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청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그간 별로 한 것도 없이, 벌써 추석이 다가왔네요. T_T 책 주문하면서 알라딘에는 여러 차례 들락날락했는데, 리스트 쓰는 건 미뤄두고 이제야 붙입니다. 사고 싶고, 읽고 싶은 책들이 운동장 조회 장면처럼 줄을 서 있어요. 웃음. 날짜가 오래 지난 것은 빼고, 되도록 최근 책들 위주로 얼른 읽고 싶은 책들만 골라서 붙였습니다.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추석 지나면, -밀린 리뷰는 엄두가 안 나서(;) - 최근 독서 완료한 책들 먼저 페이퍼에 끼적여보려고 합니다.
“결국 모든 것은 내 문학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 같다.”
문학에 대한 시인의 태도는 정직한 구도자의 그것처럼 진지하고 그래서 먹먹하다. 하지만 언제나 일상에서 작가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반복해 묻고, 삶에 대한 에토스로 가득한 이성복의 이야기 한 편 한 편은 에두르지도 않고 겉치레 없이 진솔하다. 때로는 익살스럽고 살가운 이성복의 목소리를 발견하는 흔치 않은 쾌감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시론집들 가운데 어떤 책, 어떤 면을 펼쳐도 시 창작에 목마른 문청들은 물론, 일상의 면면에서 시적 긴장과 감동을 발견하고 싶은 독자들, 깨어 있는 감각과 진정한 삶의 의미를 탐문하는 모든 이에게 전해지는 감동의 깊이는 남다르다.
생활이라는 생각
l 창비시선 392
삶의 가장자리에서 시를 길어올리다
생동하는 몸의 세계를 꿰뚫는 투명하고 냉철한 현상학적 시선과 다채롭고 흥미로운 이미지로 독특한 시세계를 펼쳐온 이현승 시인의 세번째 시집 <생활이라는 생각>이 출간되었다. <친애하는 사물들>(문학동네 2012) 이후 3년 만에 새롭게 펴내는 이번 시집은 “몸을 위한, 몸에 의한, 몸의 것일 수밖에 없을 나날의 삶의 육체성이 어떻게 조직되고 통제되는가를 바닥까지 들여다보려는 몸의 헌정서”(이찬, 해설)이다. 사물을 골똘하게 바라보는 날카롭고 지적인 통찰과 예민한 감성이 어우러진 가운데 논리정연하면서도 단정한 시편들이 신선한 공감을 일으키며, 새로운 각도로 일상을 들여다보며 세상의 양면적 속성과 존재의 본질을 파고드는 철학적 사유가 빛나는 위트와 유머 속에 슬픔이 깃든 삶의 아이러니가 돋보인다.
희지의 세계
l 민음의 시 214
매뉴얼을 상대하는 것은 결국 캐릭터다. 황인찬에게 캐릭터는 공공에게 노출된 상품으로서의 캐릭터 아닌, ‘나—너’의 이자 관계 속의 캐릭터다. 희지와 두희, 숙이는 모두 실재하는 인물이 아닌 캐릭터로 존재하며 시인이나 독자는 캐릭터를 움직이는 유저가 되어 매뉴얼의 세계를 비행한다. 의미가 부재한 이름을 얻은 캐릭터나, 이름이 없는 의미만 얻은 명사들, 즉 너, 그, 개, 연인 등은 모두 캐릭터라는 중대한 장치에 부합한다. 그들은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가 그렇듯이 매뉴얼을 무시하고 매뉴얼에 균열을 내면서 동시에 매뉴얼에 복속되기도 한다. 황인찬은 시집 『희지의 세계』를 통해 매뉴얼을 부수는 것이 아니라, 매뉴얼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면서 그것의 무능함을 폭로하는 아이러니한 목적성을 드러낸다.
