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밤의 눈 -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주영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굉장히 감성적인 표지에요 :)
개인적으로 새파란 배경에 사람들이 어둡게 서있는 모습이 참 맘에 들더라구요.

 에필로그와 프롤로그가 굉장히 독특하더라구요!
카테고리와 같이, 이 부분 또한 개인적으로 지극히 감성적으로 봤다며 :)
개인적으로 혼불문학상 수상작들에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한 번도 읽어본 적은 없지만,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것과, 혼불상은 그 내용 때문에 특히 더 기대가 됬었다.
그런 기대를 가지고 읽었는데, 내 기대보다 훨씬 더 좋은 책을 한 권 읽은 기분이다.

재미있다.
뻔하지않은 내용으로 뻔하지않은 이야기를 한다.
언니를 잃어버린 쌍둥이 동생과, 15년의 기억을 통째로 잃어버린 누군가에 의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호기심을 가지지 않으래야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으며,
현실 비판적인 내용을 이렇게 신선하게 과하지 않게 담았다는 부분에 놀라움을 느꼈다.
호기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등장인물들이 던져주는 마치 퍼즐과도 같은 감정과 이야기들을 맞추며 읽다보니까, 다음장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 중간을 넘어서는 밤을 새서 책을 다 읽고말았다.
우리에게 익숙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스파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현실의 문제점을 조심스럽게 비판한다. (여기서 내가 조심스럽게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너무 신랄하게 까대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 참 신선하다고 생각되면서도, 익숙한 내용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스파이들에 의해서 아랫 사람들이 조종되고 아무것도 모르는 최하층민들은 버려진 세상에서 고통에 시달리며 자살하고, 발버둥치는 모습들이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길러지거나 인정받은 스파이들은 이 세상에서 안전하다. 그들은 스파이니까,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고 존재하고, 그들 덕분에 아랫 사람들을 조종하기가 쉬우니깐, 그들은 최하층민들이 고통받으며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며, 자신들이 누리는 것들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그 문제에 대해서 의식하고 세상이 결국 변하지 않더라도, 한 사람 한 사람 깨닫고 혼자서 잊혀지고 사라지는 노력일지라도 스스로 앞으로 조금씩 이라도 나아가는게 좋다는 이야기를 건낸다.

당신은 어디에 살고있는 누구십니까?
한 번쯤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괜찮습니까? 아니면 괜찮다고 생각합니까?
현대에 살고있는 우리는 굉장히 괜찮지 않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무언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요한 밤의 눈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파이가 되어서 윗사람들을 위해서 일을 하게된다.
그 자는 자신의 15년의 기억을 통째로 잊어버린 채로 스파이가 되어서, 본인이 누구인지 추측하고 추리하는게 일상이 되어있는 사람이다. 그자는 윗사람들을 위해서 일하면서도 왜?라는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세상이 조금은 잘못된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우리도 사실은, 스파이가 아닐까?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는 무관심한 눈길만 던지면서, 내가 아닌 윗사람을 위해서 묵묵히 일하는, 그런 스파이가 아닐까?
왜? 라는 질문을 던져본게 언제쯤일까? 왜 나는 이런 월급을 받아야지? 왜 나는 이런 일을 하는거지?
왜 상사는 나에게 이런 일을 시킬까? 무조건 왜?라는 질문을 하라는게 아니다, 적어도 내가 무슨일을 하는지 알고 움직이는게 좋지 않겠는가? 그냥 시키는대로 '로봇처럼'윗사람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이 되는게 아니라, 본인이 그렇다면 자신도 모르게, 세상이 만들어놓은 틀에 맞춰서 누군가의 스파이가 되어있었을 수도 있다.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으며, 의미있게 읽은 책이다.
다음 장이 궁금해지는 내용에, 너무 과격하지 않게 잔잔하게 혹은 덤덤하게 이야기를 풀어내서 더욱 몰입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굉장히 감탄스럽고 존경스러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자신이 사는 세상을 잘 안다고 착각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간다.
나는 그런 대부분의 사람이 될 수 있을까 -28p
거기에 내가 원하는 것이 없다고 해도. 없다는 것을 다만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28p
그러니까 일단 생겨난 불행은 사라지지 않고 총량을 유지합니다.
세상의 모든 불행이 원래 그런겁니다 -30p
사람들은 행복보다 불행을 선명하게 기억한다고들 하지 않는가.
세상에 행복한 사람보다 불행한 사람이 많은건 기억 때문일지도 모른다. -35p
정말 해야겠다면 제대로 해야지.
멈추어 울고있는 지금도 누군가는 나아가니까 -214p

그럼 저는 이만
총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