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칼라스
박종호 지음 / 풍월당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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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알못에게도, 각인된 이름 마리아 칼라스.방송에서 워낙 자주 듣기도 했지만,강렬하게 전해지는(말로 설명되지 못하는) 기분으로 다가왔기 때문일터.그래서 듣기 꺼려질 때가 있었다.뭔가에 압도당하는 기분이 무서웠던 모양이다.마리아칼라스에 대해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도 하지 못할 만큼.그런데 영화 개봉 소식은 왜 또 반가운것인지..^^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싱크로율자체만 놓고 보면 안젤리나 졸리가 그냥 마리아 칼라스 자체인듯 보인다. 노래하는 모습까지 똑같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착각이 들 만큼...그런데 영화가 내 기대에 만족스럽지 않는다 해도 크게 실망하지는 않을 것 같다. 영화 덕분에 마리아 칼라스에 대해 개략적으로 만날 기회가 찾아왔으니까.클알못 입장에서도 술술 잘 익힌다. 그녀에 대해 몰랐던 이들도,그녀가 어떤 가수였는지를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피상적인 부분만 알게 되는 것이겠지만, 그녀를 알아가는 첫걸음으로는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마리아의 음악 인생이 왜 그렇게 짧았는지는 알았다.누구나 쉽게 가질수 없는 재능(?)을 부여받은 것일수도 있었으나,그녀에게는 그것이 마냥 축복이 아니었을 수도..있겠다는 생각은 해 보지 못했다. 그녀의 목소리에 녹아든 슬픔 조차 신이 내려준 건 아니었을까(예술가에게 드리운 숙명같은..)


"칼라스의 인생에서 오나시스는 하나의 분기점이었다.메네기니와의 만남이 그녀를 성공을 향해 이끄는 동력이었다면,오나시스와의 만남은 그녀를 파멸로 이끌었다"/179쪽


"칼라스는 자신의 말대로 하자면 40세가 되어서야 인생의 진정한 기쁨을 알았다. 노래 외에도 멋진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뜻이다.(...)칼라스는 삶에서 개인의 행복을 우선시했다.40세 이후의 칼라스는 자신의 음성이나 가창이나 해석을 더욱 다듬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187쪽


노래가 좋아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그것으로 인해 내가 인정 받는 기분이 들기 위해 노래를 했던 터라,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한 순간 노래에 더이상 진심을 쏟을 이유가 없었던 것 같다. 마리아가 되고 싶었지만,칼라스로 살아야만 했던 그녀의 고백은 그래서 슬프다. 만약이란 가정이 무의미하다는 건 알지만, 그녀가 노래를 정말 좋아했고, 그녀의 어머니가 딸에게 게 이상한 짓만 하지 않았다면,딸을 진정한 예술가로 키워내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그녀의 삶은 이상하게 흘러가지 않았을텐데...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생각이다. 그녀가 엄마에게 사랑을 받고 자랐다면 노래하는 것 자체를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으니까... <마리아 칼라스>를 읽기 전까지 노래를 사랑했던 오페라가수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래서 엄마에게서 비롯된 문제들이 가장 안타깝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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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나무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70
레미 쿠르종 지음, 나선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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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그렇지만, 이미지 한 장이 유혹했다. 나무가 그늘이 되어주는 공간에서 한가로이 책 읽고 싶은 마음..을 아니까. 그러나 그림책이다. '상상해야 한다'는 걸 나는 또 그렇게 잊어버렸나 보다. 기울어진 나무가 보이지 않았던 거다. 그늘을 만들어 줄 만큼 한없이 큰~ 나무라고만 생각했던 거다.



한 남자가 찾아온다. 저 큰 나무의 주인(?)이다. 이야기는 내가 상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러나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기도 하다. 나무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사람과, 자연을 있는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입장.그리고 한가지 더, 돈으로 무엇이든 할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과,세상에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가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



그리고 마침내, 남자는 뿌리를 함부로 자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뿌리와 뿌리가 연결되어진 자연스러움을 알게 된다. 할머니 눈에 비친 작은나무와 큰나무를 보면서... 돈 밖에 모르던 사람이 저렇게 감동할 수..도 있나 하는 삐딱한 마음도 살짝 들었지만..그림책의 미덕을 떠올려보면.가슴 뭉클해지는 순간이라 할 수 있겠다. 돈만 밝히고, 나무를 자연으로 바라보지 않던 이들이 ...진정한 무엇을 알게 되는 날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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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대학 의학부에 다닐 때 폐결핵을 앓은 체호프는 사할린에서 다녀온 뒤 건강이 더욱 악화됐습니다.결국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65킬로미터 떨어진 멜리호보에 단층집을 구해 부모님,여동생과 함께 살았습니다.서재 창가에 책상을 두고 자신이 사랑하는 정원과 사과나무들과 허브 정원을 내다보곤 했죠"/185쪽










체홉의 책을 몇 편 이어 읽고 났더니 <작가의 방>으로 시선이 갔다. 체홉의 방도 당연히 소개되어 있을 거란 확신(?)으로... '벚꽃동산'을 읽으면서도 작품 속에 나무들이 언급될때도 딱히 궁금해 하지 않았던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나무를 직접 심고, 정원사가 되길 소망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이사하고 2년 뒤에는 집에서 가까운 벚꽃 동산에 작은 별채를 지었습니다.테라스에서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곳이었죠.체호프는 이 별채 위층 방에서 희곡<갈매기>와 <바냐 아저씨>를 완성했어요"/187쪽