공중을 들어 올리는 하나의 방식
l 민음의 시 213
송종규의 이번 시집 『공중을 들어 올리는 하나의 방식』에 담긴 일련의 풍경은 기억과 사랑의 목소리를 그리며 그것의 다양한 감각적 채집과 재현, 시간과 공간의 탐침과 표현으로 그 범위를 넓혀 간다. 시인은 ‘비비새’라는 “한 세계에서 한 세계로 건너가고 있는 것”을 호명함으로써 사랑의 기억을 언어로 붙잡으려 한다. 이러한 순간에 대한 적극적 부조는 시 곳곳에 나타나는 시인의 욕망으로서, 언어를 통해 사랑의 내밀한 순간과 공간을 잡아채어 활자로 증빙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도이면서도 존재론적으로 계속할 수밖에 없는 운명으로 시인에게 작동한다. “공중을 들어 올리는” 일이 결국 불가능하다는 건 상식적으로 모두 알고 있다. 시인 또한 공중에 언어를 들어 올려 부조를 새기는 일이 불가능함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불가능 속에 시의 가능성을 찾는 것, 실패를 향해 투신하는 것을 송종규는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 과정에 기억과 사랑은 나름의 형체를 찾는다.
조커가 사는 집
국내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SF 작품집. 김상현, 황태환, 이재인, 백상준, 듀나, 정도경, 김창규, 정세호 8명의 작가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글과 세계관을 만날 수 있다.
신촌의 개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제아무리 빛나고 아름다운 존재라 할지라도 육체의 노쇠와 영혼의 쇠락을 피해갈 수 없다는 사실을, 그 어떤 강렬하고 치열한 저항의 몸짓으로도. 바로 시간이라는 무자비하고 절대적인 조건 때문에 말이다. 그리하여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게 된다. ‘나’와 설치미술가, 전위시인은 물론 그 빛나던 다해씨, 그리고 이들에게 귀를 내어주고, 자유의 무대를 마련해주었던 개들의 주인은 모두 저마다 ‘죽는다’. 각각 속물 은둔 작가, 베스트셀러 동화작가, 공무원이 됨으로써. 그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긴 병마와의 싸움에 예정대로 패배함으로써.
이 모든 이야기가 오로지 단 한 단락으로 쓰였다. 숨가쁘게 청춘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던 소설은 단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두번째 단락을 통해 이야기의 마지막을 고한다. “우리가 청춘을 죽였다.”(145쪽)
리틀 스트레인저
세라 워터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리틀 스트레인저』는 충돌과 사라짐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이 작품이 ‘매끈하게’ 읽히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작가의 바람대로, 이 소설은 ‘매끈하게’ 읽고 덮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일단, 앞에서도 밝혔듯이 1인칭 화자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도 좋을 것인지, 그 신뢰성이 어느 순간 무너지기 때문이다. 화자를 향한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지금까지 읽어온 모든 이야기가 흔들린다. 그리고 작가는 마지막까지 이 ‘낯선 존재’를 명확히 밝혀주지 않는다. 독자는 소설 속 인물들이 객관적으로 바라본 시선을 빌려 ‘그것’의 정체를 짐작해볼 수는 있지만, 소설 속에서 ‘그것’을 가리켜 보이는 화살표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로더릭에게 그것은 모종의 ‘감염’이고, 에어즈 부인에게 그것은 어려서 세상을 떠난 딸 수전의 환영이며, 캐럴라인에게 그것은 캐럴라인이 마지막에 외치는 “당신”이다. 반면 제3자의 입장인 닥터 실리에게 그것은 영국 귀족계급을 뿌리째 흔든 ‘노동당 정부’이자 세월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한 에어즈 가문 자체이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많은 평자가 『리틀 스트레인저』를 논하며 1인칭 화자가 범인인 애거서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나 마지막까지 어느 것도 속 시원히 밝혀주지 않는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을 함께 거론했으며, 어느 리뷰어는 “다 읽고 나서 안전하게 결론을 낸 후 깔끔하게 보따리를 싸서 책장에 집어넣을 수가 없는 책”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골든 인디 컬렉션
- The Musician
인디 씬 20년을 결산하는 종합 선물 세트
보고, 읽고, 듣는 새로운 음악, 색다른 뮤지션 이야기
인디 씬 20년을 결산하는 최종 결과물
〈골든 인디 컬렉션〉은 “이런 좋은 음악을 왜 사람들이 듣지 않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그렇다면 그들을 직접 소개해보자”는 저자 최규성의 의욕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이 기획이 햇수로 3년을 채우고, 41팀의 아티스트를 정리한 방대한 분량으로 마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저자는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했다. 그것은 뮤지션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자 했던 인디 정신과 같다. 이번에 출간하는 《골든 인디 컬렉션: The Musician》은 그 기록을 정리한 최종 결과물로 사진, 글, 음악을 모두 담았다.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실
프로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실
생각보다 평범한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특별한 작품들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그들의 창작세계를 엿보다
