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 라이트에 팍 꽂혀서 당분간 책 읽고 정리만 하자 결정해놓고, 또 질러버렸습니다. 참는 건 안 되는 거예요.

오늘 지른 책입니다.

성은 ‘열린책들’에서 나온 책을 이미 읽었는데, 한 번 더 읽고 싶어서 다른 출판사 책을 골랐습니다. 미루다가 이제야 주문을.

 

 

 

 

 

 

 

 

 

 

 

 

 

 

컵 라이트는, 셜록이랑 앨리스랑 둘 중에서 고민했습니다. 결국, 앨리스를 골랐고요.

다음 주에 다시 책 사서, 셜록 가질까 봐요.(웃음)

리뷰도 엄청 밀렸고, 읽은 책 목록 북플에 띄우기도 드문드문 해야겠습니다. 이제껏 북플 앱 부득이하게 삭제했다가, 다시 설치했어요. 그래서 뒤늦게, 친구 신청해주신 분들, 수락했습니다.:)

근데, 웃긴 건요, 제가 더 클래식의 ‘두 도시 이야기’를 소장했다는 걸 까맣게 잊고(;), E-book으로 또 사려 했다는 겁니다. 이중으로 책을 꽂아놓아서 숨겨진 걸 몰랐다는. 허허.

 

제가 산 창비&더클래식의 ‘두 도시 이야기’입니다.

 

 

 

 

 

 

 

 

 

 

 

다이어리는 이제 두 권이 되었습니다. 저번 주문에서 선택한 데일리 버건디랑 이번에 동생에게 주려고 선택한 배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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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것들의 낮


l 민음의 시 216

 

 

이장욱 (시인, 소설가) 

 


: 어떤 시인은 세계 내에 견고한 집을 지으려 하고, 어떤 시인은 세계의 옥타브 밖으로 나아가려 한다. 유계영은 물론 후자 쪽이다. 영혼의 패턴이나 생각의 알고리즘에서 일탈하는 문장들, 섬세한 불확정성을 통해 진실에 닿으려는 행간들……

하지만 여기까지만 말하면 되는 것일까? 그런 시들은 이미 충분히 많지 않은가? 이런 질문과 함께 머뭇거린다면, 우리는 유계영의 시를 아직 덜 읽은 것인지도 모른다. 속이 보이는 심해어처럼 유연한 문장들을 덜 느낀 것인지도 모른다.

이 스타카토 풍의 불안과 공포를, 시간과 공간이 어긋나는 건조한 밤을, 입체파 회화처럼 단절되면서 동시에 연결되는 몸과 얼굴 들을, 아직 덜 살아 낸 것인지도 모른다. 특유의 미니멀한 호흡 속에서, 세계가 팽창하기 시작한다.

양경언 (문학평론가) 

 


: 참으로 씩씩하게, 간단히는 죽지 않겠다는 태도로, 유계영의 시들이 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거기로 간다. 그때부터 서서히, 그러나 점점 세게, 쉬이 사라지지 않는 감정들과 섞이기 시작하는 우리를 두고 그 누구도 ‘가짜[模型]’라며 손가락질하지 않을 것이다. 시를 따르는 우리의 제스처가 인공적일 수 없기 때문이다.


시인은 무엇으로도 가리지 않고 타자의 민낯을 들여다보는 세계를 향해 순진한 얼굴을 거두어들인다. 그리고 생각을 전파한다. “다 할 수 있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가 좋다”라고 말하는 자기 긍정의 태도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속한 세계에 대한 의문과 불신에서 비롯된다. 의문과 불신에 대처하는 시인의 언어는 되레 당당하다. 유계영은 결코 아름답지 않은 세계의 “나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정의를 내리려”는 태도로 시를 쓴다.


피의 꽃잎들


l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39

『피의 꽃잎들』은 독재 정권에 대한 강력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작가를 투옥되게 한 문제작이다. 1977년, 식민주의자들과 결탁한 신식민주의자들의 문제를 파헤친 이 작품을 발표한 후 당시 부통령이자 1982년부터는 대통령이 되어 이십 년 동안 장기 집권한 대니얼 아랍 모이의 분노를 사고 투옥되었던 것이다. 투옥 가능성을 감수하고 써 내려간 『피의 꽃잎들』은 자본주의와 부패한 권력자들에게 농락당하는 농민과 지식인의 처절한 삶을 기록하고, 식민 지배자였던 백인 세력과 야합하여 민중을 배신하고 그 위에 군림하는 기회주의자들을 고발한다. 작가란 “마음의 의사요, 공동체의 영혼”이라 규정했던 응구기이기에 이 작품 역시 고통받는 민중을 대변하면서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다.


 

죽어가는 짐승

필립 로스는 이 짧은 소설에서 나이든다는 것(이는 곧 육체가 시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과 죽어간다는 것(나이에 따라 순차적으로 죽는 것과 무작위로 죽는 것 둘 모두를 포함한다), 결코 극복할 수 없는 인류 보편의 비극을 집요하게 조명한다.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음을 알면서도 정말 자신에게 그때가 닥칠 때까지 철저히 외면하게 되는 두 가지가 바로 노년의 삶, 그리고 죽음이다.


