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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태양보다 밝은 - 우리가 몰랐던 원자과학자들의 개인적 역사
로베르트 융크 지음, 이충호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렵지 않게 소화할 수 있는 과학 도서.
로베르트 융크 저자는 원자폭탄 개발에 대한 소설을 쓰려다 “사실은 허구보다 낯설다”는 것을 깨닫고 원자과학자들의 개인적인 역사를 담은 천 개의 태양보다 밝은 을 집필 하게 된다.
- 이 책의 제목은 그러니까 과학자들의 ‘원자폭탄 프로젝트’ 이다. ‘열차가 캄캄한 어둠 속에서 달리는 동안 이들은 천 개의 태양보다 밝은 빛을 구상했다’ -217p 게다가 ‘역사상 가장 공포스러운 무기에 대한 연구는 바로 이처럼 태평스러운 분위기에서 시작되었다.’ -228p 라고 한다. 이게 너무 과격하고 무식하게 느껴진다면 아마도 오해가 분명하다. 그들이 원자폭탄을 처음 연구할 때는 분명 로맨스 였기 때문이다.(7p) 과학의 새로운 발견에 대한 설레임과 지식에 대한 탐욕 그리고 불가능이라 생각한 어떤 것의 실현 가능성의 기대와 도전 의욕이 원자폭탄 연구의 시작 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설상가상 나치가 원자폭탄을 연구한다는 얘기가 흘러들어오며 두려움을 느낀 이 지식인들은 ‘나라를 위해서’ 두 팔 벗고 모두 한 마음으로 연구에 돌입한 것이다. 그들은 원자폭탄이 어떤 상황을 일으킬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들은 오로지 ‘방어적인’ 수단으로 원자폭탄으 연구했기 때문에.
-그 당시의 과학자들은 서로 새로이 알게된 사실들을 편지 등 연락을 통해 주고 받으며 서로 한‘가족’처럼 의지하고 응원하며 지낸다. 또한 ‘현대 과학의 선구자들은 변화된 물질뿐만 아니라 그런 성과에 따른 도덕적 결과까지 깊이 생각했다. 그들은 후대의 연구자들에게 권력자들을 주의할 것을 경고했다’ -22p 그런데 왜? 도대체 왜 과학자들은 권력자들과 손을 맞잡고 원자폭탄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일까? 게다가 ‘아주 뛰어난 두뇌를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 평소와는 아주 다른 작업방식과 생활방식을 자발적으로 따르겠다고 나선 것은 아마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197p 그들은 어째서 권력과 스스로 손을 맞잡고, 세계의 가족과도 같았던 과학자들과 연락을 끊으면서까지 원자폭탄을 독립적으로 연구했을까? 대답은 위에도 나와있지만 ‘나치’가 두려워서이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겠냐만은. 그들은 나치보다 먼저 원자폭탄을 만들어 독일이 폭탄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그들은 히로시마에 자신들이 만든 무기가 떨어졌을 때 ‘우리’ 군인들에게 조금의 피해도 없이 전쟁을 끝낼 수 있어 기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공포와 절망, 죄책감에 휩싸이게 된다. 무고한 사람들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심지어. 독일은 원자폭탄 연구를 시작하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시작한 연구를 멈출 수 없었고, 다른 나라들도 원자폭탄 연구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더 강한 폭탄까지 만들어내야 했다. 몇몇 과학자들은 끝끝내 ‘새로운 차원의 인간 지식과 힘을 발견하면서 느낀 흥분 때문에 그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실은 죽음의 수단을 설계하기 위해 모였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429p
-현재의 우리는 원자폭탄이라는 무시무시한 무기의 파괴력과 거기서 흘러나오는 공포심만을 생각한다. 혹은 더 나아가서 원자폭탄이 만들어지는 과정(공식)이나 이 어마무시한 무기를 만든 자들의 비인간성에 대해서 생각할 뿐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원자폭탄의 역사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방도가 적기 때문에 관심조차 가지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천 개의 태양보다 밝은’은 원자폭탄이 만들어지게되는 과정과 계기,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의 개인적인 생활과 심정을 엿볼 수 있는 환상적인 도서다. 고전 과학도서라 지금 읽기는 어색할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에 와서 읽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음을 말하고 싶다. 이 책은 고전 과학도서이자. 완벽하게 재밌는 현대 과학도서이다.
-재밌다. 과학도서라면 경기를 일으키는 필자가 읽은 최초의 과학도서다. 그러나 과학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읽어도 어려운 부분이 없으며 역사 책을 읽는 느낌이 든다. 심지어 소설보다 재미있다. 번역이 굉장히 매끄럽고, 시간이 흐르는대로 (1920~1950) 차근차근 과학자들의 역사부터 원자폭탄의 개발 과정과 그후의 결말까지 나와있어 복잡하거나 끊기지도 않아 가독성도 좋다. 어려운 책을 읽을 때 흔히 하듯이 페이지를 앞으로 넘기지않아도 된다.
-과학을 좋아하거나 역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특히나 SF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다.
‘천 개의 태양보다 밝은’은 그 어떤 소설보다 더 박진감 넘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논픽션’소설이다.
과학자 슬로틴의 행동이 너무 멋있어서 책을 읽다가 열심히 표시해놓은 부분. 몇번을 봐도 감동적이다. 그는 아마 그 시대 과학자들의 위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