작가들의 작업실 풍경과 그 안에서 만들어진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작업 과정과 작품 세계에 관한 인터뷰를 통해 작가들마다 다른 작업 방식과 현재 일러스트레이션 및 회화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건축전 도록 (일본원서)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 건축전]
“나는 건물보다 건물 안에 있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는 편입니다. 물 안에 사는 사람의 행동… 예를 들어 어느 도로 주변에 오래 전에 문을 닫은 듯한 상점이 있고, 그 간판건축의 건물에 페인트가 벗겨진 싸구려 간판이 달려 있다고 합시다. 지금은 이렇게 낡고 초라해진 가게라도, 처음 시작했을 때 주인은 얼마나 가슴 두근거리며 손님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까 라든지, 그때 개업기념으로 손님 들에게 무엇을 나누어 주었을까 라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손님의 발길이 점점 뜸해지고, 그러는 사이에 주인이 병에 걸려서 가게 문을 닫는 모습이라든지….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대단한 건물이 아니더라도 흥미진진하게 건물을 볼 수 있지요. 내 멋대로 망상에 잠겨 있을 뿐이지만요.”
- 미야자키 하야오 -
북유럽 그릇 디자인
-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타임리스 디자인의 비밀
“좋은 디자인은 유행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하나의 스타일로 남는다”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에 자연의 색감과 정취를 녹여낸 북유럽의 그릇들은 두고두고 봐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이 책은 수백 년 동안 사랑받고 있는 북유럽 그릇 브랜드의 탄생 과정부터 왕성한 활동을 펼친 디자이너, 주요한 디자인 제품을 두루 살피며 ‘타임리스 디자인’의 비밀을 찾아나간다. 장인 정신과 끊임없는 혁신으로 200여 년 전에 탄생한 블루 플루티드 패턴을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디자인 아이콘’으로 만든 덴마크의 로얄 코펜하겐. 클래식과 모던, 실용과 예술,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테이블웨어를 꾸준히 출시하고 있는 스웨덴의 로스트란드.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자연주의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핀란드의 정신을 잘 보여주는 이딸라. 이들처럼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리빙 브랜드는 물론 비교적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 세계 도자기 컬렉터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빙앤그뢴달, 구스타프베리, 아라비아 등 북유럽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의 숨은 이야기들을 알차게 담았다.
거미 현미경 도감
l 한국 생물 목록 16
남궁준(1920~2013) 선생은 60여 년간 거미와 동굴생물을 연구하며 우리나라 거미 연구의 발전을 이끌었고, 평생 수행한 연구의 성과를 유산으로 남겼다. 이 책은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그 자료를 대중과 공유하고자 선생이 국립중앙과학관에 기증한 표본 7만 7,000여 점과 논문, 저서 등을 바탕으로 국립중앙과학관의 연구진들이 재구성한 것이다.
거미는 모든 종이 육식성으로,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다. 즉 해충의 천적으로서 자연농법에 도움을 주는 무리다. 하지만 국내 거미 연구 분야는 매우 척박하다. 학생을 배출하는 대학이 거의 없으며, 오래전 거미 연구로 학위를 받은 소수의 전문가들도 곤충 연구 분야의 작은 부분으로 참여해 부속적인 연구를 진행할 뿐 집중적으로 거미를 연구할 수 없는 환경이다.
이처럼 거미 연구의 맥이 끊어져가는 상황에서 한평생을 거미 연구에 바친 남궁준 선생이 타계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선생의 열정과 헌신이 스며있는 이 책이 우리나라 거미 연구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데 작은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뇌
휴머니스트의 신간《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뇌(The Big Questions: Mind)》는 뇌의 지형도와 감각의 경험부터 나는 누구인지에 관한 다소 철학적인 문제까지 마음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질문 20가지에 관한 뇌과학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부 ‘세계를 감각하는 나’에서는 뇌가 외부의 세계를 어떻게 경험하고 받아들이는지를 살펴보고, 2부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나’에서는 인간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에 관해 질문해 본다. 그리고 3부 ‘특별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나’에서는 언어와 예측, 추론 등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 무엇이고 인간의 뇌가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며, 4부 ‘나를 탐색하는 뇌’에서는 이 모든 것에 대해 생각하는 ‘나’에 관해 질문해 본다. 여기에 덧붙여, 슈퍼브레인을 만들기 위한 두뇌 계발부터 감정을 읽는 안경, 유체 이탈 경험 등 다양한 심리학 실험까지, 답변을 하는 과정 속에서 흥미로운 이야기와 뇌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들도 만날 수 있다.