 

 

 

 

 

 

 

난중일기


l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21

단아하고 진중한 성격의 이순신은 언제나 자기 일에 성실했고 매사에 철저히 대비했다. 그리고 조선 수군 장수로서 자신보다는 나라를 먼저 생각했다. 그러했기에 이순신은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고, 또 조선을 지킬 수 있었다.
이순신 역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인간이었다. 그는 꽃의 아름다움을 두 눈에 담는 감수성 풍부한 사람이었고, 공정하지 못한 처사에 분개하며 자신을 모함하는 이에게 화를 내는 사람이었다. 또한 전쟁터에서 가족을 그리며 남몰래 눈물짓고, 달빛 아래 잠 못 이루고 번민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순신은 이 모든 내면의 감정을 일기에 적었다.

 

 

 

산산이 부서진 남자


l 스토리콜렉터

《산산이 부서진 남자》는 주인공과 범인의 대결이라는 정통 스릴러 구조에 충실하다. 병으로 인해 몸이 부서져가는 주인공과 전쟁으로 인해 정신이 부서져버린 범인,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일인 주인공과 마음을 파괴하려는 범인 사이의 대결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는 쪽은 범인이다. 그는 말만으로 인간을 죽일 수 있고, 그 어떤 문도 열고 들어갈 수 있지만, 흔적은 전혀 남기지 않는, ‘프로페셔널’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악당이다. 그는 악몽에 나올 수 있는 최악의 괴물이고, 한편으로는 너무 많이 고통받은 불행한 영혼이다. 그는 두려워할 수는 있지만 미워하기는 힘들고, 좋아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공감하지 않을 수도 없는, 범죄소설 사상 가장 강렬하고 입체적인 범인 중 하나다. 스티븐 킹에게서 “희생자들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할 만큼 설득력 있는 악마”라는 찬사를 얻어낸 이 범인에게는 모델이 있다. 실제로 영국에서 전화 통화만으로 수백 명의 여자들을 협박하고 조종했던 ‘피터 도넬리’라는 인물이다. 이 사실을 알고 책을 읽는다면 소설 속 범인이 저지르는 일들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데 더욱 섬뜩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

- 스파이 고양이, 형광 물고기가 펼치는 생명공학의 신세계

과학 저널리스트 에밀리 앤더스(Emliy Anthes)의 신작 《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Frankenstein's Cat)》는 애완동물 문제를 포함해 실험실 페트리 접시 위에 지구상의 모든 동물을 올려놓고 있는 생명공학의 현주소를 파헤친다. 애완용 형광 물고기부터 치료용 단백질을 생산해 내는 염소, 1960년대 실행되었던 스파이 고양이 ‘어쿠스틱 키티’ 작전, 원격으로 조종하는 로봇 벌레, 멸종동물을 복원하고 멸종 위기의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생명공학의 빛과 그늘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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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그간 별로 한 것도 없이, 벌써 추석이 다가왔네요. T_T 책 주문하면서 알라딘에는 여러 차례 들락날락했는데, 리스트 쓰는 건 미뤄두고 이제야 붙입니다. 사고 싶고, 읽고 싶은 책들이 운동장 조회 장면처럼 줄을 서 있어요. 웃음. 날짜가 오래 지난 것은 빼고, 되도록 최근 책들 위주로 얼른 읽고 싶은 책들만 골라서 붙였습니다.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추석 지나면, -밀린 리뷰는 엄두가 안 나서(;) - 최근 독서 완료한 책들 먼저 페이퍼에 끼적여보려고 합니다.

 

 

 

 

 

 

 

 

 

 

 

 

 

 

 

 

“결국 모든 것은 내 문학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 같다.”

문학에 대한 시인의 태도는 정직한 구도자의 그것처럼 진지하고 그래서 먹먹하다. 하지만 언제나 일상에서 작가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반복해 묻고, 삶에 대한 에토스로 가득한 이성복의 이야기 한 편 한 편은 에두르지도 않고 겉치레 없이 진솔하다. 때로는 익살스럽고 살가운 이성복의 목소리를 발견하는 흔치 않은 쾌감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시론집들 가운데 어떤 책, 어떤 면을 펼쳐도 시 창작에 목마른 문청들은 물론, 일상의 면면에서 시적 긴장과 감동을 발견하고 싶은 독자들, 깨어 있는 감각과 진정한 삶의 의미를 탐문하는 모든 이에게 전해지는 감동의 깊이는 남다르다.

 

 

생활이라는 생각


l 창비시선 392


삶의 가장자리에서 시를 길어올리다

 생동하는 몸의 세계를 꿰뚫는 투명하고 냉철한 현상학적 시선과 다채롭고 흥미로운 이미지로 독특한 시세계를 펼쳐온 이현승 시인의 세번째 시집 <생활이라는 생각>이 출간되었다. <친애하는 사물들>(문학동네 2012) 이후 3년 만에 새롭게 펴내는 이번 시집은 “몸을 위한, 몸에 의한, 몸의 것일 수밖에 없을 나날의 삶의 육체성이 어떻게 조직되고 통제되는가를 바닥까지 들여다보려는 몸의 헌정서”(이찬, 해설)이다. 사물을 골똘하게 바라보는 날카롭고 지적인 통찰과 예민한 감성이 어우러진 가운데 논리정연하면서도 단정한 시편들이 신선한 공감을 일으키며, 새로운 각도로 일상을 들여다보며 세상의 양면적 속성과 존재의 본질을 파고드는 철학적 사유가 빛나는 위트와 유머 속에 슬픔이 깃든 삶의 아이러니가 돋보인다.

