대비해 청각이나 후각이 꽤 예민한 편이라 가능했던. 사설이 길었는데, 문득 떠올라 끼적거렸다. 어쨌든, 이 책은 수집용이다. 나중에 기타를 칠 때 도움이 될 듯. 꼭 기타리스트가 아니라도 활용할 수 있을 듯.

고흐보다 소중한 우리미술가 33 - 오늘의 한국미술대가와 중진작가 33인을 찾아서 
임두빈 (지은이) | 가람기획

: 책 소개는 생략. ‘고흐보다 소중한’이라는 제목의 일부가 좀 거슬린다. 화가 고흐를 꽤 좋아하지만, 꼭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어서. 한정하는 기분이 들어 씁쓸해진다. 고흐가 대단한 건 알지만, 고흐 마니아(나랑 내 친구 포함)가 꽤 되는 것도 알지만, 개인적으로 이건 아니다 싶다. 특정 화가를 드러내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어쨌건, 그건 그거고(;), 책은 상당히 인상 깊었다. 가격이나 이런저런 사항을 따지지 않고, 무작정 이끌렸을 정도. 다시 세세하게 살피면 어떻게 변할까 싶지만, 그리 차이가 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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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지에 흩어진 X항.]

사각, 먼지가 묻어나는 달.
이글이글 얼룩에 둘러싸여,
파고들 틈 없이
바짝 마른 목,
축이며 문지른다.
쪼그려 웅크린 너에게 달라붙는다.

머릿속에 어지러이 흐르는
석양의 비상경보.
무수한 점을 건너뛰는 소용돌이.
헝클어진 머리를 감싸고
마구 찧는 가로등.
핏빛이 번진다.
올려다본,
허우적거리는 네가 히죽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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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서 다행이야 - 개정판 
박사, 이명석 (지은이), 경연미(그림) | 홍디자인

고양이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동반동물이다
저자들은 고양이가 애완동물이 아니라 동반동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스스로를 애묘인(愛猫人)이라고 부르며 고양이는 기르는 대상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라고 말한다. 고양이가 얼마나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동물인지, 그리고 사람이 고양이에게 베푸는 것 못지않게 고양이로부터 사람이 얼마나 커다란 기쁨과 위안을 얻는지를 역설한다. 이런 생각은 '고양이라서 다행이야'라는 책의 제목에서도 드러난다. 고양이가 있는 세상, 그들은 여기에 감사하고 안도한다. 결코 다른 존재에게 쉽게 길들여지지 않는 도도함,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생명력, 인간과 더불어 살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버리지 않는 세련됨과 같은 매력을 동반자적 관점에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진정으로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양이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우정의 텍스트다.

: ‘사람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에 한 표, 착각을 하는 부류가 더러 있다는 걸 발견하지만, 자연의 모든 동물은 사람과 나란한 선에 있다. 사진과 이야기가 담겨 있어 2배로 좋고, 끌린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근래에는 편집디자인이 특별한 책, 음반, 소품에 주체 못할 정도가 됐다. 개정판이라고 하는데, 이전의 책을 소장하고 있지 않아 주문할 생각이다. 한 번 이끌렸을 법도 한데, 어째서 구입하지 않았을까 갸웃했다가, 이렇게 나올 걸 알고 그랬나 보다, 하고 헤죽거렸다. 개정판이 예쁘게 나와서 얼른 손에 쥐고 싶은 바람이다. 친구가 부탁한 사전이랑 나란히 주문해야지.

카불의 사진사 - 포토저널리스트 정은진의 카불 일기 
정은진 (지은이) | 동아일보사

포토저널리스트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지만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확실한 답이 없는 서른 살 중반. 깊은 슬럼프를 겪지만 마음에 분분히 일어나는 사진을 향한 열정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결국, 의미 있는 사진작업을 하고 싶다는 간절함은 그의 발길을 아프간으로 향하게 한다. 이슬람 근본주의가 팽배한 그곳에서 억압받는 아프간 여자, 발끝까지 오는 부르카를 쓴 그녀들의 모습을 렌즈에 담으며 삶과 직업 등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오랜 정체에서 일어나 초심을 가다듬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돌파구가 된다.
낯설고 힘든 아프간의 구석구석을 헤쳐 나가며 힘을 낸 그의 또 다른 시작은 이제 아프리카에서 이루어진다.

