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리가 정상이라면
야마시로 아사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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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인생이지만 하나같이 축복과 비애로 가득하다.



-최근에 책을 많이 읽지 못하면서 읽는 행위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기분이다. 그러다 밀리의서재에서 무려 야마시로 아사코의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을 발견하고는 재독이라면 새로 읽는 것보다 빨리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스스로가 재미도 보장하니까 재미있게 한 권을 후다닥 읽을 요량으로 선택했다. 아-! 근데 역시 재미가 보장 된 책을 읽는 행복은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설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재독인데도 재미있고, 그렇기 때문에 후루룩 읽을 수 있어서 읽는다는 행위의 뿌듯함도 양껏 만끽할 수 있으니.



-두 번째로 읽으니 빠르게 읽히면서도 내용은 머리에 더 쏙쏙 들어와서 깜짝 놀랐다. 이래서 좋은 책은 몇 번이고 다시 읽어야 한다고 하는구나를 이제서야 제대로 깨달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흥미와 재미로 읽었는데 ‘서정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건 어떤 장르일까.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호기심과 흥미를 당기는 장르인 미스터리와 감동과 인간의 아름다운 내면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하는 서정적임이 합쳐진 것은 어떻게 보면 쌩뚱맞고 어울리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두 가지가 합쳐지면서 더욱 큰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아름다우면서 호기심을 끌고, 감동적이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한 번에 선사하는 것이다. 또한 섞이기 힘든 두 가지를 섞어서 독자에게 선사하는 작가의 글솜씨에 제대로 감동을 받게 된다.



-어린왕자를 제외하면, 재독, 재서평은 처음이다. 그런 내가 첫 번째 재독으로 선택한 책인 만큼 다른 분들에게도 강추하고 싶다. 미스터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도, 감동적이고 서정적인 스토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도 분명히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초 쯤에 <내 머리가 정상이라면>을 또 다시 손에 잡지 않을까 하는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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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의 날 정해연의 날 3부작
정해연 지음 / 시공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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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애거서만 듣기는 조금 아까워서 뭘 들을까 고민하다가, 너무 직설적인 제목에 살짝 갈등하다 선택하게 된 <유괴의 날> 제목만 보면 꼭 ‘내가 이제부터 납치를 할거야! 그리고 그 아이랑 친하게 지내게 되지!’ 라는 내용일 것처럼 보여서 재미있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게 수상쩍으며, 계속 되는 반전에 단 한순간도 방심하지 못하게 하고, 과도한 인간의 욕망에 대한 비난까지. 재미와 감동, 생각할 거리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완벽한 소설이었다.



-백혈병에 걸린 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위해 어쩔 수 없이 유괴를 계획하게 된 명준은 실수로 납치 대상이었던 로희를 차로 치게 되고,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아이와 어쩌다보니 아빠와 딸처럼 지내게 된다. 아이가 없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연락이 전혀 닿지 않는 아이 부모. 답답한 명준은 슬쩍 그 집에 다시 찾아 갔다가 아이 부모가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멘붕에 빠진 명준은 이 모든 것을 계획한 전처 혜은을 의심하며 로희와 함께 도피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로희를 보고 명준은 응급실로 아이를 데리고 가게 되고, 경찰은 그를 추적할 수 있게 된다. 알고보니 명준에게는 살인 전과가 있었고, 로희는 그런 명준이 쫒긴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의 곁에 붙어있기를 선택한다. 함께 혜은을 찾아간 그들은 혜은에게 충격적인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렇게 종잡을 수 없는 스토리가 계속 발생하기 때문에 잠시도 긴장을 풀 수 없다. 계속 튀어나오는 놀라운 사실과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에 독자들은 정신차리지 못하고 푹 빠져들게 된다.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추악한 짓까지 서슴없이 하게 만드는지를 바라보면서 혐오스러움과 함께 안쓰럽다는 마음이 생겨난다. 그들은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가 생각하다보면 씁쓸한 마음도 생겨난다. 마지막으로 <유괴의 날>은 가족과 애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만들며,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이 책은 재미와 감동, 사색의 시간을 모두 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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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 그웬과 아이리스의 런던 미스터리 결혼상담소
앨리슨 몽클레어 저자, 장성주 역자 / 시월이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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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일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멀쩡한 남자를 찾아드립니다> 이번에는 무려 추리소설. 게다가 1940년대 세계2차대전이 끝난 직후의 ‘여성’탐정에 관한 이야기다. 이것만으로도 호기심이 생기는데 강렬한 핫핑크 표지 디자인에 추리라는 주제와 어울리지 않는 제목에 호기심이 생긴다. 마치 ‘멀쩡하지 않으면 죽여버리면 그만이죠’라고 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감돌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와중에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음미하면서 읽는다고 정말 오래도록 읽어나갔다.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두 여성의 티키타카가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소설이다.