 

희지의 세계


l 민음의 시 214

매뉴얼을 상대하는 것은 결국 캐릭터다. 황인찬에게 캐릭터는 공공에게 노출된 상품으로서의 캐릭터 아닌, ‘나—너’의 이자 관계 속의 캐릭터다. 희지와 두희, 숙이는 모두 실재하는 인물이 아닌 캐릭터로 존재하며 시인이나 독자는 캐릭터를 움직이는 유저가 되어 매뉴얼의 세계를 비행한다. 의미가 부재한 이름을 얻은 캐릭터나, 이름이 없는 의미만 얻은 명사들, 즉 너, 그, 개, 연인 등은 모두 캐릭터라는 중대한 장치에 부합한다. 그들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가 그렇듯이 매뉴얼을 무시하고 매뉴얼에 균열을 내면서 동시에 매뉴얼에 복속되기도 한다. 황인찬은 시집 『희지의 세계』를 통해 매뉴얼을 부수는 것이 아니라, 매뉴얼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면서 그것의 무능함을 폭로하는 아이러니한 목적성을 드러낸다.

 

 

공중을 들어 올리는 하나의 방식


l 민음의 시 213

송종규의 이번 시집 『공중을 들어 올리는 하나의 방식』에 담긴 일련의 풍경은 기억과 사랑의 목소리를 그리며 그것의 다양한 감각적 채집과 재현, 시간과 공간의 탐침과 표현으로 그 범위를 넓혀 간다. 시인은 ‘비비새’라는 “한 세계에서 한 세계로 건너가고 있는 것”을 호명함으로써 사랑의 기억을 언어로 붙잡으려 한다. 이러한 순간에 대한 적극적 부조는 시 곳곳에 나타나는 시인의 욕망으로서, 언어를 통해 사랑의 내밀한 순간과 공간을 잡아채어 활자로 증빙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도이면서도 존재론적으로 계속할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시인에게 작동한다. “공중을 들어 올리는” 일이 결국 불가능하다는 건 상식적으로 모두 알고 있다. 시인 또한 공중에 언어를 들어 올려 부조를 새기는 일이 불가능함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불가능 속에 시의 가능성을 찾는 것, 실패를 향해 투신하는 것을 송종규는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 과정에 기억과 사랑은 나름의 형체를 찾는다.

 

 

조커가 사는 집


국내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SF 작품집. 김상현, 황태환, 이재인, 백상준, 듀나, 정도경, 김창규, 정세호 8명의 작가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글과 세계관을 만날 수 있다.

 


 

 

 

 

 

 

 

신촌의 개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제아무리 빛나고 아름다운 존재라 할지라도 육체의 노쇠와 영혼의 쇠락을 피해갈 수 없다는 사실을, 그 어떤 강렬하고 치열한 저항의 몸짓으로도. 바로 시간이라는 무자비하고 절대적인 조건 때문에 말이다. 그리하여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 ‘나’와 설치미술가, 전위시인은 물론 그 빛나던 다해씨, 그리고 이들에게 귀를 내어주고, 자유의 무대를 마련해주었던 개들의 주인은 모두 저마다 ‘죽는다’. 각각 속물 은둔 작가, 베스트셀러 동화작가, 공무원이 됨으로써. 그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긴 병마와의 싸움에 예정대로 패배함으로써.
이 모든 이야기가 오로지 단 한 단락으로 쓰였다. 숨가쁘게 청춘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던 소설은 단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두번째 단락을 통해 이야기의 마지막을 고한다. “우리가 청춘을 죽였다.”(145쪽)

 

 

리틀 스트레인저

세라 워터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리틀 스트레인저』는 충돌과 사라짐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이 작품이 ‘매끈하게’ 읽히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작가의 바람대로, 이 소설은 ‘매끈하게’ 읽고 덮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일단, 앞에서도 밝혔듯이 1인칭 화자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도 좋을 것인지, 그 신뢰성이 어느 순간 무너지기 때문이다. 화자를 향한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지금까지 읽어온 모든 이야기가 흔들린다. 그리고 작가는 마지막까지 이 ‘낯선 존재’를 명확히 밝혀주지 않는다. 독자는 소설 속 인물들이 객관적으로 바라본 시선을 빌려 ‘그것’의 정체를 짐작해볼 수는 있지만, 소설 속에서 ‘그것’을 가리켜 보이는 화살표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로더릭에게 그것은 모종의 ‘감염’이고, 에어즈 부인에게 그것은 어려서 세상을 떠난 딸 수전의 환영이며, 캐럴라인에게 그것은 캐럴라인이 마지막에 외치는 “당신”이다. 반면 제3자의 입장인 닥터 실리에게 그것은 영국 귀족계급을 뿌리째 흔든 ‘노동당 정부’이자 세월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한 에어즈 가문 자체이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많은 평자가 『리틀 스트레인저』를 논하며 1인칭 화자가 범인인 애거서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나 마지막까지 어느 것도 속 시원히 밝혀주지 않는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을 함께 거론했으며, 어느 리뷰어는 “다 읽고 나서 안전하게 결론을 낸 후 깔끔하게 보따리를 싸서 책장에 집어넣을 수가 없는 책”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골든 인디 컬렉션