인류의 기원
- 난쟁이 인류 호빗에서 네안데르탈인까지 22가지 재미있는 인류 이야기
『인류의 기원: 난쟁이 인류 호빗에서 네안데르탈인까지 22가지 재미있는 인류 이야기』는 지난 세기 내내 세계 곳곳에서 발굴된 다종다양한 인류 화석과, 유전학을 비롯한 현대 생명 과학 기술에 힘입어 옛 화석 뼈에서 유전자를 추출하여 분석한 고(古)DNA 자료를 바탕으로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인류의 새 역사를 들려준다. 지구상에서 인간이 탄생하고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하기까지, 최신 고인류학이 밝혀낸 인류의 길고도 흥미로운 여정과 지금도 논쟁 중인 인류의 기원을 둘러싼 뜨거운 쟁점들을 지금 만나 보자.
기후, 에너지 그리고 녹색 이야기
화석연료의 고갈은 이제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그동안 우리는 화석연료를 무절제하게 써왔으며, 그 탐욕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 결말이 지구 곳곳에서 환경재앙으로 나타나고 있다. 거대한 쓰나미가 도시를 집어삼키고, 지진으로 순식간에 도시가 사라져버린다. 말 그대로 지금 우리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로 ‘불타는 지구’에 사는 것이다.
그렇다면 탈출구는 어디에 있을까? 『기후, 에너지 그리고 녹색 이야기』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공학자의 입장에서 명쾌한 해답을 내놓는다. 전(前) 교육과학기술부 장관·포항공과대학(POSTECH) 총장인 저자 김도연은 화석연료의 폭식이 가져온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의 과거·현재를 짚어보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녹색기술과 녹색산업, 녹색생활을 제시한다.
새로운 생명의 역사
- 지구 생명의 기원과 진화를 밝히는 새로운 근본적인 발견들
동물의 출현이 어떻게 수십억 년 동안 미루어졌는지, 어떤 힘이 어류를 처음 물 밖으로 내몰았는지, 공룡 같은 거대한 동물들을 멸종시킨 진정한 원인이 무엇인지가 설명되어 있다. 또한 온실 효과와 생명의 진화 및 멸종의 이야기를 비롯한 과학계의 최신 연구 성과들과 저자들이 생명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그것들을 종합하면서 얻은 새로운 깨달음이 가득하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지구 생명의 진정한 역사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경이롭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며, 생명 진화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될 것이다.
급진과학으로 본 유전자, 세포, 뇌
- 누가 통제하고, 누가 이익을 보는가
1960년대부터 급진과학운동의 선구자로 활동한 힐러리 로즈와 스티븐 로즈 부부의 최신작《급진과학으로 본 유전자, 세포, 뇌》가 출간되었다. 급진과학운동이란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과학의 독립성을 주장하고 과학의 민주화와 민중을 위한 과학 건설을 추구한 운동이다. 힐러리 로즈와 스티븐 로즈는 1960년대 급진과학운동이 처음 일어날 때부터 함께 활동해왔다. 힐러리 로즈는 페미니스트 사회학자로서 과학기술에 담긴 남성중심성과 국가주의를 경계해왔고, 생물학자이자 뇌과학자인 스티븐 로즈는 생물학의 환원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 책은 오랫동안 각자의 영역에서 연구 활동을 하던 이들 부부가 유전체학(유전자)과 재생의학(세포), 뇌신경과학(뇌)으로 대표되는 생명과학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본다. 저자들은 “유전자가 곧 우리인가?”, “당신은 당신의 뇌인가?”, “개인의 DNA정보는 거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맞춤형 아기는 새로운 형태의 우생학인가?”, “과학 발전을 주도하는 것은 대학인가, 기업인가, 정보인가?”를 묻는다. 이를 통해 생명과학은 과연 누가 통제하고, 누구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비판적으로 살핀다.