: 지난 문답에서, 사그라지지 않는 내 열정이, 보물이라고 말한 적 있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어떤 영역 선상에서 잘하든 못하든 푹 꺼지지 않는 열정 하나만 있으면, 글*음악*그림*공상 모두에 몰두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줄곧 생각했고, 변함은 없을 테니까. 특정 시기의 공백은 더러 있곤 하지만, 졸작은 앞으로도 쭉쭉 이어지리라 본다. ‘돌파구(또는 비상구)’라 멋대로 칭했던, 장애물을 훌렁 넘은 그 장면을 이따금 되새기곤 하는데, 여러 맥락에서 지은이의 그 순간을, ‘렌즈’를 통해 뿜어내는 ‘열정’을 함께 느끼고 싶다.

김광석, 그가 그리운 오후에... - 사진하는 임종진이 오래 묻어두었던 '나의 광석이 형 이야기'  
임종진 (지은이) | 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

임종진이 사진으로 다시 노래 부른 김광석의 시간들. 떠나간 자를 기억해야 하는 슬픔도 때론 선물이 되고 축복이 된다. 그 기억이 우리를 하나로 묶어줄 수 있다면 말이다. 대학로의 좁아터진 작은 극장에서 무릎을 맞대고 땀 뻘뻘 흘리며 함께 노래하던 나와 눈 맞추던 김광석을 기억한다. 어느 늦은 밤, 대학로의 어느 골목에서 혼자 담배를 피우고 있던 김광석을 기억한다. 이름도 알지 못하는 팬에게 반가이 악수하며 환히 웃어주던 김광석을 기억한다. 이제 그 기억들을 다시 생생하게 복원할 수 있게 되었다. 참 큰 선물이다. 참 고마운 선물이다. - 조병준 (시인)

: 초등학교 시절, 처음 접했던 그의 노래. 노래 한 곡을 듣고, 무언가 말로 제대로 표현 못하고서, 멍했던 기억이 있다. 가느다란 선을 늘어뜨리고, ‘공감’을 흘려보낸다고, 졸졸졸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휙휙 휘둘러보곤 했던 그 장면.  

고흐의 작품을 직접 따라 그리며 색감을 익히고,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과 더불어 명화를 이해하는 시각을 키울 수 있도록 안내한다.
편안한 시간에 즐기는 채색 한 장
그림을 잘 그리는 재능을 부러워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그림 그리기를 즐기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다른 취미 활동에 비해 유독 그림만큼은 아무나 할 수 없는, 미술 전공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김충원 교수는 그림을 그리는 일은 노래를 부르거나,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처럼 누구나 마음만 있으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이라고 말한다.

10가지 품종의 장미를 선별, 각각의 특성과 매력을 한껏 살릴 수 있는 채색 기법을 안내한다.

: 기타 트레이닝과 마찬가지로 수집하고 있다.(몇 권 빠진 게 있지만) 겉보기에 상당히 얇지만, 그 안에 담긴 게 전부가 아닌 여러 가지 응용이 가능하니까. 그림을 그릴 때는 들추지 않고 제멋대로 즐기며 그리지만, 나란히 꽂아놓는 것만으로 어쩐지 히죽거리게 된다. 나는 어릴 적부터 운동장을 스케치북 삼아 갖가지 요상한 그림, 스스로만 아는 암호 같은 그림을 반복해서 그리곤 해서인지, [아무나 할 수 없는, 미술 전공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기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즐거이 끼적이고 표현하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미술 과목을 좋아했던 듯. 다만, 틀을 만드는 과제는 그리 반갑지만은 않았다. 무언가 정해지는 게 싫었다는 기억이 생생하다. 

