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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어 - 마음속 때를 벗기는 마음 클리닝 에세이
가오리.유카리 지음, 박선형 옮김, 하라다 스스무 감수 / 북폴리오 / 2018년 9월
평점 :
품절
-귀엽다. 일단 책을 보면 귀엽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그리고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 마다 점점 책 속으로 빠져 들어가며 점점 속도가 붙는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토끼굴에 들어간 것처럼 동화의 한장면 속으로 떨어진 기분으로 편안하고 신비로운 마음으로 한장면 한장면 읽어 내려갔다.
제목 그대로 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으면 그냥 누워서 이 책을 읽으면 된다!
-매 페이지마다 이렇게 그림과 글이 반반 씩 사이좋게 자리를 차지하고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런식으로 전개되는 책은 또 처음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꼭 만화나 동화 속으로- 심리 최면에 걸린 것 같이 빠져들듯 읽힌다. 읽는게 아니라 읽힌다. 아기자기한 그림 덕분에 더욱 쉽게 읽히며, 혼자 맘속에 간직한 고민을 슬그머니 떠올리며 읽게 된다. 또한 실제로 저자와 대화를 하는 느낌과 함께 저자가 나의 고민을 다정하게 들어주고, 타일러주는 기분도 들어 더욱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말 그대로 가장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읽다보면 마음이 편해지는 책이다. 가독성으로 따지자면, 웹툰보다도 더 술술 읽히는 최고의 가독성을 가지고 있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에세이나 인문학 같은 형식이 아니라 한 편의 동화를 읽는 듯한 스토리와 전개다. 구두 가게의 주인은 어쩌다 마음안경을 닦아주는 가게 주인이 되었을까?
- 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어- 는 요즘 대량 생산되는 힐링 에세이들과 많이 다르다. 저자의 생각과 경험이 담긴 ‘그러니까 마음 편하게 나대로 살아도 괜찮다!’ 하는 이야기는 나와있지 않다. 그럼 제목이 왜 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어 일까? 이 책의 저자(들-이하생략)는 역설적이게도 마음이 복잡하고 힘든 이유는 본인에게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니까. 결국은 마음 편히 살고 싶으면 내 마음을 내가 편하게 해줘야 한다는 말이다. 말은 간단하지만. 수 많은 힐링 에세이를 읽어도 복잡하고 어지러운 마음을 어떻게 편안하게 해줄 수 있을까?
-저자는 사람들 각자의 마음에는 ‘마음 안경’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안경이 맑으면 맑은 세상이 보이고, 때가 끼면 얼룩덜룩한 세상이 보이듯이 마음 안경도 마찬가지다. 흔히 하는 ‘집착’도 ‘분노’도 모두 안경을 거쳐서 나온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마음이 편해지는 것은 자신의 손에 달려있고, 마음에 편해지기 위해서는 마음안경을 닦아야 한다고 저자은 이야기 한다.
-그럼 마음 안경은 언제 어떻게 더러워질까? 더러워졌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언급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집착’이다. 같은 상황을 두 명이 겪는다고 했을 때, 한 사람은 그저 참거나 무덤히 넘길 수 있을 때 한 사람만 화를 낸다고 생각해보자. 같은 상황을 왜 다르게 받아들일까? ‘-한 상황은 방해가 되잖아’ 라는 생각이 집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내 탓이다’라고 생각하며 상황을 다르게 보기도 이야기 하는데 이 또한 집착 중에 하나로 생각해볼 수 있다. 다른 상황들도 그렇다. ‘집은 언제나 깨끗해야 돼’ ‘집은 쉬는 곳이야’ ‘언제나 완벽해야 돼’ ‘실수하면 멍청한거야’ 등등 모든 생각은 ‘집착’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러한 집착은 자기 자신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생각과 행동도 집착이 이끌어내는 상황이 된다. 저자는 ‘집착에서 벗어날 것’을 권유한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마음 편히 쉴 수 있을 것이라고. 아. 물론 저자는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는 팁(실행과 진행은 스스로에게 달려있음으로)도 알려준다. 전혀 스토리에서 빠져나오지 않고 말이다. 전개가 바뀌는 이질감 없이 저자의 마음가짐 팁까지 얻을 수 있다.
-심리학적인 문제를 어렵고 길게 푼 글들은 많지만 귀엽고 재미나게 쓴 글은 그다지 많지 않다. 더더욱이 시작과 끝이 매끄러운 글은 찾아보기 힘들다. 여차하면 유치하거나 흔해 빠졌거나, 누구나 아는 글들이 되기 마련이지만. 가오리와 유카리 저자는 성공적으로 시작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저자(들)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졌다. 다른 책들은 내게 어떤 위안을 주고(그게 어떤 장르던 간에) 어떤 토끼굴로 인도해줄지 몹시 궁금하다. 더불어 앞으로 나올 책들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싶다!
+약간 불교적인 느낌적인 느낌도 살짝 있다. 불교 마인드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