조선소
l 대산세계문학총서 132
오네티의 대표작 『조선소』는 각기 형태는 다르지만 자신의 욕망에 휩싸인 인물들이 고독과 광기 속에서 만들어낸 비극을 그린 소설이다. 포주 노릇을 하다가 추방됐던 라르센은 5년 만에 산타마리아로 돌아온다. 이웃 도시 푸에르토아스티예로에 있는 조선소 사장의 외동딸과 결혼해 그의 유산을 물려받고 좌절된 삶을 역전시키려는 속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뜻대로 되지 않는데, 조선소는 이미 파산하여 장부상으로만 존재하는 셈이고 회사에 남은 직원들은 조선소의 물품을 팔아 구차한 삶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에게는 희망이 없다. 그들은 유령처럼, 쇠락한 조선소처럼 황폐한 상태로 겨우 삶을 이어간다. 그들을 지탱하는 건 광기와 증오이다. 삶과 죽음, 몰락, 실존주의, 염세주의, 광기, 무기력이 엮여 그려낸 『조선소』는 우루과이의 혼란스러운 정치.경제 상황, 부패한 관료제도, 불의한 인간 군상을 비판하는 서사시이자, 인간성을 상실하고 고독과 소외로 존재의 무의미함을 느끼는 현대인의 실존적인 고뇌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수영하는 사람
l NFF (New Face of Fiction)
1956년 헝가리 혁명과 1961년 베를린 장벽의 등장을 전후로 한 격동기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이 소설은 장대한 서사도 치열한 갈등도 내세우지 않는다. 그런 큰 사건들은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 속에 무심히 스쳐 갈 뿐이다. 엄마가 말없이 떠나버린 후 세상이 멈춰버린 것 같은 카타에게 시간은 그녀의 말대로 견딜 만한 것들과 견딜 수 없는 것들로 나뉠 뿐이다. 그리고 기차 노선을 따라 이 마을 저 마을을 전전하면서, 저마다 아픔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고 또 헤어지면서 카타는 어른들도 그렇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결코 돌아보지 않을 것 같은 아버지의 말없는 등이 가진 아픔도. 아버지가 비로소 자신과 눈을 마주치게 되었을 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도.
손에 잡히는 바이오 토크
- IT를 넘어 BT의 시대로
어렵게 느껴지는 첨단 BT 지식을 생활 속의 5가지 주제로 묶었다
사람들은 역분화 줄기세포는 잘 모르지만 도마뱀은 꼬리가 잘려도 다시 자란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제일 쉽게 지식을 이해하는 방법은 스토리가 엮여있으면 된다. 그래서 역분화 줄기세포를 설명할 때는 도마뱀 꼬리와 함께 영화 ‘127시간’ 이야기를 함께 했다. 다른 각 장의 주제들 역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쉽게 설명되어 있어 청소년들과 일반인들도 BT가 어렵고 생소하다는 경계를 허물 수 있다.
화성
- 마션 지오그래피, 붉은 행성의 모든 것
'제2의 지구'라고 알려진 화성에서는 이미 물의 흔적을 비롯한 여러 흥미로운 증거들이 발견되었고,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화성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장기격리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화성에 우리 인간이 이주해 살게 되리라 예측한다. 그리고 그날이 그리 머지않았으며,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의 상당수는 그런 세상을 보게 되리라고 여긴다. 언젠가는 우리가 경험하게 될 화성. 이 수수께끼 행성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이 이 책에 오롯이 담겨 있다. '푸른 행성 지구'에 살면서 '붉은 행성 화성'을 꿈꾸는 이들 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최재천(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국립생태원 원장)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 같은 행성',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 '물과 협곡의 땅', 지구인들이 먼 미래에 이주하게 될 '전 우주적 스케일의 식민지'. 이렇듯 붉은 행성 화성은 그 실체를 알고 싶은 가장 매력적인 행성이다. 자일스 스패로의 《화성(MARS)》은 화성의 역사에서부터 최근 탐사 기록까지, 우리가 화성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것을 아름다운 사진들과 함께 담고 있다. 이 책은 반복되는 일상에 매몰된 현대인들을 고개 들어 하늘을 올려보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화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꼭 한 번은 읽어볼 만한 책이다!
- 정재승(KAIST 교수, 물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