예술가의 몸 - 테마와 운동 2 | 원제 The Artist's Body (Themes & Movements) 
트레이시 워 (지은이), 심철웅 (옮긴이), 아멜리아 존스 | 미메시스

20세기 후반 예술사에 새로운 장을 연, '작업의 재료로서 자기 몸을 사용하는 신체 예술'을 종합적으로 분석. 해부한 책이다. 예술가와 저술가 200여 명의 핵심 작업 및 프로젝트, '신체 예술'을 대표하는 주요 작품 300여 컷의 도판, 인터뷰, 작가의 말, 선언문, 비평가들과 철학자들의 평론 및 문화. 철학적 텍스트 90여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 넘쳐나는 읽을거리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한숨 돌렸나 싶었는데, 또 이렇듯 무지막지 당기는 책을 발견하고 기겁하고 만다. 찬찬히 살펴보고, 좀 더 느긋하게 담담한 방관자로 대하다가 훌쩍 주문해도 괜찮을 것 같다. 너무 후딱 해치우면, 오히려 싱거워질 것 같다. 최후의 보루는 아니고, 그냥 유리병의 묘약처럼 비밀리에 남겨둬야지.(웃음)

부루마블 세계여행 
홍경선, 홍장선 (지은이) | 넥서스BOOKS

부루마블을 따라가는 세계여행
파란 지구별을 의미하는 부루마블은 더 이상 게임 보드판 위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끝마침이 아닌 현재 진행형으로서 존재하고 있다.
<부루마블 세계여행>에는 부루마블 게임을 통해서 언젠가는 꼭 세계여행을 가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자란 홍 씨 형제, 형 장선과 동생 경선이 직접 한 곳 한 곳 세계 여러 나라를 다녀본 체험기가 담겨 있다.

: 특정 도시가 아닌, 세계 곳곳 체험담이 담겨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솔깃했다. 보드 게임을 하면서, 설명서에 쓰인 것만이 아닌, 방법을 여러 가지 교묘하게 바꾸거나 덧붙임으로 책을 거듭 재해석하듯 즐겼던 영상이 다시금 생생히 떠오른다. 글과 사진이 담뿍 실려 어우러졌을 것만으로도 소장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여줄 거라고 믿고 있다. 보드 게임을 아직 보관하고 있는데, 추억의 장소에서 끄집어내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할 듯.  




 

: 내용은 어떨까 모르겠는데, 표지 디자인은 좀 밋밋하고 재미가 없는 구닥다리 같다. (두 번째, 세 번째 제외. 좋은 의미로의 ‘구닥다리’는 그나마 낡은 흔적이 정겹고, 포슬포슬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데, 책 표지는 그런 인상을 풍기지 않는다.) 매장에서 해부생리학 책을 찾았었는데, 책값이 상당해서 도로 내려놓았던 기억이 있다. (출판사는 다르고, 좀 더 보완된 것), 내가 가진 교재랑 엄청 가격 차이가 나는 듯했고, 양장본에다 소장 가치가 높아 상관없지만, 중요한 건 수중에 돈이 모자랐던 것이다. -_- 또한, 의학용어 CD 포함된 걸 찾고 있었는데, 내가 원했던 걸 발견하지 못했다. CD가 첨부됐다고 좋아서 펴 보면 용어 정리가 어딘가 밋밋하고 가지런한 맛을 찾을 수 없었던 것 같다.(어디까지나 개인적 판단에 불과하겠지만.) 익숙한 출판사라서 반가워, 일단 붙이고 본다. (;) 

블랙패션의 문화사 | 원제 Men in Black 
존 하비 (지은이), 최성숙 (옮긴이) | 심산

검은색 문화를 대표로 하는 옷에 새겨진 검은 색의 상징들과 그 상징의 변화를 다루고 있다. 색과 인류역사의 발전의 상관관계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 검은색은 옷을 선택할 때 기본 리스트로 포함되어 있지만, 정작 제대로 소화하기에는 어려운 색깔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무난하다고 하는 사람을 많이 봤고, 거리에 넘쳐나는 패션 아이템의 색이지만, 그래프 좌표처럼 어느 지점에서도 비추고, 드러내는 의미는 무한할 수밖에 없다고.

헝그리 플래닛 - 세계는 지금 무엇을 먹는가 | 원제 Hungry Planet: What the World Eats (2005) 
페이스 달뤼시오, 피터 멘젤 (지은이), 김승진, 홍은택 (옮긴이) | 윌북

인류학, 영양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저명한 학자들이 먹거리와 관련하여 생각해볼 만한 주제로 쓴 6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으며, 취재 과정에서 벌어진 재미난 에피소드를 소개한 '현장 노트', 각 가족의 대표 음식과 '요리법', 각 나라의 현 상황과 특징을 숫자로 비교해보는 '나라별 개황'등이 양념처럼 책 읽는 맛을 더해준다.

