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베르나노스와 모리아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좋아하니까요.하지만 작가 선정에 관한 한 당신에게 전적으로 결정을 맡기겠습니다"/30쪽 분명 소설인데, 내가 알고(?)있는 작가들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 같아(동명이인이 아니라면) 검색해 보고 싶었다. 모리아크 이름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다.


2023년 모리아크의 이름은 엔도 슈사쿠의 <깊은 강>을 읽다가 알게 되었다.작품에서 반복적으로 프랑스아 모리아크의 <테레즈 데케루>를 언급했고, 도저히 지나칠수..가 없었다. <깊은 강>에 그려진 미쓰코라는 인물이 끝임없이 테레즈라는 인물과 동일시하는 묘사는..읽는 독자로 하여금 호기심을 불러오게 만든다. 얼만큼 비슷할까..부터 시작해서, 엔도 슈사크는 이 소설에 왜 그렇게 끌렸던 걸까... 등등 예전 기록을 찾아 보면서,베르나노스의 책이 궁금해졌다. 모리아크와 마찬(?)가지로 뭔가 작가에게 끌리는 것이 있었을 것 같아서...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를 읽다가 안토니오 타부키의 작품을 읽게 되었으니, 이제 베르나노스의 책을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딱 한 번 언급되었다면 덜 궁금했을 텐데, 베르나노스의 이름은 이후에도 언급된다. "저,안토니우 신부님,페레이라가 말했다. 저는 <리스보아>문화면에 <<어느 시골 사제의 일기>> 한두 장을 실을 계획입니다.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멋진 생각인 듯한데 안토니우 신부가 대답했다.하지만 그걸 싣게 해줄지 모르겠군,베르나노스는 이 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맏은 작가는 아니네(...)"/132쪽


그런데 정말정말 읽고 싶은 책 1순위는 이번에도 발자크선생이다. <고리오영감> 말고는 온전하게 읽어낸 책이 없는데, 단편이라면,읽을수 있지 않을까..꼭 극찬을 해서 그런건 아니다.









"페레이라는 발자크의 단편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그는 <오노린>을 선택했다. 회개에 관한 이야기고 서너 번 연재로 나갈 예정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페레이라는 그 회개 이야기가 누군가 집을 병 속의 메세지가 되리라고 믿었다. 왜냐하면 회개할 많은 것들이 그 이야기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회개에 관한 이야기가 필요했다(....)"/68쪽 전자책으로 나와 있다는 것이 반갑긴 한데, 페이퍼 단편집이 나오면 읽어 볼 생각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단편집을 검색해 보다가..






프랑스편을 꺼내 보고 깜짝 놀랐다. 모파상, 발자크,베르나노스 가 보인거다. 한참 재미나게 읽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프랑스 편만 리뷰를 남겨 놓지 않았다는 것도 신기한 일.. 해서 이번에 세 작가님의 단편을 읽어 볼 생각이다. 줄리언반스에서 시작된 읽기는  안토니오 타부키로 다시 프랑스 작가들로 이어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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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레이라의 머릿속에 실패한 문인이었던 삼촌이 늘 해주던 말이 떠올라서 청년에게 해주었다. 철학은 오직 진리에 관계된 것 같아 보이지만 환상만을 말하는 듯 하고, 문학은 오직 환상에 관계된 것 같아 보이지만 진리를 말하는 듯하다고 페레이라가 말했다/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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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신과 신념을 구분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페레이라가 말했다,내 청춘은 꽤 오래전에 지나갔습니다.내가 정치에 관심이 별로 없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정치에 관해 지나치게 광적인 사람들을 나는 좋아하지 않습니다.세상은 광적인 사람들로 넘쳐나는 것 같습니다.광신과 신념을 구분해야 해요, 하고 마르타가 대꾸했다/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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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구가 나에게 안토니오 타부키의 <<페레이라가 주장하다>를 건넸다. 1938년 리스본을 배경으로 죽음과 기억에 천착하는 소설이다.주인공은 아내를 깊이 사랑하는 저널리스트로 그의 아내는 몇 년 전 폐병으로 죽었다.페레이라는 이제 비만에 건강이 악화되어 크로도소 박사가 운영하는 해수요법 진료소에 입원한다. 작품에서 퉁명스러운 세속의 '현자'로 등장하는 크로도소는 환자에게 과거의 껍질을 벗어버리고 현재를 사는 법을 배우라고 조언한다.그는 이렇게 경고한다.