- The Musician

인디 씬 20년을 결산하는 종합 선물 세트
 보고, 읽고, 듣는 새로운 음악, 색다른 뮤지션 이야기

 인디 씬 20년을 결산하는 최종 결과물
〈골든 인디 컬렉션〉은 “이런 좋은 음악을 왜 사람들이 듣지 않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그렇다면 그들을 직접 소개해보자”는 저자 최규성의 의욕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이 기획이 햇수로 3년을 채우고, 41팀의 아티스트를 정리한 방대한 분량으로 마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저자는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했다. 그것은 뮤지션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자 했던 인디 정신과 같다. 이번에 출간하는 《골든 인디 컬렉션: The Musician》은 그 기록을 정리한 최종 결과물로 사진, 글, 음악을 모두 담았다.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실


프로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실
 생각보다 평범한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특별한 작품들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그들의 창작세계를 엿보다
작가들의 작업실 풍경과 그 안에서 만들어진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작업 과정과 작품 세계에 관한 인터뷰를 통해 작가들마다 다른 작업 방식과 현재 일러스트레이션 및 회화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건축전 도록 (일본원서)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 건축전]

“나는 건물보다 건물 안에 있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는 편입니다. 물 안에 사는 사람의 행동… 예를 들어 어느 도로 주변에 오래 전에 문을 닫은 듯한 상점이 있고, 그 간판건축의 건물에 페인트가 벗겨진 싸구려 간판이 달려 있다고 합시다. 지금은 이렇게 낡고 초라해진 가게라도, 처음 시작했을 때 주인은 얼마나 가슴 두근거리며 손님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까 라든지, 그때 개업기념으로 손님 들에게 무엇을 나누어 주었을까 라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손님의 발길이 점점 뜸해지고, 그러는 사이에 주인이 병에 걸려서 가게 문을 닫는 모습이라든지….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대단한 건물이 아니더라도 흥미진진하게 건물을 볼 수 있지요. 내 멋대로 망상에 잠겨 있을 뿐이지만요.”
- 미야자키 하야오 -

 

 

북유럽 그릇 디자인

-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타임리스 디자인의 비밀

“좋은 디자인은 유행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하나의 스타일로 남는다”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에 자연의 색감과 정취를 녹여낸 북유럽의 그릇들은 두고두고 봐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이 책은 수백 년 동안 사랑받고 있는 북유럽 그릇 브랜드의 탄생 과정부터 왕성한 활동을 펼친 디자이너, 주요한 디자인 제품을 두루 살피며 ‘타임리스 디자인’의 비밀을 찾아나간다. 장인 정신과 끊임없는 혁신으로 200여 년 전에 탄생한 블루 플루티드 패턴을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디자인 아이콘’으로 만든 덴마크의 로얄 코펜하겐. 클래식과 모던, 실용과 예술,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테이블웨어를 꾸준히 출시하고 있는 스웨덴의 로스트란드.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자연주의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핀란드의 정신을 잘 보여주는 이딸라. 이들처럼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리빙 브랜드는 물론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세계 도자기 컬렉터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빙앤그뢴달, 구스타프베리, 아라비아 등 북유럽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의 숨은 이야기들을 알차게 담았다.

 

 

거미 현미경 도감


l 한국 생물 목록 16

남궁준(1920~2013) 선생은 60여 년간 거미와 동굴생물을 연구하며 우리나라 거미 연구의 발전을 이끌었고, 평생 수행한 연구의 성과를 유산으로 남겼다. 이 책은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그 자료를 대중과 공유하고자 선생이 국립중앙과학관에 기증한 표본 7만 7,000여 점과 논문, 저서 등을 바탕으로 국립중앙과학관의 연구진들이 재구성한 것이다.
거미는 모든 종이 육식성으로,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다. 즉 해충의 천적으로서 자연농법에 도움을 주는 무리다. 하지만 국내 거미 연구 분야는 매우 척박하다. 학생을 배출하는 대학이 거의 없으며, 오래전 거미 연구로 학위를 받은 소수의 전문가들도 곤충 연구 분야의 작은 부분으로 참여해 부속적인 연구를 진행할 뿐 집중적으로 거미를 연구할 수 없는 환경이다.
이처럼 거미 연구의 맥이 끊어져가는 상황에서 한평생을 거미 연구에 바친 남궁준 선생이 타계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선생의 열정과 헌신이 스며있는 이 책이 우리나라 거미 연구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데 작은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뇌

휴머니스트의 신간《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뇌(The Big Questions: Mind)》는 뇌의 지형도와 감각의 경험부터 나는 누구인지에 관한 다소 철학적인 문제까지 마음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질문 20가지에 관한 뇌과학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부 ‘세계를 감각하는 나’에서는 뇌가 외부의 세계를 어떻게 경험하고 받아들이는지를 살펴보고, 2부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나’에서는 인간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에 관해 질문해 본다. 그리고 3부 ‘특별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나’에서는 언어와 예측, 추론 등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 무엇이고 인간의 뇌가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며, 4부 ‘나를 탐색하는 뇌’에서는 이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하는 ‘나’에 관해 질문해 본다. 여기에 덧붙여, 슈퍼브레인을 만들기 위한 두뇌 계발부터 감정을 읽는 안경, 유체 이탈 경험 등 다양한 심리학 실험까지, 답변을 하는 과정 속에서 흥미로운 이야기와 뇌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들도 만날 수 있다.