-다행히(?) 주인공들이 남자를 죽이지는 않는다. 결혼상담소를 운영하는 주인공 그웬과 스파크스의 고객 중 한 명인 남성이 소개받은 여성을 살인했다는 혐의를 받고 구치되는데, 그녀들은 자신들의 사업에 비상이 걸렸음을 깨달음과 동시에 그의 무죄를 확신하고 그의 결백을 위해 기꺼이 탐정 콤비가 되어 나서게 되는 것이다. 어둡고 비밀스러운 삶을 가진 스파크스와 상류층의 조신한 그웬은 언뜻 보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한쌍이지만 그런 그들의 환상적인 호흡이 큰 매력 포인트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심지어 여성 탐정이라니! 콤비라니! 탐정물 애호가들에게 이렇게 반가운 소식이 없다. 거기에 세계2차대전 직후의 런던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포인트 중 하나다. 책을 다 읽은 독자라면 자연스럽게 다음 작품이 기다려질 것이다. 좋은 소식은 우리는 그녀들의 활약을 또 다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매력포인트가 정말 많은 소설이지만, 심지어 스토리도 더할나위 없었다. 자연스러운 전개와 탄탄한 짜임. 그리고 독자들을 휘어잡는 반전들. 너무 갑작스러고 뜬금없는 반전 결말이 조금 아쉽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인 내용이 만족스러워 흡족한 표정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아마 우리가 마플양 다음으로 사랑하는 여성 탐정이 되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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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마리 아기 돼지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원은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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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자주 못읽으니 오디오북을 선택할 때 고민이 없었다. ‘애거서를 듣겠어!!’라는 욕구로 가득 차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선택하게 된 <다섯 마리 아기 돼지> 시작부터 귀를 의심하게 된다. 무려 16년 전 사건을 의뢰하는 아가씨. 그 사건을 받아들이는 푸아로. 그의 활약이 절로 기대되며 시작부터 흥분감으로 온몸이 달아오르게 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도대체 어떻게 16년전 사건을 다시 조사하겠는가. 관계자중 사망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당시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의뢰가 푸아로에게 들어왔고, 그 의뢰를 한 여성은 당차게 부탁을 한다. 자신의 어머니는 결백을 말했다며. 푸아로는 그녀의 의뢰를 거절하지 못하고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말도 안 되는 설정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도 푸아로와 함께 추리를 하고 있었다. 누구일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새 아! 이사람이다! 이사람이 의심스러워! 하면서. 그게 이 소설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독자를 자연스럽게 추리에 끌어들이는. 특히 이번 작품에서 푸아로는 심리적으로 사실과 진실을 판단하기 때문에 시간은 그다지 큰 상관이 없었다. 독자들은 누가 진짜 범인인지 헷갈려하고 있을 때 그는 진실을 찾아낸다.



-조금 당황스럽다. 푸아로는 독선적인 추리를 한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독자들에게 많은 힌트를 던져주며 함께 추리하고 있었다. 이 작품이 특히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내가 여태 무심하게 넘겼던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오디오북이 귀에 박히기 때문에 더 깊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인지. 정말이지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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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 - 눈을 감으면 다른 세상이 열린다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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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교차하고 계속 갈라져나간다.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풍경을 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언제 어디에서 태어나고 누구를 만나고 하는 거, 싫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 그날부터 내내 죽음을 생각해왔어. 산다는 것이 너무 두렵고 겁이 났어.



-장르문학 애호가 인친분들이 많이 읽던 <야시> 사실 호기심이 생겼음에도 표지 디자인이 안예뻐서 읽지 않고 있었는데, 밀리의서재에서 발견하고 바로 읽기 시작했다. 책 자체는 재미있었는데, 이직 후 도저히 독서시간이 나질 않아서 짬짬히 읽었는데도 기간이 정말 오래 걸렸다. 당분간은 서평이 굉장히 드문드문 올라올 듯 싶다. 아무튼 읽어보니 호러 소설이 아니라 환상소설이었다. 어떻게 보면 심리적으로 공포심을 심어준다고 볼 수도 있지만, 보편적인 공포심이 아닌 호불호가 갈리는 공포심이다.



-두 개의 중편이 실린 소설집인데, 두 작품의 결이 굉장히 흡사하다. <바람의 도시>는 도심 속 시공간이 뒤틀린 곳을 통과하면 일반 사람들은 들어갈 수 없는 고도라는 곳으로 향하게 되는데, 그곳은 죽은자들이나 신들이 지나다니는 길이다. 초등학생인 주인공이 이 또 다른 세계인 고도에서 겪는 사건을 다룬 이야기다. <야시>또한 선택받은 몇몇만이 갈 수 있는 시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무것도 구입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곳. 물건을 사지 않은 채 시간이 초과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야시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은 특별한 것들이며 그만큼 가격이 비싼 것들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야시로 향한 주인공이 겪게 되는 이야기. 두 작품 모두 평범한 사람에게는 열리지 않는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늘하면서 호기심이 생기는 동시에 흥미롭게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이야기는 많고 많지만, 누군가 그중에서 특색있는 작품을 뽑으라 한다면 독자들은 망설임없이 <야시>를 뽑을 것이다. 흔한 주제를 가지고 색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호러보다는 환상소설이라 생각하고 읽어야 한다. 호러매니아인 사람들은 이게 왜 호러지? 라며 고개를 갸웃하게 될 테니까. 환상소설이라 생각하고 읽으면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능력에 감탄을 하게 될 것이다. 너무 오랜만에 쓰는 서평이라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으면서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읽고 많이 쓰려고 이전보다 더 큰 노력을 해야겠다. (책이 멀어지니 삶이 너무 우울한 것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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