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강습을 시작하면서 후회가 됐다.
내가 이나이에 맥주병 탈출한다고 이렇게 수영장 물을 벌컥벌컥 마셔야 하나??
거기다가 더 스트레스 받게하는것은 같은 강습생들도 수준차가 커서 잘하는 사람은 너무 잘하는데..
내가 제일 꼴찌 그룹이다 보니 강습시간이 피곤하게 느껴진다.
물도 같이 먹어가면서 어푸어푸 해야 할맛이 나지 몇명만 물마시면서 케갱 거리고 남들은 여유롭게 연습하니 짜증지수가 10점만점..
열심히 해본다고 자유수영 시간에도 가서 연습도 해보건만 자유형은 도저히 희망이 안보이는거다..

그런데...드디어...어제부터 쬐끔 좋아졌다...야~~~~~~~~호~~~~~~~~~

나의 문제점은 물이 무섭다는것...
일단 물속에 얼굴만 넣으면 죽을것 같은 공포가 밀려와서 나도 모르게 두팔을 허우적거리면서 쉼쉬기를 하려하니 몸은 더 가라앉고 물만 마시게 되는거다..
삶에 대해 이렇게 강렬한 애착이 있었나 싶게...물속에 들어가면 생존욕구가 솟아오른다..ㅋㅋ

두번째는 호흡이 짧다는것..남들은 숨도 안쉬고 꽤 오래 가드만..난 호흡이 달려서 안된다.
달리기도 숨차서 못하고..조금만 뛰면 심장이 터질것 같았는데..
남들보다 폐활량이 부족한것 같다. 이것도 꾸준히 운동하면 늘어난다고는 한다.

셋째는 개헤엄은 커녕 물속에 얼굴도 안 넣어 보고 컸다는것..
대충 허우적 거릴줄 아는 사람들은 수영도 금방 배운다.
나같이 수영은 커녕 물속에 얼굴도 안 넣어 본 어린시절을 보낸 사람은..없는듯 하다.

그런데 어제부터 몸에 힘빼고...천천히 한템포 쉬면서 자유형을 해보니..된다...에궁...
기본을 알면 뭐하나??몸이 따라 주어야지..
한달간 물마시면서 배우다 보니 이제야 몸에 힘이 빠지기 시작하나보다.

오늘 25m풀을 두번에 나누어서 갔다.
아직 중간에 한번 쉬는것은 문제지만, 열심히 하면 호흡도 길어지고 좋아지겠지..
배영도 아직 미숙하지만 우리팀중엔 중간 이상의 실력으로 칭찬도 받았다.

쥐구멍에도 볕들날이 있다고..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쨍하고 해뜰날이 돌아온거다..
조금만 연습하면 자유형기초는 될것 같다. 오늘을 위해 수영장 물을 그렇게 마셨나 보다..
앞으로도 열심히 물 마셔주겠어..맥주병 탈출..고지가 바로 코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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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5-05-19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술 얘긴 줄 알고 쪼르르 왔는데.... 수니님 물은 즐기는 매체지 무서워할 대상이 아니옵니다. 님 체형이 수영 스타일이니 곧 두각을 나타내실 겁니다

sooninara 2005-05-19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으로 혼란을 드려서 죄송합니다.ㅋㅋ

날개 2005-05-19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25m면 대단하신거 아냐요? 드디어 수영에 감을 잡으신거군요.. 축하드려요!^^

sooninara 2005-05-19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솨..(부끄럽게)
감은 잡았는데..아직도 미숙해서 물을 먹어요.그래도 처음에 무식하게 퍼먹은거 생각하면..이정도야 가볍게 먹었다 뱉어주지요..(우리 수영장 오염시킨다고 혼날라)

진주 2005-05-19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물 속에만 들어가면 갑자기 삶에 대한 강렬한 욕구가 느껴집니다.헤헤~
그나저나 축하드려요. 넘 부러워요.

마냐 2005-05-19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맥주병 탈출기...란 제목에다, 평소 수영 열씨미 다니는 수니나라님을 감안하면, 부리님의 발상이 더 재밌슴다. ㅋㅋㅋ

암튼, 저랑 증세가 비슷하시군요. 다른게 있다면...전 접은거구, 수니나라님은 계속 하시는거구...아자~

세실 2005-05-19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벌써 고지 탈출 하셨네요....25풀을 가신다니..짝짝짝...
저도 물이 무서워요....
수영장 깊이가 2M인 곳에서 강습받을때 무서워 죽는줄 알았어요.
지금도 숨이 턱턱..... 한달 힘들게 하고, 수영장 바꾸었어요...뭐.예전 얘기...

짱구아빠 2005-05-19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술 이야기인줄 알았네요 ^ ^.. 수니나라님께서 맥주를 너무 좋아하셨다가 맥주를 끊고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눈물겨운 성공담으로 생각했는데....
저는 요새 주변의 집요한 권고에 못이겨 골프를 배우고 있는데요..운동이라는게 잘 안될때는 금방이라도 때려치고 싶다가도 그 단계가 지나면 조금씩 실력이 늘어나더군요...

sooninara 2005-05-19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정말 살기 싫은땐 수영 배워야 한다니깐요..얼마나 살고 싶어지는데요^^

새벽별님..기다리셨죠? 제가 너무 진도가 안나가서 그동안 못 올렸어요..이젠 발동 걸렸습니다. 25m 쉬지않고 한번에 가기가 목표입니다..

마냐님..님도 수영을 못하세요? 나만 맥주병이 아니었구나..괜히 마음이 놓입니다.

세실님..2m깊이라면 공포스럽네요. 저는 160이 안되서 조금만 깊으면 몸이 얼어버려요^^

짱구아버님..그렇죠? 뭐든지 배울땐 지루한 기간을 지나야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데 그것 참기가 너무 힘들어요..ㅠ.ㅠ 골프 잘 하세요..허리 다치기 쉽다던데..짱구아버님은 스쿼시도 잘하시니 골프도 금방 실력이 느실거예요..

urblue 2005-05-19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판 안 잡고 그냥 물에 뜨는 데만 3개월 걸렸습니다. ㅠ.ㅜ
그래도 그러고나니 평영까지는 되던걸요. ^^;;

미설 2005-05-19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장하십니다. 저도 님과 비슷한 조건을 가진 듯 하여요.. 그래서 초급반을 아마 세번 듣고 (정말 제 인내심 끝내주죠?) 자유형이란걸 조금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또 금새 그만두는 바람에 그저 물에 떠서 버둥거리며 앞으로 가는 수준이라죠.. 아마도 다시 한번 들어야 25m는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려요. 짝짝짝

sooninara 2005-05-19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아블루님..미설님..반가워요.
우리 수영장 번개 한번 할까요? 푸하하하
수영 하시는 분들 말이..수영장에 돈 갖다 주면 언젠가는 배운다입니다.
저도 이젠 여유 가지고 연습해 보려구요..
너무 진도가 안나갈때는 딱 때려치고 싶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