: 우리 생활에 빠질 수 없고, 상반된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그리 특별하지 않지만), 여러 접근을 하게 되는 음식. 거리를 걷다가, 장을 보다가, 빵집에서, [신기하다, 궁금하다, 끌어당긴다]고 접하면 따라하고 싶어지기도 하고, 상상 풍선을 만들면서 그 과정을 그대로 재연하는 게 아니라, 멋대로,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즉흥적으로 바꾸기도 즐기니까, 이 책도 이런저런 다양한 방법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방황하는 칼날 | 원제 さまよう刃 (200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은이), 이선희 (옮긴이) | 바움

'소년범죄'를 다룬 소설이다. 어리다는 이유 하나로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도 '갱생'이라는 이름 아래 가벼운 처벌을 받고 풀려나는 미성년자들. 그리고 그 상황을 지켜보며 다시 한 번 상처받고 복수를 생각하게 되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공범자로 '법'을 지목한다.

: 언젠가, 친구랑 ‘법’에 관해 이야기했다. ‘법’을 만든 것도 ‘인간’이고, 그 생성물 ‘법’으로 동일선 상의 ‘인간’을 ‘심판’한다는 게 어쩐지 우습게 느껴진다고. ‘법’의 한계에 대해서 간혹 생각해왔던 부분이 담겨 있을 듯하다.

그로테스크로 읽는 일본 문화 - 《고지키古事記》에서〈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까지 
김종덕 (지은이) | 책세상

지은이들은 일본 문화의 그로테스크함에 대해 '자유로우면서도 노골적이고(性), 두려우면서도 애잔하고(靈),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위엄이 있고(異), 부조리하면서도 아름답다(能)'고 평가하며 이러한 일본적 그로테스크에 비추어 일본 문화의 다양성을 해석하고 있다.

: 밴드 멤버들의 라디오 토크쇼를 듣고 있으면, 섣부른 면도 깔려 있지만, 그 ‘자유로우면서도 노골적’인 휘저어지는 이야기에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두렵지’는 않지만, 때로 ‘우스꽝스럽고’, ‘아름다운’ 가사에 귀를 기울이며, 책을 펼쳐 짚어내고 있으면 더욱 파고들 수 있을 것 같다.

남아메리카 열대 우림지역에서 원시부족을 연구하며 인류학 거의 모든 영역에 새로운 이론을 발전시킨 구조인류학의 창시자 레비스트로스. 자크 라캉, 롤랑 바르트, 루이 알튀세르 등 당대의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미학이론에도 큰 공로를 세운 그의 사상을 소개한다. ‘하룻밤의 지식여행’ 시리즈 44번째 책.

 

 

<구토><존재와 무>등의 저작으로 문학과 철학에서 당대에 큰 영향을 끼쳤던 사르트르. 이 책은 그의 실존주의적 세계관에 영감을 준 근본적인 사상들을 설명하고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그의 생각과 제3세계의 해방운동에 대한 그의 적극적 태도를 고찰한다. 하룻밤의 지식여행' 시리즈 45번째 책.

 

 

 

 

 

 

 

 

 

 

(주문, 얼른 도착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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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잘 보내셨나요.

서재에 자주 들락거리겠다는 다짐은 할 수 없지만, 종종 기웃거리겠다는 각오를 세웁니다. 그리고 L-SHIN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로이 서재를 여시는 그 날, 제가 꼭 안아드릴 수 있습니다. 제 품은 아무에게나 허용하지 않거든요. (웃음) 농담이고.

서재 활동을 시작한 지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여기만한 데가 없다는 확신을 하게 됩니다. 아직까지 흥미가 달아나지 않았고, 더욱 여러분과 소통하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제가 머뭇거리기도 하고, 여유로움 또한 훨훨 날아가서 영역을 좁히고 몇몇 분들에게 인사하고 어울렸는데, 2008년도에는 여기저기 들쑤실지도 모릅니다. 생각으로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즐겨찾기는 많이 늘어났는데, 손 내밀기가 어려우신가요. 마구 찔러도 좋습니다. 제가 먼저 마구 찌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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