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타인은 자주 '네가 온다면...' 이라고 썼다. 그는 '와' 라고 쓰지는 않았다. 나는 '와' 라는 말을 기다리기로 하고 그러면 그에게 가기로 마음먹었다.(...)" /176쪽 '여름 별장, 그 후'











'슈타인' 이란 이름이 등장해서 우선 놀랐다. 눈여겨 보고 있던 소설 제목에 ~'슈타인'(통역사 다니엘 슈타인) 이 보여, 여름날 읽어볼 책으로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는데..망설임없이 구입해야겠다. 여름 별장,그 후'를 포함 소설집의 전체적으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내 안의 문제를, 외부에서 찾으려하는 것 같은 느낌. 쿨하게 헤어지지 않으면서, 뭔가 상대가 이끌어주길 바라는 마음... 예전 같으면 이런 답답함이 힘들었을 텐데 이제는 이야기가 내게 거울이 되어 주는 거라 생각하게 된다. 타인에게 기대어 얻게 되는 평온은 진짜 내 것이 될 수 없으며 언제나 ~'나중에' 라는  핑계 뒤에 숨게 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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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AI응답은 환각이다

(...)

모든 응답이 환각이다.그런데도 우리는 응답이 틀렸을 때만 그렇게 부른다.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로 설명하면 AI는 동굴 벽에 비친 그림자 춤을 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AI가 읽기를 수행한다고 주장할 때 실제로는 점점 더 빈번하게 그럴듯해 보이는 모조품들을 만들어낸다.인간이 읽기를 하지 않는다면 AI가 자아내는 그림자들이 얼마나 타탕한지 평가할 수 없다"/170~171쪽










인공지능을 이야기할 때마다 '검증'의 과정도 필수지만, 질문의 방식도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그냥 흘려듣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거짓말 대신 '환각' 이란 말을 사용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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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추리 소설 애호가라면 스콧 터로를 존그리샴보다 더 좋아할 수도 있다.우리의 판단이 전부 취향 문제로 귀결되지는 않는다"/167쪽









'읽기'는 또 다른 책을 찾아 보게 만드는 힘(?)도 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 검색을 해 보았는데,꽤 오래전에 출간된 책들이 보인다. 무엇보다 여러 작가 모음집이라 눈여겨 보지 않았던<14일>에 존 그리샴과 스콧 터로의 작품이 나란히 실린 모양이다. 비교하며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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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읽기 예찬자들이 염두에 두는 것은 대개 '진지한' 작품으로서 서사적 논픽션이 일부 포함되기도 하지만 주로 서사적 소설이다. 혼자만의 읽기를 통해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얻게 된다고 한다. 물론 그렇다고 다른 사람과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일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먼저 스스로 문장을 체험하고 자기만의 해석을 형성해야 한다.교수나 독서 모임회원 AI 봇의 읽기의 초기 체험과 의미 해석을 대힌 해준다면 우리는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82쪽










나랑은 무관할거라 생각했던 AI 였는데, 아주 유용하게 이용하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영향으로 '읽기'가 다른 어떤 때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AI 를 이용하더라도, 일순위가 되면 안된다는 사실.. 나만의 생각을 정리한 후.. 의견을 물어 보는 정도로 이용해야 하지 않을까...읽지 않으면서 '읽기'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보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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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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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무 시끄러운 고독'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을 들었다. 예매를 한 후,다시 책을 꺼내 들었다. 

책장을 펼치는 순간 영수증이 책갈피처럼 꽂혀 있었다. 덕분에 내가 이 책을 읽은 지 십 년이란 시간이 흘렀다는 걸 알았다. 그때 독후기를 찾아보고,지금과 다른 느낌으로 읽었지만, 내가 강렬하게 기억한 문장은 그때와 지금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나 자신의 밖과 안에서 이루어지는 삶 역시 마찬가지다(...)"/68쪽


삽십오 년 동안 폐지를 압축하며 살아온 노인 '한탸'의 이야기다. 이제 곧 있으면 일을 그만두어야 하지만, 한탸에게 닥친 슬픔은, 자신이 일을 더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엄청난 압축기 한 대가 들어오게 되었다는 사실이다.괴물 같은 기계에 놀란 노인의 고백에서,그가 자신의 일을 얼마나 즐겁고 소중하게 즐겼는지를 느낄수 있었으니까..


"(...)종이의 감촉을 더 잘 느끼고 두 손 가득 음미하기 위해 나는 절대로 장갑을 끼지 않았으니까.그러나 이곳에서는 그런 기쁨에 폐지가 지닌 비길 데 없이 감각적인 매력에 아무도 마음을 두는 것 같지 않았다(...)저 끔찍한 용기가 가득차면 벨트가 멈추었고 거대한 수직 나사가 천장에서 내려와서는(..)종이를 짓누른 뒤(...) 책더미들이 여기서 몽땅 파괴되었다"/90쪽



십년 전 읽을 때는 휴머노이드를 상상하지 못했다. 휴머노이드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할 수 없는 일들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마냥 부정적으로만 보고 싶지는 않지만, 한탸노인이 할 수 있는 몇 배의 거대 압축기가 들어오게 된 이상, 노인은 더이상 일을 할 수 없지 않은가.. 평생의 자부심이었던 세계가 무너졌을 때 그가 느꼈을 쓸쓸함도, 기계의 거대한 소음 속으로 걸어 들어간 그의 선택에 대해서도 감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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