"<갈매기>원고를 보면 가장자리에 구근들과 식물들의 이름이 적혀 있답니다.그의 다른 작품들에서처럼 등장인물들의 대사에 꽃과 정원이 끊임없이 나오고요.<바냐 아저씨>의 의사 아스트로프는 숲이 천연자원으로서 얼마나 중요한지 굳게 믿은 인물이며,유실수의 파멸은 <벚꽃 동산>의 핵심 요소입니다"/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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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제가 등장하는 대목에서 칼라스는 당당하게 나와서 그냥 서 있다. 그게 다다.그녀는 다만 꼿꼿이 서 있고 오케스트라가 벨리니 특유의 단순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느리고 긴장감 넘치게 연주한다. 칼라스가 첫 입을 떼기도 전에 보는 사람은 빨려 들어간다."/ 79쪽










영화 개봉소식을 듣고, 미리 책으로 만나고 있다. 클알못인 나에게도 마리아 칼라스 이름은 각인되어 있다. 저 유명한 노르마... 그런데 영화 포스터가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책에서 고증(?)받은 기분이 들었다.칼라스가 노르마를 부르던 시절 다른 소프라노가 거의 노르마를 부르지 않았다는 설명도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이 노래에 관련한 역사(?)를 이제서야 제대로 읽게 된 것 같다.


"<노르마>는 벨리니가 작곡한 가장 위대한 오페라다. 벨리니가 연인이었던 전설의 소프라노 주디타 파스타 음역과 개성에 맞춰 작곡한 음악이다. 파스타는 고음과 저음의 범위가 가장 넓고 가장 호흡이 길고 가장 프레이징을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테크닉에 통달한 소프라노였다.그러므로 그녀의 맞춤복을 정복한 소프라노는 거의 없었다.(..) 칼라스의  등장으로 <노르마>도 함께 부활한 것이다"/79~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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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내가 가질게
안보윤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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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곳의 전수미>를 읽으면서 안보윤이란 작가가 궁금해졌다. 이미 유명한 작가였으나, 나는 이제서야 알았다.주변에 선뜻 권할 수 없는 작가..그러나 읽어 보길 바라는 마음.<밤은 내가 가질게>도 그랬다. 말랑말랑한 이야기가 아니다. 애써 소설에서까지 현실에서의 문제를 가져와 읽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그래서 유영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건 아닐까?


"나는 그때 매일매일 기다렸어./ 유영이 하진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며 말했다/ 누가 나를 도와주기를,누가 딱 반 뼘만 문을 열고 안을들여다봐주기를.(...)"/137~138쪽


나는 유영처럼 나설 자신이 없다. 하진을 마냥 비겁하다고 방관자라고 말할수 있을까?라는 물음은 내가 하진과 같은 마음을 가진 입장이라 그랬던 것 같다. 그렇지만 방관자는 분명 비겁하다. 그러나 제목에 비밀(?)이 있었다(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바늘 끝에서 몇 명의 천사가'를 읽고 나서야 토마스 아퀴나스가 했던 말에서 가져온 제목이란 걸 알았다. 무슨 의미일까 찾아봤다. 지식인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렇다. 아퀴나스는 여러 명의 천사가 같은 장소에 있을 수 있는가' 였는데, 윌리엄 실링우드가 '바늘 끝 위에서 몇 명의 천사가 춤출 수 있을까"로 바뀌었다고 했다.더 자세히 공부하고 읽어야 할 수 있는 주제일것 같아,나는 표피적으로만 생각해 볼 수 밖에,유영보다 하진이 세상에는 더 많지 않을까, 유영같은 사람이 하진 보다 많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덜 힘들테니까,이것 또한 내가 천사가 아니라서 할 수 있는 변명일지도 모르겠다. 단편임에도 '완전한 사과'의 동주와 승규가 애도의 방식에서 조우하는 방식으로 풀어간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동주의 고통이, 승규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라 당혹스러웠지만, 내속에 스민 악마는 승규의 죽음에 애도의 마음을 갖기가 쉽지 않다. 이것이 이 소설 내내 흐르는 주제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죄를 지을수 밖에 없는 이유, 용서가 잘 되지 않는 이유...죄를 지은 자를 천사의 마음으로 용서해준다며, 방관자 하진1이 사라지고 천사 유영이 한 명 더 늘어나고...미키17처럼..악마가 한명씩 사라지고 천사가 한명씩 늘어나는..그러나 작가는 그런 상상을 허락(?)하지 않았다. '어떤 진심' 을 시작으로 '밤은 내가 가질게'까지 가볍게 읽어낼 수 있는 주제가 아니었음에도불구하고 잘 읽혀져서 놀랐다.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이야기라 그럴수도 있겠지만,착하지 않은 소설이라 마음에 들었다. 착하지 않은 소설이라, 선하게 살아가야 할 세상에 필요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으니까.. 여전히 요원문제들이지만,밤(栗) 을 갖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수 있다면,선보다 악이 가득한 세상에서..살아갈 힘이 생기지 않을까, 어느때보다 나만의 선한 무엇이 필요한 때인건 분명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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