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만찬회
신진오.전건우 지음 / 텍스티(TXTY)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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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쓰다 신조의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을 읽고있다. 무려 550p로 나에게는 엄청 버거운 두께다. 두꺼울 수록 막막한 감정이 드는 것도 있지만 손목이 약한 나는 오래 들고 읽을 수가 없어서 재미있어도 중간중간 내려놔야하기 때문에 두꺼운 책은 잘 읽지 않는데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도 두께때문에 미루다가 미쓰다 작품을 읽고 싶어서 드디어 손에 집어들었다. 어쨌든 한 번에 오래 읽지 못하기 때문에 밀리로 가볍게 읽은 또 다른 호러를 찾다가 <호러 만찬회>를 발견하고 제목과 두 작가의 이름만 보고 바로 읽기 시작했다. 그저 가볍게 읽을 요량으로 펼쳤기 때문에 아무런 생각도 없이 읽었는데 한국 정서에 잘 맞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또 개인적으로 단편집은 생각보다 작품에 대한 기억이 오래가지 않는 편인데, 이 작품은 다 읽은 후에도 각각의 이야기들이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이건 그만큼 재미있게 읽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헤이, 마몬스> 다자녀를 키울 때 주의해야 하는 부분을 시사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스토리는 다소 루즈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주인공이 실제로 겪은 일인지, 그저 주인공의 상상일 뿐인지 생각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현실성 짙은 이야기라 와닿는 재미가 크다. ˝범죄자는 어떻게 길러지는가˝

<얼룩> 이 작품도 사회적 소외계층의 문제를 담고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게 읽힌 작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안쓰러운 마음으로바라보다 클라이맥스 장면에서는 주인공과 함께 덩달아 마음이 조급해진다. 어린아이의 시점이라서 감정이입이 더 잘 되기도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한국의 정서를 잘 담은 마무리 같기도 하고, 현실감이 너무 떨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딩동 챌린지> 현재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챌린지‘를 주제로 사회적인 문제를 비판하기도 하며 현실감이 짙은 작품이다. ‘챌린지‘에 ‘우정‘이 더해진 이야기라 더욱 흥미롭게 읽힌다.

<네발 달린 짐승> 대한민국은 각종 성적에 울고웃는 나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한국의 정서가 굉장히 잘 담겨져있는 작품으로 현실감이 짙고 감정이입을 쉽게 할 수 있다. 성적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한다는 점을 비판하며 동시에 씁쓸한 마음이 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신딸> 하숙집이라거나 신딸이라는 배경적이 부분들이 한국적인 정서라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는데, 짧은 단편집에 너무 많은 내용을 넣으려 했다는 느낌이 든다. 템포가 조금 빨라서 읽으면서 숨이 가빠진다. 현실감은 다소 떨어지지만 한국적인 정서에 가상의 이야기라 매력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

<추락> 투자로 성공하고자 했던 사람의 실패와 배신. 그리고 성공. 단순하고 현실감이 다소 떨어지는 작품이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읽는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만성활력> 워킹맘의 신체적 정신적인 고통이 진하게 담겨져 있는 작품. 강남일대에서 의문의 실종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담당 형사는 모든 피해자들이 ˝만성활력˝이라고 쓰인 의문의 도자기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내용의 형사물이다. 한국 배경이라는 점 덕분에 이질감은 전혀 없지만, 현실성은 마찬가지로 떨어진다.

<반딧불이의 산> 작은 선산과 그 산을 지키려는 사람들. 환상성이 짙은 작품이다. 시종일관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다가 결말에 이르러서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현실성은 가장 떨어지지만 아름다움 덕분에 괜찮게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한국적인 정서가 진하게 베어있어서 배경에 대해 이질감 없이 작품을 즐길 수 있어서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신진오 작가의 작품들은 현대사회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현실감 짙은 작품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면, 전건우 작가는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자극적인 이야기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두 작가가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호러 만찬회>의 전체적인 매력이 더욱 짙어지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국적인 정서가 뚜렷한 호러소설을 읽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직까지는 그렇게 흔한 기회가 아닌지라 더욱 의미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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