 

인류의 기원

- 난쟁이 인류 호빗에서 네안데르탈인까지 22가지 재미있는 인류 이야기


『인류의 기원: 난쟁이 인류 호빗에서 네안데르탈인까지 22가지 재미있는 인류 이야기』는 지난 세기 내내 세계 곳곳에서 발굴된 다종다양한 인류 화석과, 유전학을 비롯한 현대 생명 과학 기술에 힘입어 옛 화석 뼈에서 유전자를 추출하여 분석한 고(古)DNA 자료를 바탕으로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인류의 새 역사를 들려준다. 지구상에서 인간이 탄생하고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하기까지, 최신 고인류학이 밝혀낸 인류의 길고도 흥미로운 여정과 지금도 논쟁 중인 인류의 기원을 둘러싼 뜨거운 쟁점들을 지금 만나 보자.


 

 

기후, 에너지 그리고 녹색 이야기

화석연료의 고갈은 이제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그동안 우리는 화석연료를 무절제하게 써왔으며, 그 탐욕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 결말이 지구 곳곳에서 환경재앙으로 나타나고 있다. 거대한 쓰나미가 도시를 집어삼키고, 지진으로 순식간에 도시가 사라져버린다. 말 그대로 지금 우리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로 ‘불타는 지구’에 사는 것이다.
그렇다면 탈출구는 어디에 있을까? 『기후, 에너지 그리고 녹색 이야기』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공학자의 입장에서 명쾌한 해답을 내놓는다. 전(前) 교육과학기술부 장관·포항공과대학(POSTECH) 총장인 저자 김도연은 화석연료의 폭식이 가져온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의 과거·현재를 짚어보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녹색기술과 녹색산업, 녹색생활을 제시한다.


 

새로운 생명의 역사

- 지구 생명의 기원과 진화를 밝히는 새로운 근본적인 발견들

동물의 출현이 어떻게 수십억 년 동안 미루어졌는지, 어떤 힘이 어류를 처음 물 밖으로 내몰았는지, 공룡 같은 거대한 동물들을 멸종시킨 진정한 원인이 무엇인지가 설명되어 있다. 또한 온실 효과와 생명의 진화 및 멸종의 이야기를 비롯한 과학계의 최신 연구 성과들과 저자들이 생명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그것들을 종합하면서 얻은 새로운 깨달음이 가득하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지구 생명의 진정한 역사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경이롭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며, 생명 진화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될 것이다.


 

 

 

 

급진과학으로 본 유전자, 세포, 뇌

- 누가 통제하고, 누가 이익을 보는가


1960년대부터 급진과학운동의 선구자로 활동한 힐러리 로즈와 스티븐 로즈 부부의 최신작《급진과학으로 본 유전자, 세포, 뇌》가 출간되었다. 급진과학운동이란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과학의 독립성을 주장하고 과학의 민주화와 민중을 위한 과학 건설을 추구한 운동이다. 힐러리 로즈와 스티븐 로즈는 1960년대 급진과학운동이 처음 일어날 때부터 함께 활동해왔다. 힐러리 로즈는 페미니스트 사회학자로서 과학기술에 담긴 남성중심성과 국가주의를 경계해왔고, 생물학자이자 뇌과학자인 스티븐 로즈는 생물학의 환원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 책은 오랫동안 각자의 영역에서 연구 활동을 하던 이들 부부가 유전체학(유전자)과 재생의학(세포), 뇌신경과학(뇌)으로 대표되는 생명과학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본다. 저자들은 “유전자가 곧 우리인가?”, “당신은 당신의 뇌인가?”, “개인의 DNA정보는 거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맞춤형 아기는 새로운 형태의 우생학인가?”, “과학 발전을 주도하는 것은 대학인가, 기업인가, 정보인가?”를 묻는다. 이를 통해 생명과학은 과연 누가 통제하고, 누구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비판적으로 살핀다.

 

 

조선소


l 대산세계문학총서 132


오네티의 대표작 『조선소』는 각기 형태는 다르지만 자신의 욕망에 휩싸인 인물들이 고독과 광기 속에서 만들어낸 비극을 그린 소설이다. 포주 노릇을 하다가 추방됐던 라르센은 5년 만에 산타마리아로 돌아온다. 이웃 도시 푸에르토아스티예로에 있는 조선소 사장의 외동딸과 결혼해 그의 유산을 물려받고 좌절된 삶을 역전시키려는 속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뜻대로 되지 않는데, 조선소는 이미 파산하여 장부상으로만 존재하는 셈이고 회사에 남은 직원들은 조선소의 물품을 팔아 구차한 삶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에게는 희망이 없다. 그들은 유령처럼, 쇠락한 조선소처럼 황폐한 상태로 겨우 삶을 이어간다. 그들을 지탱하는 건 광기와 증오이다. 삶과 죽음, 몰락, 실존주의, 염세주의, 광기, 무기력이 엮여 그려낸 『조선소』는 우루과이의 혼란스러운 정치.경제 상황, 부패한 관료제도, 불의한 인간 군상을 비판하는 서사시이자, 인간성을 상실하고 고독과 소외로 존재의 무의미함을 느끼는 현대인의 실존적인 고뇌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수영하는 사람


l NFF (New Face of Fiction)