" 계속 이런 식으로 가다간 결국 아내분 사진에 대고 떠들어 대게 될 겁니다"

(....)

자기 확신이 지나친 의사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페레이라의 문제점은  '그가 여전히 사별 정리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150~151쪽  


사별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에게 선물(?)할 책은 아닐 것 같은 기분이 우선 들었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페레이라가 주장하다>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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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 개정증보판 줄리언 반스 베스트 컬렉션 : 기억의 파노라마
줄리언 반스.팻 캐바나 지음, 크빈트 부흐홀츠 그림,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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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에 있는 책방소설을 오랜만에 찾았다. 지난해 우연히 알게 된 책방에서, <소설>이란 책을 골랐는데, 너무 재미나게 읽었다. 그곳을 찾았기 때문에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해서 또 찾아가고 싶었다.우연처럼 재미난 책을 이번에도 만날수 있기를 바라면서, 크지 않은 책방이지만 소설로 가득한 책방을 둘러 보게 되면, 읽고 싶어지는 책이 거짓말처럼 눈에 들어온다. 자석에 끌리듯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를 골랐다. 


내가 유일하게 듣는 라디오 방송이 세음(세상의 모든 음악) 인데, 본방송은 듣지 못하고, 지난방송을 올려놓은 채널을 통해 듣는다.반복해서 아무 날짜나 들을수 있는 매력이 있다. 무심코 4월1일 방송을 듣다가, 깜짝 놀랐다.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를 소개해 주는 게 아닌가. 내가 책방에서 줄리언 반스의 책을 고른건...내 무의식이 이렇게 작용한 걸까 싶어 살짝 소름이 돋았다.


"이제껏 하나인 적이 없었던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쳐보라.그러면 세상은 변한다. 사람들이 그 순간을 미처 깨닫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세상은 달려졌기 때문이다."/11쪽



일단 멋있어 보이는 문장 같은 기분에 홀딱 빠져들었고, 미처 생각지 못한 열기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재미나게 읽었다. 쥘베른,빅토르 위고 투르게네프 나다르..이름도 등장한다. 살짝 흥분된 순간이었다. 다시 쥘베른의 소설을 읽어야 하나..그런 마음도 들고..그러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의 이야기는 과학적 상상을 허락한 소설이 아니다.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고통 가운데 어쩌면 가장  잔인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별의 고통'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의 개인적 경험이 녹아든 글이란 건,책을 읽고 좀 지나서 알았다. 가까운 가족의 죽음을 경험한 입장에서 구구절절 공감했다.그럼에도 가 닿을수 없는 고통의 깊이가 엄연히 존재한다. 프레드와 사라의 사랑이야기가 허구인지 진짜인지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사라에게 남자가 했던 말이 울림으로 남게 되었다는 거다. "마담 사라,우린 모두 불완전한 존재들입니다"/83쪽 그래서..어쩌면 우리는 가까운 누군가가 죽었을 때 힘들수 밖에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작가는 그 과정을 고스란히 적어내려가고 있었다. 누구의 말도 위로 될 수 없고, 심지어 소설 속에서 죽음을 묘사하는 것 조차 진짜의 마음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의문. 애써 잊으려는 것이 꼭 답은 아니라는 결론. 잊는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고통의 시간을 건너뛸 수 도 없다. 그리고 여기서 아이러니하게도 고통에 더해진 기억을 통해,사별의 고통은 또 다른 사랑의 방식으로 내곁에 머물게 된다.


"고통은 당신이 아직 잊지 않았음을 알려준다.고통은 기억에 풍미를 더해준다. 고통은 사랑의 증거다. '그런 점이 지금까지 문제가 안되었다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164쪽



소설인줄 알았는데, 에세이였다.'인생을 관통하는 다섯 가지 기억에 관한 이야기' 컬렉션이 있다는 사실도 이제 알았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너무 오래 전에 읽었고, <시대의 소음>을 재미나게 읽었지만 연이어 읽지 않은 탓에 두 책이 한 테마로 묶여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그 사이 모든 책들이 개정판으로 나온 모양이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부터 다시 읽어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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