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이 된지 2주째다. 이번달엔 자동차세 고지서가 나와서 그것 돌리느라 신경을 썼다.
한번 가서 있으면 좋지만 없는집은 가고 또 가고..결국 어젯밤에 마지막 한집을 갖다 주어서 임무 완료!!
그런데 통장이 되서 힘든것은 이런것이 아니라 일명 군기잡기였다.
우리아파트엔 통장이 6명인데..이번에 두명이 새로 바뀌었다.
나와 다른 신임통장님이 새로 들어 온거다.
나야 단독 출마에 당선으로 별 문제가 없었으나..
다른분은 3명 출마에 당선으로 마지막엔 동사무소에서 후보 셋이서 면접까지 봤다고 한다.
통장되면 나오는 약간의 월급(?)이 요즘같이 경제가 안좋을때는
아이들 학원비에 보태려고 경쟁이 쎈가보다.
3명의 후보중에 두명이 한동에서 나왔으니 동사무소에서도 다른후보 손을 들어주었다.
그렇게 통장이 된 둘이서..톡톡히 신고식을 치뤘으니..
통장되자마자 고지서때문에 만난 금요일 임시회의에서 우리아파트 통장님들이 신고식을 하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 신임통장 둘이서 같이 한다니까..
"우린 각자 통을 관리하니까..각자 신고식을 하세요"
얼덜결에 월요일 점심에 감자탕을 내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월요일이 되어 만나자 신임통장님이 내 옆구리를 찌른다.
"뭘 두번을 내..우리가 오늘 같이 사면 안될까?"
그분은 남편이 몇년째 아파서 투병중이라 경제적으로도 여유있는편도 아닌듯하고..
그래서 내가 총대를 매고
"오늘 우리둘이 살께요? 그래도 되겠죠?"
"글쎄..이따가 또 한분이 오면 물어 보세요................."
늦게 온 다른 통장님에게 밀어버리는 선배통장들..
결국 우리 둘이서 반씩 점심값을 내서 계산하고 집에 왔다.
그런데 그날밤 울린 전화..
"내가 늦게 가서 잘 몰랐는데..둘이서 같이 냈다고 다음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깼다면서?
지금 통장님들이 기분이 안좋은가봐..미리 둘이 내기로 한것도 아니고..
그자리에서 둘이 낼께요하는데 싫다고 할수도 없고..먹긴먹었는데..기분이 나쁘다네..
꼭 화장실 갔다와서 안닦은 기분이래..다음에 한번 더 사라"
그나마 통장님들중에 평소에 알던분이라 내편이 되줄거라고 생각한 분이 가장 난리였다
그만두신 통장님들은 그중 젊고 합리적인 분들이었던지라..
자신들의 추천으로 된 우리들이 이렇게 텃세에 당하는게 안타까워서
"아니 자기들이 환영식을 먼저 해주어야지..그리고 같이 들어가서 신고식 두번하면 같이 그만 둘때
환송식 두번 해주나? 우린 둘이 같이 그만 두는데 환송식 합동으로 해주고선.."
하면서 충고를 했었다.
하지만 이미 날을 잡혀있었고..군기잡으려고 하나보다 하면서 혼자 내려고 했었는데..
다른 통장님이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고 해서 같이 낸건데..
그분들이 뭐라 한다고 해서 이제 와서 또 밥을 산다는것도 보기에 웃기고..
선배통장님들이 기분이 더 상한것은 신참인 우리둘이 그만두신 통장님들의 충고때문에
개긴다고 생각하니 괘씸했던거다.
서로 너무 잘 아는 사이들이니 별게 다 괴롭다.
결국 오늘까지 고민하다가 그냥 개기기로 결정했다.
다른 신임통장님도 연세도 많고..한성깔하시는 분이다^^
난 그냥 모르는체하면서 지나가야겠다.
내욕하는 소리로 귀가 간지럽더라도 잘 긁고 참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