1956년 헝가리 혁명과 1961년 베를린 장벽의 등장을 전후로 한 격동기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이 소설은 장대한 서사도 치열한 갈등도 내세우지 않는다. 그런 큰 사건들은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 속에 무심히 스쳐 갈 뿐이다. 엄마가 말없이 떠나버린 후 세상이 멈춰버린 것 같은 카타에게 시간은 그녀의 말대로 견딜 만한 것들과 견딜 수 없는 것들로 나뉠 뿐이다. 그리고 기차 노선을 따라 이 마을 저 마을을 전전하면서, 저마다 아픔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고 또 헤어지면서 카타는 어른들도 그렇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결코 돌아보지 않을 것 같은 아버지의 말없는 등이 가진 아픔도. 아버지가 비로소 자신과 눈을 마주치게 되었을 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도.


 

손에 잡히는 바이오 토크

- IT를 넘어 BT의 시대로


어렵게 느껴지는 첨단 BT 지식을 생활 속의 5가지 주제로 묶었다

 사람들은 역분화 줄기세포는 잘 모르지만 도마뱀은 꼬리가 잘려도 다시 자란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제일 쉽게 지식을 이해하는 방법은 스토리가 엮여있으면 된다. 그래서 역분화 줄기세포를 설명할 때는 도마뱀 꼬리와 함께 영화 ‘127시간’ 이야기를 함께 했다. 다른 각 장의 주제들 역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쉽게 설명되어 있어 청소년들과 일반인들도 BT가 어렵고 생소하다는 경계를 허물 수 있다.


 

 

화성

- 마션 지오그래피, 붉은 행성의 모든 것


'제2의 지구'라고 알려진 화성에서는 이미 물의 흔적을 비롯한 여러 흥미로운 증거들이 발견되었고,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화성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장기격리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화성에 우리 인간이 이주해 살게 되리라 예측한다. 그리고 그날이 그리 머지않았으며,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의 상당수는 그런 세상을 보게 되리라고 여긴다. 언젠가는 우리가 경험하게 될 화성. 이 수수께끼 행성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 있다. '푸른 행성 지구'에 살면서 '붉은 행성 화성'을 꿈꾸는 이들 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최재천(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국립생태원 원장)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 같은 행성',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 '물과 협곡의 땅', 지구인들이 먼 미래에 이주하게 될 '전 우주적 스케일의 식민지'. 이렇듯 붉은 행성 화성은 그 실체를 알고 싶은 가장 매력적인 행성이다. 자일스 스패로의 《화성(MARS)》은 화성의 역사에서부터 최근 탐사 기록까지, 우리가 화성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것을 아름다운 사진들과 함께 담고 있다. 이 책은 반복되는 일상에 매몰된 현대인들을 고개 들어 하늘을 올려보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화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꼭 한 번은 읽어볼 만한 책이다!
- 정재승(KAIST 교수, 물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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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7월 말~8월 초)에 주문하여 도착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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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이 작품은 이야기 안에서 남자가 썼던 바로 그 소설의 형식처럼 되어 있다. 사건들이 일어나는 시간 순서대로 정렬되지 않은 이야기, 페이지가 적혀 있지 않으면 결코 순서를 맞출 수 없는 이야기 말이다. 인간은 시간을 한 방향으로 단 한 번밖에 체험하지 못한다. 하지만 소설에서라면?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을 통해 어쩌면 우리는 그 패턴에서 벗어나는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니미니


l 헬렌 그레이스 시리즈 1

《이니미니》라는 제목은 미국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 가사인 “eeny, meeny, miny, moe(이니 미니 마이니모)”에서 온 것이다. 범인이 쌍으로 인질을 납치한 뒤, 이들 간에 선택을 강요하는 상황을 빗댄 표현이다. 악마의 게임을 강요하는 범인은 과연 누구인지 그 흥미진진한 추리의 세계로 독자를 인도한다.

 

 

 

 

 

 

 

프래니와 주이

『호밀밭의 파수꾼』이 젊은 샐린저의 다소 치기 어린 작품이었다면, 『프래니와 주이』는 더욱 원숙해진 샐린저의 사상과 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 콜필드가 영원한 반항의 상징인 반면, 『프래니와 주이』의 두 남매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인물들로 전작에 비해 더욱 깊어진 삶에 대한 고찰을 보여준다.
샐린저의 메시지는 오늘날 젊은이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젊은이들은 여전히 부조리한 세상과 거만한 기성세대에 절망하기 쉽고, 허세와 자기 포장이 먹혀드는 광경과 인간성이 무너져내리는 사건들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계에서 어떤 이들은 기만적인 세상과 타협할지, 아니면 아예 등을 돌려버릴지 극단적인 선택지 사이에서 방황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 앞에서 누군가는 믿음에 대해, 삶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묻는다. 그 질문에 대해 『프래니와 주이』는 비관할 거리들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스스로를 지켜내는 길은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끝없는 여정에 두려움 없이 나서는 데에 있다고 답한다.

