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이 남의 말을 일부로 왜곡하는 거 아니야? 정의와 불의를 뒤범벅으로 만들자는 거잖아? 내가 진실이라고 하는 걸 거짓이라 하면서 말이야. 그런데 머리가 돌겠는 건 자기네들이 자유로운 사상을 갖고 있다고 여기저기 떠들고 다니는 사이비 성인들이 득시글거린다는 거야! 이게 말이 되냐고,여보! "/314쪽









진실이 거짓으로 선동되는 느낌을 받으며 4막을 끝내고,5막으로 넘어왔더니, 스토크만 박사가 아내에게 절규..하고 있었다. 소수만이 옳다는 박사의 생각도 위험하지만, 진실이 선동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하는 장면을 지켜보고 있을 때는 숨막히는 기분이었다. 입센의 희곡 속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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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거죠- 적어도 신문에서는요. 독자들이 자유와 진보에 대해 나와 함께하도록 하려면 그들을 겁줘선 안 돼요. 독자들은 마지막 면에서 그런 도덕적 소설을 읽게 되면 우리가 전면에 실은 것들을 보다 쉽게 받아들이죠-좀 더 안심이 되는 모양이에요."/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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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적인 일에 오류가 없다는 신화가 이제는 깨져야 해요. 그런 신화가 아직 미신처럼 뿌리 깊으니까요"/208쪽









미신처럼 굳건한 신화..가 깨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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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는 어느 당 소속인데?"

"아무 소속도 아니야. 그게 내 파탄의 원인이라네.음악과 미술을 사랑하고 좋은 책 한 권이 내게는 하나의 사건이 되는 것,나의 정치란 그런 것일 뿐일세

(....)

여전히 권력 확장에 혈안이 된 왕이 존재하겠지.국회의원이 되려는 야심도 여전할 테고 명예욕이라든지 미라보가 해먹은 수십만 프랑 같은 것 때문에 시골 부자들은 잠을 못 잘 걸세.그 작자들은 그런 걸 가지고 자유주의적이니 민중을 사랑하느리 하고 떠벌릴테지. 왕당파들은 귀족원 의원이나 궁정 귀족이 되려는 욕망으로 날뛸 테고 말이야. 국가라는 선박 위에서는 누구나 조종을 맡아보고 싶게 마련이거든.돈벌이가 되니까 말일세.단순한 선객에게는 발붙일 조그만 자리 하나 없을 섯 아닌가?"/380쪽










세상 시끄러워질 때마다 읽어 보고 싶은 <군중과 권력> 인데.여전히 읽기에는 버겁다. <적과 흑>을 처음 읽을 당시, 프랑스의 정치가 몹시 궁금했는데, 굳이 프랑스 역사까기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나 싶은 마음이... 그런데 어쩌다 보니 입센의 <민중의 적>을 읽게 될 타이밍이 왔다. 작품에 대한 글에서 이미 입센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작품을 썼는지 (감히) 상상이... 한편 늘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소수의 편이었다고 하는데.. '늘 내가 옳다는' 생각도 사실 위험하지 않은가 싶다. '중용'이 괜히 어려운게 아니다^^


"입센은 어떤 형태이든 조직된 단체 즉 정당이나 연합체 등에 대한 혐오감을 늘 갖고 있었다. 그 이유는 그런 단체들이 민주주의란 허울을 쓰고 다수에 의해 법칙이 만들어지고 사안들이 결정되며 실행에 옮겨지기 때문이다.(...)"/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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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흑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5
스탕달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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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처음 읽었을 때는 프랑스의 복잡한 정치적 역학 관계와 권태로움에 몸부림치는 시대상만 보였더랬다.(쥘리엥의 사랑이 도드라지게 보이지 않았다는 게 신기한 경험이었다) 다시 읽으면서 쥘리엥이란 남자의 욕망이 보였다.되고 싶은게 너무나 많은 남자.문제는 그가 품은 욕망이 오로지 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진짜 자신'은 없는,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성공을 바라는 남자.자신의 것이 없는 사람의 성공을 진짜 성공이라고 부를수 있을까? 우리 사회를 둘러봐도 그렇지만.. 1부를 덮으면서 그가, 독립된 인간으로 성장하게 되었을까 하는 물음이 남았다.2권을 마저 읽어야 하는 이유다^^


욕망으로 가득찬 사람에게 그림자처럼 따로오는 것이 '거짓과 위선'이란 생각을 했다. 나폴레옹을 숭배하는 마음을 숨기려고,라틴어성경을 통째로 외우며 사제 지망생을 연기하는 남자.상류사회를 증오하지만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순종적인 태도를 취하는 모습,사랑도,종교도,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거짓으로 포장할 수 있는 남자.문제는 그것이 잘못된 길이란 걸 모른다는 거다.거짓과 위선이,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쥘리엥의 마지막 모습이 벌써 궁금해진다.


그토록 거짓과 위선으로 자신을 숨기면서까지 성공하고 싶었던 걸까,어쩌면 노력과 능력만으로 신분의 벽을 넘을 수 없었던 시대라 자신은 그것이 저항이라 믿고 싶었던 건 아니였을까.하지만 그는 자신도 타인도 믿지 못하는 함정에 빠져서 타인의 순수한 호의도 자시 마음대로 왜곡하는 모습을 보인다.이제 파리라는 더거대하고 추악한 위선의 무대로 향하는 쥘리엥 그가 진정한 독립된 인간으로 변모하게 될지, 아니면 더 추악한 위선과 거짓으로 살아가게 될지,2부가 궁금해진다. 쥘리엥을 포함해서 우리에게도 너무도 간절히 필요한 중용의 마음. 쥘리엥에게 그 마음이 자리할 수.만 있다면 좋을 텐데...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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