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인간학 - 약함, 비열함, 선량함과 싸우는 까칠한 철학자
나카지마 요시미치 지음, 이지수 옮김, 이진우 감수 / 다산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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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도 쓰여있지만, 니체에 대해서 알고싶은 사람에게는 이 책을 별로 추천해주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진우 교수님의 말 처럼, 우리 현대의 문제점을, 바로 약한 사람들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이게 다가올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느낀바는 니체를 증오한다는 저자의 말을 믿을 수 없다. 책을 읽는 내내 니체의 사상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있고, 그와 같은 말을 하고있고, 그와 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지적을 하고있다.
니체의 말을 인용해가며 약한 사람들에 관해서 자신의 견해를 덧붙혀 이야기 한다. 또한, 자신이 싫다고한 그의 행동을 동정하기까지 하고있다! 니체가 너무나 싫었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과는 괴리가 있는 행동이 아닌가 싶다. 그는 40년동안 니체를 읽고 연구하면서, 그의 뜻을 비로소 완전히 이해하게 되면서, 이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를 이해하고 동정하고 오바해서 말하자면 사랑하게되지 않았나 싶다.

약한 사람들

책은 약자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사회적 약자. 곧 우리라는 말로 들린다.
요즘의 사회에 약하지 않은 자가 있던가? 권력을 가진 자들도 사실 자신들은 피해자다! 하기도 하면서, 문제가 터지면 약한척, 휠체어라는 도구를 이용해 사람들의 동정을 삼으로써 문제를 회피하려고 한다.
자신을 무조건적 피해자라고 생각하며, 부럽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을 뒤에서 깎아내리려고 열심히 칼질을 한다. 뒤에서 열심히 칼질을 하다가도 그 사람과 만나면 칼을 뒤로 숨기고 얼굴에 웃음꽃을 피운다.
그가 뒤돌아 가는 순간 칼을 다시 뽑아들고 그사람의 온 몸에 상처를 내려고 발악한다.
부러운 누군가의 헛점을 찾으려고 온 몸으로 발악한다. 연예인들을 바라보는 우리를 생각해보면 아주 쉽다. 예쁘고 잘생겼다는 이유로 찬양받기도 하면서, 그렇다는 이유로 욕을 먹기도 한다.
우리는 약하기 때문에,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에 욕을 해도 되고, 그녀 혹은 그들은 연예인이기 때문에,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살기 때문에 욕해도 된다! 라고 생각한다.
나도 물론 이런 문제에 대해서 자주 생각하곤 했다. 어째서 뒤에서 깎아내리기 바쁜 것인가? 어째서 앞에서는 납죽 엎드려 개처럼 꼬리를 흔들기 바쁜가? 왜 솔직히 말하면 험한꼴을 받는 것인가?
왜 다들 예스라고 할 때 혼자 노 라고 하면 안되는 것인가?
나는 이런 상황들이 굉장히 마음에 안들었다. 때문에 나카지마 요시미치라는 작가와 마음이 굉장히 잘 맞고 이 책 또한 전혀 어렵지 않게 술술 읽으며 재미있고 흥미있게 읽었다.
이미 이 사회는 약자들을 위한 사회로 만들어졌다.
우리는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모든 자들을 약한 우리끼리 뭉쳐서 스스로 무덤을 파기 전까지 돌을 던지고 손가락질하고 욕설을 내뱉느라 바쁘다, 그러다가도 누군가가 그사람이 정말 잘못한 것일까? 라는 의혹만 품어도, 아니 그런 의혹을 품었다는 사실을 알기만 해도 바로 눈동자를 그 누군가에게 돌려 비판을 한다. 당연히 잘못된거 아니냐! 라는, 자유를 갈망하면서도 우리는 스스로 "약자들의 법칙"을 만들어 거기에다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그 법칙을 벗어나면 나의 생활에 위험이 끼치지 않을까, 지금 나에게 유리한 상황들도 많고 편안한데 이 법칙을 꼭 깨야하는걸까,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그저 멍-하게 그 법칙에 몸을 맡기고 살아간다.
가끔 세상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가? 라는 생각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과연 이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 왜 바꿔야 하는가? 라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약하다는걸 알면서, 무기로 사용하면서 이대로도 괜찮지 않나- 라는 생각을 가지는건, 스스로 무언가 힘을 가지지 않으려고 한다는건 물론 문제가 되겠지만, 이미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기에 안주해 몸을 맡기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바꿀 수 있을까?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있는 상황에서 그 상황을 바꿔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생각이 든다. 물론 보기에 안좋다. 우르르 몰려다니며 혼자있을 때는 상상도 못하는 파괴력으로 누군가를, 개인을, 단 한명을 공격하는 모습을, 앞과 뒤가 확연히 다른 모습들을 보면 나 역시 소름이 끼리고 치가 떨린다. 그러나 약자를 위한 법칙이 꼭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 역시 "약자니까.."라는 생각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약자가 아니다! 나는 이 사람들과 다르다! 라는 생각을 했지만, 나도 어쩔 수 없는 "가축의 무리"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흥미있다

정말 흥미 있게 읽었다. 문장들이 재미있기도 하면서, 걱정한 것보다 쉽게 술술 읽히는 책이어서 니체를 전혀 모르는 내가 중간에 책을 닫아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
뭣보다 누구나 인식하고 있을, 그러고 있을 수도 있을, 문제를 강렬하게 비판하는 문장들이기에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고 재미있게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손에 이 책을 한 권씩 쥐어주면서 "꼭 한 번 읽어봐"라고 권해주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마냥 분노가 생기는 사람은 이미 뼈속까지 '약한 사람'일 것이므로 그런 사람과 거리를 두고싶다. 또한 약자로 살아가면서도 문제의식을 하고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깨닫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다. 이런 책이라면 백권도 읽을 수 있다. 정말 꼭 한 번 더 읽고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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