 

 

목공 소녀

이 시대 소녀들에 대한 박정윤 작가의 관심은 집요하다. 표제작인 '목공 소녀' 외에도 '초능력 소녀'와 '트레일러 소녀' 등 소녀를 직접적으로 작품의 제목으로 두고 있으며, 다른 소설 대부분도 소녀에 관해 서슴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상처받고, 유린당하고, 버림받은 소녀들. 그들이 바로 이 시대의 소녀상이다. 결국 그녀들은 선택했다. 외부에 의해 육체적 공포와 폭력을 경험하게 된 소녀들은 여인이 아닌 소녀를 택한다. 생존을 위해 소녀의 가면을 쓰는 것이다.

 

 

 

 

 

 

페르난두 페소아의 마지막 사흘


l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 안토니오 타부키 선집 7권. 페소아 연구자이자 창작가로서 타부키가 그려낸 페소아의 환상적 초상. 1994년에 나온 이 책은 타부키가, 1935년 페소아가 죽기 전 사흘을 상상하며 환상적으로 풀어낸 전기적 픽션이다. 다시 말해 페소아를 위한 문학적 초혼제이자, 타부키식의 오마주인 셈이다.

 

 

 

 

 

 

 

 

버드 박스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돌로 변하게 하는 메두사와 같이, 《버드 박스》에서 미지의 ‘그것’을 본 모든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광기에 휩싸인 채 살육을 저지른다. 한편 작가는 주인공 맬로리의 과거와 현재, 즉 ‘그것’이 막 세상을 위협하기 시작한 4년 전과, 살아남기 위해 두 아이를 혹독하게 훈육하는 현재의 맬로리를 교차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평범한 여성이 누구보다 강한 존재, 어머니가 되는 순간을 극한 상황을 통해 설득력 있게 묘사하고 있다.

 

 

 

 

 

 


l 블랙펜 클럽 34

세부 전공이 각기 다른 역사학자 여덟 명의 감수를 거쳤다는 사실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 만큼 다채롭고 풍부한 사실史實들이 곳곳에서 『거인들의 몰락』을 탄탄하게 뒷받침한다. 참혹한 전쟁을 몸소 겪어내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광부,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안이한 귀족, 계급적 특권에 안주하지 않고 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여성, 폭압적인 전제정치를 피해 자유의 땅으로 가는 이민자, 힘들여 쓰러뜨린 구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변해가는 혁명정부에 환멸을 느끼는 혁명가 등, 제각기 다른 이상을 품은 각계각층의 인물과 구체적으로 제시되는 그들 각자의 생생한 생활상은 독자를 순식간에 백 년 전으로 데려다놓는다. 솜 강 전투, 마른 강 전투 같은 1차 세계대전의 주요 전투 장면에서는 독가스나 기관총 등 당시 새롭게 부상하던 무기, 무능한 상관들의 잘못된 판단과 끔찍한 참호 생활로 허망하게 죽어간 병사들의 운명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 고스란히 재현된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 필립 K. 딕 단편집

핵전쟁의 위협과 매카시즘 광풍에 시달리며 불안해하던 1950년대 미국 사회의 모습을 강렬하게 묘사한다. 「수호자」에서는 핵전쟁으로 파괴된 지상에서 떠나 지하로 숨어 들어간 사람들과 파괴된 지구를 재생시키는 선량한 로봇 문명을 대비시키고, 「변수 인간」에서는 전쟁 수행을 다른 모든 일에 우선시하며 이를 빌미로 권력을 독점하려는 인물 군상을 그려 냉전 시대의 군비 경쟁을 비판한다. 「사칭자」에서는 외계의 존재에 대한 공포로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이란 설정으로 당시 미국에서 절정에 이르렀던 매카시즘의 횡포를 암시한다. 「포스터, 넌 죽었어!」에서는 정부가 방공호 마련과 공중 방어 시스템 구축 등 국방의 의무를 개인에게 지우면서 군산복합체와 결탁해 사람들을 공포로 조종한다. 당시 교외를 뒤덮기 시작하던 광고에 대한 혐오감을 극한까지 표출한 「자가 광고」, 미래를 예지하고 선택하는 무소불위의 존재가 자신의 사소한 이득만을 위해 행동하는 「독점 시장」은 자본주의의 병폐를 섬뜩하게 드러낸다. 로봇과 인간을 차별하는 사회를 통해 당시의 인종차별을 비꼬는 「제임스 P. 크로우」, 대중매체를 이용해 사람들을 조종하는 사회를 묘사한 「얀시의 허울」, 정부와 기업 사이에 끼여 힘없이 휘둘리는 처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페이첵」 등 대부분의 단편이 당시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고 있다.

 

 

임화 시선 : 해협의 로맨티시즘


l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8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8권. 1953년 8월 6일 '조선의 랭보' 임화가 미국 스파이라는 죄목으로 북한 정권에 의해 처형당한다. 한국 근대 문학사의 가장 논쟁적 인물인 임화는 월북 시인이자 문학평론가, 영화배우, 출판인, 그리고 혁명가였다. 임화가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 통칭 카프의 서기장으로서 프롤레타리아 문학과 계급혁명 운동을 주도했고, 월북한 후 바로 그곳에서 처형당한 탓에 1988년 해금 전까지 그의 문학적 성과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였다.

아티초크는 임화의 극적인 삶과 문학적 성과를 재조명하고, 젊은 독자에게 '시인 임화'를 소개하고자 새로운 감각과 편집으로 <해협의 로맨티시즘>을 출간하였다. 이번 시선집은 '네거리의 순이', '우리 오빠와 화로', '해협의 로맨티시즘' 등 33편의 명시와 평론 '위대한 낭만적 정신' 및 임화와 주변 인물들의 생생한 사진 등 총 30점의 삽화, 그리고 상세하고 친절한 해설과 연보로 구성되었다.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릴케 시 여행


l 정현종 문학 에디션 1

‘꽃’의 시인 김춘수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던 라이너 마리아 릴케. 그는 20세기의 인상적 시인이자 독일의 뛰어난 서정 시인이다. 릴케에게 시를 쓴다는 것은 세계를 내면적으로 들여다보고 삶을 극복하는 하나의 예술이 된다. 철학적인 반성과 내적 세계의 감성을 마치 형상을 그려주는 듯한 아름다운 언어 안에 잡아둠으로써 릴케의 시는 불멸의 존재가 되었으며, 실재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이상으로 가득 찬 유토피아적 공간을 창조한다. 고독한 개인만이 심오한 사물의 법칙 아래 놓인다고 생각했던 릴케는 ‘사물시’의 세계를 개척했고, 끊임없이 자신의 시를 회의하고 모색하면서 말년에는 명작 「오르페우스에게 부치는 소네트」와 「두이노의 비가」를 완성시켰다.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로르카 시 여행


l 정현종 문학 에디션 3

로르카의 시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두엔데(duende)이다. 두엔데는 로르카가 스페인 고유의 신비로운 힘이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위의 '기수의 노래'는 정현종 시인이 로르카의 시 중에서 두엔데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으로 뽑은 대표적인 시이다. 음악, 문학, 춤, 미술 같은 예술은 물론, 그들에게 또 하나의 예술인 투우에서도 두엔데는 신비로운 힘을 불어 넣는다. 두엔데는 피 속에 녹아 있는 원초적인 힘이고 주술이며 시의 영감이다. 또한 천사와 뮤즈의 이미지와는 다른 어둠이며 검은 물, 즉 죽음의 세계이다. 정현종 시인은 두엔데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순간순간 죽음과 더불어 사는 영혼에게 생기는, 결코 길들지 않는 나머지 항상 날것인 채 있으면서 예술 창조에 새로운 국면을 여는 힘이며, 예술가의 영혼 속에서 운명과도 같이 강력히 작용”하는 신비한 힘이다. 로르카의 작품은 몇 편을 제외하면 모두 이 두엔데의 작용으로 탄생했다는 것이다.

 

 

정현종 시인의 사유 깃든 네루다 시 여행


l 정현종 문학 에디션 2

네루다는 체질적으로 도시와 맞지 않는 야성의 시인이다. 또한 평화를 사랑하고 존재의 기쁨을 노래하는 원시적인 시인이다. 그에게 시는 사랑이다. 꿈꾸는 것이다. 그가 사랑을 꿈꾸는 방식은 바로 자연스러운 본능과 감각의 목소리이다. 네루다는 어린 시절부터 칠레의 원시적인 정글을 드나들며 산 시인이다. 정글의 생물들이 시의 소재가 되기도 하였으나, 그의 온몸에 배어든 원시림은 그의 시인됨을 결정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정현종 시인은 말한다. 상상력의 분류와 언어의 생명력이 모두 정글에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 네루다의 시는 솔직하고 거침이 없다. 본능적으로 돌진하는 야성의 목소리이다. 그 목소리가 우리들의 잠자고 있던 야성을 건드리고 일깨운다. 마치 폭포처럼 쏟아지는 시 속에서 우리는 찬란한 감각과 생명이 숨 쉬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정현종 시인이 네루다에게 감탄하는 부분 역시 머리로 짜낸 퍼즐식 언어가 아니라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비유들 때문이다.

 

법의학으로 보는 한국의 범죄 사건

- 한국 최초 법의학자 문국진이 들려주는 사건 현장 이야기 

오랜 세월 동안 잊혀져왔던 한국의 법의학 드라마를 오늘날 다시금 살려보려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20여 년 전 《새튼이》와 《지상아 1, 2》에 실린 이야기들 중 오늘날에도 의미 있을 법한 꼭지들을 세심하게 간추려 한 권의 새로운 책으로 재탄생시켰다. 문국진 박사와 수차례의 논의를 하며 법의학적인 시사점은 물론이고, 그 당시 한국 사회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글들을 두루 선정했다.

또한 현대적인 글맛을 살려 글을 리라이팅하는 한편, 감각적인 일러스트를 가미해 오늘날의 독자들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를 통해 한국 토양에서 자라난 법의학의 귀한 이야기들을 되살려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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